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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17 장
작성일 : 19-09-17 21:02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3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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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7 장

 

  현금이는 무진의 숙소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무진과 단 둘이 있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출입문 위에 있는 층 수 알림판 위의 숫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서 있었다. 사실 현금이는 무진의 손이 자신의 어깨나 허리를 끌어당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엘리베이터 안은 한증막처럼 보이지 않는 열기로 숨이 턱턱 막혔다.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막상 현금이 무진의 숙소에 들어서자 장식품이 없어서 황량한 공간이었지만 처음 가보는 주상복합 거실은 현금이의 이목을 잡아 끌기에 충분했다. 조금 전 엘리베이터 안에서 느꼈던 긴장감은 사라졌다. 무진이 음료수를 가지러 주방으로 가고 현금이는 소파에 앉았다. 현금이는 실내를 둘러보았다. 거실엔 사람이 생활을 한 흔적이 별로 안 보였다. 고급스런 가구들이 있었지만 작은 장식품도 놓여 있지않았다. 현금이는 무진의 숙소가 고요하고 삭막해서 얼핏 하늘 위에 떠있는 사막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거대한 거실 창 밖으로 보이는 도심의 밤 하늘은 창 아래 쪽에서 올라오는 도심의 불 빛 때문에 하늘엔 별도 달도 보이지 않았고 무한한 허공은 밤의 모습 그대로 어둡지 못해 혼탁해 보이기만 했다. 현금이는 하늘 위에 떠있는 양탄자 위에 앉은 것 같은 기분도 느꼈다. 그것은 하늘 위에 있어서 황홀한 기분이라기 보다는 아슬아슬한 두려움과 외로움이었다.

  무진이 냉장고에서 탄산수 병을 들고 왔다. 현금이는 탄산수를 마시며 창밖의 하늘을 가리켰다.

 

  ”여기에서 별을 본 적이 있어요?“

  ”아,,, 아니. 빌딩 불빛 때문에 안 보이지. 달은 본 적이 있어. 대신 야간비행을 하는 비행기는 가끔 보여.“

  ”....“

  ”집 어때?“

  ”모델하우스 온 것 같아요. 꽃가게에서 화분 몇 개 사다 놓고 짜장면 그릇도 좀 올려 놓고 싶어요.“

  ”나 말고 사람이 없어서 삭막한 거야.“

 

  무진이 소파에서 일어나서 창가로 갔다.

 

  ”이리와봐. 여기서 내려다 보라고.“

 

  현금이는 소파에서 일어나서 목을 창 쪽으로 빼서 내려다 보는 척만 했다. 그래도 무진의 발밑으로 펼쳐져 있는 우주도시 같은 야간 도시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찍고 싶은 거야. ‘내가 여기에 서서 저 도심의 불빛을 내려다 보고 있고, 저 휘황찬란하고 매 순간 발전하는 도시 위에 내가 있다‘는 그런 느낌 말이야.“

  ”내가 제일 잘 나가는 모습, 내가 제일 잘 나가는 때를 최대한 멋지게 찍어 달라는 거잖아요.“

  ”그거야.“

 

  현금이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그럼 대표님이 모델로 여기 서시는 것은 어때요? 그 외 요즘 여행사진에서 유행하는 것인데요, 원근법을 이용한 착시현상인데, 손을 창가 쪽으로 뻗으면 손가락으로 **타워를 누르는 모습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그건 낮에 타워 모습이 나올 때 찍어야 하지 않냐?“

  ”아무래도요.“

  ”난 야경 사진을 무엇보다 원해. 그 다음 니가 말한 대로 내가 포즈를 잡고 찍을 수도 있고.“

  ”히히히.“

 

  현금이가 갑자기 손으로 입을 막으면서 키득거리기 시작했고, 무진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현금이를 보았다.

 

  ”죄송해요. 웃을 일이 없는데.“

  ”뭘 생각했어? 솔직하게 털어나 봐.“

  ”정말 말해도 되요?“

  ”뭐든.“

  ”대표님 취향이 좀 어린 애처럼 보였어요.“

  ”나 취향이 원래 좀 유치해.“

  ”저도 아이돌 사진 찍으러 다니면서 수 없이 들었던 소리에요.“

  ”어떤 것들이 그런 헛소리야? 큭큭. 너 아냐?

  ”뭘요?“

  ”내가 유치하니까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요?“

  ”난 최근 일 년을 제외하고 난 한 번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 적 없어. 가게 사장님처럼 상대방을 접대하는 기분으로 지냈어. 비즈니스 미팅 자리에서 한 번도 아메리카노를 마신 적이 없었으니까. 상대방은 아메리카노를 마셔도 말이야. 난 꼬박꼬박 설탕 프림 넣은 다방 커피를 마셨지.“

  ”그건 왜요?“

  ”더 유치하고 무식해 보이니까. 그래야 상대방이 나한테 마음을 내려놓잖아.“

  ”회사에 오는 손님들 다들 아메리카노 드시던데. 오히려 대표님이 까탈스럽게 보이시지 않으셨을까요? 히히.“

 

  현금이가 가벼운 조롱조로 말을 하자, 무진은 오히려 핀잔을 들어서 기분이 좋다는 듯 얼굴에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하루, 이틀에 안 나올 수도 있어요. 그리고 혼자 작업해야 하고요.“

  ”니가 원하면 여기서 며칠 머물면서 찍어도 돼. 근데 두 달 안에는 나오겠지?”

  ”왜요?“

  ”두 달 후에 이 집을 빼기로 했어. 애들이 모두 집을 샀거든. 지방에서 식당 하던 식구까지 수도권으로 불러들인 애도 있고.“

  “그럼 ‘허슬 보이즈’ 애들이 여기에 살아도 되잖아요.”

  “걔들은 당장 이 숙소를 쓸 수 있을 만큼 돈을 못 벌고 있잖아. 지들 수준에 맞는 숙소에서 시작해야지.”

  “그럼 대표님도 걔네들 옆으로 이사 가신 다는 거에요?”

  “글쎄. 이제는 회사 기반이 잡혔으니 내가 꼭 나서서 애들 옆에 붙어있지 않아도 될지도 모르지.”

  “근데 결국 그렇게 하실 거 같아요. 대표님 말고 자식 키우듯이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미지 만들어 내고 그럴 사람이 없잖아요.”

 

  현금이가 회사에서 오래 일한 사람처럼 말을 했다.

 

  “그야 그렇지.”

  “대표님은 가족 같은 것은 필요 없으실 거 같아요. 엄마, 아빠 노릇하는 게 일상이니까. 결혼도 필요 없을 것 같고.”

  “아니야. 결혼은 나한테 필요해. 난 튀어 보이고 싶지 않아. 무난하게 보여야만 해.”

  “그게 결혼 하고 싶으신 이유인가요?” “응.”

 

  ‘사랑하는 사람과 예쁜 집을 꾸미고 싶어’라는 대답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단지 무난하게 보이고 싶어서 결혼하고 싶다는 무진이 대답에 현금이는 어떤 장벽을 느꼈다. 현금이가 다음 질문을 찾지 못하자 한 동안 침묵이 흘렀고 결국 무진이 말을 다시 시작했다.

 

  ”집은 구했어?“

  ”아직 이요.“

  ”그럼 여기 들어와서 사는 것은 어때. 저기 손님방은 언제나 비어 있거든.“

  ”동거네요.“

  ”월세 산다고 생각해. 방 값은 달에 이 십 만원 받을게.“

  ”비싸요.“

  ”사진 값으로 방세 보다 훨씬 많이 받으면 되잖아.“

  ”그래도 동거에요.“

  ”동거는 싫으니?“

  ”여자만 손해 보는 거잖아요. 전 그런 거 싫어요. 아주 형편이 안 되거나, 아니면 반대로 아주 잘난 애들이나 하는 거 같아요.“

  ”맘에 든다. 손해는 안 보겠다는 태도.“

 

  두 사람의 대화는 다시 어색한 침묵으로 빠져들었다. 현금이는 누군가를 좋아하기 이전에, 누군가와 섹스를 하기 전에 그 관계가 어떻게 끝이 날지 먼저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현금이는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회사 대표와의 관계가 얼마나 위험할지를 머릿속에서 그려보고 있었다. 이 남자와의 긴장감을 될 수 있는 대로 오래 유지하는 것이 이 회사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길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현금이도 무진도 서로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더 깊숙이 다가서지 못할 바에야 너무 다정하지 않은 얼굴로 그 날의 만남을 끝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 가 볼게요.“

 

  현금이 자신의 공간에서 사라진 후 무진은 소파의 팔걸이에 앉아서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았다. 무진은 처음 서현금이 자신의 사무실 문턱을 넘을 때부터 그녀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무진은 그것은 이성에 대한 사랑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사무실에서 에이제이나 린을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감정은 고향에서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서 아는 형 집에서 얹혀살았던 이십대 초반 시절 자신 에 대한 연민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우정과 애정을 느끼는 대상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무진은 그녀와의 관계에 대해 더 이상의 생각은 일부러 하지 않았다. 자신 앞에는 저 창 너머의 어둠보다 더 혼탁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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