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진화의 새벽
작가 : 연성
작품등록일 : 2019.9.11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다가 온 재앙은 인류에게 종말의 위기를 안긴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위기속에서 인류는 서로를 희생시켜 살아남지만

그 결과 인류를 분열하고 갈등하며 고통속에 몸부림치는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끝나지 않은 위기는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며

인류를 대체할 새로운 지성체들의 등장시키고

분열과 갈등속에 퇴화해 가는 인류는

새롭게 등장한 지성체들을 괴물이라 부르며 저항한다.

인간들은 퇴화를 극복하고 지구를 지배하는 최상위종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까?

과연 사람의 기준은 무엇이고 가치는 무엇인가.

 
22. 전투훈련
작성일 : 19-09-13 13:26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893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22. 전투훈련

 

 “왔냐?”

 마을에 들어온 강우진과 박해신을 처음 맞이한 사람도 둘과 같은 뮤턴트였다.

 “니 이 자슥! 내를 버리고 가모 우짜노!”

 “네가 자초한 일이잖아?

 목소리를 들으니 박해신과 스마트워치로 대화하며 걸어오라고 했던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러게 왜 다 반대하는데 굳이 나서서 일을 만들어?”

 “임마! 내가 내 좋자고 그라는기가? 다 우리한테 필요하니까 그라는기지, 요즘 주변에 벌레들이 자꾸 꼬이는기 이래 있어가꼬 될 일이 아니라고 니가 그랬잖아! 아니가?”

 “알았어, 알았어. 어쨌든 결국에는 네가 원하는 대로 데려왔잖아? 그러니까 그만하고 비켜봐 어차피 이렇게 오게 됐으니 나도 인사는 해야지”

 “어? 그렇긴 한데... 뭐... 그래야지. 여는 강우진이고 변이 한지 얼마 안됐다고 하데, 야는 이상구라고 부대장이다. 둘이 인사해라”

 정말 대장과 부대장사이가 맞긴 한 건지 귀찮은 듯한 이상구의 태도에도 박해신은 더 이상 뭐라고 하지 못하고 순순히 비켜서며 둘을 소개시켜주고 있었다.

 “강우진씨. 저는 이상구라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 당신을 믿지는 않습니다.”

 “나도 반쯤은 강제로 끌려왔는데 나라고 당신들을 믿겠습니까? 뭐 피차일반이니 서로 조심하도록 하죠,”

 가식 따위는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나오는 이상구의 말에 강우진도 굳이 자신의 마음을 속일 생각은 없는지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런가요. 그래도 끝까지 거부했다면 강제로 끌고 올 박해신이 아닌데. 이상하네요.”

 “내가 어제 딱! 자기 전에 앉아가 진솔하게 남자대 남자로서 내는 니가 필요하다. 내를 따라 온나! 라고 했드마는 야가 감동을 해가꼬, 막 눈물을 쏟으면서 형님-! 하면서 일로 온 거 아니가. 응? 게다가 마을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마. 벌레새끼들 수-백 마리들이 길을 막아서는 바람에 내가...어쩌고저쩌고... 캬-”

 박해신은 마치 어제 저녁 자신이 한말에 강우진이 감동을 받아서 온 것처럼 없는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있지도 않은 일들을 덧붙여서 해방촌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반지를 찾으러가는 난쟁이의 대장정마냥 부풀려 떠들어 대기 시작했다.

 거짓이 99에 진실은 1밖에 없는 박해신의 이야기에 강우진이 기가 막힌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박해신의 허풍은 끝날 줄을 몰랐다.

 이상구는 그런 박해신의 모습이 익숙한지 처음부터 듣는 둥, 마는 둥 반쯤 무시하는 태도로 건성건성 들으며 강우진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해신이랑 대화는 많이 하셨나요?”

 “글쎄요 제가 겪어보니 그렇게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은 아니던데요?”

 “뭐 하긴 얼마 전에 그 일도 있고 하니... 그랬을 수도 있겠네요. 어찌되었든 해방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죠.”

 “아. 이곳을 해방촌이라고 부르나 보네요. 저도 잘 부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도시 밖에서 어떻게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죠? 방사능이나 오염물질 감염 때문에 쉽지 않을 텐데요?”

 “방사능? 그기 뭐가 문제고? 피폭정도는 요즘 기술이모 충분히 치료가 되는 것도 모르나?”혼자서 떠들어대던 게 재미가 없는지 둘의 대화에 끼어든 박해신이 당연한 걸 왜 물어보냐는 반응에 강우진이 오히려 더 당황스러웠다.

 “비용은? 치료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비용은 뭔 비용이고, 어차피 여 사는 사람들은 다 한 가족인데, 마을에서 치료해줘야지.”

 “뭐?!”

 강우진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도시에서 생활하면서 치료비로 전전긍긍하던 자신이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여 사람들은 다 한 가족인기라! 니도 이제 해방촌 사람이니까는 서로 다 같이 살아남그로 잘 도와보자고 하하하핫!”

 혼란스러운 강우진의 생각을 박해신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끊고 들어왔다.

 이후로도 박해신의 허풍들이 이어졌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기로 약속이나 한 것인지 강우진과 이상구는 박해신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서로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 시작했다.

 “꼴을 보니 박해신이 별다른 설명도 없이 데리고 온 모양인데 우선 가시죠. 그 거미줄부터 풀어 드리고 여기서 뭘 해야 하는지도 설명해 드릴 테니까요.”

 “예! 제가 가장 바라는 일이네요.”

 여전히 강우진은 거미줄에 돌돌 말려 박해신의 옆에 죽부인처럼 세워져 들려 다니고 있었다.

 호흡이라도 맞춘 것처럼 박해신을 무시하며 대화를 나누다 이상구가 강우진을 가로채듯이 들고 가자 혼자 남은 박해신도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그 뒤를 따라왔다.

 “에이 씨- 짜슥들이 내가 대장인데...”

 

 “이기 뭐고? 니 생각보다 너무 쪼매난 거 아니가?”

 거미줄에 어찌나 많이 감겨있었는지 2m50cm이상으로 보였던 강우진이 거미줄을 모두 잘라내자 2m가 간신히 될 정도로 작아진 모습을 보고 박해신이 한 첫 마디였다.

 강우진은 바로 앞에 있는 2m80cm의 박해신과, 2m 50cm의 이상구에 비해서도 작았지만, 뮤턴트의 평균 신장인 2m40cm에도 한참을 못 미치고 있으니 뮤턴트 치고는 드물게 작고 외소한 편이었다.

 “그것도 그거지만 몸에 균형이... 너무 잘 잡혀 있는데?”

 이상구의 말처럼 왼팔이 기형적으로 길고 두껍게 발달한 박해신과 오른손이 약간 크고 양쪽다리와 가슴이, 특히 왼쪽가슴이 크게 발한 이상구와는 대조적으로 강우진은 그냥 근육돼지 같은 덩치에 두 주먹이 모두 비정상적으로 크게 발달되어 있다는 것만 빼면 몸의 균형이 굉장히 잘 잡혀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외골격발달이 상당한데?”

 “몸이 쬐까나니까. 그렇지. 내 덩치가 저만 했으면 내는 둘러 감았지”“그래 너 잘났다.”

 외골격은 발달정도는 돌연변이의 전투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레일건이나 코일건, 위성포격, 불카누스 등의 전략무기들을 제외하고는 돌연변이의 외골격을 뚫거나 막아낼 수 있는 몇 없는 수단 중 하나가 똑같이 외골격으로 대응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등급 내의 돌연변이들이라도 전투력능력의 수준에 따라 레벨을 달리 매겼으며 이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외골격의 발달상태일 정도로 외골격은 돌연변이의 전투력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 중에 하나였다.

 강우진은 그런 외골격이 몸의 사분의 일을 덮을 정도로 잘 발달되어 있었다.

 “아오- 이제야 살겠네.”강우진을 놓고 박해신과 이상구가 품평을 하던지, 말던지 강우진은 꼬박 하루 동안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거미줄에서 풀려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둘의 품평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저는 뭘 하면 되죠?”

 묻기는 이상구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박해신이 나서서 먼저 하고 있었다.

 “뮤턴트한테 바라는기 뭐가 있긋노. 당연히 내랑 같이 싸우러, 아니 지키러 다니야지”“흠- 좋아. 그럼 나는 당신만 따라 다니면서 돌연변이들을 잡으면 되는 건가?”

 “오- 뭔 일이고 생각보다 적극적이네?”“뭐 어차피 하기로 했으면 제대로 해야 되지 않겠어?”말은 그렇게 했지만 어제 하루 종일 불평만 하던 강우진의 태도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바뀐 것에는 사실 다른 이유가 있었다.

 물론 그 이유가 전날 밤 박해신의 감성팔이가 통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저 기절했다가 새벽에 깨어난 강우진이 한숨도 자지 못하고 밤새도록 계속 고민한 결과였다.

 지금까지 그저 살아남는다는 목표만을 가지고 있던 강우진은 이제 더 이상 퇴화나 피폭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인섹툼의 피만 있다면 모든 게 해결 됐으니까.

 게다가 퇴화를 극복하는 걸 넘어 뮤턴트까지 되었으니 이제 아무런 걱정이 없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일반인들에게는 모병제지만 뮤턴트나 데우스 같은 경우에는 징병제나 다름이 없을 정도로 입대를 강요하는 것이 도시의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강우진이 지금 도시로 복귀를 한다고 해도 과거처럼 편안하고 무난하게 살던 생활로는 돌아 갈 수 없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다시 입대를 해야 한다면 무조건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짧은 기간이지만 군 생활을 해본 강우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강우진의 전투능력은 형편없었다.

 흡수를 통해 신체능력과 외골격을 발달시킨 덕에 육체능력은 제 5토벌대의 중대장들과 비슷할 정도로 발전한 상태였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전투경험과 기술, 센스 등의 차이였다.

 지금 강우진이 토벌대의 중대장과 싸운다면 아무리 비슷한 육체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강우진은 1분도 버티지 못하고 박살이 날게 뻔 할 만큼 이런 부분에서 너무 형편없는 상태였다.

 강우진은 자신의 그 부족한 기술과 경험을 채워줄 가장 적합한 사람이 바로 앞에 있는 박해신이라고 판단했다.

 허인수도 간신히 막아내던 라투인섹툼의 공격을 고작 몇 걸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가볍게 피하는 것도 모자라 라투인섹툼의 외골격을 박살내며 치명상을 입힐 수 있을 정도의 공격력까지 갖춘 실력자.

 혼자서 라투인섹툼의 발목을 붙잡는 허인수가 대한민국 뮤턴트의 상위 10%에 드는 실력자로 위험등급 3중에서도 최고레벨인 5레벨이었다면, 라투인섹툼을 거의 혼자 박살내다시피 한 박해신은 이미 뮤턴트의 한계를 넘어선 4등급의 존재라고 보는 게 맞았다.

 돌연변이나 실험을 통한 육체와 외골격의 강화가 아닌 순수한 실력으로 자신의 등급을 넘어서는 것은 수만의 뮤턴트들 중에서도 아주 극소수의 존재들만이 가능한 일이었고, 그건 재능의 문제였다.

 강우진이 알기로 전 세계에 100명도 되진 않는, 적어도 한국에는 9명밖에 없는 것이 4등급의 뮤턴트들은 데우스만큼 희귀한 존재들이었고, 박해신은 적어도 그들과 동급으로 보였다.

 강우진이 지금 도시로 돌아간다고 해도 박해신과 강자에게서 전투훈련을 받을 기회는 없을게 분명했다.

 그래서 강우진은 이곳에서 박해신에게 훈련을 받는 것이 가장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고 밤새도록 이런 계산을 마친 강우진은 박해신의 요구와 질문에 순순히 응하며 따라왔던 것이다.

 거기에 앞으로는 박해신을 따라다니며 전투훈련을 받으면 부수적으로 박해신이 사냥한 돌연변이들을 흡수할 수 있을 테고 더욱 빨리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단! 조건이 있어”

 “조건? 뭔데?”

 “당신이 날 가르쳐줘.”

 “오호- 이제 보니까 이기 나한테 빨대 꽂을라고 따라 온기가?”

 “뭐 그렇게 생각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만 당신이 그랬잖아 서로가 돕자고, 그렇다면 나한테도 남는 게 있어야 되지 않겠어?”

 강우진은 박해신과 이상구가 자신을 경계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이런 부분을 숨기기보다는 대놓고 요구했다.

 딱히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내용도 아니었기에 충분히 합리적이고 상대도 납득할만한 조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뭐 좋다. 어차피 우리 해방촌에 부대라고 해봤자 하나뿐이니까 어차피 같이 다니면 되긋지.”

 “야. 네 마음대로 결정 하지 마. 게다가 네가 가르치긴 누굴 가르친다는 거야? 네가 가르치는 방식으로 하면... 쯧 그리고 네가 아무리 대장이라지만 적어도 이런 일은 촌장님 허락을 받고 결정해야지”

 강우진의 말에 박해신은 오히려 재밌어 하며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 같았지만 이상구는 뭔가 걸리는 게 있는지 한마디 하려고 하다가 뒷말을 삼키는 모습이 무언가 문제가 있는 모습이었다.

 “촌장님이 언제 내가 하는 일 몬하그로 뒤집는 적이 있드나, 그리고 새로운 뮤턴트 하나 들어왔다고 하모 그 양반이 제일 좋아할 낀데 뭔 쓸데없는 그리 걱정을 해쌌노”

 “그래도 순서가 중요하다고! 순서가! 아무리 친한 사이라지만 이정도 규모가 되면 절차라는 것도!!.. 하아- 됐다. 말을 말자. 강우진씨 우선 따라 오세요. 마을부터 한 바퀴 돌아보고 촌장님께 인사도 드린 후에 결정해야지 저 멍청이가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네. 뭐 그러시죠.”

 이상구의 태도로 봤을 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지만 말을 아끼고 있는 이상구에게 물어본다고 바로 대답해 줄 것 같지는 않았다.

 “마- 그래도 내가 대장인데 멍청이는 너무 심한 거 아니가?”

 “넌! 하아- 됐다. 조용히 가자.”

 ‘흠-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건가?’

 박해신은 자신이 대장이라고 계속 말하고 있었지만 둘의 관계를 봤을 때 도저히 대장과 부대장의 관계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이상구가 박해신의 말을 무시하며 앞장을 서고 강우진이 그 뒤를 따라가자 박해신도 투덜거리며 이런저런 쓸데없는 말들을 중얼거리며 따라오고 있었다.

 “이 마을에 남자는 221명, 여자는 187명이 살고 있습니다. 대부분 20-50대 사이이고 아이나 노인은 별로 없습니다.”

 “흠- 400명 정도가 사는 것 치고는 마을이 엄청 큰데요?”“자급자족을 해야 하니까요. 의식주 모든 것을 이 마을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우고, 직물도 직접 짜서 옷을 만듭니다. 하다못해 전투에 사용되는 무기들과 차량들까지 모두 여기서 고치거나 만들어서 써야하니 마을이 클 수밖에 없죠.”

 “대단하긴 한데. 다른 건 몰라도 여기서 레일건 같은 무기들이 수리가 가능 합니까? 그 정도 시설을 갖추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맞습니다. 특히 레일건 한발을 이곳에서 충전하기 위해서는 이 마을에서 일주일간 사용할 에너지를 써야 가능하니 사실 정! 말!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함부로 사용하는 멍청한 짓거리는 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죠.”강우진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레일건의 부분을 강조하며 박해신과 강우진을 한 번씩 바라보는 이상구였다.

 “아... 네”

 어제 자신을 구하기 위해 레일건 한방이 사용했던 게 생각 난 강우진은 왜 처음부터 이상구가 자신을 그렇게 탐탁지 않게 여기는지 알 것 같았다.

 

 마을을 가로지르며 이어진 이상구의 설명에 대강 마을의 규칙이나 구조에 대해서 알게 될 때쯤 마을 중앙에 있는 촌장의 평범해 보이는 주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핫! 그래 이거 사연이 꽤나 재밌는 분이시네요!”

 그곳에서 만난 건장한 체격에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바로 이 해방촌의 촌장인 유상현이었다.

 “맞지요? 내는 촌장님이 딱! 좋아할지 알았다니까. 게다가 일마이기 저한테 한수 가르치달라케가 제가 한번 제대로 키아볼라고 생각중입니다.”

 “어?! 해신이 네가?!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이왕이면 상구가 맡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하.. 하..”

 “쟈가 꼭 집어서 저한테 배우고 싶다고 원한 일입니다.”“허... 그래..? 허허헛-”

 무슨 이유인지 촌장은 강우진이 박해신보다는 이상구에게 배우길 권하는 분위기였지만, 박해신이 단호하게 잘라 말하자, 유상현도 더는 뭐라고 말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고만 있었다.

 “에이- 뭐 지라고 가르칠 때마다 다 그리 되겠습니까. 이번이 처음도 아이고 이번에는 잘 할테니까는 너무 걱정하지 마이소.”

 “지랄..”

 걱정스럽게 웃는 유상현의 반응에 마치 전에도 뮤턴트들을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박해신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이상구는 작게 중얼거리며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띠리리리리-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강우진이 ‘왜 이러는지 물어야 하나?’ 라고 속으로 생각할 때 이상구의 스마트 워치가 울렸다.

 “무슨 일이야?”

 “동쪽 능선에서 라투인섹툼 하나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빨리 와주십시오.”

 “오! 좋았쓰! 어이 강우진이 가자! 지금부터 내가 전투가 뭔지를 실전처럼 가리키 줄꾸마!”

 무전을 듣고 이상구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환호성을 지른 박해신은 강우진의 전에 손목을 잡아채더니 강우진을 끌고 동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찌악- 찌악-”

 해방촌의 동쪽에 나타난 라투인섹툼은 3m70cm정도의 진드기계열로 6개의 다리와 온몸에 돋아난 촉수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징그러워 비위가 약한 사람은 정면에서 바라볼 수도 없을 정도였다.

 라투인섹툼은 공격에 6개의 대리 중 앞의 다리 두 개만 사용했지만, 사실 다리의 개수는 의미가 없었다.

 온몸에 돋아있는 수많은 촉수들이 꿈틀거리며 살아있는 개개의 생명처럼 기괴한 움직임으로 공격하는 모습이 수 백개의 촉수를 다루는 촉수괴물을 상대하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라투인섹툼의 공격을 혼자서 감당하고 있는 것은 강우진이라는 것이었고, 강우진의 실력으로는 라투인섹툼의 공격을 피하는 것도 급급할 정도로 몰려있는 위기상황이라는 것이었다.

 “마. 그래 피하기만 해가지고 어느 세월에 잡을라고 그라는데?”

 그런 강우진과 불과 100m정도 떨어져 안전거리를 확보한 곳에 서있는 박해신은 그 모습을 팔짱을 낀 상태로 관람하며 여유롭게 소리치고 있을 뿐 강우진을 도와줄 생각은 없어 보였다.

 “야이- 이 정신병자 같은 놈아. 이번에는 잘할 수 있다며?”“그래서 잘하고 있잖아?”“도대체 어느 부분이? 딱 보니까 완전 생 초짜 티를 팍팍 내면서, 계열에 따른 공략법도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저런 걸 혼자 처리하라고 맡기는 게 훈련이야? 아니. 초짜가 아니라도 애초에 라투인섹툼을 혼자 처리할 수 있는 탈뮤턴트급의 4등급 뮤턴트가 아닌 이상 이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마! 원래 아들을 가르킬 때는 실전에서 팍팍 굴리줘야 실력도 빡! 하고 늘어나는 기야. 짜슥이 아무것도 모르노. 니는 고마 구경이나 해라.”

 “미친- 내 눈에는 최대한 빨리 죽이려고 속성과정을 밟고 있는 걸로 보이거든!”“무슨 헛소리고. 내도 배울 때 다- 이 방법으로 해가꼬 내가 이만큼 강해진긴데 다 내가 몸소 경험해 본 방법들이니까는 토달지 마라.”

 “야이- 미친놈아! 앞에 네 명 가르칠 때도 너 똑같이 말하면서 네가 우기는 대로 했다가 셋은 도망가고 하나는... 큼- 어휴- 됐다, 네 맘대로 해라”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박해신의 모습에 옆에 있던 이상구의 표정은 어이가 없다 못해, 한심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지금까지 박해신의 전적을 짚어주다, 이내 포기해버렸다.

 “야! 이 미친놈들아! 사람 살려!”

 둘이 대화에 정신이 팔려있는 동안에 지금까지 2개의 다리만 사용하던 인세섹툼이 갑자기 4번째 다리까지 공격에 사용해 강우진의 상, 하체를 동시에 공격하기 시작했다.

 인섹툼이 공격에 사용하는 다리는 4개였지만 그 다리마다 돋아 있는 촉수가 족히 백 개는 넘을 정도라, 다리 두 개가 추가됐을 뿐이지만 들어오는 공격의 수는 거의 백 여 차례 이상 늘어났고, 굵은 4개의 다리와 얇은 수백개의 촉수들이 꿈틀거리며 강우진의 위, 아래 할 것 없이 사방을 포위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강우진이 얼마 버티지 못하고는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기 시작했다.

 박해신과 이상구가 의견충돌로 말다툼을 한 1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얻어맞고 피를 흘린 건지 고함을 지르는 강우진의 몸은 이미 걸레짝처럼 너덜너덜해져 가고 있었다.

 “저런! 빙신이!”

 대화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위급해 보이는 강우진의 모습에 당황한 박해신이 급하게 달려가고 이상구만이 이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차며 자리에 남았다.

 “하아- 맞네... 속성으로 자살시키기”

 한숨과 함께 이상구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0 30. 피난준비 2019 / 9 / 20 244 0 7079   
29 29. 호모 인섹툼 2019 / 9 / 19 233 0 6080   
28 28. 대책회의 2019 / 9 / 18 238 0 6871   
27 27. 정찰 2019 / 9 / 17 231 0 6890   
26 26. 선택 2019 / 9 / 16 255 0 6747   
25 25. 6개월 2019 / 9 / 15 228 0 7644   
24 24. 창고 2019 / 9 / 14 236 0 6334   
23 23. 전투훈련2 2019 / 9 / 13 240 0 6723   
22 22. 전투훈련 2019 / 9 / 13 232 0 8935   
21 21. 해방촌 2019 / 9 / 13 239 0 6067   
20 20. 추방자들 2019 / 9 / 13 244 0 6723   
19 19. 피의 색깔 2019 / 9 / 13 250 0 7195   
18 18. 돌연변이 2019 / 9 / 13 225 0 7096   
17 17. 괴멸 2019 / 9 / 13 221 0 8186   
16 16. 불안감 2019 / 9 / 13 230 0 6651   
15 15. 응급 2019 / 9 / 13 225 0 6977   
14 14. 허인수 2019 / 9 / 13 239 0 6872   
13 13. 사고 2019 / 9 / 13 237 0 7016   
12 12. 주화정 2019 / 9 / 13 246 0 7123   
11 11. 예측 2019 / 9 / 13 224 0 6013   
10 10. 다툼 2019 / 9 / 13 231 0 6140   
9 9. 두통 2019 / 9 / 13 238 0 6152   
8 8. 사망자 2019 / 9 / 13 241 0 6570   
7 7. 첫 전투 2019 / 9 / 13 241 0 7041   
6 6. 손지헌 중대장 2019 / 9 / 13 235 0 6386   
5 5. 입대 2019 / 9 / 13 237 0 9252   
4 4. 호전 2019 / 9 / 12 252 0 10851   
3 3. 박씨 아저씨 2019 / 9 / 12 244 0 9006   
2 2. 일상 2019 / 9 / 11 222 0 7395   
1 1. 프롤로그 - 재앙 2019 / 9 / 11 401 0 708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