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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공포물
책벌레의 식사-괴담 코디네이터
작가 : 이른끝
작품등록일 : 2019.8.31

옛날 사관이 믿지 못할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사초에 쓰기에는 어 없고, 또 안 쓰기에는 사관으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책벌레가 이 부분만 갉아 먹었다.'고 백지로 놔뒀다.
그 당시에는.
사관들은 회의를 거쳐 그 백지 부분들을 뜯어내고 새로운 책 한 권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책벌레의 식사.'다.

 
꽃무늬 원피스-6
작성일 : 19-09-15 19:15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3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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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무슨 소리야?”

  “어제 신나게 두들겨 팼지?”

  “왜? 붕대라도 했어.”

  “붕대라?”

  일중이 목을 쭉 빼 석환의 뒤를 봐라본다. 석환에겐 그 시간이 일 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저런…!”

  “뭔데? 아주 심각해? 경찰이라도 같이 왔어?!”

  석환의 야단법석을 떤다. 하지만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았다. 일중이 그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본다가 한 마디 했다.

  “택배 기다리는 쇼핑 중독자 같네.”

  “내가?”

  “그럼 여기 너 밖에 더 있냐? 뒤돌아보면 될 텐데, 왜 그래?”

  그렇게 말하며 일중이 석환의 양 볼을 잡아 억지로 뒤돌아보게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사력을 다해 목에 힘을 준 석환을 이기긴 힘들었다.

  “헥헥헥… 왜이래, 정말?”

  “너야 말로 뭐하는 짓이야!”

  “죄 짓기는 했나보네.”

  “내가 뭘?”

  일중은 자신의 눈을 피하는 석환을 위아래로 훑으며 말을 이었다.

  “네 바람대로 되지 않아서 유감이야. 쟤 아기 피부처럼 깨끗해. 물론 내 눈이 7.0은 아니지만, 다년간의 폭력을 행사해 온 결과 가슴을 집중적으로 맞으면 상체를 못 들고, 다리를 짓밟혔으면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며, 팔이 비틀리면 손에 힘도 안 들어가지. 그것뿐이야? 기침은 어떤데? 엄청나게 고통스럽잖아! 하지만 쟤는 괜찮아 보여. 그것도 내가 지금까지 봐온 모습 중에서 가장 낫네.”

  일중의 장황한 설명은 곧 ‘지건은 괜찮다.’로 귀결됐다. 석환은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런 친구를 보며 일중이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음, 너희들 멍 안 들게 때리는 법 배웠냐? 딱 봐도, 안 보이는 곳은 멍투성이겠네. 사악하다, 정말.”

  “우리가 뭘 어쨌다고 그래!”

  의도와 다르게 날이 선 목소리를 낸 후 석환 자신이 놀란다. 하지만 일중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혀를 찰 뿐이다.

  “쯧쯧쯧… 그런데 쟤도 대단하다. 친구도 없는 녀석이 학교에는 꼭 기어 나오네. 나 같으면 그 핑계되고 일주일이고, 한 달 쉬고 싶겠다. 지옥 같은 학교가 뭐가 좋다고… 멍청한 건지, 용감한 건지?”

  일중이 말하다 말고 석환의 얼굴을 쳐다본다. 석환은 심각하다 못해, 활화산이 터지기 직전처럼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어라, 경찰을 끌고 왔네….”

  “그렇지? 그렇겠지!”

  석환이 주먹을 꽉 움켜쥐며 쥐어짜듯 말했다.

  “크크크… 내가 ‘아무도 안 왔네.’ 하는 게 더 수상한 것 같다, 너한텐?”

  일순 석환의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

  “야, 야 장난이야.”

  일중이 팔꿈치로 석확의 배를 툭툭치며 키득거렸다.

  “으… 악취미다, 너!”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지.얼마나 때렸어?”

  일중이 고개를 숙이고, 들지 못하는 석환의 턱을 한 손을 잡아챈다.

  “날 봐.”

  “놔!”

  석환이 일중의 손을 쳐내며 짜증을 냈다.

  “뭐야, 삐쳤냐?”

  “아니야.”

  석환이 일중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그런 석환의 얼굴을 다람쥐처럼 계속 쫓으며 일중이 깐죽거린다.

  “네 얼굴 보니까, 점유율이 상당히 높은 거 같은데? 50?”

  석환이 말이 없다.

  “70?”

  역시 말이 없다.

  “설마 90?!”

  일중의 경악이 석환에게 들어올 리 없었다.

  “나 먼저 갈게.”

  “야! 도망가기냐?”

  석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했다. 양호실에서 자고 있을 상철을 찾아야 한다. 부리나케 1층에 있는 양호실을 찾은 석환이 소리쳤다.

  “이상철! 이상철!”

  “으… 뭐야. 아직 점심시간이잖아!”

  4개의 침대는 상철만 누워 있었다.

  “큰일이야!”

 

  “장난치지 마!”

  지건이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상철은 잠이 확 달아났다. 말을 그렇게 했으나, 석환이 장난칠게 아니라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또 이제 곧 수업이 시작되면 진실과 맞닥뜨릴 것이다.

  “그럼 내가 널 깨우러 왔겠냐?”

  한껏 예민해진 석환이 칼날처럼 말했다.

  “정말이야?”

  상철이 다시 물었다. 석환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희천에게 전화를 건다. 하지만 3번이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왜 전화 안 받아!”

  석환이 죄 없는 전화를 향해 고함을 쳐댄다. 극도의 불안감으로 감정조절이 안 되는 듯했다.

  “야, 진정해. 희천이가 동영상 지운 거 맞냐?”

  상철이 침대에서 다리만 내려오며 물었다.

  “내 눈 앞에서 지웠어.”

  석환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그럼 다행이네. 증거 따윈 없잖아.”

  담담한 그의 말에 맹수처럼 석환이 으르렁거린다.

  “그게 말이 돼?!”

  “야, 무섭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이게 쉽게 넘어 갈 일이야? 난 그 녀석의 목에서 소주병을 꺼냈다고! 내가 했다고!!”

  “쉿, 조용히 해. 밖에서 듣겠다.”

  상철이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하아, 하아….”

  “우선 여기 앉아서 진정해.”

  상철이 자신의 옆을 가리켰고, 석환이 침대에 걸터앉아 숨을 몰아쉰다.

  “나만 믿어. 아무 일 없을 거야. 찌질이 말을 누가 믿겠냐?”

  상철이 석환의 옆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그럴까? 하지만 경찰에게 말하면….”

  “야, 야! 큰일 났어. 큰일 났어!”

  희천이 양호실로 들어서며 버럭 소리쳤다. 그의 얼굴은 회반죽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알아.”

  석환이 짧게 말했다.

  “뭘!”

  “지건이 살아 있잖아.”

  “어떻게 알았어? 젠장! 손이 다 떨리네.”

  희천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아이들 앞을 왔다 갔다 했다.

  “야, 정신 사나워!”

  상철이 일갈에 희천이 억지로 멈춘다. 하지만 몸의 떨림이 육안으로도 보일 정도였다.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투우사야? 왜 그 녀석 신경을 긁어서 이 사단이 나게 해!”

  석환이 꾹꾹 눌렀던 분노를 게워냈다.

  “웃기시네. 그 때 너도 좋아했잖아. 잘 찍었냐며?”

  희천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대꾸했다.

  “그래, 개 같은 새끼야. 너 때문에 내가 소주병 조각을 빼냈다. 네가 하지 그랬어? 네가 마무리 하지 그랬어?!”

  “우리 부모님 개 아니거든! 너 같이 시답지 않은 새끼가 신성한 개를 입에 올려? 아주 웃겨! 아무리 그래도 네가 마지막에 소주병 조각 뺐잖아. 싫으면 안 하면 되지! 벌벌 떨면서 빼낸 게 누군데? 얼마든지 그 때 119에 전화할 수 있었어. 아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 지건이 상태도 안 나쁜 거 같던데, 자수해서 콩밥 먹지 그래. 내 것까지 담뿍 담아서. 난 소주병 조각을 빼내지 않았으니까!”

  “이게 말이라고!”

  석환이 전광석화 같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희천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어디 때려봐!

  “못 할 것 같아?”

  희천이 볼을 들이밀며 도발한다.

  “그만!”

  둘의 설전을 보다 못한 상철이 노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예전 같으면 상철의 언행에 눈치 보기 바빴을 둘은 서로를 노려보며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철은 감정의 골이 깊게 상했다는 걸 실감한다. 차라리 자신이 소주병 조각을 빼낼 걸 그랬다. 모두가 발을 빼지 못하게 한 선택이었는데,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올 줄 누가 알았겠나?

  “너희들 잘 들어. 우린 예전 같이 행동할 거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면 안 돼. 그리고 녀석을 압박해야 돼. 개소리 하지 못하게!”

  “어떻게?”

  희천이 공격적인 어투로 물었다.

  “내가 한 말 못 들었어?”

  상철이 눈썹을 꿈틀 거린다.

  “죽었다가 살아 온 놈은 무섭고 난 만만하냐?”

  상철의 으름장에 희천이 변명을 늘어놓는다.

  “긴장이 돼서. 내가 어떻게 됐나봐.”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희천을 보며 상철은 인상을 풀고, 자신의 옆자리로 오라고 손으로 침대를 툭툭 친다.

  “알아. 나도 이 상황이 매우 불안해. 하지만 우린 셋이고, 저 녀석은 하나잖아? 그 새끼가 아무리 사고를 당했다고 지랄을 해도, 증거도 없고 허언증으로 몰면 돼. 반 아이들도 우리 편인 거 너도 알지? 우릴 위해 증언해 줄 거야. 그러니까 녀석이 어떻게 나오나 기다리면 돼. 다만 압박해야겠지, 저 녀석이 주도권을 가져가지 못하게. 네가 입 함부로 놀리면 정말 죽을 수도 있다고 걸, 행동으로 보여주자!”

 
작가의 말
 

 추석 마지막 날이네요. 출근하시는 분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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