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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슈퍼비틀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8.31

슈퍼비틀이라는 사슴벌레에서 발견한 당뇨병 완치제(GLP-K2 유사체)를 강탈하려는 일본과 한국 정보기관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집니다.

 
제6화 - 박유진 연구원
작성일 : 19-09-08 08:27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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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이 TSA(Top Security and Authentication) ROOM 출입구의 인식기에 IC카드를 갖다 대자 삐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유진은 안으로 들어가 반듯이 섰다. 잠시 후 머리위에서 다리까지 전신스캔이 시작되었다. 정면의 액정에는 인체해부도가 표시되고 머리부터 스캔이 진행되는 동안 'hair', 'eye', 'face', …… 'trunk', 'frame'이 표시된 후 Biometric Authentication Okay!!! 라는 자막이 나타났다.

 TSA룸 내부는 첨단 연구실과 사육장이 합해진 모습이었다. 출입구 쪽에 위치한 A실은 전자현미경과 각종 실험용 도구, 전산시스템 등이 배치되어 있었고, 반대쪽 B실에는 자연 상태와 유사하게 꾸며진 사육시설과 인공배양실, 그리고 슈퍼비틀 관리실이 조성되어 있었다. 유진이 들어오자 슈퍼비틀 복제 데이터를 검토하던 김지민 연구원이 인사를 한다.

 "식사 하셨어요?"

 "응, 지민 씨는?"

 "저는 아침을 늦게 먹어서요. 분석하던 것 마저 하고 간단히 먹으려고요."

 "젊을 때 밥 잘 챙겨먹어야지. 아가씨들이 위장병 많이 걸린다고 하잖아."

 "소식해야 오래 산다잖아요. 하하하!"

 "오래 살려다 영양실조로 쓰러질라. 조심해야지. 그래, 결과는 좀 어때?"

 "한번 보세요."

 김지민 연구원은 유진을 위해 자리를 옆으로 옮겼다. 모니터에는 성충이 되지 못하고 죽은 톱사슴벌레의 사체들이 보인다.

 "지난 번 복제를 시도한 75종중에서 45종이 복제가 되긴 했는데 자식세대에서 GLP-K2 유사체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대부분 성충이 되기 전에 죽었고요."

 "음, 지난 번 넓적 사슴벌레도 그렇고 교잡으로는 불가능한 것 같네. 장수풍뎅이 쪽은 어떻게 되고 있지?"

 "지금 대리모에 착상시키고 있는 단계예요."

 연구원들은 슈퍼비틀의 DNA 유전자를 암컷 왕사슴벌레의 난자와 결합한 후 미수정란의 핵을 체세포 핵으로 바꾸고 이것을 핵으로 갖게 된 수정란을 다른 암컷 왕사슴벌레에 이식 하는 방법으로 복제에 성공하였다. 연구원들은 GLP-K2 유사체의 생성률을 높이기 위해 톱사슴벌레, 넙적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 이종간 복제 연구를 진행 중이었다.

 "베이비들은 어때?"

 슈퍼비틀의 복제 과정에 있는 애벌레를 그들은 베이비라고 불렀다.

 "두 마리가 번데기 방을 짓지 못하고 폐사 했는데 아직 17.5%예요."

 "음 좋아. 3령을 무사히 마친 베이비들이 그 정도라면 희망적이야."

 복제양 돌리가 0.36% 확률이니 거기에 비하면 17.5%의 생존율은 엄청난 성과였다.

 "장수풍뎅이 착상단계까지만 진행해 보고 그 쪽도 실패하면 당분간은 베이비에만 집중하자고."

 B실에서 나경수 연구원이 2령이 된 왕사슴벌레 애벌레들을 잔뜩 가지고 나온다.

 "얼마나 돼?"

 "어휴, 이번엔 70%가 넘어요. 15대 비틀은 남아선호사상이 엄청난가 봐요. 그나저나 한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 소각을 할 때마다 기분이 영 그러네요."

 "어쩔 수 없지 뭐. 그 애들의 희생으로 인류가 사는 거잖아. 크게 생각하자. 소고기 먹는 것과 같은 이치잖아."

 사슴벌레는 2령이 되면 꼬리에서부터 3번째 마디의 난소 유무로 암수를 구별한다. 한 세대에서 단 한 마리의 슈퍼비틀이 탄생하기 때문에 다음 세대의 슈퍼비틀을 획득한 이후에 태어난 수컷 왕사슴벌레는 GLP-K2 유사체 추출 후 전량 소각처리를 하였다. 암컷이 슈퍼비틀의 배우자로써 생식능력이 있을 때까지 최고의 환경에서 관리를 받는 것에 비하면 슈퍼비틀이 되지 못한 수컷 사슴벌레들의 운명은 비참했다. 기본적으로 GLP-K2 유사체 생산을 위한 모든 생명체는 보안이나 돌연변이 출현 등의 우려로 외부 반출이 불가능하여 유사체 추출 후 전량 소각처리 되고 있었다. 유진은 동물사회든 인간사회든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최상층에 존재하는 무리를 위해 하위의 생산자들의 희생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유진은 B실의 문을 열고 슈퍼필드쪽으로 걸어갔다. 슈퍼비틀은 슈퍼필드라 불리는 정사각형의 특수 유리관 안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슈퍼필드는 연구소 밖에 설치된 기상분석시스템과 공조하여 연구소 외곽 숲의 자연환경 이를테면, 온도, 습도, 바람, 안개, 비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후 자연과 동일한 기상상태를 유지하는 첨단 사육시설이다. 또한 항균, 먹이 공급, 영상촬영까지 자동으로 처리되는 곳으로 슈퍼비틀의 체중과 키는 물론 맥박, 혈압 등의 각종 건강수치도 항상 표시되고 있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암컷들을 합사시켜 GLP-K2 유사체 획득을 위한 교미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슈퍼비틀은 슈퍼필드 외부로 나올 일이 거의 없지만 생활 중에 생기는 상처를 치료하거나 보다 자세한 슈퍼비틀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가끔 반출되었다. 유진은 슈퍼필드의 터치스크린에 일련의 명령을 입력했다. 잠시 후 인형 뽑기 기계에 있는 갈고리를 닮은 로봇 팔이 슈퍼비틀의 위치를 인식하여 움직였다. 슈퍼비틀의 위치를 파악한 로봇 팔은 슈퍼비틀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집는 방향을 움직여가며 슈퍼비틀을 집어 올렸다. 로봇 팔이 슈퍼비틀을 필통크기의 캡슐에 내려놓자 캡슐은 자동으로 잠금 되어 유진이 있는 곳으로 나왔다. 유진은 A실로 나와 분석장치에 캡슐을 끼웠고 슈퍼비틀의 모습과 각종 생육정보가 모니터에 나타났다.

 오후 5시. 유진은 연구실에서 가운을 갈아입었다. 작은 서류가방을 들고 현관을 향해 걸어가던 중 세미나실이 보이자 멈춰 섰다. 오전에 기자회견을 했던 곳이었다. 유진은 문을 열고 몇 발짝 들어섰다. 내외신 기자들로 북적이던 세미나실엔 아직도 그들의 웅성거림이 들리는 듯 했다. 지난 10년간 드러내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날들이 아주 잠깐 세상에 조명되고 금방 사라져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 큰 고비를 다 넘겼고 앞으로는 자유롭고,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진은 옅은 미소를 띠며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건물 밖으로 나온 유진은 숨을 크게 들이켰다. 연구소 건물 주변은 키가 큰 침엽수가 많아 공기가 좋았는데 오늘은 더더욱 그 기운이 강하게 느껴졌다. 주차장을 향해 걷는 동안 짙은 주황빛 햇살이 메타세콰이어 나무 기둥 뒤에서 불쑥불쑥 나타나 유진을 비췄다. 유진은 휴대폰을 꺼내어 단축번호 1번을 꾹 눌렀다.

 "여보세요?"

 "유경아! 나야!"

 "어? 오빠?"

 "응! 별일 없지?"

 "수업 마치고 집에 가는 중이야. 참, 오빠 축하해. 인터넷으로 기사 읽어 봤어. 정말 대단해 오빠. 여기 뉴스들도 야단이야."

 "그래? 일본에서 그렇게 관심이 많았나?"

 "자존심이 상했겠지. IT도 한국에게 역전 당했는데 의료 분야까지 뒤쳐지니까."

 "그래, 이번 일을 시작으로 확실히 앞서 나가야지."

 "어쨌든! 오빠가 먼저 해냈잖아? 그게 중요해. 정말 기쁘다. 우리 오빠 최고야!"

 "하하! 고맙다. 나 모레 일본에 가려고. 휴가 받았거든."

 "와! 진짜? 오빠! 올 때 멸치랑 고추장 많이 사와 알았지?"

 "그래, 마트 가서 좋은 놈으로 잔뜩 사갈게"

 "아! 침 고여.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유경은 어릴 때부터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했다. 막내에다 밥을 잘 먹지 않는 유경을 위해 엄마가 밥을 물에 깨작깨작 말아서 멸치와 함께 먹이곤 했다. 그게 유경의 입맛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일본에서 자취 생활을 할 때에도 특별한 반찬이 없으면 유경은 고추장에 벌겋게 밥을 비벼서 먹곤 했다. 오빠는 그런 유경을 위해 틈틈이 고추장과 멸치를 일본으로 보냈다.

 "밥 잘 챙겨먹고 조심해서 다녀. 다른 건 필요한 것 없어?"

 "아냐! 괜찮아. 오빠도 건강 잘 챙기고."

 "미안하다 늘. 가까이서 챙겨주지도 못하고"

 "뭐가 미안해 오빠. 난 이렇게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

 유진은 이곳에서의 연구를 일단락 지은 후 대기업으로 들어가는 것을 늘 염두 해 두고 있었다. 자신이 월급쟁이로 살고 있지만 동생에게는 깨끗한 사무실과 실습실을 갖춘 멋진 회사를 마련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진은 여동생이 세상에서 인정받는 당당한 CEO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동안 수없이 상상해 왔다. 하지만 연구가 완전히 끝나기까지는 최소 4, 5년이 더 걸릴 예정이고, 거기에다 연구소 동료들을 뒤로 하고 민간으로 자리를 옮길 만큼 당당할 수 있을 지 사실 마음에 걸렸다. 세계적인 연구 성과로 명예를 얻었지만 그것이 곧 유진 자신과 여동생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본 내각정보조사실 미래정보분석팀 팀장 다케우치와는 조용히 헤드셋을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전방의 스크린을 주시했다. 스크린에는 오빠와의 통화를 마친 후 지하철로 내려가는 박유경의 CCTV 영상이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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