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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3-1장
작성일 : 19-09-12 12:44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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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장.

 

  현금이가 모는 차는 '그레이스 힐' 지하를 빠져나와 김포공항을 향해 가고 있었다. 거리에 나오자 현금이는 모든 것을 잊고 계획대로 '빠순이 모드'로 변신을 했다. 자동차 백미러엔 별 이유 없이 준욱 든 얼굴이 아니라 좀 건방져 보이면서 웃는 얼굴이 있었다. 그녀는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면서 대중문화 애호가 노릇을 하는 서현금이 있었다. 대포여신, 서현금이었다. 이 시간을 위해 주중의 시간을 참고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현금이는 이십일 세기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꼈다. 과거에는 기자들이나 전문 사진작가만이 '광속소년대'같은 연예인의 얼굴을 찍을 수 있었다. 그러나 평범한 팬들도 좋은 디지털 카메라와 장비를 이용하여 그럴 듯 하게 연예인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또 과거에는 미디어 업계 종사자만이 잡지나 신문에 글을 썼다. 그러나 이제는 일반 팬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 대한 글을 써서 인터넷에 올리고, 그런 글들을 읽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현금이는 비평가가 아니었지만 글을 썼고, 전문 포토그래퍼가 아님에도 멋지게 사진을 찍어냈으며, 출판사의 도움 없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라는 책을 찍어냈다. 다만 조직이나 회사에 소속 되어 있지 않다 보니 '광속소년대'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혼자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현금이는 많은 시간과 비용, 에너지를 들이면서 ‘광속’의 스케줄을 쫓아 다녀야 했다. 때론 자기 일상생활을 팽개친 채 특정 연예인을 시도 때도 없이 쫓아다니는 스토커 같은 ‘사생’이 되어야만 했다.

  처음에 현금이는 '린의 날개'에 들르는 팬들의 부탁으로 택배비만 받고 사진관에서 현상한 '광속'의 사진을 우편으로 보내주었다. 그러다가 룸메이트, 재희의 권유로 아예 그런 사진들을 모아 포토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를 만들었다. 책의 편집과 디자인은 현금이가 전문 프로그램으로 혼자서 했고 인쇄는 업체에 맡기면 되었다. 팬덤 안에서 책의 존재를 알리고, 소문을 타게 되면 제한적이지만 파는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 온라인에서 안 팔리면 공연장 앞 거리에서 펼쳐놓고 팔 각오로 만든 책이었다.

 

  자동차는 막힘 없이 도시의 서쪽을 향해 경쾌하게 질주하고 있었다. '두루르' '두루르' 보조석에 놓여 있던 현금이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공항에 미리 나가 있던 뽀사시와 루비나가 오는 중인지를 묻는 문자 일 것 같았다. 현금이는 일단 운전대를 잡고 있어서 답신을 미뤘다.

  뽀사시와 루비나는 팬들 사이에선 사생으로 알려진 애들이었는데, '린의 날개'에 실린 현금이의 사진을 좋아해서 현금이와 함께 활동을 하는 애들이었다. 서로 아는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광속' 멤버를 쫓아다녔다. 혼자 보다는 둘 셋이 몰려 다니니 재미도 있었고 성과도 더 좋았다.

  뽀사시는 항상 얼굴에 '나를 어디 안 보이는 곳에 숨겨 주세요'라는 표정을 하고 있는 아이였다. 미안한 말이지만 뚱뚱했고 얼굴도 예쁜 편이 아니었다. 사생은 못 생기거나, 멀쩡하게 생겼어도 이성으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애들이라는 편견에 가득찬 소문을 사실로 확인시켜 주는 경우였다.

  루비나는 집이 부유한지 종종 자신의 차를 몰고 공연장이나 방송국에 나타나는 아이였다. 머리는 금발에 가깝게 염색을 했고 늘상 레이스나 리본이 달린 스커트를 입었는데, 일본 영화에서 등장하는 날날이 여학생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때론 맨해튼 부유한 상속녀같은 오만한 얼굴 표정을 하고 있기도 했다. 하지만 루비나는 자신의 차에 달마시안을 태우고 '이룸' 기획사 건물 앞에 나타나서 사람들의 주목을 확실히 받곤 했는데, 그럴 때 보면 현금이의 눈에 루비나는 그냥 타인의 관심에 목마른 아이처럼 보였다. 물론 루비나와 뽀사시 역시 그들 나름의 잣대로 현금이를 보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 현금이는 졸업 후 직장 얻기 애매한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평생 이십대인 줄 알고 사는 철없는 언니일 뿐이었다.

 

  현금이가 공항 주차장에 주차를 마치고,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국제선 입국장 쪽엔 '광속소년대'의 멤버들이 입국하기를 기다리면서 주위를 맴돌고 있는 몇몇 여학생들이 보였다. 이런 날은 무조건 일찍 나와서 입국장의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어야 했는데, 현금이는 다소 늦게 온 셈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다 현금이와 뽀샤시, 루비나가 상황을 고려해서 짠 계획의 일부였다. 그날 비행기에서 내리는 회사 스태프들과 매니저, 연주밴드까지 합해서 열두 명 정도는 되었다. 멤버들을 쭉 에워싸서 나올 것이 뻔했다. 이런 날은 카메라로 애들 얼굴 잡기도 힘들 것이 확실해서 현금이 일행은 일찍 공항에 나오지는 않았다. 현금이가 그날 공항에 나온 목표는 사진 보다는 포토북 몇 권을 현장에서 판 다음, 뽀사시와 루비나를 만나서 다음 목표지로 향해 가기 위해서였다.

  현금이가 여학생들 옆을 지나가자 누군가가 옆에 친구에게 속삭였다.

 

  "대포여신이다...."

  "대포 언니다!"

 

  현금은 어깨가 으쓱해졌다. 자신을 알아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현금이는 공항입국장 로비에서 미리 돈까지 보낸 고등학생에게 포토북 두 권을 건넸고, 그 모습을 보고 책을 사겠다고 달려온 다른 애들한테 즉석에서 또 몇 권을 팔았다. 루비나에게 주기로 한 한 부 빼놓고 순식간에 책은 현금이의 손에서 없어졌다. 그런 다음 현금이는 뽀샤시와 루비나를 만났다.

 

  "루비나, 확실한 거야?"

  "연습생 애들한테 다섯 시 부터 내일 오전까지 연습실 못 쓴다는 통보 전달됐데요. 광속이 오늘 여섯시부터 쓴다고요. 확실해요."

  "근데 이룸 사장은 미친 거 아니에요? 무슨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연습이야. 그것도 삼 주 동안이나 해외에 나가 있었던 애들인데."

  "연습한다는 것은 뜬 소문이고, 그냥 숙소로 들어가지 않을까요?"

  "어, 저기 나온다!"

 

  일순간에 공항이 더욱 시끄러워지고 혼잡스러워졌다. 현금이와 뽀샤시, 루비나도 사진 몇 컷을 찍었다. 그러나 더 이상 빠순이들 무리를 따라 가지 않고 따로 주차장으로 갔다.

 

  현금이 일행은 현금이의 자동차에 올라탔다. 현금이가 모는 차는 공항을 빠져 나와 '광속소년대'의 댄스 연습실을 찾아 갔다. 루비나가 아는 소속 연습생으로부터 ‘광속’이 한국에 들어오자 마자 곧바로 댄스 연습실로 간다는 소식을 미리 입수했다. 그 날의 목표는 댄스 연습실이었다.

  새로 계약한 연습실은 번화가 뒷편의 작은 건물이었다. 다행히 댄스 연습장 건물이 온전히 보이는 자리에 차를 세워둘 수가 있었고, '광속' 일행은 아직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차창 밖으로 동네 여자, 둘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는데, 현금이 일행이 타고 있는 낯 선 차를 경계하는 눈초리로 쳐다보고 지나갔다. 새로 연예기획사 연습실이 들어온 것을 아는 것처럼 보였다. 동네 주민의 의심스런 시선을 현금이와 루비나, 뽀사시는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렸다. 사생 짓을 하고 다니려면 어느 상황에서든 얼굴이 두꺼워야 했고, 여러 명이 몰려다니면 그나마 위축되지 않을 수 있었다.

 

  오랜 사생의 경험으로 '광속' 일행이 들이닥치기 전에 건물 구조와 주변 지리를 익혀야 한다는 것을 아는 현금이 일행은 차에서 나와 댄스 연습실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지하엔 박 선생 댄스 아카데미가 있었고, 일 층부터 삼 층까지는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같은 것을 취급하는 회사가 있었다. 지하엔 화장실이 없었고, 일 층과 삼 층에는 여자 화장실이, 이 층과 사층엔 남자 화장실이 있었다. 그 건물이 있는 작은 길 끝엔 커피가 맛있을 것 같은 카페도 있었다. 연습을 하면서 멤버나 매니저가 그 커피 가게에 한 번 이상 들를 것은 확실해 보였다. 린과 에이제이는 '커피 붕어'라는 별명이 따라다닐 정도여서, 연습이나 녹음을 할 때는 커피를 계속 마시면서 하는 편이었다.

  재빨리 건물 구조를 익힌 현금이 일행은 다시 자동차로 돌아와 '뻗대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한 없이 기다리기만 시간이 한 시간도 넘어가고 있었다. 밖은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허탕 치는 거 아닐까?"

  "아냐. 올 거야."

 

  루비나가 확신에 찬 대답을 했다.

 

  "그걸 니가 어떻게 알아?"

  "아는 애랑 문자했는데, 지금 이룸 사옥 주차장에 밴이랑 직원들 차 없다고 했어."

  "집에 갔을 수도 있잖아."

 

  그 때, 자동차 앞유리 너머로 옆 골목에서 깜박이를 켠 채 들어오는 차가 보였다. '광속'의 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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