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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물의 탑
작가 : NeLeeNo
작품등록일 : 2019.9.19

이 세계 중심에는 거대한 순백색 탑이 존재해. 얼마나 높던지 그 끝을 감히 확인할 수 없을 정도였지. 대륙의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마탑. 마탑의 존재는 인간들의 호기심을 유혹시키는, 또 궁금해지는 곳이야. 그래서 수많은 인간들이 강자들의 욕심에 의해 탑에 들어섰지. 하지만, 탑 안에는 마물이 존재했어. 탑에 들어가면 뒤틀려버리고 헤매게 돼. 낮선 풍경 안에서 막을 내릴 때까지 내릴 수 없는 무대에서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004 축하해, 가디언이 된 것을
작성일 : 19-09-19 22:22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4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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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이 찾아와 피로가 다 풀리고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했다. 평소에 잠자리마다 떠올랐던 악몽이 오늘만큼은 신기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만큼 편안한 밤이었다.

 

 고요한 정적 속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시계초침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린다. 항상 춥고 긴장했던 나날들만 있었는데... 지금의 상황이 낯설고 불편하고 이상했다. 론은 침대에서 내려와 창문을 조심히 열어봤다. 차가운 공기가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그 공기를 가득 받아들인다. 그 순간, 의식을 차지했던 잠은 어디론가 달아나 버렸다.

 

 -똑똑

 

 갑작스런 노크소리와 함께 한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와 짧은 인사를 건넸다. 체구를 감싼 옷은 검은색 긴 소매와 발치까지 오는 스커트, 청결하고 하얀 에이프런. 시녀의 옷차림이다. 하지만, 여전히 낯설었는지 론은 공격태세를 유지했다.

 

 “편안한 밤 되셨습니까? 실례가 안 된다면, 식사준비를 해드리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조심하고 정중한 질문에도 론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이 들어왔으니까. 시녀는 소년의 신경을 건들이지 않게, 조심히 테이블에 쟁반을 올려두고는 문을 닫고 나갔다. 그제야 긴장을 푼 론.

 

 쟁반 위에는 딸기잼이 잔뜩 발린 갓 구운 빵과 우유가 있었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보아, 방금 만든 것임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꼬르륵

 

 배가 고픈 론은 천천히 테이블에 다가가 조심히 식사를 시작했다. 혹여, 누가 들어올까 한 입, 베어 물을 때마다 문을 주시한다. 달콤하면서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느껴져 정말 맛있지만, 가시처럼 날카로운 신경만큼은 부드러워지지 못했다.

 

 지금껏 눈치 보며 식사했던 나날들을 보내왔으니까.

 

 식사를 마친 론은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제 주인이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일을 시킬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 조금은 두려웠으니까. 이렇게 편하게 있는 자신이 마냥 행복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다. 그리고 어제 한 말을 떠올렸다.

 

 탑이라니. 제 아무리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았지만, 탑만큼은 확실히 알고 있다. 들어간다는 건, 곧 자살을 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말이다.

 

 -똑똑

 

 또, 한번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함께 들어온 시녀. 그녀의 오른손에는 고급스러운 옷이 쥐어져 있는데, 왠지 모를 위화감에 라르크는 이빨을 곤두 세웠다.

 

 “가, 갈아입으실 옷을 가져왔습니다.”

 

 조심히 침대 위에 옷을 내려놓는 시녀가 방을 나서려 하자, 론이 작게 입을 열었다. 용기내서 말이다.

 

 “아...아...”

 

 그 작은 말이 들렸는지, 시녀가 방을 나서지 않고 론을 바라봤다.

 

 “입을 줄... 모르는..데...”

 

 옷을 입을 줄 몰라, 도움을 청한 론의 말에, 시녀는 갈아입는 것을 도와달라는 뜻인지 곧바로 눈치 챘다.

 

 “네, 네! 도, 도와드릴게요.”

 

 두려움과 상냥함이 섞인 미소를 지으며 시녀가 론에게 다가갔고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 긴장을 풀고 론 역시 천천히 시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부끄럽고 낯설지만, 시녀의 말에 따라 옷을 갈아입었다.

 

 “됐습니다! 되게 잘 어울리세요!”

 

 어색하게 느껴지는 칭찬에도, 론은 어쩔 줄 몰라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홍초처럼 붉어지는 제 모습을 감추고자 고개를 돌리지만, 시녀는 쑥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누가 봐도 티가 많이 났으니까.

 

 “아! 아가씨께서 찾으십니다. 저를 따라와 주시겠어요?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시녀의 안내에 따라, 론은 방을 나섰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면, 제 주인인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한 마음과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뒤섞이며 걸음을 옮긴다.

 

 * * *

 

 시녀의 안내에 따라 복도를 걷는 론은 마른 침을 삼켰다. 고작, 만나러 가는 것뿐인데 왜 이렇게 심장이 거칠게 뛰고 몸이 뜨거워지는 걸까. 눈에 힘을 주며 정신을 차린 사이 어느새, 문 앞에 도착했다.

 

 시녀는 예고도 없이 노크를 했고 문 너머로 들어오라는 소리에, 시녀는 론에게 들어가 보라는 제스처를 취하고는 할 일이 있는 모양인지 걸음을 옮겼다. 열어주고 가면 좋았을 것을.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문고리를 내렸다. 그러자, 문이 열림과 동시에 제 주인과 눈을 마주친다.

 

 “잘 어울리는데? 털도 깔끔하니 보기 좋고. 행동만 고치면 되겠네.”

 

 겁쟁이 마냥 허리를 푹, 숙이고 있는 론은 그녀의 말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 했지만, 지금껏 각인되었던 외롭고 두렵고 힘든 삶을 벗어나지 못했는지, 허리를 제대로 피지 못했다.

 

 “뭐, 그런 건 나중에 천천히 고치기로 하고... 결정했어?”

 

 의자에 등을 대며 다리를 꼰 리사나가 질문했지만, 론은 아직 결정을 못했는지 묻는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탑에 들어갈 건지, 말건지 말이야.”

 

 리사나는 차분하게 기다렸다. 론이 대답해줄 때까지. 오늘 대답하지 않으면 절대 이 방에서 나갈 수 없다. 그런 확고한 생각을 표정으로 드러내고 있어, 론은 작게 입을 열었다.

 

 “무, 무서워요.”

 

 솔직하게 말했다. 애당초 그녀에게 거짓이 통할 리가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으니까.

 

 “무서울 만 하지. 역사적으로 탑에 들어가 살아나온 이는 극소수. 하지만,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난, 탑에 들어가 살아나온 생존자라는 걸. 궁금하지 않아?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탑 안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만 했지, 정작 두 눈으로 확인한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평범한 인간이라면 1층조차 공략하기 힘들겠지. 하지만, 알다시피 난 평범하지 않아. 그리고 함께 탑에 들어갔던 파티원들 역시, 평범하지 않지. 론. 너도 평범하지 않잖아?”

 

 처음으로 제 이름을 불러준 리사나의 목소리에, 론은 제 몸에 난 털들을 살펴봤다. 늑대인간. 결코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고 그것을 불행으로 여겼다. 하지만, 제 주인의 말은 왠지 모르게 긍정으로 들렸다.

 

 “경매장에서 널 왜 낙찰했겠어? 탑에 들어가더라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보이니까. 고작, 그 이유 하나만으로 비싼 값에 널 구매한 거라고.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면 아무것도 못해. 넌 아직 어리지만, 성장하면서 깨닫게 될 거야. 네 자신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말에 힘이라도 있는 걸까? 라사나의 말에 론의 마음속에 용기라는 단어를 새겨주었다. 자신을 이렇게 높게 평가해주는 이가 어디 있을 것인가.

 

 “자존감을 높게 세워. 남에게 비난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주눅 들지 마. 약하다 생각되면 강해지면 돼. 그래, 솔직히 나와 함께 탑에 들어가면 분명 두려울 거야. 후회할 수도 있지. 하지만, 그것보다 더 두려운 건 포기야. 너 스스로 안 될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 따위 떨쳐내라고.”

 

 그녀의 말에 심장이 뛴다. 징그럽다는 이유로,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노예라는 이유로 비난과 삿대질을 받으며 모질게 살아왔다. 이런 자신이 싫어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지금의 론은 살아있다. 절박하게, 치열하게 말이다.

 

 “다시 물어볼게. 론, 같이 탑에 들어가지 않을래?”

 

 론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네.”

 

 그 대답에, 리사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축하해. 가디언이 된 것을.”

 

 이로서 모든 퍼즐 조각이 모였다.

 

 * * *

 

 “받아.”

 

 저택을 나와 분수광장에 마주 선 리사나와 론. 갑자기 따라 나오라 해선 목검을 쥐어준 리사나는, 론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실력을 확인할거야. 덤벼 봐. 장담할게. 네가 휘두른 목검이 내 털 끝 하나 건들지 못할 거라는 것을. 만약, 닿는다면 네 승리야.”

 

 규칙을 이해한 론은 목검을 강하게 부여잡고 땅을 박차, 리사나를 향해 있는 힘껏 휘둘렀다. 하지만, 공격은 먹히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간파 당했다. 공격을 받아쳐낸 뒤, 찌르기 공격으로 배를 가격했고 그 고통에 미간을 찌푸린 론은 고함을 토했다.

 

 급소를 맞았지만, 론은 목검을 놓치지 않았으며 이성의 끈 역시 놓지 않고 더더욱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공격은 먹히지 않을뿐더러 허공만 가를 뿐, 리사나는 여유롭고 론의 공격을 피하고 또 피했다.

 

 “그런 단순한 공격으로는 평생을 휘둘러도 안 될 걸?”

 

 리사나의 도발에 론은 입술을 깨물고는 더욱 더 빠른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결국, 지쳐버린 론은 거친 숨을 뱉으며 제 몸을 축, 늘어놓았다.

 

 그 모습은 그야말로 빈틈투성이다. 리사나가 반격했고 론은 단, 한 번의 공격도 막거나 피하지 못하고 타격을 입어 결국, 쓰러졌다. 재빨리 일어서려고 했지만, 코앞에 리사나의 목검의 끝이 자신을 가리키고 있어 일어날 수 없었다.

 

 “네 패배야.”

 

 압도적인 강함으로 아무것도 못한 채 론은 패배를 맞이했다.

 

 “가디언은 방어를 담당해. 근거리 공격이든, 장거리 공격이든 어떤 공격이라도 막아내야 하지. 설사, 자신이 희생해야 할지라도 말이야.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오직 너만 믿고 등을 맡긴 파티원들을 지켜내는 게 네 임무이자, 사명이라는 소리야.”

 

 두 번이나 가디언의 임무를 강조한 리사나의 말에, 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방어라는 걸 잊지 마. 알았어?”

 

 그 말을 끝으로 리사나가 목검을 거두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너무 앞서가도 문제니까.”

 

 다시금 대련하여 그녀에게 도전하고 싶었지만, 그만 하자는 리사나의 말에 조금은 서운했다. 그래도 제 주인의 명을 따라야 했기에 론은 자리에서 일어나 목검을 원래 있던 거치대에 올려두고는 그녀의 뒤를 따라 저택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가씨,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레우스가 급하게 리사나에게 손님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전하자, 그녀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마치, 올 것이 왔다는 표정.

 

 “집무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손님의 위치를 알려주자, 고개를 끄덕인 리사나는 론을 바라보며 말했다.

 

 “론. 피곤할 텐데 방에 들어가 쉬어.”

 

 그 말을 끝으로 리사나는 집무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떤 손님인데 그런 표정을 지은 걸까? 궁금했지만, 론은 그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시녀의 안내에 따라 제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집무실 앞에 도착한 리사나는 긴 숨을 뱉었다. 그리고 마음을 정돈시킨다. 몇 초의 시간을 흘려보내고 이내 문을 열자, 한 소년이 미소를 지으며 리사나를 맞이했다.

 

 “오랜만이네요! 예언자님! 헤헤!”

 

 “그래, 오랜만이야, 루.”

 

 그녀를 향해 찾아온 손님은 파티원이자 ‘발명가’인 루였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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