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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11-1 장
작성일 : 19-09-17 20:54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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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1 장.

 

  현금이가 ‘아틀라스’ 사무실에서 일을 시작한지 삼 주가 지나가고 콘서트 날이 다가왔다. 주말에 두 번 열리는 공연기간 동안 ‘아틀라스’의 전 직원들은 체육관 지하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나와서 업무를 봤고, ‘광속’ 멤버들과 음악 감독, 매니저들은 임시 사무실 옆 대기실에 모여 있다가 리허설도 하고 무대에도 올랐다. 그리고 콘서트가 끝나면 그 동안의 과로에 대한 보상으로 멤버들이나 직원들에게는 삼 일 동안의 휴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첫날 콘서트는 예상대로 성황리에 끝났다. 틈틈이 촬영을 하면서 두 시간 동안 현금이는 사랑에 대한 열정과 기다림의 정서가 가득 담긴 ‘광속’의 노래에 빠져 있을 수 있었다. 콘서트 장에서의 들뜬 마음을 고스란히 유지하기 위해 공연이 끝나고 현금이는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체육관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자고 다음 날, 다시 체육관으로 나왔다. 돈 걱정이나 장래 걱정, 집안 청소 문제 같은 것을 완전히 잊은 채, 음악과 피사체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현금이는 콘서트 구경 자체 때문에 마음이 들뜨기도 했지만 무엇 보다 현금이가 제일 신이 났던 이유는 평소에 사무실에서 하던 일과는 다른 일을 해서였다. 현금이는 콘서트 첫날 온갖 미디어에 ‘광속’ 콘서트 포스터 사진들을 보내는 일을 했다. 평소에는 조 이사가 하던 일이었는데 조 이사가 다른 일로 너무 바빠서 현금이가 해야 했다. 그리고 ‘허슬 보이스’사진이 아닌 ‘광속소년대’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현금이를 진짜 흥분으로 몰고 간 것은 둘째 날 오후 내내 ‘광속’의 대기실에 머물 수 있게 되어서였다. 현금이가 대기실에 들어섰을 때, 린과 에이제이는 무대 위의 동선을 외우고 있었고 나머지 멤버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발성 연습을 하고 있었다. 현금이는 조심스럽게 그들 가까이 다가갔고, 한 컷 한 컷 셔터를 눌렀다. 멤버들은 긴장상태에서 공연준비에 골몰해서 그런지 현금이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눈치 못 채거나 아예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무심함에 현금이는 감격했다. 언제나 ‘광속’은 자신과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다. 현금이가 나타나면 멤버들은 외계생물이 침입이라도 한 듯 경계심을 보였는데, 이제는 멤버들이 현금이를 그저 자신 주변의 사람으로 자연스럽게 대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현금이는 그 순간 그 들도 변했지만 자신도 변해있음을 깨닳았다. 언제부터인가 ‘광속’이나 ‘린’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갖지 않게 되었다. 그저 피사체로서 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싶을 뿐이었다. 현금이는 저들이 자신의 렌즈 안으로 스스로 다가와 포즈를 취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꼈다.

 

  무진은 대기실 구석 소파에 몸을 파묻듯이 기대고 앉아 간간히 걸려 오는 전화를 받았다. 콘서트가 열리는 날에 무진의 일이란 아침부터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종일 멤버들 곁에 붙어 있는 것이었다. 무진은 ‘광속’의 첫 콘서트부터 얼마 전 해외 콘서트까지 콘서트 당일엔 ‘광속’ 곁에서 일 미터 이상 떨어져 있지 않았다. 전화나 무전기로 바깥 상황이나 무대 설치 상황을 보고 받았다. 그런데 이번 콘서트에서 무진은 자신이 변했다고 느끼고 있었다. 대기실에 있다가도 틈틈이 복도로 나가 장시간 통화를 했고, 일층 후문에서 택배로 온 물건을 챙기기도 했었다. 그리고 ‘광속’ 멤버들도 변하고 있었다. 그동안은 사람들 눈치 때문에 콘서트 같은 큰 행사가 끝나면 팀원들의 회식, 그러니까 술자리에 따라가는 척이라도 했던 에이제이가 대놓고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밤엔 다음 날 콘서트를 생각해서 간단하게 멤버들과 매니저들만 모여서 식사를 했는데 에이제이는 따로 빠져나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심야에 숙소로 들어왔다. 이렇게 가다간 연말 정산이 끝나면 숙소도 폐지해야 할 판이었다.

  무진은 통화를 하지 않을 때는 테이블 위에 놓인 노트북으로 ‘광속’ 관련 인터넷 기사들을 훑어보았다. 조 이사가 쓴 홍보성 글에 서현금이 찍은 포스터가 걸린 체육관 사진들 뿐이었다. 십 초 만에 기사 보는 것은 그만두었고, 팬사이트에 들어가서 옛날 글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요즘 무진이 혼자 사무실에 있을 때 하는 일이었다. 무진은 이 년 전, ‘광속’이 갑자기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때에 올라온 글들을 찾아 읽는 것이 제일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노트북 화면 너머에서 카메라를 들고 발걸음 소리도 안 내면서 조용히 움직이는 서현금을 보았다. 무진이 서현금을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무진은 현금이에게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보내려 했으나 서현금의 핸드폰은 꺼져 있는 상태였다. 무진은 손가락을 들어 서현금을 불렀다. 소파에 마주 앉은 서현금에게 무진은 저녁 전체 회식 이후에 따로 만나자는 말을 했다. 다들 자기 일에 몰두해 있는 대기실에서 아무도 무진이 서현금에게 무슨 말을 하는지 관심이 없었다.

 

  둘째 날의 콘서트도 사고 없이 진행되었다. 지루한 이야기가 나올까봐 걱정했던 무대 중간 시간도 웃긴 이야기를 잘 이끌어 내면서 끝이 났다. 콘서트가 끝나고 앵콜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모습까지 사진을 찍은 현금이는 사람들과 함께 콘서트 장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방장! 방장 언니!“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시끄러운 출구였지만 현금이는 낯익은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고 있다는 것을 즉시 알아챘다. 그 목소리는 현금이의 의식 깊은 곳에 묻혀 있엇던 빠순이 시절의 기억을 순식간에 끄집어 내주었다. 뒤돌아보니 루비나가 와 있었다. 루비나는 현금이를 보자마자 남다른 눈썰미로 겉옷에 반쯤 가려진 현금이의 스태프 신분증 카드를 번개같이 알아봤다.

 

  ”이거 뭐야? 여기서 일해?“

  ”알바야. 촬영 알바.“

 

  설명하려니 귀찮아서 현금이는 대충 둘러댔다.

 

  ”와! 어쩐지 린의 날개가 관리를 안 하는 이유가 있었네!“

  “콘서트 어땠냐?”

  “좋았지.”

  “뽀샤시는 어쩌고 너 혼자 왔니?”

  “‘광속 랜드’ 안 가봤어?”

 

  ‘광속 랜드’는 뽀샤시가 홈페이지 마스터로 운영하는 팬페이지였다. 현금이가 이 주 전 쯤에 우연히 들어갔을 때 ‘잠시 휴식’이라는 간판을 첫 페이지에 걸어 놓고, 페이지 운영을 중단한 상태였었다.

 

  “잠깐 쉰다고 했던 거 같았는데.”

  “한 육 개 월 그러다가 어느 날 홈페이지 없애겠지. 걔 블레이드로 갈아탔어.”

 

  ‘블레이드’는 다른 신생기획사에서 내놓은 새로운 그룹이었다.

 

  “헐. 걔가 제일 오래 남아있을 줄 알았는데. 근데 ‘블레이드’ 콘셉은 있냐?”

  “소속사가 ‘힙한 힙합’이래. 그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나도 요즘은 왠지 블레이드 쪽에 기웃 거리게 되더라고. 광속은 너무 ‘클래식 빈티지’라니까. 사생애들 그리로 많이 갔어.”

  “클래식 빈티지? 회사에서 그런 말을 했냐?”

  “아니. 내가 지금 만든 거야. 그래도 요즘 ‘광속’ 공식 팬클럽은 하루에도 몇 십 명씩 가입하잖아. 일반 빠순이는 밀물인 것이고, 사생은 썰물이고.”

 

  현금이는 ‘아틀라스’ 정규 직원도 아니었고 오래 일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사생 몇명이 다른 데로 옮겨 갔다는 소리를 들으니 힘이 빠졌다. 갑자기 콘서트라는 꿈에서 확 깨는 기분이었다.

  전성기나 절정이라는 말이 미디어에서 들리면, 그 가수를 잘 몰랐던 일반인들이 몰려오는 시기이고, 처음부터 그 가수를 따라다니던 열성 빠순이들은 서서히 빠져 나가는 때였다. 밀물과 썰물의 교차 시기, 그 때를 어떻게 거치냐에 따라서 그 팀은 자신의 이전 범위를 넘어서서 좀 더 대중적인 가수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한 팀으로 오래 갈만한 길이 열렸고, 그렇지 않으면 칠 년이라는 팀 계약이 끝나기도 전에 시장에서의 위치는 유명무실해져 버렸다. 루비나도 현금이도 빠순이 질을 오래 한 편이라서 그런 사정은 대충 보면 알았다.

 

  “근데 방장 언니, ‘광속’ 소속사에서 일하는 건데 애들에 대해서 본 거 없어?”

  “일한지 얼마 안 돼서. 한 삼 주 됐나....”

  “꽤 됐네. 누가 혼자 다닌다던가, 누구랑 누구는 붙어 다닌다던가. 요즘 사생애들 레이다에 자주 걸리는 애가 하나 있던데.”

 

  ‘광속’을 본 적이 한 두 번 밖에 없었던 현금이가 그런 것을 알 리가 없었다. 루비나는 인사를 하고 사람들 사이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현금이에게 공연이라는 축제는 그렇게 끝이 났다. 현금이는 루비나가 남긴 이야기를 곱씹어 보면서 잠시 혼잡한 사람들 틈바구니에 서있었다. 옛날에는 ‘광속’에 대해 떠도는 소문을 접하면 당장 멤버들을 쫓아다니며 진위여부를 확인하고 싶어서 발꿈치가 근질거렸는데, 현금이는 루비나의 말을 듣고도 별다른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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