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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15 장
작성일 : 19-09-17 21:00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2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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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5 장.

 

  콘서트가 끝나고 삼 일이 흘렀다. 삼일의 짧은 휴가에서 복귀한 직원들은 사무실에 나와 새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현금이는 사무실 책상에 싱숭생숭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콘서트가 끝나고 주어진 삼일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현금이에게는 웬만한 삼 개월 보다 더 긴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권재희 집에서 쫓겨났고, 엄마, 장화숙이 유치장에 붙잡혀갔고,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으며, 권재희한테 길바닥에서 말도 못할 수모를 당했다. 여기까지만 말한다면 현금이는 지난 삼일 동안 온갖 귀찮고 힘든 일에 시달림을 당해서 녹초가 되어 있어야 했다. 그러나 현금이의 마음속으로 따듯한 기운을 느끼고 있었다. 믿고 의지할 남자 친구를 찾은 것 같았다. 그와의 인연이 얼마나 갈지 알 수는 없었지만 십 년 동안 눈보라가 날리는 허허벌판을 헤매고 다니다가 잠시 몸을 녹일 대피소 정도는 찾은 기분이었다.

 

  현금이는 전 날 길거리에서 당한 날벼락 같은 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리 권재희가 현금이에게 못 되게 굴었어도 현금이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권재희는 현금이가 편히 살 데가 없었을 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었다. 샴푸와 컨디셔너마저 비싸다고 비누로 머리를 감던 권재희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이 아련하게 저려왔었다. 그런데 권재희가 그렇게 못 되먹게 나오니 현금이가 위선을 떨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 현금이와 권재희 사이에는 고소 사건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남아 있을 뿐이었다.

  오후에 드디어 거짓말처럼 낯선 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서현금씨 핸드폰이죠? 김기현입니다. '린의 날개'에서 피해를 입은 열여덟 명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네?"

 

  전화를 받는 순간, 통화 내용을 녹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평소에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다 보니 갑자기 할 수는 없었다.

 

  "같이 고소를 한 사람들로부터 어제부터 돈이 입금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제 통장에도 돈이 들어왔더라고요. 고소 취하할 생각입니다. 그 쪽에서 차후에 역고소를 일절 하지 않는다고 약속을 해준다면 우리 쪽도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진 않을 겁니다. 인터넷 상에서 떠들지도 않을 거에요.“

 

  현금이는 소름이 끼쳐왔다. 돈이 입금되었다는 것은 권재희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는 것이고 스스로 이 일의 배후임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이 기괴하고 앞 뒤가 안 맞다 보니 고소를 한 김기현이라는 사람도 권재희와 한 패라는 의심을 현금이는 하고 있었다.

 

  ”권재희가 시켰나요? 아이디, ‘시다언니’ 말이에요. 이 소송에 권재희가 관계 있냐고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피해자 대표가 새로운 대응 논리를 생각하느라 말을 못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인지 현금이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런 것을 왜 나한테 묻죠? 우린 돈 보낸 죄 밖에 없는데.“

  ”제가 한 일이 아니라 누명을 뒤집어 쓴 거라고요.“

  ”그건 댁의 사정이고요.“

  ”그냥 평범한 구매자시라면 왜 ‘역고소’까지 생각하지죠? 혹시라도 누군가로부터 부탁을 받고 이러실 수 있을 거 같아서요.“

  ”세상이 하도 험하니 나도 그 쪽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한 소리에요. 자꾸 이러시면 나도 얌전히 안 물러납니다. 당신이 누군지 못 털 줄 아세요?“

 

  ‘털어보자’, 이런 말을 듣고도 좀 의연하면 좋으련만 현금이는 지은 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오금이 저렸다.

 

  ”이 일이 간단하지 않아서 그럽니다. 저는 누명을 썼고요.“

  ”고소 취하하지 말자는 거에요?“

  ”그건 아니고요....“

 

  현금이는 결국 해주겠다고 답을 하고 통화를 끝냈다. 전화를 끊고 나니 현금이는 복잡하고 지저분한 일로부터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후련한 기분을 느꼈다.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고 홀가분하기만 했다.

  그러나 책상에 앉아 일을 집중하려고 했지만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고 점점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현금이는 권재희가 일부러 누명을 씌었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귀찮고 복잡한 일에 손을 담글만한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너무 빨리 고소 취하에 응해주었다. 현금이는 ‘광속’의 콘서트가 끝이 났고 이제 자신에게 회사가 포토북 제안을 해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 이렇게 좋은 일이 많은데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순 없지.’ 그렇게 달콤하게 속삭였다. 결국 고소자와 고소를 취하하기로 간단히 합의한 것, 그러니까 적당히 덮어버린 것은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일은 경찰이 조사를 했어야 했다. 그래야만 권재희가 뒤에서 사람들을 조작하여 누명을 씌었다는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수 있었다. 혹시 권재희가 관련이 안 되어 있다면 그것 역시 경찰의 조사로 드러나야 현금이도 권재희에 대한 의심을 지워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기회를 현금이가 귀찮다는 이유로 스스로 발로 차버린 셈이었다.

  현금이는 전날 술집에서 무진에게 ‘악을 내버려 두는 것이야 말로 더 큰 악’이라고 호기롭게 말했던 순간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려왔다. 악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말해놓고 스스로 시비를 가리지 않는 쪽을 택한 셈이니 술집에서 현금이의 말은 그야말로 공허한 장난에 되어 버렸다. 현금이가 이 고소사건을 제대로 파헤칠 생각이었다면 준비를 했어야 했다. 멍하니 있다가 전화를 받으니 ‘너도 권재희와 한 패냐’라는 단순한 질문만 고소인에게 하다가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어쩌면 현금이는 권재희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서 폭력을 휘두르고 악다구니를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현금이는 ‘권재희가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실은 무서워서 피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금이는 산다는 것은 결국 폭력이나 힘 앞에서 피해가고 타협해 가는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현금이는 자신의 일로 바쁜 무진에게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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