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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29
작성일 : 19-09-07 22:36     조회 : 252     추천 : 0     분량 :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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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내가 눈을 뜬 곳은 너무나도 밝은 곳이었다.

 어둠으로 가득 찼던 나의 내면과는 다르게 밝기만 한 그 곳.

 그 곳에서 나는 눈을 떴다.

 

 그러나 어두움만을 받아드리던 나의 눈은

 밝음이 들어오자

 너무나도 벅찬지

  제대로 뜨여질 줄을 몰랐다.

 

 그렇게 나의 눈은.

 

 번쩍

 번쩍.

 번쩍..

 

 하고는 몇 번의 번쩍임 뒤에서 뜨여졌다.

 

 아무것도 없었다.

 오직 빛만이 나를 감싸고 있을 뿐.

 

 그렇게 나는 살아있을 때는 만나보지 못한 빛 속에서

 그저 가만히 머물렀다.

 

 따스한 건가.

 공허한 건가.

 희기만 한 공간속에서

 나는 그렇게 나 자신을 내려놓았다.

 

 내가 온 몸에서 힘을 빼자

 나는 그렇게 그 공간속에 녹아들었다.

 

 온 몸이 녹아 흘러서는 딱딱한 땅바닥에 늘러 붙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나는 그곳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천장 또한 희었다.

 

 뿌연 것인가.

 흰 것인가.

 나는 그 차이를 알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희기만 한 공간 속에서

  나를 놓아버렸다.

 

  그러자 그렇게 누워만 있는 내 위로

  한 사람이 다가온다.

 

  또각. 또각. 거리는 하이힐의 소리를 내며.

  나에게로 다가오는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

 

 그 진동이 땅을 울리며, 땅에 누워있는 나의 등으로 느껴진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에게로 다가오는 한 여인의 발자국 소리.

 

 난 그 소리에

  내 몸을 서서히 일으켜 본다.

 

 그러자 희뿌옇기만 한 공간에서

 서서히 짙게도 자신의 몸을 내보이는

  한 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나는 왜인지 모르게

 그 여인의 모습이 두려워서는

 일어서서 뒷걸음질을 쳤다.

 

 밝기만 한 것은

 나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두려운 것이기에.

 

 그러나

  그 여인은

  뒷걸음치는

 나를 향해

 끝까지 다가온다.

 

 그렇게 나를 향해 다가오는 한 여인.

  툭.

 하고 내 등이 흰 벽에 닿는다.

 

 그 여인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러더니 내 귀에 속삭이는 그 여인.

 

 “네 친구가 위험해. 네 도움이 필요할거야.”

 

  그러더니 내 뒤를 향해 자신의 손을 뻗는 여인.

 여인의 팔이 내 허리를 스쳐지나가며 내 뒤에 있는 벽을 향한다.

 

  그러나 내 등을 막고 있는 것은 벽이 아니었다.

 내 등이 맞닿고 있던 것은 문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문의 손잡이를 돌린다.

 

  끼이이익_

 하며 내 뒤에 있던 문이 열린다.

 

  훅.

 하고는 문이 열려버린다.

 

 나는 그렇게 열린 문 뒤로 넘어지듯이 자빠져버린다.

 

 훅.

 하고 놀라버린 내 심장은

 여전히 내가 일어섰을 때의 자리에 놓여있고

 나는 내 심장을 그곳에 내버려 둔 채로

 혼자 뒤로 넘어져 버린다.

 

 여전히 나의 심장은 그곳에 놓여져 있는데...

 

 내 눈앞에서 문이 닫힌다.

 

 쾅.

 하고는

 

 그렇게 나는 굳는다.

 

  땅에 등을 댄 채로. 굳어버린다.

 나의 온 몸이.

 

 쿠웅.

 

 나는 간신히 밝음 사이에서 내 몸을 일으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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