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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
작가 : 청사진
작품등록일 : 2019.9.1

나이 서른하나, 브래지어 끈이 내려갈 일이라고는 브래지어 줄이 기분 나쁘게 쓱 한쪽으로 말려 내려갈때 말고는 없다! 단호하게, 없다! 그냥 제기랄, 없다! 그렇다, 아무것도 없던 적막한 인생에 구원처럼 나타나 한 줄기 빛처럼 살포시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겨 줄 그러한 운명 같은 상대를 만났을 때 벌어지는 사소하고도 기막힌 사랑 이야기이다! 브래지어 끈이 내려가는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7. 우리는 청정구역 밴드.
작성일 : 19-09-07 19:38     조회 : 234     추천 : 1     분량 : 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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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터치를 하라니! 나는 못 해요!”

 

  분홍머리 드럼치는 막내가 나의 말에 질색하며 학을 떼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 바빴다. 그러자 옆에 서 있던 녹색머리 리더 또한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말하기를...

 

  “그래요, 그건 좀 심하다! 영선누나 우리 여태 그런 거 안 해도 잘만해왔어요.”

 

  나는 그 말에...

 

  “리더양반.... 자네는 눈 밑에 반짝이를 바를 예정이에요...”

 

  라고 말해 순간적으로 밴드멤버들을 모두 공포속으로 밀어넣었다. 기타치는 주황머리의 사막여우처럼 생긴 녀석 또한 두려움에 잔뜩 울상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그때 두려움에 떠는 멤버들 사이 홀로 초연한 검정머리 그 싸가지가 나를 두둔하듯 이렇게 말해주었다!

 

  “형, 여태 우리 판단대로 하다가 잘 안 됐으니까 매... 니저가 필요한거 아냐. 매... 니저 말도 한번 들어보자.”

 

  뭐야? 저 녀석은 내 편들어주는거냐? 고맙기는 한데, 너는 어떻게 된 게! 아직도 그 매니저라는 말이 입에 영 찰싹 안 붙는 것이 더냐!!!! 어쩌면 영 받아들이기 어려운 건지, 매번 매니저라고 말할때마다 몇 번을 더듬는건지 모르겠네... 그건 그렇고 그 싸가지의 말에 이번에는 매번 요염하게 서서 말 한마디 안 하고 눈빛으로 모든 대화를 멤버들과 주고받던 그 빨강머리 보컬녀석이 웬일로 이렇게 툭 덧붙였다.

 

  “내 생각에도... 따르는 게...”

 

  말이 짧고 굵다.. 저 녀석 캐릭터 한번 일관되네... 그런 의미로 너는 아이라인을 길게 빼 퇴폐미가 한층 부각시켜주마!

 

  잠시 후! 무대에 오른 ‘청정구역’밴드 멤버드은 내가 챙겨온 메이크업 도구 상자 안의 제품들로 인해 안 그래도 잘생긴 놈들뿐이었지만 무대에서 더 뚜렷한 이목구비와 화려함을 얻게 되었다!!!! 이렇게 꾸며놓고 올려놓아 보니 뉘 집 자식들인지 ‘아이고, 고놈들 참 잘났다. 빛이 가득 나네!’ 싶어졌다.

 

  분홍머리 막내는 머리색과 볼터치 색의 환상적인 조화 속에 그것들이 하나로 일치되어 내 나름 작품명을 ‘인간 복숭아’로 지었고! 녹색머리 안경 쓴 지적이기만 했던 리더는 눈 밑에 형형색색 반짝이와 왁스로 머리를 만져주어 일명 ‘교회오빠’ 이미지에서 ‘블랙오빠’가 되었다! 후후후! 신나라! 주황머리 사막여우를 닮은녀석은 고데기로 머리 끝을 동그랗게 동그랗게 말아주어 원래도 흐르던 ‘분위기 미남’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켜놓았다. 그리고 빨강머리 퇴폐 보컬은 사실... 별로 손댈 게 없었다..... 원체 가지고 있던 고유 이미지가 퇴폐적이고 냉해서 아이라인만 살포시 얹어주고 입술만 조금 더 빨갛게 발라주자 웬걸... 나보다 예쁘네... 좌절을 불러오는 미모였다. 마지막으로 그 껌정머리 댕댕이 그냥 걔는... 애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맨 처음 봤을 때 길게 늘어트린 그 눈을 덮던 그 앞머리만 쓱 올려주어도... 나름 괜찮았다... 짜식 옥수수를 많이 먹고 자라서 그런가 피부도 뽀얗고 이목구비도 참으로 예쁘네... 언제나 이런 신데렐라 형식의 샤랄라한 변신은 신나는 일이다! 홍홍홍! 물론 내가 신데렐라가 되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지만!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밴드 멤버들과 헤어져 집에 돌아가는 길, 검정머리 옥수수 집 후계자 녀석으로부터 웬일로 메시지가 하나 척 날아왔길래! 살펴보니! 웬걸, 아이스크림 기프티콘과 메시지가 함께 온 것이 보였다. 짜식, 웬일이래?

 

  [오늘 어쨌든 고마워.]

 

  뭐야 새삼스레? 그나저나 이놈아 나는 이거 먹구 간에 기별도 안 간단 말이다! 요런 작은 사이즈를 보내오다니 인심 좀 팍팍 써서 더 큰 사이즈로 보내주지... 하지만 고마웠다. 주머니 사정도 아직 넉넉하지 않은 녀석이 인사치레로 이런 것도 다 보내오고 첫인상과는 확실히 다르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배스킨라빈스에 들러 녀석이 보내준 아이스크림 기프티콘으로 ‘사랑에 빠진 딸기’ 맛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어쩐 일인지 마음 한구석이 사랑에 빠진 순간처럼 아주 달아졌다.

 

  입안에 맴돌던 부드러운 아이스크림 맛의 요술처럼 내게는 그 날 이후 생각지도 못한 더 달달한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게되었다. 바로 그것은!!!

 

 ******************************

 

  종명이와의 연애도 ‘청정구역’밴드 멤버들의 임시매니저 역할도 나름 순조롭게 해내가던 추석을 앞둔 어느 날이었다. 쌓여가는 것이 나이와 주름뿐인, 드리워지는 것이 입 주변의 팔자주름인 뿐이던, 나의 인생에도 남자가 가득 드리워져 꿈 속에 빠진 듯 부푼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명절의 공포가 슬금슬금 눈앞으로 다가오는 것은 차마 어쩔 수 없었다. 매년 조금의 레퍼토리도 벗어나지 않은 채 반복되는 친척 어르신들의 ‘이제는 결혼할 때가 슬슬 되지 않았니?’, ‘그래서 만나는 사람은 있고?’, ‘일은 꾸준히 어디 나가는 데 있어?’ 등의 온갖 질문들로 뒤범벅되어진 명절의 공포 대항전이 그렇게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기름진 음식을 한 가득 먹은 듯 더부룩한 마음이 가득 쌓이는 명절의 피로에서 벗어나고자! 이번 명절은 폴짝, 징검다리를 건너듯 그렇게 건너뛰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엄마의 등짝 스매싱까지 피할 잔재주는 없었지만 말이다...

 

  “왜 또 제낀데? 이 지지배가 가만 보면 시골 가는게 무슨 포인트 적립하는 일이야? 맨날 저 하고 싶을 때만 하고 하기 싫으면 제끼고하게!”

 

  우리의 이말숙여사 오늘도 시의적절한 그러한 말을 남기며 내 등짝을 있는 힘껏 때렸다. 그래서 나는 이왕에 등짝까지 맞은 김에 더 뻔뻔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잘되면 엄마가 가지말라고 말라고 해도 더 열심히 가겠다!”

  “뭐라고?”

 

  그러하다. 잘되기만하면 엄마가 가지말라고 가지말라고 사정을 해도 쿠폰도장찍듯 불나게 시골에 들락날락하겠다. 그런데 그 잘되는 게 대체 언제인지 몰라 이렇게 매년 이렇게 밀려오는 명절의 공포와 두려움에 떠는 것이 아닌가... 나는 친척들이 정해 놓은 기준으로 보자면 ‘잘 되지 못한 축’에 속하는 인간이므로...

 

  아무튼 시골에는 그렇게 가지 않게되었고! 나는 매니저로써 바쁜 임무속에 놓여 명절을 맞이하게 되었다. 명절을 앞두고 ‘청정구역’밴드 멤버들에게는 행사들이 여럿 앞다투어 쏟아져 들어왔다! 레드벨벳의 노래 빨간 맛의 노래가사를 개사해 이렇게 부르고 싶어질 지경이었다! ‘빨간 날 궁금해 허니♬ 왜 이렇게 바쁜 것 인지! 너무 궁금해!’ 빨간 날, 추석이 다가오자 ‘청정구역’밴드를 찾는 사람들이 그 만큼이나 늘어가고 있었다...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매니저스러운 형식적인 말투고! 그냥 행사가 쬐금 많이 잡혔왔다...!

 

  추석을 하루 앞 둔날! 공연을 마치고 지하철을 탔을 때, 사람들 손에 다 제각각 햄 세트, 식용유 세트와 같은 추석선물세트가 손에 들려있는 것이 보였다. 새삼 정말 명절이 다가왔구나 실감이 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명절선물세트라는 것이 아무 곳에도 소속되지않은 이의 눈에는 부러움의 대상으로 느껴질때가 있기도하다. 그래도 저 사람은 어디에 매일매일 꾸준히 나가는 일터가 있구나 싶어져 그 소속되어있음이 참으로 부러워지는 것이다.

 

  그때, 잠깐 환승하기 위해 지하철을 기다리다 지하철 안 쪽에 자리한 편의점에 쓱! 들어갔던 밴드 멤버들이 내 앞으로 츄파춥스 큰 통을 하나 사 가지고 나와서는 척하니 내미는 것이 보였다!

 

  “뭐야?”

 

  큰 츄파춥스 통을 빤히 바라보며 내가 의아한 목소리로 묻자 밴드 멤버들이 일제히 맞춘 듯 환하게 웃음지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추석선물세트 대신입니다!”

 

  초록 머리 공식리더가 그러더니 이렇게 한 마디 더하였다.

 

  “에이, 추석인데 그냥 넘어가면 섭하죠!”

 

  그러자 막내 분홍머리 녀석도

 

  “맞아요, 영선누나, 누나 오고 처음있는 명절이잖아요!”

 

  이 녀석들 뭐야? 왜 이렇게 사람들이 하나같이 선한데? 회사다닐때도 그냥 건너뛰는 곳들이 있어 이따금 받지못했던 추석선물세트라는 것을! 이리 츄파춥스 한 통과 덤으로 환한 미소들로 함께 내미는 요놈들... 너무 귀엽잖아!!! 치명적이야...!

 

  나는 그래서... 너무 귀여워져서 츄파춥스를 개봉해 사탕들을 녀석들 머리색에 맞추어 하나씩 분배해주었다. 초록머리 녀석은 청사과맛... 분홍머리 녀석은 딸기맛... 주황머리 녀석은 오렌지맛... 빨강머리 녀석은 빨간콜라맛... 껌정머리 옥수수집 후계자는 껌정이니까 흙설탕은 없구... 대신 코코아맛!

 

  다들 하나씩 입에 물고 마침 타이밍 좋게 온 지하철에 타서 앉아서는 쭈르르 사탕을 입에 물고 앉아있자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녀석들에게로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사탕 때문일까, 지하철에 묻지 못하는 너희들의... 외모때문일까... 그때 내 옆좌석에 앉아있던 꼬마애가 엄마를 향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슬쩍, 들려왔다.

 

  “엄마... 나도 사탕 먹고 싶은데...”

 

  아이쿠... 이런...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츄파춥스 통에서 사탕 하나를 작게 꺼내 아이 손에 쥐어 주었다. 아이가 사탕 하나에 얼굴 가득 행복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아이 어머니는 처음 우리를 경계하던 것과는 달리 고맙다며 환하게 미소지어주셨다.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순간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청정구역 밴드입니다. 어디서라도 보게 되시는 날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아니... 이런 뼛속까지 매니저스러운 말투 뭐야? 그런데 나는 무슨 용기가 났던지 그 모습을 보던 지하철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탕을 자연스레 하나씩 나누어 주며 그말을 복사, 붙여넣기 한 듯 내뱉고 있었다... 어느덧 쭈르르 지하철에 앉은 사람들이 다들 입에 사탕을 물거나 손에라도 쥔 모습을 보고 새로운 다른 역에서 탄 사람들은 이거 뭐야? 싶은 눈길로 일제히 탈 때마다 우리를 바라보았다.

 

  나는 매니저계의 야망녀였으니!... 그렇다, 나는 내가 받은 그 귀하디 귀한 추석명절선물세트를 보기 좋게 지하철 안의 사람들과 나누며 추석 명절의 정을 실천하고 있었다... 대체 나의 이 야망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청정구역’ 밴드가 뜨겁게 알려지는 그날까지? ‘청정구역’ 밴드가 새로운 밴드계의 샛별이 될 때까지? 그렇다면 과연, 대체 그날이라는 것은 언제오는 것 일까? 과연, 오기는 오는걸까??

 
작가의 말
 

  태풍이 거세게 불어옵니다. 모두 피해가 없으시기를 몸도 마음도 다치시지 않기를 바래보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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