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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진화의 새벽
작가 : 연성
작품등록일 : 2019.9.11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다가 온 재앙은 인류에게 종말의 위기를 안긴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위기속에서 인류는 서로를 희생시켜 살아남지만

그 결과 인류를 분열하고 갈등하며 고통속에 몸부림치는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끝나지 않은 위기는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며

인류를 대체할 새로운 지성체들의 등장시키고

분열과 갈등속에 퇴화해 가는 인류는

새롭게 등장한 지성체들을 괴물이라 부르며 저항한다.

인간들은 퇴화를 극복하고 지구를 지배하는 최상위종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까?

과연 사람의 기준은 무엇이고 가치는 무엇인가.

 
17. 괴멸
작성일 : 19-09-13 13:23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8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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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괴멸

 

 갑자기 등장한 벨리알과 허인수의 한마디에 인해 전투현장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날카롭고 뾰족한 창처럼 변한 오른팔과 넓적하고 편편하게 주걱처럼 변한 왼팔, 거대하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은 4m에 가까운 몸, 마치 잘빠진 로봇처럼 매끈하게 다듬어진 외골격들 등 전형적으로 신체강화능력을 가진 벨리알의 모습 때문이었다.

 “야... 레일건 충전 됐냐?”

 적막한 분위기에서 적막을 깬 것은 허인수의 질문이었고, 질문을 받은 1중대장은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붙으면 쏴!”

 비장하게 짧은 한마디를 남기고 달려 나가는 허인수였지만 그의 의도대로 되기에는 둘 사이에 힘의 차이가 너무 컸다.

 허인수가 벨리알을 붙잡기 위해 정면에서 전력으로 달려들었지만, 벨리알은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허인수보다 족히 2배는 더 빠른 속도로 움직였고, 허인수가 피할 틈도 없이 엄청난 속도로 귀싸대기를 갈기듯이 넓적하고 거대한 왼팔을 휘둘러왔던 것이다.

 텅!

 쿠구- 쿵!

 그나마 허인수가 급하게 두 팔을 들어 막으면서 머리가 터지는 꼴은 모면했지만 벨리알에게 한방을 처 맞는 순간 2m 60cm의 거구에 180kg이 넘는 허인수의 몸이 붕- 떠올라 200m가량을 날아가 바닥에 처박히는 것까지는 어쩔 수가 없었다.

 “......”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붙으면 쏘라는 허인수의 지시를 따를 틈도 없이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린 상황에 1중대장은 아무런 지시도 내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레일건 전차를 운용하던 전차병은 지시가 떨어지자 않았음에도 당황해 레일건을 발사해버렸다.

 콰콰쾅!

 레일건 전차가 발사의 충격을 이기지 못해 앞뒤로 튕기며 요란스럽게 흔들거리고 있었다.

 뒤늦은 발사음이 울렸을 때는 이미 수백발의 탄환이 마하7의 속도로 날아가 벨리알의 몸에 박혔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조준했던 가슴은 맞지 않았고 가슴을 가린 넓적한 형태의 왼팔이 레일건 탄환을 모두 막은 것이다. 레일건을 막은 벨리알의 왼팔은 외골격이 조금 깨져서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결코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었다.

 “젠장! 다 산개해!”

 1중대장의 입에서 터져 나온 비명 같은 지시에 따라 전투부대원들이 대부분이 기동군화를 사용해 사방으로 고속이동을 하며 흩어졌지만, 별 의미는 없는 행동이었다.

 초월적인 신체능력을 발휘해 음속으로 이동하는 벨리알 앞에서 시속 80km에 달하는 기동군화의 속도 따위로 도주한다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훙-

 부대원들이 흩어지는 것과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한 벨리알은 크게 원을 그리며 반시계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창처럼 날카롭게 변이된 오른손을 사용해 도주하는 전투부대원들을 꼬치 꿰듯이 자신의 오른팔에 꿰기 시작했다.

 벨리알의 속도는 음속을 넘어서는 수준이었기에 전투부대원들조차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죽어나갔다.

 “끄아아아악!!”

 “살려..!”

 벨리알의 팔에 꿰뚫려 매달리고도 숨이 붙어 있는 부대원들은 죽은 사람들이 부러울 정도로 엄청난 고통에 몸부림쳐야만 했다.

 그렇게 눈으로 따라잡기도 힘들 정도의 속도로 순식간에 한 바퀴를 돌고 제자리로 돌아온 벨리알의 오른팔에는 산개하기 위해 움직인 수 십명의 전투부대원들이 예외없이 전부 꿰여 있었다.

 “키에!”

 순식간에 한 바퀴를 돌아 처음 등장했던 자리에 선 벨리알은 이미 자신의 오른손에 꿰여있는 사람들에게는 미련 없다는 듯이 오른팔을 털어 그들을 바닥에 패대기쳐 버렸고,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끄악-! 제.. 제발”

 “으으- 살려줘”

 아이러니하게도 1중대장의 지시에 따라 산개한 부대원들은 대부분 죽거나 치명상을 입어 바닥을 기고 있었지만 제때 반응 하지 못해 산개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우왕좌왕 하던 사람들은 살아남아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돌아온 벨리알이 자신들을 둘러보는 시선과 눈이 마주치자 공포에 마비되어 몸을 덜덜 떨거나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확인한 벨리알을 조금 전과는 달리 그 사람들을 향해 천천히, 느릿한 움직임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아?”

 그렇게 한 전투부대원의 앞에 도착한 벨리알은 허리를 숙여 부대원을 얼굴을 마주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하.. 하..”

 이미 인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흉물스럽게 바뀐 벨리알의 얼굴과 마주보게 된 부대원은 울 것 같은 얼굴로 억지로 미소 지으며 어색하게 웃었고, 그 순간 벨리알의 길게 찢어진 입이 쩍- 벌어지며 부대원의 얼굴을 물어뜯어버렸다.

 콰직!

 “ㅎㅏㅎㅡ"

 순간 잘 익은 사과처럼 크게 한 입 베어물린 부대원의 머리는 1/3가량이 잘려나가며 사라져 버렸고, 사라진 입을 대신해 목에서는 부대원이 뱉다만 어색한 웃음소리가 바람 빠진 소리를 내며 음산하게 흘러나왔다.

 “히에엑!! 도.. 도망가!”

 “으아아악!”

 그 모습을 확인한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며 흩어지고, 차량에 탄 운전수들이 차를 몰고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제발 따라오지 마라!”

 강우진과 손지헌이 타고 있는 의무중대의 차량도 허인수가 날아가 땅에 처박히는 순간, 이미 구종신이 차에 시동을 걸어 스파이크를 뽑고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만 혼자 움직이다 괜히 벨리알의 목표가 될까 싶어 기다렸고, 남은 사람들과 차량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같이 달려 나갔다.

 그런 구종신의 판단이 옳았는지 벨리알은 가장 먼저 움직인 사람과 차량을 먼저 쫓아갔다.

 이제 슬슬 몸이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강우진도 의무중대 차에 실려 같이 달아나고 있었다.

 “으윽!!”

 외벽관리용역당시에는 도시에 상주하는 데우스들과 전략무기들로 벨리알들이 도시에 접근하기 전에 요격했기 때문에 강우진은 듣기만 했을 뿐 벨리알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다.

 처음 겪어보는 벨리알의 모습은 강우진에게 충격이었다.

 ‘미친! 저 괴물은 뭐야? 너무 쌔잖아!’

 다행히 벨리알이 먼저 쫒아가는 차량이 의무중대 차량과 반대방향으로 달려 나갔기에 벨리알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으- 하필 벨리알이라니, 재수가 없어도 어떻게 이렇게 없을 수가 있는 거야?”

 “구종신 중대장님! 이대로 달아나면!!”

 “그럼, 뭐 어떡하라고? 설마 지금 저거랑 싸우기라도 하자는 거야?”

 달아나는 구종신을 향해 뭐라고 하던 손지헌도 차마 벨리알과 싸우자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그건... 큭!”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말고 자리에 앉아서 제발 우리를 마지막으로 쫓아오길 기도하라고”

 “그러면 저쪽! 저희 부대원들 있는 곳으로 가 주십시오.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라 이대로 두면 위험할 겁니다.”

 “아! 진짜!! 이 상황에서 네가 죽을 거라는 걱정은 안 되냐?”

 “부탁드립니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묻던 구종신은 손지헌의 진지한 표정에 복잡한 표정을 짓다 사체처리부대가 있는 방향으로 핸들을 꺾었다.

 “에이- 씨 몰라! 내가 죽으면 다 네 책임이다.”

 “예. 전부 제 책임입니다. 음?”

 투덜거리는 구종신에게 손지헌이 웃으며 대꾸할 때 차 뒤에서 뭔가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야! 야! 문 열어! 나도 태워달라고!”

 사이드미러로 보니 주화정이 의무중대 차량의 뒤를 바짝 따라오며 태워달라며 차량 후미를 두드리고 있었다.

 “아! 저 미친놈이 왜 우리를 따라오고 지랄이야?! 유인은 못해줄망정 같이 죽자는 거야 뭐야?”

 산개의 기본규칙도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주화정의 모습에 구종신이 어이없다는 듯 한소리 했지만 주화정은 끈질기게 따라오며 차를 두드려댔다.

 탕! 탕!

 “야! 문 열라고 이 새끼들아!”

 급기야 주화정이 달리면서 총을 쏴대면서 위협하기 시작했다.

 “야! 이 미친놈아! 기동군화 신은 놈이 차에 왜 타겠다고 지랄이야! 하나라도 살려면 빨리...”

 창문을 열어 한마디 하던 구종신이 중간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런 젠장! 충전 다 떨어져가서 얼마 기동 못한다고! 빨리 문이나 열어!”

 “하아- 이런 정신 빠진 새끼야.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뒤나 보고 말해라...”콰악! 키이이익-

 구종신의 한숨 섞인 말에 이어서 바로 벨리알의 오른손이 찌르고 들어와 주화정과 의무중대 차량을 한 번에 꿰뚫고 들어와 들어 올리고 있었다.

 처음 쫒아갔던 부대원들을 처리한 벨리알이 주화정의 총소리를 듣고 무시무시한 속도로 다가온 것이다.

 “크아아악!”

 어깨가 꿰뚫린 주화정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쿠쿵!

 “컥!”

 주화정과 10t에 가까운 의무중대 차량을 한 손에 꿰어서 가볍게 들어 올렸던 벨리알이 손을 쑥 빼자 차량과 주화정과 의무중대차량이 바닥에 구르면서 차량내부는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버렸다.

 손지헌과 강우진은 차량이 구르면서 차량내부에서 이리저리 치여 온몸이 다치고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으-. 다들 괜찮습니까!”

 손지헌은 일어나자마자 몸을 추스르며 주위를 살펴보려고 했지만 상황은 남을 챙길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롭지 않았다.

 콰지지직-!

 “컥!”

 “으악”

 손지헌의 소리를 듣기라도 한 것인지 바로 차량의 한쪽 벽을 찢고 들어온 벨리알의 오른손이 차체를 갈기갈기 찢으며 휘젓고 돌아다녔다.

 “크르르르-”

 다행히 마구잡이로 휘두른 손에 닿지는 않아 살아남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한 차례 손을 넣고 휘저어 차량을 걸레로 만들어 놓은 벨리알이 갈기갈기 찢겨져 뻥 뚫린 틈으로 고개를 들이밀어 안을 둘러보며 짐승 같은 울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으...”

 침상에 고정되어 있던 덕분에 강우진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온몸이 꽁꽁 묶인 탓에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다.

 구종신은 차량 밖으로 튕겨나갔는지 보이질 않았고, 손지헌만이 차에서 탈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휙-

 “크악!”

 그런 손지헌의 움직임이 보였는지 벨리알이 오른손을 뻗어 손지헌의 왼쪽 가슴을 꿰뚫어 버렸고, 벨리알은 자신의 손에 꿰인 손지헌을 들어 올려 차 밖으로 끌어내고 있었다.

 ‘으- 이게 도대체 무슨 거지같은 상황이야!’

 차는 박살나고, 구종신은 안보이고, 손지헌은 죽기 일보직전인데 정작 강우진은 온몸이 묶여 움직일 수가 없었다.

 상황은 최악이었고 강우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마음을 가득 담은 강우진이 속으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야- 이! 개 같은 돌연변이새끼야!”

 그런데 하필 지금까지 막혀있던 말문이 이 순간 트이면서 마음에 속으로만 지르던 욕설이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그 욕지거리를 들었는지 손지헌을 끌어내면서 돌아서던 벨리알이 다시 고개를 숙여 차량 안을 둘러봤고, 침상에 묶여있는 강우진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 망할! 왜 지금 말문이 트이고 지랄이야”

 쾅!

 벨리알의 발길질이 차량을 걷어차자 신기하게도 강우진이 있던 차량의 창문부분이 종잇장처럼 뜯겨 날아갔고, 훤하게 뚫린 벽 너머에서 다가온 벨리알과 강우진이 마주하는 꼴이 되어 있었다.

 “크르르르-”

 들짐승과 같은 울음소리를 흘리는 벨리알이 왼손을 강우진에게 뻗어 왔고, 왼손으로 강우진을 쿡 쿡 두 번 정도 찌르고는 허리를 숙여 강우진과 눈높이를 맞추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으으- 설마 내 얼굴도 뜯어먹으려는 건가!’

 그 모습이 조금 전 전투부대원의 얼굴을 베어 먹기 전의 모습과 똑같아 보였고, 강우진도 공포에 온몸이 덜덜 떨려왔다.

 코앞까지 다가온 벨리알의 얼굴은 단단해 보이는 사각턱에 툭 불거진 어금니와 광대뼈, 길게 찢어진 입을 하고 있었고, 코앞에서 내뿜는 숨결에는 심한 노린내가 풍기고 있었다.

 ‘이런! 젠장. 제발! 제발!’

 겁에 질려 눈을 꼭 감고, 속으로 기도를 하면서도 강우진의 두 손은 유리파편을 쥐고 쉴 세 없이 온몸을 묶고 있는 끈들을 끊어내고 있었다.

 다행히 벨리알은 강우진을 이리 저리 살펴보기만 할 뿐 씹어 먹지는 않았고, 이내 관심이 없는 듯 강우진을 지나쳤다.

 다시 차 밖으로 머리를 꺼낸 벨리알의 관심은 오른 손에 꿰여있는 손지헌을 향했고, 오른손을 휘둘러 손지헌을 바닥에 패대기치고 있었다.

 “컥!”

 바닥에 내리 꽂히며 피를 양껏 토해내는 손지헌의 왼쪽 가슴에는 크게 구멍이 뚫려 한쪽 폐가 완전히 부서진 상태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커억-!”

 컥컥 거리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손지헌은 그냥 둔다고해도 저상태면 얼마가지 못하고 사망 할 것 같았다.

 하지만 벨리알은 굳이 자신이 마무리를 할 생각인지 거대한 발을 들어 손지헌을 밟아 뭉개려 하고 있었다.

 “크아-?”그때 벨리알의 입에서 의문형의 괴성과 함께 옆을 돌아보니 강우진이 벨리알 왼팔의 상처부위에 매달려 상처부위를 열심히 내리찍고 있었다.

 정말 그런 공격이 먹힐 거라고 생각했는지 벨리알의 왼팔에 매달린 강우진의 모습은 필사적이었지만 강우진의 행동은 벨리알에게 전혀 타격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벨리알이 이런 상황이 신기한 듯 의문이 가득한 시선으로 강우진을 바라보며 방치한 덕분에 시간을 끌 수는 있었다.

 “이런 젠장!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다.”

 원래 강우진에게는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언제나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던 강우진이라면 자신을 지나쳐 가는 벨리알에게 감사하며 혼자 도망가거나, 가만히 숨죽여 숨어있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손지헌이 눈앞에서 죽을 위기에 처하자 강우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나서서 벨리알의 왼팔에 매달려 있었다.

 양심이 도저히 눈앞에서 죽어가는 손지헌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게 만든 것이다.

 변화는 그때 일어났다.

 “크어?”

 “어?! 뭐야?”벨리알의 왼팔에서 흐르던 새까맣게 검은색의 피가 강우진 손의 상처에 닿더니 강우진의 손에 난 상처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벨리알과 강우진 모두가 놀라고 있었다.

 그 잠깐의 시간동안 벨리알의 상처에 흐르던 검은색 피가 강우진에게 모두 흡수되고 그것도 부족했는지 벨리알의 벌어진 상처에서 검은색 피가 쭉쭉 뽑혀 나와 강우진에게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으어어!”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벨리알이 왼손을 휘둘러 강우진을 땅바닥에 내리꽂아버렸다.

 쾅!

 얼마나 강하게 내려쳤는지 외골격으로 강화된 벨리알의 왼팔이 같이 부러지며 덜렁거리고 있었다.

 “키야아아-”

 “크아아악!”

 바닥에 꽂히다시피 떨어진 강우진의 상태도 정상은 아니었다.

 사실 아무리 레일건에 맞고 강우진에게 피가 빨려 약해진 왼팔이었지만 벨리알의 팔이 부러질 정도의 충격으로 내려쳤다면 누구라도 죽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강우진은 사망하기는커녕 소름끼치는 소리를 지르면서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크으-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지금 강우진의 상황은 조금 전 퇴화치료제를 맞기 전의 상황과 비슷했다.

 마치 퇴화치료제를 맞기 전의 상황으로 돌아 가버린 것처럼 말이 조금씩 끊어지고, 의식이 점점 흐릿해지면서, 온몸의 통증조차 점점 멀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멀어지는 의식을 간신히 붙잡으며 버틴 강우진은 바닥을 꿈틀거리던 몸을 비틀거리며 간신히 일으켜 세웠다.

 억지로 일어서자 극심한 통증이 온몸을 휘감으며 흐릿하던 의식이 잠깐이지만 뚜렷하게 돌아오기 시작했다.

 “으아악! 이게 대체 뭐냐고!”

 의식이 돌아온 강우진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고 경악했다.

 강우진의 몸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었는데 온몸이 갈라지고 찢어지면서, 그 사이로 검붉은 피가 흘렀고, 그 피는 순식간에 굳어가면서 외골격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삽시간에 변하고 있는 강우진의 모습은 뮤턴트나 세미호모와 거의 흡사해 보였다.

 강우진은 온몸이 찢어지는 고통에 의식은 더욱 또렷해졌지만 도저히 몸을 의지대로 통제할 수는 없었다.

 다행히 강우진이 변하는 모습 때문인지 벨리알은 강우진을 더 이상 공격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목표를 잃어버린 벨리알은 다시 손지헌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부러진 왼팔을 덜렁거리며 손지헌의 앞에 선 벨리알이 오른손을 휘둘러 손지헌을 죽이려는 순간이었다.

 “안돼!”

 턱

 그 모습에 강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통증도 잊고 미친 듯이 달려가 벨리알의 오른손을 붙잡아 세웠다.

 벨리알의 오른손에 비하면 앙상하기 이를 데 없는 강우진의 손이었지만 벨리알은 이상하게 힘으로 강우진의 손을 뿌리치거나 공격하지 않았다.

 “크어?!”

 강우진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벨리알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의문 섞인 괴성을 뱉으면서도 선선히 물러나줬다.

 벨리알과 손을 맞잡은 그 사이에도 강우진의 몸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었다.

 평소 왜소한 체격이었던 강우진은 군복이 찢어질 정도로 뼈대는 물론 살과 근육이 부풀어 올랐고, 상처부위에서 세어 나온 검붉은 피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니 빠르게 굳어져 단단한 외골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렇게 2-3분의 시간이 지나자 강우진은 키와 덩치가 커지고, 몸의 군데군데 암석형의 외골격이 둘러싸여져 누가 보더라도 세미호모나 뮤턴트와 같은 모습이 되어있었다.

 “크아아악!”

 강우진의 변한 모습으로 계속 앞을 막아서서 비키지 않자 벨리알은 괴성을 한번 지르고는 쿵쿵거리며 자리를 떠나버렸다.

 벨리알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잔뜩 긴장상태를 유지하며 서있던 강우진도 점점 흐려지는 의식 때문에 무너지듯이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믿기지 않는 일들이 연속해서 벌어지며 도저히 지금의 상황을 이해 할 수 없는 강우진이었지만 지금 강우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가지였다.

 강우진과 손지헌 두 사람이 모두 살아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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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 박씨 아저씨 2019 / 9 / 12 245 0 9006   
2 2. 일상 2019 / 9 / 11 222 0 7395   
1 1. 프롤로그 - 재앙 2019 / 9 / 11 402 0 7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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