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여자들 끼리 술 마시면서 하는 말
작가 : 아브락사스
작품등록일 : 2019.9.11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한다는 건 참 어렵고도 험난한 여정과도 같은 것은 아닐까.

 
8화 스마트폰이 울린다.
작성일 : 19-09-18 17:43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660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8화 스마트폰이 울린다.

 

 

 

 

 

 혜숙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남편이다. 혜숙은 전화를 받지 않고 거절을 찍는다.

 

 - 누구니!

 

 친구들이 묻는다.

 

 - 남편.

 

 혜숙이 말하는데 또 다시 전화가 온다. 남편이다.

 

 - 받아. 오해는 풀어야지. 괜히 약점 잡혀 손해 보지 말고.

 

 은미가 말한다.

 

 - 말이 통해야지. 손해 볼 것도 없고.

 

 혜숙은 수신과 거절 사이에서 망설인다.

 

 - 어렵더라도 대화로 풀어. 서로 감정이 쌓이면 해결하기 더 어려워져.

 

 은미가 말한다.

 

 - 왜!

 

 혜숙은 수신을 찍으면서 벤치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신경질적이고 퉁명스런 목소리로 말한다.

 

 - 당신이 먼저 함부로 말하니까 나도 반말했다. 왜.

 

 혜숙은 스마트폰을 귀에 댄 채 대청댐 수문 쪽으로 걸어간다.

 

 - 교장 선생님, 나는 졸업생이거든요. 졸업생이 무슨 짓을 하든 웬 간섭이에요. 평생 그만큼 부려먹고 가르쳤으면 됐지.

 이젠 그만하세요. 졸업생한테 대우 못 받고 무시당하는 게 좋아요.

 

 혜숙은 댐 위 난간에 기대어 맞은 편 산을 바라본다. 산 정상 가까이에 무슨 절이 보인다. 작은 암자 같은 절이다.

 

 - 내가 누구를 만나든, 호텔에서 자든, 차에서 자든, 길에서 자든, 상관 마시고 교장 선생님이나 처신 잘 하세요.

 

 혜숙은 호수를 내려다본다. 수면 위로 잔잔한 물결이 인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쓸쓸한지 알 수가 없다. 수면을 달구는 뜨거운 햇볕 탓인가! 혜숙은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 내가 카스에 무슨 사진을 올리든 무슨 상관이세요. 그리고 그게 왜 교장 선생님한테 피해가 돼요. 별 이상한 말씀을 다 하시네.

 

 혜숙은 댐 아래 저 멀리로 시선을 돌린다. 휘돌아 사라지는 물줄기가 세월의 끝자락처럼 아쉽고 애잔하다.

 

 *

 

 - 혜숙아, 저기 니 남편 아니니!

 

 대청댐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오르고 있는데 금방 막 들어와 선 승용차에서 혜숙이 남편이 내리는 걸 은미가 먼저 보고 혜숙에게 알려준다.

 

 - 그냥 출발해.

 

 혜숙이 차에 오르며 말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늦어 보인다.

 

 - 안녕하세요.

 

 은미가 인사를 먼저 건네며 아는 체를 한다. 아직 차에 타지 않은 친구들도 인사를 한다.

 

 - 잠깐만 기다려. 금방 올게.

 

 혜숙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차에서 내려 남편 차로 다가간다. 남편도 발길을 돌려 혜숙의 뒤를 좇아간다.

 

 - 기가 막혀. 여기까지 왜 왔어요. 교장 선생님, 나이 먹어서 점점 철이 없어지는 거 알기나 해요. 애들 같아.

 

 혜숙은 기가 막혀 헛웃음을 웃는다.

 

 - 데리러 왔어. 집에 가자.

 

 카톡에다 기세를 부릴 때와 달리 남편은 풀이 죽어 말한다.

 

 그렇잖아도 시골 농부처럼 촌스런 얼굴인데 옷차림도 금방 논매다가 나온 사람 같다. 초췌한 몰골이 나름대로 아내를 빼앗기는 것이 고통스러웠던 모양이다.

 

 - 교장 선생님. 제발 이러지 마세요. 졸혼 정도로 양보한 것도 부족해서 이러는 거예요. 자꾸 이러면 재판할 거예요.

 

 혜숙은 어쩐지 마음이 짠하다. 그래서 약해지려는 자신을 향해 채찍질이라도 하듯 독하게 군다.

 

 - 혜숙아. 나 죽는 꼴 볼래.

 

 남편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한다.

 

 - 알아서 해요. 죽든지 말든지. 이제 와서 왜 저래. 교장 선생님, 우리가 뭐 연애 하는 사이인 줄 아세요.

 

 혜숙은 남편의 눈에 맺힌 물기를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려 친구들을 바라본다. 친구들은 모두 차에 타고 있다.

 

 - 잘못했어. 내가 변할게. 아니 변하도록 노력할게. 제발 살려줘. 혜숙아.

 

 남편이 주차장 바닥에 무릎을 꿇는다.

 

 - 왜이래 정말.

 

 혜숙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남편의 정수리를 바라보며 발을 구른다. 남편의 정수리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다.

 

 - 앞으로 잘할게.

 

 남편 무릎으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 몰라, 난 갈 거니까 알아서 해.

 

 혜숙은 쏟아지는 눈물을 애써 삼키고 돌아선다.

 

 *

 

 - 그냥 가도 되니.

 

 운전석에 앉은 영희가 뒷자리에 앉은 혜숙을 돌아보며 말한다.

 

 - 가.

 

 혜숙은 휴지로 눈물을 훔치면서도 단호하다.

 

 - 진짜 간다.

 

 영희는 다시 뒤를 힐끔 돌아보며 다짐하듯 물어본다.

 

 - 가라니까.

 

 혜숙이 소리친다.

 

 - 알았어.

 

 영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천천히 차를 돌려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혜숙이 고개를 빼고 실내 후사경으로 보니까 예순이 넘은 남편이 그 자리서 꼼짝도 않고 무릎을 꿇고 있다.

 

 차츰 멀어지는 남편 모습이 조직에서 따돌림 당한 원숭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늙고 힘없어 권력과 세력과 가진 것을 모두 잃고 홀로 떠도는 원숭이.

 

 - 우리 시대의 마지막 원숭이야. 고등학교 교장씩이나 해먹었으면서, 정작 자신은 문명화 되지 못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뭘 어떻게 변하고 잘하겠다는 거야.

 .........언제나 말은 잘하지. 그렇지만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어. 저 사람은 내가 아파 누워 있을 때조차 나를 부려먹지 못해 신경질 내고 짜증을 부렸어. 내가 엄살이라도 부리고 있는 것처럼 화를 냈지.

 ..........자기 불편한 건 조금도 못 참는 짐승이야.

 

 혜숙은 자신의 냉정함을 변명이라도 하듯 중얼거린다.

 

 - 혜숙아 그러지 말고 차에 태워. 가다가 어디다 던져버리게.

 

 인옥이가 말한다.

 

 - 그래 아까 올 때 보니까 높은 다리가 있더라 거기 건널 때 던져버리자.

 

 순정이가 말한다.

 

 - 애들아, 장난하지 마. 혜숙인 심각해.

 

 영희가 힐끔 돌아본다.

 

 - 영희 너도 속도 좀 내.

 

 혜숙이가 말한다.

 

 - 니 마음 바뀔까봐 그러지. 멀리 가면 기름 값 아깝잖아.

 

 영희가 말한다.

 

 - 혜숙아, 정말 그냥 갈 거니?

 

 은미가 돌아보며 말한다.

 

 - 아아아아.......

 

 혜숙이가 머리를 쥐어뜯는다.

 

 - 괜찮지 않으면 돌아가서 어떻게 해 보든지.

 

 은미가 말한다.

 

 - 너희들이 나를 더 미치게 만들고 있어.

 

 혜숙이가 말한다.

 

 - 알았어. 더 이상 말 안 할게.

 

 은미가 말한다.

 

 - 경자는 탔니! 뒤에 한 번 봐.

 

 앞을 바라보고 있던 은미가 생각난 듯 외친다.

 

 - 뒤에서 누워 자겠지.

 

 인옥이가 엉덩이를 들고 고개를 돌려 뒷좌석을 살핀다.

 

 - 없어. 경자가 없어.

 

 인옥이가 등받이에 팔을 걸치고 엎드린 채 뒷좌석을 보며 소리친다.

 

 - 다시 주차장으로 가자. 그 사이 어디에 처박혀 자고 있나 보다.

 

 은미가 영희에게 말한다.

 

 - 아휴, 갠 도대체 왜 그런다니. 고등학교 때도 소풍가서 없어져가지고 학교가 난리가 났었는데.

 

 영희가 차를 돌리며 투덜거린다.

 

 - 그래도 집에선 얼마나 잘한다고. 남편이 살림 잘 살고 부지런하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더라.

 

 순정이가 말한다.

 

 - 애는 착한데 늘 푼수가 없어서 그래.

 

 인옥이가 말한다.

 

 *

 

 영희는 또 다시 차를 돌려 주차장으로 올라간다. 다행이 멀리까지 가지 않아서 금방 주차장이다.

 

 들어오는 차와 나가는 차가 뒤엉켜 잠시 입구에서 지체가 된다. 주차장을 가로질라 오가는 사람과 차량들 때문에 아직 혜숙이 남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주차장 안쪽으로 들어오자 옥수수를 삶아 팔고 헬륨 풍선과 음악 테이프 따위를 파는 행상의 모습이 보인다.

 

 얼핏 경자를 닮은 여자가 그곳에서 나와 차 사이로 지나가는 것을 영희가 먼저 본다.

 

 - 저기 경자 아니니?

 

 영희가 말한다.

 

 - 어디!

 

 옆에 앉은 은미가 더 멀리 시선을 던진다. 하지만 그 사이 경자는 차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영희는 속도를 조금 더 내어 주차장 깊숙이 진입한다. 갑자기 앞이 확 트이고 경자와 혜숙의 남편 모습이 보인다.

 

 혜숙의 남편은 여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고 경자는 혜숙의 남편 앞에 쪼그려 앉아서 뭐라고 열심히 설득하고 있다.

 

 사람들이 경자와 혜숙의 남편을 흘끔거리며 지나간다.

 

 - 경자, 저기 있다.

 

 영희가 말한다.

 

 혜숙이 남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경자가 벌떡 일어선다. 그리고 혜숙이 남편 팔을 잡아당겨 일으켜 세우려고 한다. 하지만 혜숙의 남편은 꼼짝도 않는다.

 

 영희와 은미는 고개를 돌려 혜숙의 눈치를 본다.

 

 - 난 몰라.

 

 수치심과 분노로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른 혜숙은 저만치 보이는 경자와 남편을 째려보며 입술을 깨문다.

 

 수치심은 남편 때문이고 분노는 경자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 진짜로 꼴값들 한다. 둘 다 놔두고 가.

 

 혜숙은 진저리 친다.

 

 - 누가 경자라도 좀 데려와.

 

 영희가 말한다.

 

 - 니가 갔다 와. 경자하고 너하고 가장 친하잖아.

 

 순정이가 말한다.

 

 - 우리 싸우는 거 보고도 그러니?

 

 영희가 말한다.

 

 - 친하면 더 싸우는 거야.

 

 순정이가 말한다.

 

 - 그럼 안 싸우면 안 친하니?

 

 인옥이가 말한다.

 

 - 겉으론 친한 거 같아도 속으론 벽이 있는 거지.

 

 순정이가 말한다.

 

 - 니 논리 참 이상하다. 그럼 나는 너희들하고 벽이 있는 거네.

 

 인옥이가 말한다.

 

 - 그거야 모르지. 벽이 있는지.

 

 순정이가 말한다.

 

 - 그만 해. 너희들까지 왜 그러니.

 

 은미가 말한다.

 

 - 은미야 솔직히 말해봐. 나한테 벽이 느껴진 적 있니.

 

 인옥이가 말한다.

 

 - 응, 맑은 유리벽.

 

 은미가 말한다.

 

 - 고마워.

 

 인옥이가 말한다.

 

 - 우리끼리 입씨름 하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보자.

 

 은미가 말한다.

 

 - 뭘?

 

 인옥이와 순정이가 동시에 은미를 바라보며 말한다.

 

 - 경자도 데리고 가야 하고, 그리고 혜숙이 남편도 달래서 돌려보내야 하잖아.

 

 은미가 혜숙의 눈치를 보며 말한다.

 

 - 누가 가서 경자만 데리고 와.

 

 혜숙은 감정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한다.

 

 - 저렇게 오래 무릎 꿇고 앉아 있는데....... 사람들도 쳐다보고.......

 

 은미가 말한다.

 

 - 그러게.........

 

 순정과 인옥이 동시에 말한다.

 

 - 그 인간은 너희들이 신경 쓸 거 없어.

 

 혜숙이 말한다. 하지만 조금 전에 비해 분노가 누그러든 목소리다.

 

 - 너무 오래 있잖아. 저러다 쓰러지시면 어떡해. 연세도 있으신데.

 

 은미가 말한다.

 

 - 이번엔 정말로 변한 거 같지 않니!

 

 순정이가 말한다.

 

 - 내 생각도 그래. 여기까지 찾아 온 것도 그렇고 사람들이 힐끔 거리는데도 저렇게 오랫동안 무릎 꿇고 있는 것도 그렇고. 단단히 결심하신 게 틀림없어.

 

 은미가 말한다.

 - 교수님 때문이라면 이번 기회에 애인 하나 만들었다 생각해. 어차피 교수님하고 결혼할 건 아니잖아.

 

 인옥이가 말한다.

 

 - 그래, 두 남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사는 것도 괜찮아.

 

 순정이가 말한다.

 

 - 혜숙이가 그럴 애니. 그런 소린 하지 마.

 

 은미가 말한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혜숙을 바라본다.

 

 - 혜숙아, 잘 생각해봐. 그래도 오래 산 사람이 좋아.

 

 은미가 말한다.

 

 - 경자 보낼 테니까 너희들 먼저 가. 나중에 내가 전화할게.

 

 혜숙은 마지못해 차에서 내린다.

 *

 

 

 혜숙은 걸음마다 땅이 꺼질 것처럼 쾅쾅 내딛는다.

 

 - 너, 여기서 뭐하는 거니?

 

 혜숙이가 다가가 경자에게 소리친다.

 

 - 응, 혜숙아. 교장 선생님께서 왜 저러고 계시니. 아무리 일어나시라고 해도 꼼짝도 안 하신다. 물을 사다 드려도 안 마시고.

 

 - 빨리 가서 차에 타.

 

 혜숙은 경자를 차가 있는 쪽으로 밀어낸다.

 

 - 난 너희들이 나를 두고 갔는 줄 알았어.

 경자가 뒤돌아보며 말한다.

 

 - 니가 차에 타서 자는 줄 알고 가다가 돌아왔어. 빨리 가서 차에 타기나 해.

 

 - 넌 안 가니?

 

 - 빨리 가라고.

 

 혜숙이 소리를 버럭 지른다.

 

 - 알았어.

 

 경자가 차로 다가가 문을 열고 올라탄다. 혜숙은 차를 향해 빨리 가라고 손짓 한다.

 

 친구들이 탄 차가 천천히 돌아서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혜숙은 여전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남편 정수리를 쏘아보며 씩씩 거린다.

 

 - 이런다고 뭐가 달라질 거 같아요. 당신도 나도 전혀 달라지지 않아요.

 

 혜숙이 지나가는 사람이 보건 말건 창피한 것도 모르고 소리친다.

 

 - 돌아와 줘서 고마워. 이번엔 변할게. 약속해. 내가 언제 이렇게 당신한테 무릎 꿇고 빈 적 있었어. 당신 없는 동안 반성하고 또 반성했어. 앞으로 당신이 한만큼 아니 그 이상 열심히 당신을 섬기고, 모시고 살게. 마지막 그날까지. 아니 영원히 모시고 살게.

 

 - 이젠 늦었어요.

 

 - 마지막으로 기회를 한 번만 더 줘. 안 그러면 여기서 이대로 죽을 거야. 당신 없이 살 자신도 없고 살 수도 없어. 당신이 용서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그냥 이대로 있을 거야.

 

 - 기가막혀.

 

 - 용서하지 못하겠거든 그냥 가.

 - 이 남자가 왜 이래.

 

 - 그래 나도 남자가 되고 싶다. 남편이 아니라 남자. 아들이 말하더라. 당신이 원하는 건 남편이 아니라 남자라고. 여자를 배려할 줄 알고, 여자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남자. 여자에게 양보하고 챙겨주는 남자. 당신이 기회만 준다면 나도 그러려고 결심하고 있었어. 결심을 품고 당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고.

 

 - 이제 와서 그런 결심이 다 무슨 소용이 있어요. 다 끝났어요.

 

 - 안 끝났어. 난 당신 무슨 짓을 했든, 그 남자와 잠자리를 했든 말든 상관 안 해. 그냥 돌아오기만 하면 돼.

 

 -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네.

 

 - 혜숙아. 용서해줘.

 

 - 일단 차에 타세요.

 

 - 용서해주면 탈게.

 

 - 뭘 용서해요.

 

 - 지난 내 모든 이기와 당신을 힘들게 하고 외롭게 버려두고 아프게 한 죄.

 

 - 알기나 하고 말하는 거예요.

 

 - 내가 잘못했어.

 

 - 알았으니까 차에 타세요.

 

 - 용서해주면 탈게.

 

 - 집에 가면서 생각해볼게요. 어서 일어나세요.

 혜숙은 먼저 발걸음을 돌려 남편 차로 다가간다. 하지만 남편은 여전히 꼼짝도 않고 앉아 있다.

 

 - 빨리 안 와요. 그럼 난 걸어서 내려 갈 거예요.

 혜숙이 가려고 하는데 남편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몇 발짝 못 걷고 그 자리서 주저앉는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혜숙이 다가가 남편을 부축한다.

 

 - 조금만 기다려. 발이 저려서 꼼짝을 할 수가 없어.

 

 남편이 말한다.

 

 - 집에 가기만 해봐라.

 

 혜숙이 말한다.

 

 - 가까이서 당신 냄새만 맡아도 살 것 같다.

 

 남편이 승리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히죽 웃는다.

 

 - 빨리 와요.

 

 혜숙은 남편을 놓고 차로 가버린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5 마지막 15화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한다는 건 2019 / 9 / 23 231 0 6510   
14 14화 만나서 어쩌지 못하고 2019 / 9 / 23 239 0 6179   
13 13화 그리운 그리움 2019 / 9 / 23 229 0 7657   
12 12화 똥구멍을 파내는 남자 2019 / 9 / 21 239 0 5837   
11 11화 방귀 뀌는 여자 2019 / 9 / 21 195 0 6597   
10 10화 키스하는데만 1년 2019 / 9 / 21 221 0 7725   
9 9화 완전한 이별 2019 / 9 / 18 222 0 6046   
8 8화 스마트폰이 울린다. 2019 / 9 / 18 211 0 6602   
7 7화 두려운 사랑이 온다. 2019 / 9 / 18 210 0 5977   
6 6화 남편 말고 남자 2019 / 9 / 16 208 0 6013   
5 5화 여자들 끼리 술을 마시고 하는 말 2019 / 9 / 16 239 0 7493   
4 4화 발가벗은 여자들 2019 / 9 / 16 526 0 8781   
3 3화 아이스크림과 콘치즈 2019 / 9 / 11 232 0 6331   
2 2화 아들 친구 2019 / 9 / 11 227 0 6012   
1 1화 엄마와 아들 2019 / 9 / 11 399 0 604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까마귀 혀
아브락사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