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노엘
작가 : 신상사
작품등록일 : 2016.9.7

신비한 카페 'L'
그곳에서 만나는 바리스타이자, 연금술사인 '노엘'과 이상존재들의 이야기.
그리고.. 노엘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보고 '현자의 돌'을 노리는 자들 나타는데..

 
6. 도둑
작성일 : 16-09-30 03:18     조회 : 399     추천 : 0     분량 : 565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6. 도둑

 

  그것은 그녀가 아는 새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지아는 생각했다. 도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까마귀는 평소에 느끼는 것보다 훨씬 강렬했고, 어두웠으며, 깊었다.

 

  “너희는 뭐냐..?”

 

  도령이 물었다. 멍한 눈으로 지아는 도령을 바라보았다. 얼굴 옆으로 흐르는 땀은 그가 얼마나 긴장을 하였는지를 명확히 알려주고 있었다.

 

  까마귀들은 도령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아니, 새니까 그들은 답할 수 없으리라. 대신 고개를 갸우뚱했다. 동시에 왼쪽으로 살짝 꺾은 고개가 괴기함을 더했다.

 

  “너희들은 무엇이냐!”

 

  도령이 소리쳤다. 까마귀중 하나가 까악- 하고 소리를 내었다. 이내 주위의 모든 까마귀들이 까악- 거리며 울부짖었다. 그중 한 마리가 퍼드득- 날아 방 입구에 안착했다. 도령과 지아가 뒤로 물러났다. 동시에 나무에 앉아 있던 까마귀들도 날아올랐다. 모두다 방으로 향하려는 것이었다.

 

  지아의 눈에 그것들은 마치 한 덩이처럼 보였다. 검은 구름처럼 그것들은 거대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안 돼!”

 

  도령이 소리를 질렀다. 지아는 눈을 감았다. 꿈이지 않을까? 그녀는 생각했다. 지금 이 상황도.. 어쩌면 노엘과 만났던 그 순간부터.

 

  “어이야~! 어이야~! 손님이 왔으니 노래를 불러라! 어이야!”

 

  지아의 귀로 곡소리가 들렸다. 아니, 노래인가. 아주 오래된 영화에서 보았던, 사극에서 나오는 노래, 지아는 눈을 떴고, 도령을 보았다. 노령의 눈은 할아버지가 강림했을 때처럼 변해있었다. 그는 여전히 노래를 불렀다. 양 손은 앞으로 뻗었고, 사시나무가 그러하듯 온 몸을 떨어댔다. 목소리는 이제 어린 소년의 것이 아닌 노인의 것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어이야~! 어이야~! 이것을 어쩌~랴! 손님이 왔는데 줄 상이 없구나~! 어이야~! 손님아~! 다음에 오거든 다과를 줄 터이니~! 이 밤은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어떠랴~! 어이야~! 거기 복순아~! 손님이 가시지 문을 열어라~! 어이야~!”

 

  계속 되는 노래, 울림이 어찌나 거대한지 방이 들썩일 정도였다. 허공에 날고 있던 까마귀들은 방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하늘을 맴돌았다. 방 입구에 있던 까마귀도 뒤로 주춤거렸고, 이내 하늘로 날아올라 동료들과 함께했다.

 

  “어이야~! 복순아~! 손님이 가시니 문을 열어라~!”

 

  주문과 같은 노래 소리에 까마귀는 대형을 유지하며 더욱 높이 날았다. 그리고 폭죽이 터지듯 순식같에 흩어졌다. 어둠에 잠식되어있던 세계가 원래 시간에 맞는 색으로 돌아왔다.

 

  겨우 타령을 멈춘 도령의 눈이 원래대로 되돌아왔다. 도령은 숨을 고르며 휘청거렸고, 지아가 다급히 일어나 그를 부축했다.

 

  “괜찮아??”

 

  “... 괜찮아.. ”

 

  “뭐야? 무슨 일인 거야?”

 

  “령에 덮인 까마귀... 귀신을 쫓는 타령인데.. 혹시나 했어..”

 

  “귀신...?”

 

  도령은 몸을 가누며 지아의 손을 뿌리치고 마당으로 뛰쳐나갔다. 지아가 그를 쫓았고, 이내 마당에 쓰러진 세 명의 사람들을 발견했다. 모두 다 도령의 집 일을 도우는 사람들이었다.

 

  도령은 사람들의 상태를 살핀 후 지아를 보고 말했다.

 

  “확실히.. 뭔가가 오고 있어.. 누나.. 조심해.”

 

  “....”

 

  ***

 

  야밤, 도령은 급히 짐을 챙기더니 산으로 향한다고 말하고 떠났다. 의아한 지아의 질문에 그는 점괘가 필요하다는 말과 내일 카페에 가서 노엘에게 이 사실을 말을 해 달라 부탁을 했다. 완전한 밤이 오기 전에 지아는 집으로 향했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잠이 들 수가 없었다. 아침이 오길 바라며 시간을 흘렸다. 까마귀 우는 소리가 여전히 귀로 들리는 듯 했다.

 

 ***

 

  “할 말이 있어요!”

 

  아침, 다음 날 카페L의 문을 열고 그렇게 외쳤다. 매장 안에는 마담, 이브, 노엘이 이른 아침부터 함께하고 있었다. 의아한 점은 그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것이었고, 매장 내부가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있었다는 점이었다.

 

  지아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

 

  “무.. 무슨 일이에요? 설마..”

 

  마담이 무의식적으로 지아의 말을 잘랐다. 그녀는 의외로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놀랐지? 도둑이 들었데.”

 

  “네? 도둑.. 이라니요? 여기에요?”

 

  지아는 놀라 자신이 할 말조차 잠시 잊어버렸다.

 

  “응. 새벽에 난리를 피웠나봐.”

 

  지아는 노엘에게 다가가 물었다.

 

  “괜찮아요?”

 

  “이해할 수 없어요. 대체 어떻게..”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면서요.”

 

  “그렇죠..”

 

  “없어진 건요?”

 

  “없어요. 다행이. 무엇을 노리고 왔는지는 알 거 같아요.”

 

  “그게 무슨.. 사장님 저 할 말이 있는..”

 

  노엘은 “잠깐만요..” 라고 말을 돌리곤 마담을 보고 물었다.

 

  “아니겠죠?”

 

  마담은 고개를 저었다.

 

  “확신을 할 수 없어.”

 

  “미안하지만 얼마간 문을 닫아야할 거 같아요. 미안해요.”

 

  노엘이 지아와 마담, 그리고 자신의 옆에 매미처럼 달라붙어 있는 이브를 보고 말했다. 지아는 자신이 노엘과 말할 타이밍이 올 때를 기다렸다. 그때 툭- 하고 이브가 입을 열었다.

 

  “저 아이는 .. ‘그것’ 에 대해서 알아?”

 

  “...뭐?”

 

  노엘이 지아와 이브를 번갈아보았다.

 

  “저 아이는 귀중한 그 물건에 대해서 아냐고.”

 

  “그건..”

 

  “그게 뭔데요?”

 

  지아가 물었다. 허나 노엘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오늘은 이만 가줘요. 지아 씨도요.” “나도 알고 싶어요! 왜 저만..”

 

  이브가 살짝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나약한 보통 인간이 알 물건은 아니지만.. 노엘. 너도 알잖아? 보통 인간이란 것들이 얼마나 유혹에 약한지. 혹시 모르지... 저 아이가 그 물건을..”

 

  “그만해!”

 

  둘의 대화를 지아는 조금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도령의 집을 습격했던 까마귀 이야기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알려줘요! 저도.. 저도 알려주라고요!”

 

  “에이.. 안 돼. 아직 도둑이 누군지도 모르는 걸.”

 

  장난스러운 이브의 말.. 지아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게 무슨! 제가 도둑일 수도 있다는 거예요!?” “아니~? 말이 그렇다고. 너만 유일한 보통 인간이니까.. 유혹에 약할 수도 있잖아.”

 

  “제발 그만..”

 

  노엘이 둘의 대화를 말리려 했지만 조금의 효과도 없었다. 지아는 울먹거리기까지 하며 말했다.

 

  “오히려 지금까지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쪽이 오기 전까지 우린 아무렇지도 않았다고요. 매장 분위기도 그렇고.. 당신이 온 후로 뭔가 꼬였다고요!”

 

  “야! 지금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거야? 뭐 내가 도둑이라고? 네가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도둑이라고 그래?”

 

  “당신도 그랬잖아요! 이유 없이 날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서.. 갑자기 도둑취급이라니..”

 

  그때, 매장이 통째로 흔들릴 만큼 커다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노엘의 것이었다.

 

  “그만!!”

 

  지아가 처음 듣는 노엘의 분노한 목소리에 놀라 쳐다보았다. 노엘은 그런 지아의 표정에도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모두 그만해요! 지아 씨! 내가 분명 돌아가라고 했어요! 분명!”

 

  “아니.. 난..”

 

  이브가 귀신같이 울먹이며 노엘에게 안겼다. 노엘은 이브를 안은 채 손가락으로 문을 가리켰다.

 

  “당장! 당장 나가세요! 그리고 돌아오지 마세요! 이 모든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 매장을 열지 않을 거니까요!”

 

  “왜 나한테만 그래요..? 왜? 저 여자도 날 의심..”

 

  “나가요!! 당장!!”

 

  “... ”

 

  “...”

 

  “그렇네요. 결국은 내가 나가야하는 거네요.”

 

  지아는 결국 꾸벅하고 아무도 받지 않은 인사를 하고는 매장 밖으로 뛰쳐나갔다. 더 이상 돌아갈 곳은 없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였다.

 

  지아가 나가고 마담이 노엘과 이브를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보며 말했다.

 

  “이제 너희 사연이고 뭐고 편들어주는 것도 못하겠다. 이게 뭔 짓이야?”

 

  그리고 그녀는 할머니로 변장하는 거죽도 내버려둔 채 매장을 나가버렸다.

 

 ###

 

  “괜찮아?”

 

  마담이 물었다. 지아는 골목길 한쪽에 앉아 울고 있었다. 그녀는 대답하지 못하고 마담을 힐끗 보고는 계속 흐느꼈다.

 

  마담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손가락을 튕겨 불을 붙이고, 연기를 빨아드려 허공에 뱉었다.

 

  [인간들은 바보.]

 

  라는 글자가 허공에 떠다녔다.

 

  “어쩌죠..? 정말 돌아가지 못하면? 대체 왜 나한테만 그러는지...”

 

  “걱정은 말아. 해결 될 거야. 그리고 그 녀석의 이상한 태도.. 너무 담아두지 않았으면 해.”

 

  “사장님이 그렇게 화낸 거.. 한 번도 보지도 못했고.. 상상도 못했어요. 그렇게 순하게만 보였던 분이...”

 

  마담은 잠시 고민하더니 물었다.

 

  “흠..넌 내가 좋은 사람 같니?”

 

  지아가 고개를 들어 마담을 보았다. 마담이 장난을 치듯 담배 연기를 뿜으며 손을 골반에 얹고는 섹시한 포즈를 취했다.

 

  “좋은 사람 같은데요?”

 

  지아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마담이 어이없다는 듯 자세를 풀었다.

 

  “나도 그렇고 노엘도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 아니야.”

 

  “왜요?”

 

  “왜요..? 그게 무슨 말이니. 있잖아, 내 배 한 중앙에 주먹크기의 원형 흉터가 있어.”

 

  “그 말은 왜..?”

 

  “그거 노엘이 망치로 쾅! 해서 생긴 거야.”

 

  “에?”

 

  “연금술사라고 했다지? 노엘이?”

 

  “네.”

 

  “연금술사는 애초에.. 인간이 마녀에게 대항하기 위해 만든 무기 같은 거야.”

 

  “사람인데요?”

 

  “응, 사람인데도. 그 아이 정통으로 인정받은 연금술사지.”

 

  “..맙소사.. 그럼 마담이 마녀니까.. 배에 상처가..”

 

  “전쟁이 일어났었어. 내 언니가 녀석 물건을 노렸거든. 하지만 뭐 나는 화해했으니까 뭐. 녀석이 카페를 여기에 만든 건.. 고향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전쟁에 대한 사죄랄까. 자기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서 만든 거라고 봐야지.”

 

  “신기하네요.. 그렇게 죽일 듯 싸웠다가 이제는 친구라니..”

 

  지아가 훌쩍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꼬마야. 나와 노엘도 그러는데, 큰소리 한 번 들었다고 평생 못 만나고 그러진 않을 거라는 말이야.”

 

  “고마워요..”

 

  마담이 지아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었다. 지아는 여전히 훌쩍거렸다.

 

  “괜찮아.. 괜찮아. 그동안 미안했어. 너 힘든데 모른 척 해서.”

 

  “왜 그러셨어요? 서운했어요.”

 

  “아직은.. 말을 할 수가 없어. 언젠가 노엘이 말해주겠지. 그런 이유에 대해. 그 여자애에 대해.”

 

  “사랑했다는 그 사람이라고 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아니야. 조금만 기다려.”

 

  지아가 숨을 골랐다. 훌쩍거리는 소리도 천천히 줄어들었다. 지아는 마담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대체 그 물건이 뭐예요?”

 

  “응?”

 

  “그랬잖아요. 이브 씨가.. 내가 그 물건을 아냐고..”

 

  “아... 그것 역시.. 조금만 기다려.. 조금 위험한 물건이라고만 알아줘.”

 

  “역시.. 다들 비밀 투성이구나..”

 

  “미안..”

 

  “괜찮아요. 그래도.. 이제라도 마담이 예전처럼 나에게 말을 걸어주니까.”

 

  지아가 눈물을 닦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퉁퉁 부운 눈으로 겨우 웃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마담은 여전히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토닥였다.

 

  “아...맞다.. 까마귀.”

 

  “뭐라고?”

 

  코를 훌쩍이며 중얼거리던 지아가 마담을 보고 이어 말했다.

 

  “까마귀 이야기를 해야 했는데.. 그것도 못했네요.”

 

  “무슨 까마귀 이야기를 해? 무슨 일 있었어?”

 

  “네.. 어제 꼬마 도령네 집에 있었는데.. 까마귀가 우릴 덮치려고 했어요. 눈이 빨간.. 까마귀 때가.”

 

  마담의 얼굴빛이 회색으로 변했다. 그녀는 담배 하나를 입에 더 물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정확히, 천천히, 다시 한 번 말해줄래? 빨간 눈의 까마귀 이야기..”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안녕하세요 2016 / 9 / 11 863 0 -
11 9. 더 나쁜 놈 2016 / 10 / 10 423 0 6767   
10 8. 복수의 여인 2016 / 10 / 7 465 0 7301   
9 7. 검은 돌 이야기 2016 / 10 / 4 510 0 5980   
8 6. 도둑 2016 / 9 / 30 400 0 5656   
7 5. 까마귀의 눈 2016 / 9 / 18 366 0 5111   
6 4. 귀신의 소리 2016 / 9 / 18 340 0 7726   
5 3. 이상한 존재들 2016 / 9 / 11 390 0 5723   
4 2. 과거가 보인다. 2016 / 9 / 10 364 0 6938   
3 1. 카페 L 2016 / 9 / 7 382 0 6548   
2 0-2 프롤로그 2016 / 9 / 7 417 0 8039   
1 0-1 프롤로그 (1) 2016 / 9 / 7 648 1 636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