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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포토그래퍼라는 꿈을 안고, 그러나 현실은 콜센터에서 일을 하며 아이돌 빠순이로 사진을 찍으며 살던 서현금이 빠순이 노릇 덕분에 포토그래퍼로 기획사에 계약직으로 취직한 후, 그 회사 대표를 만나 서로 감정을 교류하면서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가족과 직업에서 불안감을 떠안고 하루하루 사는 사람들에게 해답은 없지만 잠시 작은 쉼표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 2-1 장
작성일 : 19-09-12 12:40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3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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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네는 서울 시내를 관통하는 6*번 버스의 종점에서 이 십 분쯤 걸어 들어가면 나왔고,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에서 경기도로 이 십 미터 쯤 넘어가 있었다. 또 그 동네에는 1970 년대에 지어진 십 수 채의 개인 주택들이 풍화작용을 견디면서 남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벌써 십 년 째 재개발과 관련된 소문이 동네에는 돌았고 실제로 빈 집도 몇 채 있었다. 그 동네에서도 제일 후미진 골목에 시커먼 먼지와 곰팡이가 벽에 찌든 아주 작은 집이 있었는데, 그 집엔 무명 시나리오 작가와 포토그래퍼 지망생이 함께 살았다.

  그 집이 원래부터 권재희의 소유는 아니었다. 재희는 어렸을 때부터 이 집에서 살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쭉 엄마와 함께 살았었다. 그런데 재희의 엄마가 다른 남자를 만나 시집가면서 집을 나가게 되자 집을 재희에게 넘겨주었고, 재희는 집주인이 되어 혼자 살게 되었다. 이후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았던 재희는 하나 남는 방을 세놓고 싶어 했지만, 위치 조건은 제하더라도 주인과 현관문과 목욕탕을 같이 쓰는 방에 들어오겠다는 여자 세입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오 년 전에 권재희는 싸구려 방을 옮겨 다니며 살던 현금이를 알게 되었다. 겉보기와 다르게 치밀한 구석이 있는 그 녀는 일 년 동안 서현금을 지켜봤다. 나이 들어가면서 여자애가 분수에 안 맞게 포토그래퍼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분명 집이 여유가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거기다가 부모님이나 언니 사는 곳이 강남이라고 했다. 공과금 몇 천원 갖고 아득바득 싸우려 들거나, 월세를 떼어 먹고 도망갈 염려는 안 해도 될 거 같았다. 재희는 그렇게 여러 모로 재본 다음 현금이에게 같이 살자는 제안을 했다.

  현금이의 입장에서도 옥탑방이나 반지하 방보다 훨씬 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자신만의 방을 가질 수 있으므로 마다 할 이유가 없었다. 실제로 현금이는 재희 집에 들어와 살면서 쏠쏠하게 절약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함께 산 시간이 어느덧 만 이 년을 넘어가고 있었다.

 

  다음 날은 일요일이었다. 이른 아침, 현금이는 카메라 두 대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 책, 일곱 권이 들어있는 배낭을 맨 채 집을 나섰다. 집 앞 골목을 다른 날, 낮에 지나면 누더기 이불 속을 걸어가는 기분이 들만큼 우중충한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러나 늦여름 아침의 햇살은 그런 골목마저 반짝반짝 빛나 보이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언니, 보배가 문자로 보내준 엄마, 장화숙과 아빠, 서달식의 집주소를 확인하는 순간 현금이는 다시 때에 찌든 거지 발싸개 이불 보자기 속을 걸어가는 기분을 불러내야 했다.

  두 달 전에 엄마, 장화숙과 아빠, 서달식이 강남의 어느 동네로 이사를 갔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하필 그날 확인하니 강남 안에서도 제일 화려해 보이는 동네로 이사를 갔다. 비싼 월세로 들어간 것이 확실했다. 현금이는 아무리 부모가 산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과시하기 위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현금이가 장화숙과 서달식의 집을 찾아가는 목적은 보배로부터 자동차를 빌리는 것과 서달식이 현금이의 구형 카메라를 빌려달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현금이의 언니인 보배는 요즘 서달식, 장화숙과 같이 살고 있었다. 밖에서 차를 넘겨 줘도 되는데 보배는 자신의 자동차를 미끼로 현금이를 꼭 집으로 오게 만들었다.

 

  한 시간 쯤 버스를 타고 간 후, '청담동 그레이스 힐 팰리스, B 1301호'라는 주소가 적힌 메모지를 손에 들고 삼 십분 쯤 헤맨 끝엔 현금이는 최신식 디자인의 주상복합 건물 앞에 도달할 수 있었다. 출입문에서 연락을 하자 엘리베이터로 통하는 문이 열렸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십 삼층에 올라가서 내리자, 바로 출입문이 있었다. 따로 초인종을 누를 필요 없게도 문은 열려 있었다. 현관 앞에는 서달식이 나와있었다.

 

  "현금이, 왔구나."

 

  평수가 넓지 않아 보였지만 베란다창 너머로 강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집이었다.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도 훌륭했다. 현금이가 현관에 들어섰을 때, 비만 퍼그견인 현찰이가 거실 통유리 너머로 한강을 바라보는 호사를 누리며 런닝 머신 위에서 뛰고 있었다. 보배는 그런 현찰이를 옆에서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보배의 시선이 런닝머신에서 현관쪽으로 옮겨 가자, 현찰이는 잽싸게 런닝 머신에서 뛰어내렸는데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찌었다. 현찰이는 고개를 두리번거리다가 조르르 현관으로 달려와 현금이를 보고는 한 번 '왈' 짖었다. 그러고는 주인인 보배 발 뒤에 숨어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현찰이는 원래 장화숙이 데려왔으나 지금은 보배가 애지중지 돌보고 있었다. 보배는 현찰이가 병원에서 비만견이라는 소리를 듣자 강아지용 런닝 머신까지 구입해서 운동을 시키고 있었다.

  입구에서 집안을 둘러보니 모델하우스같은 생경한 느낌은 없었다. 보배와 달식도 그 집안의 풍경 속에서 어색해 뵈지 않았다. 침실에서 떠드는 소리가 나는 것을 보니 장화숙은 방 안에서 전화를 받는 것 같았다. 잠시 후에 침실 문이 열리더니 엄마가 손을 흔들어 현금에게 인사를 했고 문은 곧 닫혔다. 주방에서부터 기름 냄새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을 보니, 달식이 주방에서 뭔가를 만들고 있는 듯 보였다. 현금이는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 아빠, 달식에게 건네주었다.

 

  ”옛날에 쓰던 것은 전당포라도 간 거야?“

  ”고장 났다."

 

  달식은 겸연쩍어하면서 카메라를 받아 들더니 주방 쪽으로 가버렸다. 현금이는 누가 가리켜주지 않았어도 현관 옆 제일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가방을 내려 놓고 나서 현금이는 방문을 살짝 열고 거실을 보았다. 거실을 왔다갔다하는 보배와 장화숙의 뒷모습이 보였다.

  현금이는 외적으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묘하게도 이 집 여자들과 닮은 구석이 별로 없었다. 그러다 보니 딱히 엄마나 언니가 현금이를 구박하거나 차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금이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주워 온 자식이라고 느낀 적이 있을 정도였다. 보배는 어려서부터 장화숙을 빼닮은 늘씬한 체형과 오목조목 빚어 놓은 듯한 이목구비로 어디에서나 주위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인물만 닮은 것이 아니라 기질도 엄마를 닮아 보배는 어디 한 군데 조용히 엉덩이를 붙이고 있지를 못했고, 얼굴이 두꺼운 것인지는 몰라도 낯 선 사람에게 잘 다가가는 면이 있었다.

  반면 현금이는 예쁜 구석도 없고 못 생긴 구석도 없는 평범한 외모에 아빠인 서달식을 닮았는지 한 곳에 조용히 앉아하는 일도 곧잘 했다. 부끄러움을 잘 타다 보니 낯 선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 했고 순종적인 성격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현금이가 엄마, 장화숙과 자신의 연관성을 느끼는 부분이 있었는 데, 그것은 자신의 피 속에 흐르는 빠순이 기질이었다. 장화숙은 큰 딸인 보배가 어렸을 때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 보배를 업고 이**의 콘서트에 간 적이 여러 번 있었으며, 조용필 팬클럽의 오랜 회원이기도 했었다. 그리고 누구의 팬이기 전에 노래 자체를 잘 부르고 좋아했다. 현금이가 처음 누군가의 팬이 된 때는 초등학교 육 학년 때였고 이후 얼마만큼 빠져 있었던가는 시기마다 달랐지만 쭈욱 누군가의 팬 혹은 빠순이였다. 빠순이어서 음악을 좋아했는지 음악을 좋아해서 빠순이가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빠순이란 현금에게 숨쉬는 일만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반면 장화숙의 성격까지 판박이 소리를 듣는 보배는 빠순이 기질만큼은 엄마를 닮지 않았다. 청소년 시절부터 가수의 팬인 적이 없었으며, 음악을 듣기 위해 돈을 쓰는 일도 없었다. 보배에게 음악이란 남자들과 어울릴 때 필요한 것이었지, 여자 친구들과 돈을 들여가며 즐기는 것은 아니었다. 보배가 음악을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할 때는 살 빼는 운동을 할 때였다. 보배는 드라마 감상과 쇼핑을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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