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푸른성
작가 : NO301
작품등록일 : 2019.9.2

운명 싱대에 대한 이야기

 
7.
작성일 : 19-09-13 22:45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329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호연은 신생아실 앞에 서 있었다.

  꿈인 것은 확실했다.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황씨에게 얻어 터지고 있었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갑자기 신생아실 앞에 있을 리가 없었다. 더불어 이것이 붉은실을 물어 뜯었을 때 느낀 황홀경 속에서 몇 번이고 봤던 장면이란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아했다. 꿈인데 왜 이렇게 정신이 또렷한 기분일까.

 

  신생아실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비어있는 아이 침대들이 줄지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자 호연은 더이상 신생아실에 흥미가 일지 않았다. 이게 꿈이라고 자신이 인식하고 있으니 꿈에서 깰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돌아보니 텅빈 복도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게 보였다. 나갈 길이 어딘지 몰라도 일단 복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복도는 걸어도 걸어도 도무지 다른 통로나 끝이 보일 낌새가 보이질 않았다.

 결국 호연은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그런데 그 순간 아이 울음 소리가 흐릿하게 뒤에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호연은 반사적으로 귀를 돌아보고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신생아실은 바로 그의 뒤에 그대로 있었고 침대들에는 각각 신생아들이 누워 울고 있었다. 호연은 허겁지겁 신생아실로 들어가 아이들을 하나 하나 살폈다. 아이들 얼굴은 꿈이라는 사실을 재인식 시켜줄 정도로 뭉뚱그려져 있었고 작은

 덩어리 같은 느낌만 전해졌다. 호연은 실망스런 기분이었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의 얼굴을 계속해서 보고 또 봤다.

  그리고 결국 또렷한 형태를 한 아이를 찾아냈다. 그 아이는 울기는 커녕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호연은 그 순간 흥분해

 그 아이를 꼭 끌어 안았다. 꿈이었지만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아이는 자신의 운명의 상대가 틀림 없다. 절대로 이 아이는 자신과 붉은 실로 연결 돼 있을 것이다.

  [건드리지마!]

  호연이 화들짝놀라 옆을 보니 조금전의 그 여자가 바로 가신의 옆에 서 있었다.

  [!?]

  여자는 그대로 아이를 빼앗아 제 품에 꼭 끌어 안았다.

  [악아 같은 자식! 내 딸한테 손 끝하나 건드리지마!]

  여자가 그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호연은 자신이 신생아실 밖으로 튕겨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신생아실은 처음과 같이 텅 비어 있었다.

 

  그 순간 호연은 정신이 들었다. 동시에 가슴이 불에 데인 것처럼 끔찍하게 아파 절로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 진짜. 그러니까 누가 덤비래 씨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황씨였다. 거친 말과는 달리 황씨가 호연의 옆에서 안절부절하며 앉아 있는 게 보였다. 호연은 그제서야 자신이 여자가 있던 침대에 눕혀져 있다는 사실과 황씨가 자신을 간호(?)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아아...]

  호연은 황씨가 자신을 반 죽이고 다시 살렸다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기쁨이 말한 의미가 무엇인지 알 거 같았다.

  [조심해. 조심해. 네 심장은 내가 치료하긴 했지만 아직 완전한 건 아냐]

  [두 사람은 어떻게...]

  [그놈이 또 내 여자를 체갔어. 이 자식 진짜 죽여 버릴 거야]

  황씨의 얼굴이 금새 울그락 불그락해졌다.

  [...]

  호연은 꿈 속에서 여자의 얼굴을 봤다는 사실은 우선은 말하지 않기로 했다. 여자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걸렸다. 처음 붉은 실을 물어 뜯었을 때 봤던 건 형균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전 기쁨이 데려간 낯선 여자다.

  ...두 사람이 그 아이의 부모가 되는 건가...

  황씨는 호연의 심장 부근에 제 귀를 갇다대더니 가만히 소리를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섰다.

  [하루 밤 정도만 얌전히 누워 있어]

  [여..., 여기서요?]

  호연은 당황해 되물었다. 아무리 그래도 모르는 여자의 방에, 그것도 침대를 차지하고 누워 있을 수는 없었다.

  [어. 꼼짝말고 누워 있어]

  [아. 괜찮아요...]

  호연이 그대로 윗 몸을 일으켜 세우려하자 심장이 너무 아파 그만 비명을 지르며 다시 눕고야 말았다. 온 몸이 전기가 통한 것처럼 저릿저릿하고 식은땀이 전신을 타고 흘러 내렸다.

  [으으으으....]

  그와 동시에 호연은 입고 있던 셔츠가 피로 물들기 시작한 걸 깨달았다.

  [아 진짜 너 왜 이렇게 미련하냐]

  황씨가 혀를 끌끌차며 호연의 셔츠를 걷어 올리고는 가슴을 만지작거리자 가슴살이 그대로 훌러덩 벗겨졌다. 호연은 충격에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황씨는 호연이 그러거나말거나 갈비뼈를 라면 부수듯이 반토막을 내더니 심장을 쓱 끄집어 내 살피기 시작했다. 심장은 피를 토하듯 뿜어내고 있었다. 황씨는 심장을 제 입으로 가져가 열심히

 핥기 시작했다.

 

  호연은 결국 생면부지의 여자의 집에 일주일을 요양할 수 밖에 없었다. 여자는 커녕 기쁨도 그 날 이후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뒤로 황씨가 하루에 한번 방문해 가슴살을 벗개내고 심장을 꺼내는 치료(?)를 해줬고 호연은 그것을 그저 덤덤히 볼 수 있는 경지에 오른 자신이 대견한건지 혐오스러운건지 구분이 잘 가질 않았다. 그것과는 별개로 학구적인 호기심이 일었다.

  [저도 할 수 있는 건가요?]

  [뭘?]

  [심장 치료요]

  [내가 알기로는 넌 안돼]

  [알기로는...?]

  [그러니까. 내가 알기로는 나 밖에 안돼]

  [무슨 자격 같은 게 따로 있는 건가요?]

  [아 진짜. 너하고 난 역할이 완전히 달라. 넌 붉은 실이 연결된 녀석들을 찾아내 연결해주는 역할이고. 난 그런 너네들이 무슨 일이 생기면 도와줘야 하는 그런 역할이야]

  [내 역할이요?]

  [그래. 넌 모르겠지만. 너도 기쁨이 같은 녀석을 통해 붉은 실이 연결된 부부에게서 태어났을거야]

  [그럼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다 저처럼 되는 건가요?]

  [아니]

  [그럼...?]

  [너나 기쁨이 같이 되는 경우는 붉은 실이 끊어져서 태어난 케이스야. 그런 애들은 아주 극소수이긴 하지만 애당초 짝이 없는 아이들이지]

  [하지만... 봤는데요. 저 제 짝을 봤어요]

  [아. 그거? 붉은 실을 물었을 때 본 거 말이지? 그건 그냥 환각인데. 인간들의 마약 같은 거야]

  [...]

  [더군다나 넌 이미 완전한 인간도 아니야. 나하고 비슷한 게 돼 버린 거야.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게 있어. 너네들은

 인간들 틈에 섞여서 살아야 하니까. 환각에 너무 빠져들거나 하면 절대 안돼. 아무리 실제처럼 보여도 그건 실제가

 아냐. 우리한테 인간들은 우리 같은 것들이 도와줘야 하는 애완동물 같은 거야]

  [만약에... 만약에... 진짜 현실로 일어나면요?]

  황씨는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팔짱을 끼고 대꾸했다.

  [진짜로 일어나면? 그러면 나한테 물어볼 것도 없지 않겠어?]

  [...]

  [난 인간이 아니니 이해 못할 일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너나, 여자 데리고 도망친 기쁨이나 말이야]

  황씨는 더이상 기쁨에게 화가 나 있는 거 같진 않아 보였다. 단지 그 말을 한 뒤 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13. 2020 / 1 / 30 238 0 3925   
12 12. 2019 / 11 / 14 268 0 3431   
11 11. 2019 / 10 / 25 244 0 3950   
10 10. 2019 / 9 / 30 250 0 4461   
9 9. 2019 / 9 / 23 261 0 3484   
8 8. 2019 / 9 / 19 259 0 3651   
7 7. 2019 / 9 / 13 278 0 3291   
6 6. 2019 / 9 / 9 278 0 3017   
5 5. 2019 / 9 / 8 247 0 3463   
4 4. 2019 / 9 / 6 269 0 3449   
3 3. 2019 / 9 / 4 278 0 3015   
2 2. 2019 / 9 / 3 266 0 4381   
1 1. 2019 / 9 / 2 437 0 735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짧은 필름 기억
NO301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