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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단, 뛰어!
작가 : 김기현입니다
작품등록일 : 2019.9.3

뱀파이어 여인 일단.

그리고 두 명의 사내, 효령과 영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나는 오늘...빌어먹을! 그딴게 어딨냐고!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고!

지구 멸망을 막아줘 일단! 어서 뛰어!

 
9. 뇌물, 오천만 원
작성일 : 19-09-20 11:06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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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무는 어이없어하며 외치듯이 말했다.

 

  “장물이라니? 지금 누가 누구 걸 훔쳤다는 거야?!”

 

  “당신이. 내 걸. 이렇게 심플한데 왜 이해가 어렵지?”

 

  기가 차 하는 철무에게 여자가 다가왔다.

 

  여자는 철무가 앉아있는 소파의 등받침에 두 손을 얹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철무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그거, 사백 년 전부터 내 거였거든. 한 백 년 전에 당신 조상이 내 물건을 주워서 가진 모양인데, 그거 만든 사람이 직접 나한테 준 거야.”

 

  철무의 앞에 앉은 효령이 다시 펜을 눌러 음성을 틀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자가 주인이지’라는 철무의 음성이 다시 재생되었다.

 

  “그러니까 내 거지, 사백 년 전부터. 이제 인정하나?”

 

  사백 년 전이라고?!

 

  철무는 인상을 찌푸렸다.

 

  인간이 사백 년을 산다고?

 

  “…인간이 아닌 건가?”

 

  “정답. 머리는 꽤 잘 돌아가는군. 그러고 보면 여기 ‘인간’의 상식적인 정의에 어울리는 자는 아무도 없네.”

 

  소파 뒤 여자의 말을 들은 철무의 눈이 더욱 가늘어졌다.

 

  그가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려 마주앉은 두 명을 쳐다보며 말했다.

 

  “너희, 대체 뭐야?!”

 

  “아, 실례했네! 그렇지, 자기 소개부터 했어야 하는데."

 

  효령이 말했다.

 

  “’로열 패밀리였는데 몰락했어요’의 사장, 이효령.”

 

  효령이 그렇게 말하며 안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어 건넸다.

 

  철무는 잠시 남자를 노려보다가 그가 건네는 명함을 낚아채듯 받아 들고 살펴보았다.

 

  “그냥 술집 사장은 아닐 거고, 흥신소?”

 

  “고객으로는 도박판에서 사기도박을 하는 탐지꾼 등을 모시고 있죠.”

 

  ‘내가 너희 왜 고객이냐’라고 말하려던 철무는, 사기도박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생각에 다른 말을 꺼냈다.

 

  “어쨌든 나는 그 풀피리가 필요해. 그러니, 내가 힘으로 빼앗기 전에 돌려줘.”

 

  “’돌려준다’라는 단어의 뜻을 여전히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소파 뒤에 있던 여자, 노아는 소파 옆을 돌아 앞쪽으로 나왔다.

 

  그녀는 철무의 옆에 털썩 앉았다.

 

  그리고 등을 소파에 기대며 말했다.

 

  “왕자님. 그거 이리 줘 봐요. 이 자한테 넘겨주게.”

 

  “그래도 될는지?”

 

  “관계 없어요. 어차피 다시 가져올 거니까.”

 

  “물건 훔친 게 죽일 죄는 아닌데.”

 

  “우리 개하고 나는 안 물어요. 안 죽일 거니까 걱정 말아요.”

 

  효령이 별 표정 변화 없이 손을 안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초록색 풀피리를 다시 꺼낸 효령이 노아에게 풀피리를 건넸다.

 

  노아가 풀피리를 들고 철무에게 말했다.

 

  “가져가고 싶으면 가져가.”

 

  철무는 생각지 못한 전개에 당황하며 다른 이들을 둘러보았다.

 

  “…가짜 아니야, 이거?”

 

  “이런, 상대를 그리 못 믿어서야 쓰나.”

 

  노아가 그렇게 말하며 풀피리를 집어 들어 입에 가져다 대고 불었다.

 

  풀피리 소리를 들은 철무의 머리 속이 개운하게 정리되면서, 모든 잡생각이 사라졌다.

 

  풀피리를 불고 있는 이 여자를 무한히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주 오랜 친구 같은 기분.

 

  풀피리 불기를 그친 노아가 풀피리를 철무에게 건네며 말했다.

 

  “어때, 이제 믿겠어?”

 

  그 말을 듣고서야 철무는 풀피리의 최면에서 깨어났다.

 

  정신을 차린 그는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그는 풀피리를 받아 들었다.

 

  “맞긴 맞네.”

 

  철무가 풀피리의 힘에서 바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평범한 인간이 아닌 탐지꾼이기 때문이었다.

 

  보통의 인간이었다면 그렇게 빨리 정신을 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왜 나를 주는 거지?”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달라고 떼를 쓸 때는 언제고?”

 

  노아가 하하 웃었다.

 

  “한 번 나한테 이렇게 네 얼굴을 각인시킨 이상, 네가 지구가 아니라 우주로 숨어도 나는 너를 백 퍼센트 찾아낼 수 있어.”

 

  그녀가 정색하며 말하였다.

 

 “그리고, 내 종족의 명예를 걸고 맹세하지. 그 때 네 머리는 반드시 네 몸에서 분리되어 있을 거야. 그래도 좋다면, 이대로 들고 나가.”

 

  효령이 짐짓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왜 종족의 명예는 왜…본인 것만 걸어요.”

 

  철무는 심사가 복잡해졌다.

 

  이 여자의 말이 과연 진짜일까, 아니면 그저 공갈 협박일까?

 

  인간은 아니라는데, 그러면 이 여자의 ‘종족’은 무엇인가.

 

  그렇지만 현재 철무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상대의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별하는 것은 무리였다.

 

  풀피리를 불어 볼까?

 

  “참고로 그 풀피리는 너처럼 ‘인간’에게만 통하는 거야. 여기 셋 다 ‘인간’은 아니고.”

 

  젠장, 다 글러먹었군.

 

  이 여자는 내 생각을 읽는 건가.

 

  “생각을 직접 읽는 건 아니야. 하지만 나 정도 짬밥이 되면 인간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철무는 상체를 털썩 뒤로 기대어 소파에 누이며 말했다.

 

  “좋아, 항복. 원주인은 당신이라는 걸 인정하지. 어쨌거나 난 지금 이게 꼭 필요해. 원주인이 누구건 간에, 무슨 협박을 하건 간에 내가 억지로라도 빼앗아 가야 할 만큼 말이지. 그러니 이건 내가 가져가야겠어.”

 

  “빌려 달라는 부탁을 할 생각은 못 하는 건지?”

 

  “빌려 달라면, 빌려 줄 건가?”

 

  “그거야 안 될 것도 없지.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고.”

 

  철무가 못마땅해하는 표정으로 여자를 쳐다보았다.

 

  여자는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돈을 달라는 건 아니야. 그건 당신한테 너무 쉽고, 나도 넘칠 만큼 있으니까.”

 

  “그러면?”

 

  “이야기로 하지.”

 

  “무슨 이야기?”

 

  “지난 몇 년 동안 신경도 안 쓰고 있다가 이제 와서 왜 갑자기 이게 꼭 필요해진 거지? 납득할 만한 스토리가 있다면 기꺼이.”

 

  철무가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으로 다른 이들을 둘러보았다.

 

  한참 동안이나 입을 다물고 다른 이들을 쳐다보기만 하던 그가 결국 입을 열었다.

 

  “내 친구가 갇혀 있어. 억울하게.”

 

  “그런데?”

 

  “세무서에 근무하는 공무원이야. 4급 공무원. 거기서 한 20년 근무했어, 그 놈이.”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이 철무 역시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하자, 자신이 지금 처해 있는 상황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린 듯 자신의 이야기에 심취하여 이야기를 줄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놈이 어느 날 잡혀갔어! 죄목이 뭔지 말아? 뇌물을 받았다는 거야! 나 원 참, 어이가 없어서…뇌물이래, 오천만 원! 삼십 년 지기 친구인 내 능력과 재력을 뻔히 아는 놈인데, 그걸 뻔히 아는 놈이 고작 오천만 원을 뇌물로 받아?! 그게 말이 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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