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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흔들려도 괜찮아, 넘어지지만 않으면.
작가 : writer
작품등록일 : 2019.9.3

이야기 1
우울함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내는 한 사람과
죽음 앞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이야기 2
죽음을 택한 친구와
그 친구에 대한 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의 이야기.

 
09
작성일 : 19-09-07 22:25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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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나는

 오늘도 멍하니 천장만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천장에

 진희의 손목

 이 새겨진다.

 

 그러더니 벽에서

 내 칼이

  스

  르

  르

  거리며

 진희의 손목

 

 쪽으로

  향

  한

  다.

 

 

 

 진희의 또 다른 손은

 

 내 칼을

 잡더니

 

 자신의 손목을 그어버린다.

 

 

 

 다른 상처와는 다르게 깊게 그어지는 진희의 손목.

 

 진희의 손목에서 튀어나온 피는

 천장에서

 

  떨

  어

  져

 

 내 얼굴로

  떨

  어

  져

 

  내

  린

  다.

 

 

 

 내 온 몸이

 진희의 슬픔으로

 

 

 다 젖어버린다.

 

 

 

 

 그렇게 나는

 진희의 고통을

 

 

 새빨갛게 느낀다.

 

 

 

 천장에서 스르르거리며 진희의 손목이 사라진다.

 

 

 

 그렇게 진희는 죄책감으로 모습을 바꾸어

 

 나를

 

  찾

  아

  왔

  다.

 

 진희의 죽음이 피가 되어 나에게로 떨어진다.

 

 “으으으으.....”

 나는 고개를 내려 내 몸을 바라본다.

 

 내 몸에는 진희의 피가 튀어있다.

 

 “으으 으으으으...”

 나는 그러한 진희의 피를 닦아내려고 손으로 문지른다.

 

 “으으.... 으으으으... 아아아아.....”

 그러나 내가 피를 문지를수록 핏방울들은 서로 엉겨붙어서 는 더욱 진한 붉은 빛을 띈다.

 

 

 

 ‘사라져..... 제발... 제발.... 사라지란 말이야....’

 

  그러나 피는 내 몸에 닿아 더욱 진해진다.

  사라지지 않았다.

 

  내 죄책감처럼.

 그렇게 진희의 피

 는 나를 물들인다.

 

 

  괴로움 속에서.

  죄책감 속에서.

 

 

 나는

 그렇게 진희의 피

 

 를 지우려하지만 지워지지 않는다.

 

 

 “아아아악!!!!!!!!!!!!!!!”

 

 내 비명소리에

 다급하게 내 방문으로 들어오려는 엄마의 손길.

 

 철컥.

 그러나 내가 잠가버린

 

 내 방의 문.

 

 다시

 

 쾅. ...

 쾅. ...

 쾅. ...

 쾅. ...

 

 

 

 “다혜아!! 다혜아!! 문열어!!!!”

 

 엄마의 목소리다.

 

 안된다. 아무도.... 아무도....

  내 방

 

 에 들어오면 안 된다....

 

 싫다. 다들 사라졌으면.....

 

 

 그렇게

 나는

 내 몸에 떨어져 내린

 진희의 피를

 

 지우려고 애를 쓰며

 비명을 질러버린

 

 내 입

 

 을 막는다.

 

 

 

 ‘조용히 아파. 조용히 해야 돼.... 아무도 모르게 혼자 아파야 해.’

 

 내 손이

 내 입을

 

 너무나도 세게 막아서

 그만

 나는

 정신을

 

 잃어버린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하염없이 흘러보내고 만다.

 

 과거의 상처

 속에

 나를

 가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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