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푸른성
작가 : NO301
작품등록일 : 2019.9.2

운명 싱대에 대한 이야기

 
6.
작성일 : 19-09-09 21:49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301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차가 멈춘 곳은 서울외곽의 어느 빌라 주차장이었다. 기쁨이 차를 주차하기가 무섭게 황씨가 차 밖으로 나갔다. 그는 망설임 없이 빌라와 주차장이 연결된 출입구로 들어가 사라졌다. 움직임이 단순히 빠르다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눈깜짝할 사이의 이동이었다.

  [우리도 가요]

  다행히 기쁨은 느긋하게 움직였다. 호연은 속으로 적잖히 긴장됐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며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아참. 깜박할 뻔 했네]

  기쁨이 멈춰서더니 호연에게 말을 이어갔다.

  [각성 시켜줬으니 댓가를 주셔야죠]

  [네?]

  [황씨 아저씨. 내가 붙잡으라고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아니 진짜 죽을 거 같아도 꼭 붙잡고 있어야 해요. 알겠죠?]

  [...]

  기쁨이 호연의 어깨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걱정말아요. 당신이 그렇게 해도 황씨 아저씨는 뒤끝이 없으니까]

 

  빌라는 승강기가 없는 5층 건물이었다. 기쁨은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황씨 만큼은 아니었지만 기쁨 역시 전혀 힘든 기색 없이 5층까지 올라갔다. 오히려 호연은 그 뒤를 따라 올라가며 자신은 왜 숨이 차는 지 의아할 정도였다.

  기쁨은 501호실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황씨가 이미 그 문을 열어 놓은 건지 원래 열려져 있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문은 아무 저항없이 열렸다.

  아직 밤이 되려면 시간이 남은 시간이었지만 암막 커튼으로 햇빛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어 방 안은 꽤나 어둑했다. 그나마 커튼의 여백으로 새어나오는 빛 덕분에 방 안의 윤곽이 듬성 듬성 보였다.

  방은 1ldk구조였다. 전체적으로 작은 사이즈였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 살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아 보였다. 앉은뱅이

 1인용 쇼파가 놓여져 있고 테레비젼은 없었지만 음반이며 시디플레이어가 한 벽면을 차지하고 있어 집 주인의 취향을 확실히 알 수가 있었다.

 기쁨은 느긋하게 거실 한켠에 놓인 냉장고를 열었다. 그리고는 그 안에서 사과를 하나 집어 들더니 크게 한 입 베어

 물고 씹어 먹으며 찬장 서랍을 열었다 닫았다하며 어슬렁거렸다. 세간살이는 딱히 요란하거나 하지는 않아 보였다.

 오히려 지나치게 심플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이었다.

 [뭐해. 빨리 들어와]

 황씨가 안방에서 불쑥 머리를 내밀더니 짜증섞인 투로 내뱉었다.

 [이거만 다 먹구요]

 [씨발]

 호연은 황씨의 욕지거리에 흠칫 놀랐지만 호연은 그러거나 말거나 대꾸도 하지 않았다. 황씨는 쾅 소리를 내며 안방 문을 닫아 버렸다.

 [우리 황씨 아저씨. 살아있는 여자를 엄청 좋아하는데]

 호연이 제 팔 목을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욕망을 참을 수가 없는지. 여자의 붉은 실을 회생 불가할 정도로 죄다 물어 뜯어놓거든요. 병이죠, 병. 자기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지. 그래서 대부분의 여자들은 다 바로 강가행이에요]

 기쁨은 먹고 남은 사과 씨를 개수대에 아무렇게나 던지더니 말을 이어갔다.

 [사실 저 여자는 얼마전에 건물에서 떨어져 자살하려고 한 걸 내가 구해줬어요]

 [구해줬는데, 왜 지금 저 남자와 여길 같이 온 거죠?]

 기쁨이 호연의 옆으로 오더니 귓속말로 속삭였다.

 [아시겠지만 당신을 각성시키는 댓가가 표면적인 이유이죠. 우리 아저씨는 이것에 대해서만 알고 있는 상태구요]

 [다른 건 뭐가 있는 거죠?]

 호연 역시 낮게 대꾸했다. 그의 시선은 안방 쪽을 향해 있었다.

 [후. 우리 황씨 아저씨가 여자를 죽기 일보직전까지 붉은 실을 물어 뜯으면 운명의 실이 완전히 끊어져 버리거든요. 내가 신호를 보낼테니까. 그때 황씨 아저씨를 붙잡아줘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기쁨은 조금 전의 여유로운 모습과는 조금 달라 보였다. 무언가 화가 난 거 같기도 하고 긴장한 거 같아 보이기도 했다. 다만 호연은 기쁨이 무슨 말을 하든 이제는 그의 말에 자신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호연은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막막한 기분이었지만 황씨 아저씨란 사람이 화가 나 자신을 어떻게 하지 않을 거란 기쁨의 말도 믿어

 보기로 했다.

 

 방 안으로 들어가니 여자가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는 게 보였다. 잠들어 있는 거 같아 보이기도 했고 그냥 두 눈을 감고 있는 거 같아 보이기도 했다. 어느쪽이든 여자의 자세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가지런한 상태였다. 눈에 띄는 건 가슴에 포개어 놓은 양 손 목에 머리 카락으로 보이는 것으로 묶어 놓여져 있었다. 황씨는 침대 주변을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빙글빙글 맴돌고 있었다.

 [빨리 풀어줘]

 호연은 황씨의 말에 머리카락을 살짝 잡더니 슥하고 위로 잡아 당겼다. 그러자 머리 카락은 불에 그슬리는양 허공에서 순식간에 산산히 흩어져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황씨가 여자의 팔목을 붙잡더니 그대로 팔목을 물어 뜯기 시작했다. 기쁨은 그 모습을 아무 표정도 없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호연은 안절부절하며 황씨의 옆으로 가 기쁨의 신호를 기다렸다. 호연은 양 손에 땀이 범벅이 되고 심장 소리가 귀 속에 선명히 울릴 정도의 극도의 긴장 상태였지만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려고 이를 악물었다.

 여자의 손목에서 튀어나온 붉은 실은 너덜너덜해지더니 조금씩 끊어지기 시작했다.

 [흐으으윽윽윽]

 황씨는 굉음을 내지르며 더욱 격렬하게 여자의 손목을 움켜쥐고 붉은실을 물어 뜯어냈다.

 [지금이야!]

 기쁨이 호연을 향해 고함을 지르자 호연이 황씨의 허리춤을 양 손으로 감싸 끌어 안으로 몸의 중심을 뒤로 꺾었다.무방비한 상태로 당한터라 황씨의 몸이 그대로 기우뚱하더니 여자의 팔을 그만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황씨는 곧이어 상황파악을 했는지 제 손으로 호연의 팔을 붙잡아 바깥방향으로 잡아 당겼다.

 [으아악!]

 호연은 그에 질세라 마지막 젗먹던 힘까지 쏟아내며 황씨의 어깨를 붙잡았다. 황씨는 바둥거리다 호연의 심장을 제팔뚝으로 가격했다.

 [아악!]

 호연은 심장을 부여잡고 나뒹굴었다. 그런 통증은 이제껏 느껴본 적도 없었다. 당장이라도 심장이 터져버릴 거 같은 아픔이었다. 황씨가 호연의 가슴을 연신 발로 밟으며 가격했다. 호연은 어떻게든 상황을 피해보려고 방바닥을 이러저리 뒹굴었지만 좁은 공간에서 도망갈 수 있는 곳이 있을 리가 없었다.

 호연은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의식을 잃기 직전 어렴풋이 기쁨이 여자를 안고 사라지는 걸 본 것 같다는 환상인지 실제인지 모를 것을 본 게 전부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13. 2020 / 1 / 30 237 0 3925   
12 12. 2019 / 11 / 14 267 0 3431   
11 11. 2019 / 10 / 25 241 0 3950   
10 10. 2019 / 9 / 30 247 0 4461   
9 9. 2019 / 9 / 23 259 0 3484   
8 8. 2019 / 9 / 19 257 0 3651   
7 7. 2019 / 9 / 13 275 0 3291   
6 6. 2019 / 9 / 9 278 0 3017   
5 5. 2019 / 9 / 8 244 0 3463   
4 4. 2019 / 9 / 6 268 0 3449   
3 3. 2019 / 9 / 4 277 0 3015   
2 2. 2019 / 9 / 3 264 0 4381   
1 1. 2019 / 9 / 2 434 0 735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짧은 필름 기억
NO301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