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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쌍화점: 고려성인주점
작가 : 한계령
작품등록일 : 2019.8.28

'쌍화점에 술을 마시러 갔더니 회회 아비 내 손목을 잡더라~'
쌍화점이란 고려시대에 귀화한 서역인(중동인)들을 위해 상권을 주어 영업을 하도록 한 장소이다.
이들은 밤이면 상점 앞에 심지가 두개인 등잔을 내걸어 쌍화점이라고 했고 이들 서역인들을 회회아비라 불렸다.
쌍화점은 이국적이고 개방적인 영업방침으로 인해 고려의 남녀들의 은밀하고 퇴폐적인 사교의 장소로 인식되었다. 이런 쌍화점에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청년이 있었으니..

 
5/타 타 타
작성일 : 19-09-12 12:26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6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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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타타타

 

  ‘끄응..’

 

 나는 온 힘을 아래로 모아 용을 쓰고 있다.

 여기는 절간의 해우소 안이다.

 해우소란 절에서 부르는 화장실 이름이다.

 내가 힘을 주며 용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절에 온지 벌써 한 달 열흘 하고도 또 하루.

 맨날 식은 죽에 나물 반찬만 먹었더니 변비에 걸려 똥이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온 힘을 항문 끝으로 모아야 겨우 용변 비슷한 걸 볼 수가 있다.

 돌연 머리에 번갯불이 튀었다.

 

  ‘아얏!’

 

 어디선가 육환장이 마구 날라 왔다.

 보니 날 데려 온 승려이다.

 

 처음 이 승려와 이 절을 찾아 왔을 때 만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승려를 따라 온 곳은 송악산 기슭에 있는 절이었다. 특히 이곳 송악산에는 수많은 절들이 있다. 그만큼 고려에는 불교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나를 데리고 온 승려는 이 절의 주지스님이었다.

 나는 헌 잿빛 승복으로 갈아입고 주지스님과 마주 앉아다.

 

  ‘어디서 왔는고?’

 

  ‘미래에서 왔습니다.’

 

  ‘허.. 좋은 곳에서 왔구나.’

 

  ‘어? 그럼 스님께서는 내가 미래에서 온건 믿으시나요?’

 

  ‘믿지! 난 과거에서 왔으니까.’

 

  ‘엥?’

 

  ‘생종하처래 사향하처가라 날 때는 어디서 왔으며 갈대는 어디로 가는가? 네 놈이 초장부터 선문답을 하려는 모양인데 네 놈 공력 가지고는 어림없다. 자! 오늘부터 네놈이 할 일을 알려 주마.’

 

  ‘염불공부를 시작하는 겁니까?’

 

  ‘뭔 소리?’

 

  ‘날 중을 만들기 위해서 데려 오신 거 아닙니까?’

  ‘넌 오늘부터 이절의 불목하니이니라.’

 

  ‘불목하니가 뭡니까?’

 

  ‘불목하니란 절의 머슴이다. 하루 두 짐의 나무를 해오고 밥을 하고 마당을 청소하고 빨래하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할일이 태산이니라.’

 

  ‘아이고 무슨 할 일이 이리 많습니까?’

 

 다음날부터 새벽부터 일어나 중노동이 시작 됐다.

 생고생도 그런 생고생이 없다.

 그렇다고 이 절에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절의 큰 어른이신 조실스님부터

 모든 스님들로 득시글 이다. 이들은 염불을 한 다는 이유로 모두 놀고먹는다.

 일하는 사람은 나와 늙은 공양주 할멈들.

 젊고 힘깨나 쓴다는 처사가 한 사람 있었는데 너무 일이 힘들어 얼마 전 야반도주를 하고 말았단다.

 그러니까 나는 그 힘깨나 쓴다는 처사 대용으로 팔려 온 것이다.

 그러니 일이 힘들 수밖에 없다.

 잠시라도 꾀를 필라치면 저 커다란 육환장로 사정없이 때리기 까지 하는데 화장실에서 용변 한번 제대로 못 본다.

 

  ‘네 이놈 무슨 똥을 하루 종일 누느냐?’

 

  ‘꽉 막혀서 나오지 않는 걸 어떡해요?’

 

  ‘그럼 내 이 육환장으로 네 놈의 막힌 그 똥구멍을 파줄까?’

 

 사납게 육환장을 들여 민다.

 

  ‘아! 나가요 나가!’

 

 나는 허리춤을 올리며 일어섰다.

 

  ‘내일은 임금님의 셋째 따님이신 정화공주님께서 법보시를 올리시러 오시는 날이다.’

 

  ‘네? 공주가 온다고요?’

 

  ‘이놈이 이젠 귓구멍이 막혔냐?’

 

  다시 육환장을 들여댄다.

 

  ‘그럼 그 공주님 예쁘시겠지요?’

 

 주지스님은 무척이나 당황하는 눈빛이더니

 

  ‘네 이놈 어디서 무뢰하게 공주마마의 미안(美顔)을 들먹이느냐? 왕족을 능멸한 죄로 목이 달아나고 싶으냐? 그리고 예쁘면 네 놈이 어쩔 건데?’

 

  ‘뭐 어쩐다기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잖아요?’

 

  ‘뭘 먹어?’

 

 또 다시 육환장 머리를 강타했다.

 

  ‘네 이놈 당장 일주문 앞부터 대웅전 까지 먼지 한 톨 없도록 쓸 거라. 그리고 공주님이 하룻밤 묵으실 별당의 내실 바닥도 파리가 낙상할 정도로 닦아야 할 것이야.’

 

 나는 사타구니에 종소리가 울릴 정도로 하루 종일 뛰어 댕겼다.

 

 다음날이 되자 공주님이 행차 하셨다.

 화려한 수레와 함께 수십 명의 무사와 종복을 거느린 행렬이 대웅전 뜰 앞에 도착했다. 주지스님을 비롯한 모든 스님들이 법당 앞에 도열해 있다가 고개를 숙였다.

 

 수레의 문이 열리며 공주가 발부터 사뿐히 땅에 내려섰다.

 나는 멀리 떨어진 구석에서 지켜보며 침을 꼴딱 삼켰다.

 이어 수레에서 내린 공주의 모습이 나타났다.

 화려한 비단 당의에 치렁치렁 보석 장신구로 차려 입었는데 어? 그 외모가 저게 뭐지?

 나는 나도 모르게 중얼 거렸다.

 

  ‘엥? 저 뚱뚱이가 공주라고?’

 

 여러분! 늘 소설이나 영화 혹은 드라마에 나오는 공주가 예쁘다는 가설은 절대 믿지 마십시오.

 세상에 모든 공주들 즉, 백설 공주, 인어 공주, 하다못해 요술공주 핑키도 넘넘 예쁘고 귀엽지 않은가?

 그러나 여기 나타난 이 공주는 <슈렉>에 공주 피오나를 닮은 그런 추녀 저리가라 이다.

 

 그런데도 공주는 마치 자기가 미스 코리아라도 뒨 듯 우아하게 손을 흔들며 황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인 승려들에게 안내 되어 대웅전으로 들어갔다.

 

 이미 대웅전에는 황초가 타오르고 많은 신도들이 공주님과 함께 법회를 보겠다고 만장을 이루고 있었다.

 나도 법회를 첨보는 거라 구경삼아 문 뒤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잠시 후, 이절의 큰 어른이신 조실스님이 주장자를 들고 나타나 법상에 올랐다.

 와! 흰 수염이 얼굴을 덮은 게 카리스마가 보통이 아니다. 무릇 스님이란 저런 포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야말로 몰래 술 먹고 고기 처먹는 싸가지 주지스님에 비길까?

 이어 조실스님은 좌우를 둘러 대중들을 보더니 사자후 같은 게송을 토 하셨다.

 

  ‘청산은 나를 보고 조용히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마음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성냄도 벗어 놓고 탐욕도 벗어 놓고

  물 같이 바람같이 살라하네.’

 

 조실스님은 주장자가 세 번 치더니 주위를 둘러보며

 

  ‘어디 이 공안에 답할 자 있으면 말해 보거라. 갈!!’

 

 모두 말이 없다. 말할 건덕 지가 없는 건지 감히 황송해서 말을 할 수 없는 건지 고요한 침묵만이 오고 간다.

 그런데 요놈의 오두방정 나서는 걸 좋아하는 고질병 때문에 손을 번쩍 들고 말았다.

 그러자 모든 시선이 나에게 쏠리고 주위기 온통 소란스러워 졌다. 공주님도 나를 향해 뒤 돌아 보더니 눈이 초롱초롱 해졌다.

 조실 스님이 눈을 끔뻑이며 묻는다.

 

  ‘저 놈은 누군고? 첨보는 얼굴인데?’

 

 그러자 얼른 주지스님이 몸 둘 바를 모른다는 듯 나서며

 

  ‘잡일이나 시키려고 시전에서 사온 종놈입니다. 네 이놈 썩 물러가지 못할까?’

 

 그런데 공주님이 나섰다.

 

  ‘혹시 압니까? 혜능 선사가 환생이라도 하셨는지? 어서 그 공안에 답해 보아요?’

 

 절에 머슴을 살다가 달마의 법통을 이어 받는 육조스님에 비유되다니 큰일이다.

 나는 어쩔 수없이 입에서 나오는 데로 중얼 거렸다.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은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타타타~’

 

 김국환이 부른 {타타타}라는 노래 가사이다.

 그러자 돌연 여기저기서 감격의 한탄소리가 들려 왔다.

 

  ‘와! 법기가 여기 있었네.’

 

  ‘그동안 십년 공부한 우리들도 못 따라간 선지식이다.’

 

 모두들 나를 향한 칭송의 소리가 드높았다.

 조실스님 마저 고개를 끄떡이며

 

  ‘천년은 앞 선 위대한 공안이로다. 색즉시공, 공즉지색도 저 타타타~ 앞에서는 전멸이로다.’

 

 나를 향해 엄지를 내미시었다.

 

 그날 밤, 나의 숙소인 요사채 구석방으로 누군가 다가왔다.

 

  ‘처사님! 처사님!’

 

 여자의 목소리다.

 

  ‘누구?’

 

 문을 열고 보니 공주를 모시는 시녀이다.

 그런데 달빛 때문인가?

 너무 예쁘다.

 공주는 바로 너 같은 얘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저의 공주마마께서 처사님을 만나 뵙자고 후원 마당에서 기다리고 게십니다.’

 

 어쩜 목소리 까지 그야말로 은쟁반에 옥이 구른다.

 난 공연히 사극흉내를 내며 버텼다.

 

  ‘남녀가 유별한데 어찌 야심한 야밤에 모르는 남정네를 불러낸단 말이오.’

 

  ‘아님 죽으시렵니까?’

 

  ‘죽다니?’

 

  ‘지금 까지 공주 마마의 명을 어긴 자는 한명도 살아남는 자를 못 봤습니다.’

 

  ‘뭐라?’

 

  ‘어서 나서시지요.’

 

 나는 죽지 않으려고 시녀를 따라 나섰다.

 앞서 걷는 시녀의 뒤태가 너무 유혹적이다.

 그저 저걸 다가가 왈칵 안아 주고 싶다.

 공주는 후원 탑 아래서 밤하늘의 둥근 달을 바라보고 게셨다. 그런데 의상이 마치 온 몸을 투명한 망사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잠옷 사이로 삐져 나 온 허벅지며 팔뚝이며.. 아! 차라리 달빛이라도 없었다면...

 

 나는 감정을 감추고 공주에게 공손히 다가섰다.

 

  ‘야심한 밤에 어이 저 같은 미천한 것을 부르시고?’

 

  ‘달이 너무도 밝아 잠도 안 오고 선사의 법문이 한 번 더 듣고 싶어 이리 무뢰한 부탁을 하게 되었소.’

 

 공주의 입에서는 향기로운 밀향이 났다.

 아마 한잔 한 모양이다.

 

  ‘그게 실은 게송이 아니고 유행가인데?’

 

  ‘유행가는 또 뭐요?’

 

  ‘그.. 그게..그러니까 미래에 대중들이 부르는 노래인데요. 그런 걸 대중가요라고 합니다.’

 

  ‘비구 비구니 우바세 우바우를 일컫는 사부대중 말이요?’

 

  ‘뭐 비슷하긴 한데?’

 

  ‘그러니 어서 그 사부대중의 심금을 울릴 게송 한마디 만 해주시구려. 남녀의 사랑에 대한 게송을 해 주시면 더욱 좋고..’

 

 더 이상 망설일 수도 없다.

 이런 저런 유행가 가사를 생각하다 이번엔 남분옥분이 부른 노래로 정했다.

 

  ‘때론 당신 생각에

  잠 못 이룬 밤도 많았지

  기울어 가는 둥근 달을 보며

  타는 가슴 남 몰래 달랬지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향기로운 꽃보다 진하다고

  사랑 사랑 바보들의 이야기라고..’

 

 직접 노래를 부른다면 더욱 좋겠지만 가사로만도 좋은 듯싶다.

 돌연 공주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너무 좋아! ’

 

 동시에 몸부림을 치며 몸을 비틀더니 날 왈칵 껴안았다.

 순간, 내 옆구리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으악! 아 아파요... 그 그만 갈비뼈 부러져요.’

 

 빠져 나오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더욱 우악스런 공주의 손길에 꼼짝 달싹 할 수가 없다. 이어 공주는 그런 나에게 달려들어 나의 입술을 우악스럽게 빨아 대었다.

 와! 아귀힘이 보통이 아닌 듯 혀가 뽑혀 나갈 것만 같다.

 

 아! 내 기억의 회로는 그 시절로 돌아갔다. 처음 호스트가 된 첫날, 지명도 못 받고 화장실 청소를 하는데 한 술 취한 뚱보 아줌마가 들어섰다. 그 아줌마는 대뜸 나를 보더니 나에게 달려들어 내 입술을 강탈하기 시작 했다. 그때 그 아줌마 입에서는 그야말로 종합 세트 시궁창 냄새가 났다. 지금 그 냄새와 똑 같다.

 나는 그때를 생각하며 몸부림 쳤다.

 

  ‘이 이러지 마요.’

 

 순간, 공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 이놈 내 구애를 거절하려는 거냐? 나를 능멸한 죄! 네 놈을 용서치 않으리라! 게 누구 없느냐?’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어둠 속에서 호위 무사들이 나타났다.

 도대체 그들이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거지?

 

  ‘당장 이놈의 목을 쳐라!’

 

 그러자 호위 무사들이 나를 향해 칼을 뽑아들었다.

 

  ‘사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 했어요. 무슨 일이든 시키면 다 하겠습니다.’

 

 나는 무릎을 꿇고 빌었다.

 그러나 나의 애원에도 공주는 더욱 잔악해지며

 

  ‘어서 저 놈 목을 치라니까..’

 

 잔혹하게도 칼끝은 내 목을 향하고 있다.

 

  ‘아! 이렇게 죽는 구나?’

 

 나는 눈을 감았다.

 그런데 갑자기 사람들의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적이야 도적! 도적 떼가 나타났다!’

 

 그러더니 사방에 불이 밝혀지며 더욱 소란스러워 졌다.

 

  ‘도적떼가 공주님 침소에 침입했다. 어서 잡아라.’

 

 갑자기 절집이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다.

 

  ‘어머! 내 방에 도적이 들었데. 그럼 내 귀한 보석들을.’

 

 공주가 서둘러 허둥지둥 움직이자 호위무사의 우두머리 인 듯 인 자가

 

  ‘이 자는 나중에 징치하도록 하고 어서 도적을 잡아라!’

 

 명령하자 호위무사들이 칼을 거두고 공주를 뒤따라 달려갔다.

 

  ‘휴…….’

 

 난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누군가의 무리들이 달려왔다.

 나와 마주 쳤다.

 

  ‘어?

 

 한 눈에 봐도 도적들 틀림없다.

 도적들도 나를 보더니 방해꾼을 만난 듯 멈춰 선다.

 한 도적의 칼이 다시 나의 목을 향했다.

 

  ‘우리를 본 자는 살아남지 못한다.’

 

 하루에 두 번 죽는 경우를 당하는 정말 재수 없는 날이다.

 그때 누군가가 나서며 말했다.

 

  ‘시간이 없다. 그냥 가자!’

 

 털북숭이로 차려입은 남자의 복장 이었지만 여자의 목소리이다.

 그 여자가 내게 다가섰다.

 

  ‘네 놈 설법이 제법 그럴듯하더라. 특히 알몸으로 태어나 옷 한 벌은 건졌잖소! 라는 대목이 아주 좋았어.’

 

 어둠속에서도 여자는 살포시 웃는 듯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들은 낮에부터 신도로 가장해 절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 여자는 나를 섬광과 같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마침 달빛이 구름을 빠져 나오며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섬광 뒤에 감춰진 그녀의 눈빛이 바다처럼 푸르다.

 푸른 눈을 갖은 여자.

 나는 그 바다처럼 깊고 푸른 그녀의 눈빛에 빠져 들었다

 도적들은 칼을 겨두며 내게 말했다.

 

  ‘운이 좋구나! 우리를 만나 산자는 네 놈 뿐이다!’

 

 도적의 무리들과 함께 푸른 눈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난 다시 살았다.

 

  ‘...........’

 

 그러나 한 순간 본 그녀의 푸른 눈빛은 한동안 내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 조실스님의 게송은 고려 말 나옹선사의 {청산은 나를 보고}를 인용 하였습니다.

  소설장르에 의한 시대의 간극을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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