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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진화의 새벽
작가 : 연성
작품등록일 : 2019.9.11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다가 온 재앙은 인류에게 종말의 위기를 안긴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위기속에서 인류는 서로를 희생시켜 살아남지만

그 결과 인류를 분열하고 갈등하며 고통속에 몸부림치는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끝나지 않은 위기는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며

인류를 대체할 새로운 지성체들의 등장시키고

분열과 갈등속에 퇴화해 가는 인류는

새롭게 등장한 지성체들을 괴물이라 부르며 저항한다.

인간들은 퇴화를 극복하고 지구를 지배하는 최상위종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까?

과연 사람의 기준은 무엇이고 가치는 무엇인가.

 
27. 정찰
작성일 : 19-09-17 20:01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6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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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정찰

 

 “하아- 진짜 미쳤다. 미쳤어. 강우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야!”

 무덤으로 향하는 강우진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다.

 위험할 게 뻔한 곳이라 최철용을 기절시키고 혼자 나섰지만 막상 혼자 무덤으로 가고 있으니 계속 후회가 밀려들었다.

 “젠장!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사람들을 챙겼다고! 어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강우진은 누군가를 배려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에 가까웠다.

 그런 성향은 오염물질에 감염 되고 퇴화가 진행되기 시작한 후부터는 더 심해졌고, 서로에게 무관심한 도시의 사람들과 차갑고 냉정한 사회를 겪으면서 그런 자신의 변화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바뀌고 있었다.

 마지막 유산을 강우진에게 남기며 살아남으라고 말했던 박씨아저씨 때문인지, 생면부지의 자신을 위해 서슴없이 부담을 나눠짊어졌던 손지헌을 만나고부터인지, 그도 아니면 해방촌에 들어온 이후인지는 모르겠지만 강우진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자신이 너무 감상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겨우 6개월 된 인연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죽을 자리를 찾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런 변화들이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냉정해야 돼 강우진! 어떻게 살아남았는데, 이렇게 물렁하게 굴다간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다고!”

 강우진의 입은 계속 구시렁거리며 후회를 말했고, 다시는 이러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었지만 그의 몸은 계속 달려서 무덤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5km남짓하게 남아있던 능선과의 거리가 금세 가까워져 있었다.

 능선에 거의 다다른 강우진은 속도를 늦추며 발소리도 나지 않게 살금살금 걷기 시작했다.

 “음-? 뭐야 이거?”

 조심스럽게 능선을 향해 다가가던 강우진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불쾌한 감정들에 멈춰 섰고, 잠시 주위를 살피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강렬하게 느껴지는 두통 사이로 동시다발적으로 밀려드는 익숙한 감각들이 있었다.

 집중하지 않았을 때는 위험을 경고하는 강렬한 두통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어 몰랐지만, 능선에 다가서며 집중할수록 뭔가 익숙한 감각이 강렬한 두통사이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으음-! 이거! 설마..?’

 익숙한 감각에 뭔가를 예감한 강우진은 바닥에 바짝 엎드린 자세로 살금살금 기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어가는 동작이었지만 강우진의 신체조건이 월등하다보니 능선까지 가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능선에 바짝 엎드려 붙은 강우진은 몸을 숨긴 채 고개만 빼꼼하게 내밀어 능선너머의 광경을 살폈다.

 ‘와- 이런 미친. 저게 도대체 몇 마리야?’

 그곳에는 강우진의 시야에 보이는 것만도 수 백 마리는 족히 될 것 같은 개미계열의 인섹툼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는데 그 사이사이에 유난히 덩치가 큰 라투인섹툼도 꽤나 섞여 있었다.

 조금 전 강우진에게 느껴졌던 불쾌하고 익숙한 감각은 그 라투인섹툼의 등장을 예고하는 미세한 두통들이었던 것이다.

 ‘하나, 둘... 열아홉, 스물... 스물일곱!! 라투인섹툼만 스물일곱이라니’

 머릿속을 긁어내는 것 같은 강렬한 두통이 계속 머리를 괴롭히고 있다 보니 확신하지 못했었는데, 저 바글거리는 인섹툼 무리를 보니 왜 미세한 두통들이 그렇게 연속적으로 머릿속을 두드려댔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도대체 저렇게 모여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뭔가를 주워들고 바쁘게 오가는 인섹툼들의 모습에 뭘 하는지 궁금해진 강우진은 바닥에 납작 엎드린 자세로 조금 더 전진 해 능선을 넘었다.

 능선너머에 있던 큰 둔턱아래로 재빨리 몸을 숨긴 강우진은 그제야 분지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다.

 자리를 옮긴 강우진의 시야에 거대한 분지의 전경이 모두 보였는데, 분지의 중앙에는 천 마리가 넘는 인섹들이 몰려있어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였다.

 ‘와- 진짜 새까맣게 몰려있네’

 자세히 보니 중앙에 모인 녀석들은 발밑에는 시체들이 가득했는데 사람은 물론 인섹툼, 세미호모 등의 시체까지 다양한 종류의 시체들이 뒤섞여 있는 모습이었다.

 그 시체들 모두 외골격이 해체되어 있는 모습으로 보아 저곳이 아마 해방촌에서 무덤으로 사용하던 장소인 것 같았다.

 중앙에 모인 인섹툼들은 그 무덤 위를 기어 다니면서 그곳에 쌓여있는 시체들을 물어뜯거나 내리쳐서 일정한 크기로 잘라내고 있었고, 그렇게 잘라낸 시체들을 뒤에 있던 인섹툼들이 어디론가 옮겨 나르고 있었던 것이다.

 ‘시체들을 어디로 가져가는 거지? 아니, 아니지 그냥 저 모습만 찍어서 돌아가야겠다. 더는 궁금해 하지말자.’

 다행인지 강우진을 덜덜 떨리게 만들었던 존재는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저 모습만으로도 해방촌의 사람들을 설득하기에는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칠 것 같았기에 강우진은 바디 캠을 들어 사체들을 뜯어내고 있는 인섹툼들이 잘 보이도록 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젠장 빨리 돌아가야겠다.’

 영상을 찍으면서 새까맣게 모인 개미들이 시체들을 뜯어내거나 씹어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생각보다 역겨워 오래보고 있기 힘들었다.

 재빨리 촬영을 마친 강우진은 더 이상 이곳에 볼일 없다는 듯, 미련 없이 뒤돌아서 바닥을 기었다.

 ‘제발. 이제 돌아가기만 하면 돼!’

 강우진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땀까지 흘리며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개미계열의 인섹툼들은 후각이 발달해 뛰어난 편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오래된 시체더미에 파묻혀 있어서인지 강우진이 능선을 넘어 벗어날 때까지 아무도 강우진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하아- 나 지금 저기서 살아 나온 거 맞지?’

 능선을 넘으면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 강우진은 어느 정도 거리가 벌어질 때까지 살살 기어서 멀어지다가 어느 정도 됐다 싶을 만큼 멀어지자 걷기 시작했고, 무덤에서 한참 멀어진 뒤에야 달리기 시작했다.

 “휴- 끝났네. 빨리 가서 복귀하자고 해야겠어.”이제 살았다고 생각해서인지 조금 여유가 생긴 강우진의 입에서 반전을 예고하는 금기어가 튀어나왔다.

 “응?”

 아니나 다를까 서둘러 복귀하기 위해 쿵쿵거리며 빠르게 걷던 강우진의 발이 내딛는 땅이 갑자기 와르르 무너져 내리며 강우진을 땅속으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뭐야! 어-? 어! 이런 씨-”

 빨리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발구름까지 사용해봤지만 하체에 힘을 주면 줄수록 주변의 땅들이 더 빨리 무너져 내리면서 빨려 들어가는 속도만 더해질 뿐이었다.

 이런 일을 처음 겪어보는 강우진은 당황해 버둥거리기만 했다.

 “키에엑-”

 그렇게 강우진이 속수무책으로 빨려 들어가자 흙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생긴 구덩이의 중심에서 4m 60cm에 달하는 거대한 라투인섹툼 하나가 튀어나와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강우진을 향해 입을 쩍- 벌렸다.

 아무래도 이 구덩이함정을 준비한 게 저 라투인섹툼이었는지 녀석은 감나무 아래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처럼 입을 벌리고 서있었다. 그런데 라투인섹툼이 입을 벌리고 선 위치와 흘러내리는 땅의 흐름이 절묘해 강우진이 이대로 미끄러진다면 어떻게 해도 녀석의 입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모양새였다.

 그런 상황이 즐거운지 라투인섹툼은 어서 오라는 듯 건치를 자랑하면 이빨을 딱딱 거리고 있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리는 이빨과 턱은 외골격이 단단하고 예리하게 발달되어 있어 아무리 강우진이라도 저 입에 씹히면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정도로 끝날 것 같지가 않을 만큼 살벌한 모습이었다.

 “오늘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강우진은 근처에 인섹툼 무리가 있다는 사실도 잊고 소리를 빽빽 지르거나 사방을 둘러싼 흙벽에 손을 박아 넣고 버텨보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주변에 그를 도와줄 아군은 없었고, 주위의 흙들은 강우진의 손이 닿는 족족 다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붙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저 라투인섹툼의 입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으아아아-! 쫌!”

 비명을 지르는 그때 갑자기 전투 중에 늘 뒤에서 떽떽거리던 박해신의 잔소리 중 하나가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랐다.

 “에라- 나도 모르겠다!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한번 해보자!”

 그때는 헛소리로 치부했지만 지금의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그 조언이 이 위기를 해결 해 줄지도 모른다는 묘한 기대감이 들었고, 결국 박해신의 조언에 전부를 걸기로 한 강우진은 몸을 뒤집으며 도리어 아래쪽의 라투인섹툼의 입을 향해서 뛰어내렸다.

 라투인섹툼은 강우진의 행동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놀라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잘 됐다는 듯이 입을 더 크게 쩍! 벌리며 강우진을 받아먹으려 했다.

 “네 맘대로 될 것 같냐! 이 벌레새끼야!”

 “키에에에엑-”

 강우진의 몸이 라투인섹툼의 입에 딱! 들어가는 그 순간.

 강우진은 몸을 비틀어 돌려세우며 아래턱은 발로 위턱은 왼손으로 잡아 버티면서 라투인섹툼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런 강우진의 저항에 라투인섹툼도 안간힘을 쓰며 턱에 힘을 주고, 두 개의 앞 다를 들어 강우진의 몸을 두드리려 했지만 강우진의 행동이 그보다 조금 빨랐다.

 강우진이 클로를 낀 오른손을 입속으로 집어넣어 라투인섹툼의 입천장을 마구 쑤시며 난도질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입천장을 뚫고 들어간 클로의 칼날이 라투인섹툼의 머릿속까지 휘저어버리면서 녀석은 괴로운 듯 크게 몸부림치며 강우진을 떨쳐내려 했다.

 “키엑- 키-!”

 하지만 이게 기회라고 생각한 강우진은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끝까지 라투인섹툼의 입안을 헤집어 놓았고, 클로의 칼날이 수 십 차례에 걸쳐 입안을 난도질해놓자 라투인섹툼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쿠- 웅-

 평소에도 쉽지 않을 상대를 함정에 빠진 상태에서도 제압해낸 강우진은 식은땀을 흘리며 라투인섹툼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와- 혓바닥을 뽑아버리라는 박해신의 조언을 실천할 날이 이렇게 올지는 정말 몰랐는데. 이게 진짜 되긴 되는구나.”

 박해신이 설명한 의도와는 조금 달랐지만 어쨌든 그의 조언덕분에 위기를 겨우 넘길 수 있었다.

 급하게 구덩이를 빠져나오던 강우진은 피 흘리며 쓰러진 라투인섹툼의 모습을 보고 잠시 망설이다 다시 다가갔다.

 “급해도 챙길 건 챙겨야지”

 바디 캠을 가리면서 라투인섹툼에게 다가간 강우진은 라투인섹툼의 입안 찢어진 상처에 자신의 왼손을 가져다댔다. 그러자 라투인섹툼의 상처에서 파란색의 피가 쭉- 뽑혀 나와 강우진의 왼손바닥의 상처로 쑥-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지금껏 만나봤던 라투인섹툼 중 가장 거대한 녀석이라 그런지 흡수는 1분 가까이 이뤄졌고, 1분 동안 짜릿한 쾌감과 산뜻한 청량감이 온몸을 감싸며 산뜻하게 씻겨주는 감각에 강우진은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쓰-읍, 하아--”

 쾌감 때문이었을까 강우진이 한참 라투인섹툼에게서 파란피를 흡수하는 동안 경계심이 약해졌고, 그때 미약하게나마 숨이 붙어있던 라투인섹툼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노란 페로몬 입자가 강우진의 몸에 덕지덕지 묻었지만 강우진은 이런 사실을 미처 눈치 채지 못했다.

 흡수의 회복력 덕분인지 갈라졌던 왼손바닥과 몸의 상처는 물론, 머리를 터트릴 것 같던 두통까지 거의 사라지면서 강우진의 머릿속을 맑게 만들어줬다.

 “읏짜!”

 최상의 컨디션이 된 강우진은 10m가 넘는 구덩이 속에서 라투인섹툼의 시체를 밟고 단 한 번의 발구름으로 솟구쳐 올라 구덩이 밖으로 빠져나왔다.

 다행이 그 난리를 피웠는데도 주변에 다른 인섹툼들이 접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강우진은 재빨리 발구름을 사용하며 자리를 벗어나 부대원들이 매복한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띠딕- 아- 아! 강우진입니다. 누구 들리십니까?”

 “띠딕- 예! 잘 들립니다! 괜찮으십니까?!”

 강우진이 구덩이에서 달려 나오며 무전을 하자 무전기 너머에서 최철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찰을 하고 오는 사이에 깨어난 모양이었다.

 “무덤에서 천 마리 이상의 테뉘인섹툼과 60마리가 넘는 라투인섹툼 무리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본대로 복귀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예! 영상 확인했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일을 마치고 무사히 복귀한다는 강우진의 보고에 최철용이 한껏 격양된 목소리로 대답했다.

 매복지에 가까워지자 이미 출발준비를 마친 부대원들의 모습이 저 멀리서 보였다.

 부대원들은 강우진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는지 모두가 차에서 내려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강우진이 차량 앞에 도착하자, 모두가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강우진에게 경례를 했다.

 “충성!”

 “예?”

 해방촌의 부대는 자유로운 분위기였기에 군례를 갖추는 경우가 적었고, 강우진은 해방촌에서 딱히 계급이나 직책이이랄 것도 없었기에 그런 것들과 더더욱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더 당황스러웠다.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저희가 강우진씨를 너무 쉽게 의심했던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가까이 다가와 사과와 감사를 동시에 건네는 부대원들의 모습에 강우진의 표정이 난감해졌다.

 사실 해방촌을 떠나 갈 곳이 있었다면 그때도 자신이 지금처럼 행동할지, 지금 한 행동이 정말 해방촌 사람들을 위해서 한 것인지 스스로도 혼란스러웠기에 다른 부대원들의 이런 모습이 더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하하.. 괜찮습니다. 모두 잘 끝났으니 된 거죠. 여기서 이러지 말고 빨리 출발합시다. 여기에 더 있고 싶지 않네요.”

 “예. 이쯤에서 정리하고, 빨리 출발합시다!”

 강우진이 겸손을 떨며 부대원들을 재촉하자 최철용도 부대원들을 해산시키며 출발을 지시했다.

 부대원들이 모두 흩어지고 최철용과 강우진이 덤프트럭에 올라 출발하자 다른 부대 차량들도 뒤따라오기 시작했다.

 “강우진씨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저도 좀 믿고 맡겨주세요.”

 “예?”

 운전석에 앉은 최철용의 말에 당황한 강우진이 돌아보자 쓰게 웃고 있는 최철용의 모습이 보였다.

 “모든 걸 혼자 책임지려고 하지 마세요. 저희는 군대이기 이전에 가족이잖아요?”

 “...가족 인가요?”

 “그럼요. 해방촌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죠. 강우진씨도 해방촌 사람이잖아요.”

 가족이라는 단어가 강우진의 머릿속을 자꾸 맴돌면서 가슴 깊은 곳이 간질거렸다.

 무덤으로 향할 때만 하더라도 다음에는 무조건 도망가겠다고, 본인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왠지 저 가족이라는 단어가 다음에도 자신의 발목을 잡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기분도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렇죠... 가족이군요.”

 어쨌든 위기를 넘겼다고 생각한 강우진은 언제 다시 이런 일이 있겠냐는 생각에 그저 기분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강우진의 기대와 달리 그의 몸에 묻어 따라오는 페로몬은 트럭이 지나간 자리에 흔적을 남기면서 해방촌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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