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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진화의 새벽
작가 : 연성
작품등록일 : 2019.9.11

예기치 못한 순간에 다가 온 재앙은 인류에게 종말의 위기를 안긴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위기속에서 인류는 서로를 희생시켜 살아남지만

그 결과 인류를 분열하고 갈등하며 고통속에 몸부림치는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끝나지 않은 위기는 새로운 시대를 요구하며

인류를 대체할 새로운 지성체들의 등장시키고

분열과 갈등속에 퇴화해 가는 인류는

새롭게 등장한 지성체들을 괴물이라 부르며 저항한다.

인간들은 퇴화를 극복하고 지구를 지배하는 최상위종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까?

과연 사람의 기준은 무엇이고 가치는 무엇인가.

 
2. 일상
작성일 : 19-09-11 04:32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7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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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상

 

 2047년 7월 10일

 인류가 핵폭격으로 울룰루를 죽이고 14년이 흘렀다.

 위이이이잉- 치이익-

 “다음 역은 일광, 일광역입니다.”

 지하철이 들어오고 사람들이 오르내린다.

 지금은 아침 8시 출근시간이지만 지하철은 그다지 붐비지 않고 있었다.

 15년 전만해도 출퇴근 시간의 부산 지하철역은 사람으로 미어터질 정도로 복잡했다고 하지만 적어도 대폭격 이후에는 볼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1차 대폭격 이후 울룰루는 사라졌지만 초고온의 핵폭발조차도 울룰루의 오염물질을 정화시키지는 못했다. 오히려 고온의 열기가 오염물질들을 기화시키면서 오염물질들은 바람을 타고 더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화된 오염물질은 빠르게 러시아와 중국을 벗어나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확산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진 만큼 오염물질의 감염자도 오히려 급속도로 늘어났다.

 대폭격이 남긴 방사능과 오염물질들, 돌연변이의 등장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했다.

 이어진 재난에 대처하는 국가들의 자세는 모두 달랐다.

 울룰루와 대폭격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감당해야 했던 아시아는 세계에 도움을 구했지만 UN을 중심으로 한 UN연맹국가들은 아시아를 포기해버렸다.

 기화된 오염물질이 빠르게 확산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기후조작 위성들을 띄워 대기의 이동을 막아 오염물질과 방사능이 아시아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막았고, UN군을 동원해 돌연변이들이 아시아를 벗어나 중동과 유럽으로 넘어오지 못하도록 거대한 방벽을 세웠다.

 그렇게 버려진 아시아는 절망 속에서 감염과 공격에 의해 인구의 90% 가량을 잃었다.

 모두가 아시아에 희망이 없다고 여길 때쯤 기적처럼 데우스들이 등장했다. 오염물질에 감염되고도 2%의 확률로 퇴화를 극복한 사람들 중 희박한 확률로 돌연변이와 각성을 경험한 초능력자들.

 그들의 능력은 과학을 초월한 위력을 발휘했고, 아시아의 국가들은 데우스들을 중심으로 국가의 전력을 집중시켜 도시국가들이 형성되게 된다.

 그렇게 살아남은 도시국가들 중 부산은 대한민국에 남은 두 개의 도시국가 중 하나였고, 나름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재앙이 휩쓸고 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사람들의 생활은 더 편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자본과 기술이 하나의 도시에 집중되면서 생긴 일이었다.

 요즘 도시국가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퇴근을 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하며 살아간다.

 집에서 온라인을 통한 근무만으로도 충분히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고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었기에 재택근무를 통해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벌어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런 세상에서 강우진과 같이 이른 아침부터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먹고살기 더럽게 힘들거나 절박한사정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쿨럭! 쿨럭!”

 강우진은 아침부터 가슴에서부터 올라오는 간질거림을 참기가 힘들었는지 입을 가리고 기침을 토해내고 있었다.

 기침을 하고 난 뒤 입을 가렸던 손바닥을 보니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아 젠장 또 각혈이네.’

 대폭격의 여파로 아시아 전역에 방사능과 오염물질이 퍼지고 14년.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방사능 피폭으로 죽어갔다. 1차 대폭격이 있고 1차로 직접 피폭된 사람들은 이미 거의 다 죽었다.

 지금 강우진처럼 방사능에 피폭되고도 살아있는 사람들은 2차 감염자들이었다.

 제독이 되지 않은 오염지역의 방사능과 접촉하거나, 혹은 1차 피폭자의 가족들이 그들이었다.

 더럽게 불행한 일이었지만 워낙에 불행이 만연해진 시대다 보니 사람들은 이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과 친구, 연인을 잃으면서 마음에 여유가 사라지고 상처만남은 사람들이다 보니 더욱 그랬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대폭격을 결정한 UN연맹의 국가들을 증오했다.

 자신들의 피해를 보상받기보다는 가해자들에게 복수하기를 원했고, 복수를 위한 군비에 돈을 써야한다고 믿고 있었다.

 결국 그런 믿음으로 대부분의 국가예산은 사람들의 복지나 치료보다는 방위비에 쓰이고 있었고, 피폭자들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점 더 멀어졌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턴가 피폭자들을 향한 지원은 거의 없어져버렸다.

 요즘 국가가 하는 피폭자 관리란 방사능에 감염된 피폭자들은 분리된 주거지역에서 따로 생활하게 하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그들은 방치되고 있었다.

 그렇게 방치되고 외면 받은 이들은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더럽고 위험한 일들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돈을 벌어야만 치료비를 충당해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지금 강우진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런 사람들이었다. 자기 혹은 가족 중 누군가가 피폭자라 거액의 치료비가 필요한 사람들.

 지금은 그렇게 개 같은 세상이었다.

 

 “어이- 또 보네요.”

 회사에 출근해 탈의실에 들어온 강우진은 출근했답시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지만 누구하나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안면이 있든 없든 대부분 인사를 해도 저렇게 무시하는 게 여기서는 관례였다.

 이곳의 대부분이 피폭치료 할 돈이 없어서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사람들인데다 이곳의 일이 언제 죽을지 모를 위험을 떠안고 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오늘 웃으며 인사한 사람이 내일은 죽어서 못나오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동료들이 죽어나갈 때마다 슬퍼하다 지칠대로 지쳐버린 이곳의 사람들은 무관심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언젠가부터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 마음을 주고받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서로 통성명을 하거나 안면을 트는 경우도 드물어졌고, 지금처럼 삭막한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게다가 여기 일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다음 사망자 1순위가 다름 아닌 강우진이었으니 저들이 강우진의 인사에도 모른 척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쿨럭!”

 “컥! 크컥! 카악!”

 강우진이 작업복으로 갈아입으면서 기침을 하자 탈의실의 사람들은 강우진에게 감염이라도 된 것처럼 따라서 쿨럭 거리며 기침을 하거나 가래 뱉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누구하나 뭐라 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유일하게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이 이런 삶의 고통이었으니 이런 부분에서는 서로 관대했다.

 물론 이런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은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의 이 사람들이 이렇게 고통스런 삶을 붙잡고 버틸 이유가 없었다.

 사람과 사회는 외면했지만 발전한 기술은 방사능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수단을 만들어 냈고, 그렇게 피폭자들에게도 희망을 남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지 돈! 돈이 문제였다.

 방사는 치료는 국가에서 지원이 되지 않았고, 그 치료비를 개인이 충당해야 했는데 그 금액이 재택근무로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 사람들 대부분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럽고, 힘들고, 위험하지만 그 희망을 잡고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 말이다.

 “여-어- 아저씨. 오늘도 나왔네요? 어제 몸 안좋다더니?”탈의실을 나선 강우진이 앞에 보이는 중년의 남자를 보고 다가가 아는 체를 했다.

 “미친놈! 곧 뒤질 것처럼 생겨서 매일 피토하는 놈이 내 걱정을 하냐?”

 “뭐야? 인사를 했더니 왜 악담으로 받고 그래요?”

 확실히 바싹 마른 온 몸 여기저기에 수포가 일어나있는 모습의 강우진은 중환자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을 모습이기는 했다.

 “인사 같은 소리하네. 인마 쓸데없이 남 걱정하지 말고 네 몸이나 잘챙겨. 여기서 죽을 날 제일 일찍 받아 놓은 게 너라고 여기 사람들 다 떠들고 다니더라! 쯧!”“아 진짜! 아침부터 더럽게 까칠하네. 됐수다”

 출근하자마다 강우진와 투닥거리는 사람은 박씨 아저씨였다.

 정확한 이름은 강우진도 몰랐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불나방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이곳에서 누군가의 이름을 알고 기억한다는 건 나중에 괴로운 상처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진 강우진도 누군가의 이름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지 오래였다.

 그런데 얼마 전 병원에서 진짜 죽을 날을 받아서인지 요즘 들어 가끔씩 박씨아저씨의 이름이 궁금하기도 했다.

 박씨아저씨라는 저 양반이 말은 저렇게 까칠하게 해도 이곳에서 은근히 강우진을 걱정을 해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우진은 아직까지 박씨아저씨의 이름을 물어보지 않고 있었다.

 왠지 진짜 이름을 물어보면 자기가 죽는 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였다.

 강우진은 죽고 싶지 않았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악착같이 살아남고 싶었다.

 그런데 괜히 박씨아저씨의 이름을 물어보면 마음약해질까 싶어 아직도 물어보지 않고 버티는 중이었다.

 ‘끝까지 살아남아서 완치되면 이름을 물어봐야지’라고 결심하면서 말이다.

 물론 특이 케이스인 강우진에게 그런 일이 가능 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놀러왔냐!? 뭘 그렇게 쑥덕거리고들 있어! 왔으면 빨리 일이나 시작해!”강우진이 떠드는 소리를 들었는지 덩치 큰 중년남자 하나가 바닥의 돌들을 툭 툭 차면서 다가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아직 8시 40분이었고 원래 출근시간이 9시 인걸 생각하면 괜한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었다.

 “아- 씨 드럽게 지랄하네.”“뭐?! 너 이 새끼! 금방 뭐라고 했어!”

 인성은 개밥으로 던져주고 온 것 같은데 귀는 밝은지 뒤돌아 작게 중얼거린 강우진의 욕설이 다 들린 모양이다.

 “김반장이 참아!”

 “아! 씨발 참기는 뭘 참아?! 박씨도 이제 일하기 싫어? 빨리 이거 안 놔?!”

 미친 소처럼 깅우진에게 달려들던 김반장을 아박씨 아저씨가 붙잡아 말렸다.

 ‘역시 좋은 아저씨라니까’

 “얘 많이 아픈 거 알잖아? 괜히 툭하니 건드렸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움찔

 “에이 카악- 퉤! 너 이 새끼 내가 지켜본다. 농땡이 피우다 걸리면 뒤질 줄 알아! 알겠어?!”박씨 아저씨의 말에 김반장이 움찔하더니 더는 덤비지 못하고 입만 사납게 놀리고는 돌아서고 있었다.

 ‘아- 이 개 같은 놈이 왜 코앞에 서있으면서 소리를 질러대고 지랄이야 시끄러워 죽겠네.’

 “놀고 있네. 사람 모자란 거 다 아는데 지가 나를 자를 수나 있나? 벼엉-신.”

 죽일 것처럼 달려들던 김반장이 박씨아저씨의 말 한마디에 가버리는 건 이유가 있었다.

 대폭격 이후에 세상이 바뀌었다.

 방사능과 오염물질 때문에 사람들은 한정된 주거지역에서만 살 수 있었고 당연히 수백만 혹은 천만이상의 사람들이 하나의 도시에 몰려서 생활해야 했다.

 이곳 부산만 하더라도 인구가 900만 가까이 될 정도였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생활하다보면 싸움이 나고 사고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국가에서는 법을 개정해서 그런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는데, 그 법이라는 것이 아주 치졸했다.

 벌금형.

 한마디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사람들은 죄를 지으면 벌금을 내거나 혹은 노역을 통해서 벌금을 갈음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 노역이라는 것이 정말 지독했다, 군부대에서도 모두가 기피하는 사체처리부대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강제로 근무를 시키는 게 노역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에 불복하면 군법에 따라 감옥에서 보름을 살게 되는데. 국가는 보름 후에 범죄자에게 다시 사체처리부대의 입대를 제안한다.

 만약 벌금도 내지 않고, 이 2번 입대제안도 모두 거부하면 도시는 그 사람을 추방한다.

 도시밖에 돌연변이들이 우글거리는 걸 생각하면 한마디로 나가죽으라는 소리였으니 애초에 자살희망자가 아닌 이상 범죄자는 정부의 제안을 거부할 수가 없었다.

 벌금을 갚거나 사체처리부대에서 근무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나 하는 천만의 말이었다.

 단순 폭행죄만 해도 벌금이 1억으로 벌금의 금액이 일반적으로는 감당이 안 될 만큼 엄청났고 혹시 살인이라도 저지르면 벌금이 100억이나 되었으니 재벌이 아니고서야 감당이 될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사체처리부대에서 복무를 통해 갈음을 하면 되느냐? 물론 가능하다 하다못해 월급이 어마어마한 수준이라 폭행죄의 1억 정도는 넉 달 정도만 근무해도 충분히 갈음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사체처리부대라는 것이 안전지역인 도시 바깥의 돌연변이들을 토벌하는 전투부대의 후위에서 방역작업과 돌연변이의 사체처리를 담당하는 부대였기에 방사능과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기본이고, 에렉투스나 세미호모 같은 돌연변이들에게 공격당해 객사하기 딱 좋은 보직이라는 것이 문제였을 뿐이다.

 전투 병력들은 돌연변이에게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훈련받아 돌연변이용 병기들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전투력이 좋은 사람들이라지만 벌금이나 갚을 목적으로 온 사체처리부대의 부대원들은 소총하나가 무장의 다였기에 에렉투스 같은 최약체 1급 돌연변이만 만나도 갈가리 찢겨 한 끼 식사거리가 되기 일쑤였으니 말이 사체처리부대지 사실은 자살부대나 다름이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체처리부대에서는 하루에 100만원씩의 임금을 쳐서 벌금을 갈음해준다고 해도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 곳이었다.

 실제로 사체처리부대에서 첫 달을 보내는 경우 사망률이 27%로 처음 한 달에 넷 중에 하나는 죽어서 나오는 곳이니 이런 반응이 당연한 곳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정이 있기 때문에 박씨 아저씨의 말에 김반장이 그냥 가버린 것이다.

 괜히 곧 죽을 놈 툭- 하고 건드렸다가 강우진이 ‘억!’ 하고 쓰러지기라도 해버리면 반장입장에서도 난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개 같은 현실에도 정작 사람들은 별로 불만이 없었다.

 요즘 세상에 평범한 사람들은 바깥에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기에 범죄에 연루될 일도 많지 않았고 생활에 큰돈도 필요하지 않았기 죄를 지을 필요도 별로 없었으니까.

 모든 주택들은 국가의 소유로 노동등급이나 기여도에 따라서 개인에게 할당되었고, 기본적인 식료품도 국가에서 무상으로 배급된다.

 다만 맛있는 요리나 술, 담배 등의 기호식품들을 구하거나, 혹은 보급품 외에 남들과는 다른 혹은 남들보다 좋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훨씬 큰돈이 필요했지만 그런 건 있는 집 자식들이나 누릴 수 있는 것이니 애초에 일반시민들은 바랄수도 없었다.

 결국 굳이 욕심이 없다면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것에는 지장이 없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며, 한 달에 200-300만원 정도를 벌어 취미활동을 하면서 무난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고, 그러니 이런 사정에 불만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더럽고 위험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으니 범죄자들을 활용한 이런 방식에 시민들은 대부분 찬성했다. 본인들은 그 일을 해야 할리 없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물론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기껏해야 빈민가의 사람들이나 범죄자들이 대부분이라 대세를 바꾸기에는 무리였다.

 “얌마! 너 진짜 죽으려고 환장했어? 왜 그래?”

 김반장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박씨아저씨가 다가와 강우진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아니 저 자식이 9시도 안됐는데 개지랄을 하잖아요?”

 “하아- 야 이 바닥 일하는 놈들 중에 사연 없는 놈 없고, 모두다 하나같이 한 성질 하는 놈들인데 다른 사람들은 왜 아무 말이 없겠어? 다 살려고 그러는 거야! 살려고! 여기 네 성질을 받아줄 사람 아무도 없으니까. 너도 좀 적당히 해!”

 “아- 알았어요. 알았어.”

 또 잔소리였다. 뭐 잔소리가 귀찮기도 하겠지만 강우진에게 잔소리하는 사람은 그나마 박씨 아저씨가 유일했기 때문인지 강우진도 박씨 아저씨의 잔소리가 마냥 싫지만은 않은 듯 대충 대답하면서도 박씨아저씨와 계속 붙어 다녔다.

 그러다 9시가 시작되자 강우진은 괜히 툴툴거리면서 일을 시작하러 움직였다.

 이곳에서 하는 일이 뭐나고?

 이곳은 도시의 외벽이었고 강우진은 외벽관리 용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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