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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흔들림
작가 : 강이안
작품등록일 : 2019.9.5

사랑 앞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흔들리는 남녀주인공의 이야기를 엮어보려 노력했습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흔들림 12
작성일 : 19-09-17 14:49     조회 : 90     추천 : 0     분량 :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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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급하면 오히려 일이 더디다더니 하나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손톱을 잘근 씹어가며 계속 통화를 시도했다. 십 분을 넘게 그러고 있으니 매니저 언니가 눈총을 준다. 대략 사정을 설명하고 다시 통화를 시도하니 겨우 연결이 된다. 하나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힐난했다.

 “얘, 너는 어떻게 애가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니?”

 “안녕, 은정아. 좋은 하루. 인사는 없이 바로 역정을 내고 그래. 나 지금 직장이잖아. 휴대폰을 옆에 끼고 다닐 상황이 아니라고.”

 “상현 씨 아직 안 왔어?”

 “상현 씨? 상현 씨가 이 시간에 여길 왜 와?”

 진우 씨에게 전해 들었던 이야기를 전해주자 하나가 감동한 목소리를 낸다.

 “어머, 진짜? 상현 씨가 나 때문에 화가 난 거네. 그 사람 날 위해 그렇게까지 마음을 쓰다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상현 씨가 천기장 혼내주러 온다는데 괜히 일 생기면 너 직장 생활에도 문제가 된다고.”

 “그 인간 실컷 혼 나보라지. 아주 그런 인간은 버릇을 고쳐나야 한다니까.”

 “그러다 일이 커져버려서 너랑 그 인간이랑 회사에서 잘리기라도 하면 어쩔래?”

 “뭘 그렇게까지 되려고.”

 그렇게 말해놓고 나서 하나가 살짝 주저한다.

 “문제가 생기려나?”

 “게다가 상현 씨는? 상현 씨가 천기장을 한 대 치기라도 해서 천기장이 상현 씨 고소라도 하면 상현 씨 직장에서 잘릴 지도 몰라.”

 “그럴까? 그건 안 되지. 은정아. 너 지금 일하는 중인 거 아는데 와주면 안 될까? 진우 씨도 온다며. 진우 씨랑 네가 있으면 상현 씨가 그렇게까지 하진 못할 것 같은데.”

 하나가 그렇게 부탁하는데 차마 안 된다고 할 수가 없었다. 전화기를 붙들고 놓질 않는 내게 눈총을 주던 매니저 언니에게 일이 생겼다며 조퇴를 부탁했다. 매니저 언니가 못마땅해하던 표정을 걱정스럽게 바꾼다.

 “너 출근해서 갑자기 조퇴한 적 한 번도 없었잖아. 무슨 큰 일이라도 생긴 거야?”

 친한 친구 현재 애인이 옛날 애인 혼내주러 찾아가는 걸 막으러 간다고 하려니 어째 구색이 서질 않았다. 더 그럴 듯한 얘기를 만들어냈다.

 “친구가 임신을 한 것 같다고 했더니 남자가 오히려 화를 냈다네요. 친구는 너무 기가 막혀서 울고불고 난리구요.”

 “저런, 요즘 것들 정말 인정이 없어. 일 저지를 땐 언제고 상황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화부터 낸다니까. 어쩌나. 애 지우라고 그러겠네. 뻔하다, 뻔해.”

 없는 애를 지워야 한다고 하긴 께름칙했다.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라며 얼른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자리를 떴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데 진우 씨를 만날 거라는 사실에 생각이 미친다. 상현 씨가 온다니까 진우 씨가 와야 제대로 말릴 수 있겠지. 이런 상황에서 상현 씨를 말릴 사람은 진우 씨밖에 없으니까. 그를 만나게 되면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염려가 된다. 슬금슬금 걱정이 올라온다. 어쩐다? 얼굴이 붉어지면 안 되는데. 어쩐다? 바보같이 행동하면 안 되는데.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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