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네 죄를 아느냐 "
" 모릅니다 "
" 그 죄를 모른다... 그것이 네 죄이다. "
항상 같은 배경의 하얀남자가 앉아 나를 내려다본다. 이것은 꿈.
아니 전생 이랄까,
죽을 때마다 딜레마처럼 반복된다. 하얗다 못해 얼굴조차 확인이 되지않는 남성이 나에게 무척이나 화를 내고있는
" 당신은 신이 아닙니다 "
" 당신같은 이기적인자가 신이라고요? "
" 저는 당신을 대신해 인간을 구원하였습니다."
" 그게 죄가 됩니까? "
그리고 항상 같은 말을 쏟아지듯 내뱉으며 울부짖는다. 나에게 화를 내는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내가 한 일을 정당화시키며
내가 한 짓이 옳다는듯 끝까지 잘못했다 한마디의 사과를 하지않는다.
" 네가 나를 대신해? 너 따위가, 감히! "
인과율을 어긴다.
그것의 내가 소멸되어도 할 말이 없는죄.
신을 배신한다그것은 내 종족을 배신한 죄.
까마득하게 사라져가는 기억을 붙잡고 가슴미어지게 사랑했던 그를 떠올렸다.
이 순간마저도 그가 보고싶다니
" 네게 벌을 내린다 "
" 너로 인한 인과율로 피해받은 모든이들의 고통을 느껴라. 그때까지 인간으로 살아가라.죽어도 죽은 몸이 아니고 살아도 산 몸이 아니다. 그것이 내가 주는 벌. 반박은 받지않는다. 그만 사라져라 "
***
죽었다
또 죽었다
눈 앞이 캄캄하고 복부와 심장을 포함한 온몸에서 피가 철철 나오다 못해흘러 내 밑에 커다란 웅덩이를 만든다. 손 발의 힘이 빠지고 입에서도 조차 끊임없이 피가 울컥하고 치밀어나온다.
마치 누가 펌프를 누르듯 내 몸의 모든 피를 수축하여 빼는 느낌처럼 서서히 잠이 들어가듯 죽었다.
" ...가씨"
" 아가씨! "
죽었다 라는 느낌을 받고 몇 초도 지나지않아 피 한 방울 보이지 않는새하얀 시트위에서 눈을떴다.
" 짜증나게 하지말고 빨리 일어나세요. 곧 공작님 오신다고요"
그리고 또 처음보는 이의 몸에 들어와있다. 내가 사랑했던 이의 복수로 인해 또 다른 사랑하는이가 나에게 내린 저주. 무환환생
" 허, 지금 저 무시하시는 건가요? 일어나시라고요"
죽었다 살아난 것을 직감하기도 전에 귀에 앵앵거리며 고음을 질러대며 내팔에 저릿한 고통이 느껴지게 잡고있는 한 여인이 보였다.
" 나가 "
무환환생. 죽어도 죽지 못하고 살아도 살지 못하는 나의 죄명.죽으면자동으로내인과율로인해고통받던이들의껍데기로환생을하게된다.그리고 내 영혼에 그들이 살아왔던 기억이 고스란히 스며든다.
감정이 없이 살아가던 이들에게 제 3자의입장으로 그들의 몸에 들어가살게되는 것이다. 그동안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알게해주는 일종의 특권이다.
" 나가라고 하지않았니 뭘 그리 멀뚱멀뚱 서있는거지 "
하, 라며 큰소리로 코웃음을 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누가 들으라는 듯 쾅하며 세게문을닫고 나간 여인을보니 욕 밖에 나오지 않는다
" 네 녀석도 참 불쌍한 아이구나 "
자세한 기억은 시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내영혼에 흡수되겠지만 일차적으로들어온 기억에 의하면
올해 18살이 된 루시티아 제국의 개국공신 라메디아공작가의 둘째딸.그런건 기본 인적사항이고
인관관계에는 딱히 뭔가 없었다.기본적으로 15살 때 사교계에 뛰어드는데이 아이는 그런것도 없었는지 기억에는 오직 가족과 공작가내의 사용인 밖에 없었다.
그런 경우는 집 안이 한미하거나, 공작가니 절대 아니고. 몸이 안 좋거나, 장기가 상당히 쓰라리고 머리가 아프지만 이런 정도로 공작가의 자녀가 사교계에서 활동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리고 마지막은 누군가의 계략.
누군가의 계략이라고 보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타당하다지만 아무리생각해도 공작가인데 이 정도의 고립을 시킬 수 있는자는 없다.
" 클레라언니... 나 아젤란이야 들어가도 돼? "
상당히 예의를 차린 듯 방문을 똑똑 두드리지만 방 안의 사람이 허락을 내리기도 전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보니 마냥 예의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
" 언니... "
흑... 하며 눈물을 글썽이며 내 손을 꼭 잡고 안긴다.이름이 아젤란 아무래도 클레라의 동생인 모양이다.
" 언니 걱정했잖아.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땀을 흘리고 그래. 아무리 그래도 오늘은 아버지가 오시는 날인데 나오기 싫은 마음은 알지만 그래도시녀에게 그리 나가라하면 어떡해...하지만 언니가 아버지를 뵙기 싫어하는마음은 이해해. 편히 쉴래? "
누가보면 꼭 안아 달래주고 싶을 정도로 가련한 미인이 저의 언니를 매우사랑하는 모습 같지만 오래 살다보니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건 식은 죽 먹기가 되어버려 이 정도 연기쯤은 쉽게 간파한다.
" 아니, 아버지가 오시는데 딸이 빠지면 안되지. 그럼 준비할터니 그만 나가보렴"
금빛 두 눈동자가 흔들린다. 역시 연기였잖아. 사이좋은 자매같은 같잖은
" 뭐...? 너 미쳤어? "
웃음이 나오네, 아직 어려서인지 몰라도 아무래도 제 감정을 다스리기에는부족해 보이는걸 봐서 어려운상대는 아니다라고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 미쳤냐니 아버지가 오신다며, 그럼 딸로써 여런히 마중을 나가야 하는 것 아니겠니"
" 너 같은 괴물이 무슨 자격으로 미쳤어 진짜? "
괴물이라니 그런 말은 너무 오래만에 들어서 면역이 없는데, 아 마음 아파라
" 괴물이래도 공작의 딸인데 누가 감히 어디서 자격을 논하겠니, 나가. 두 번 말하게 하지마 꺼져라고 해줘? "
애시당초 한 번 말했는데 나가지않고 개기며 괴물이라던지 미쳤다던지 말한 상대에게 예쁜말을 해 줄필요는없지 원래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법
" 미쳤어 진짜로 미친게 분명해 지가 어떤 괴물인데 아버지를 당당하게 뵐 생각을 해? "
라며 제 입술을 깨물며 나가는 금발을 보며 오히려 기대가 되었다.
아- 동생이란 자가 저렇게 아름다우면 클레라 또한 아릅답겠지 살아갈 맛이 나겠어.
벌써부터 행복한데 어쩌지, 아 너무 예뻐서 돌연사 해버리는거 아냐?라고생각하며 거울에 서자마자 정말로 돌연사 할 뻔했다.
" 우와... "
윤기있는흑발, 누가 뭐래도 에메랄드보다 맑은 청색눈, 거기에 무슨 짓을했는진 몰라도 곱고 길게 올라간 속눈썹, 높은코, 일어난지 얼마 안되서 맨얼굴 일텐데도 앵두같은 입술
" 미인이네 "
" 이번 환생은 신에게 좀 감사해야겠어 "
라고 생각했다. 미녀로 살아본 적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의미로 상당히 눈길을 끄는 예쁨이다.
마치 누구를 꼬시려 작정한 것 같은
뭐랄까 조금은 나쁜여자 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