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공포물
책벌레의 식사-괴담 코디네이터
작가 : 이른끝
작품등록일 : 2019.8.31

옛날 사관이 믿지 못할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사초에 쓰기에는 어 없고, 또 안 쓰기에는 사관으로서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책벌레가 이 부분만 갉아 먹었다.'고 백지로 놔뒀다.
그 당시에는.
사관들은 회의를 거쳐 그 백지 부분들을 뜯어내고 새로운 책 한 권을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책벌레의 식사.'다.

 
꽃무늬 원피스-3
작성일 : 19-09-07 11:20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340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거짓말!”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하하하….”

  지건이 쓰러져 있는 와중에도 신경도 쓰지 않고 그들은 웃고 떠드는 걸, 일중은 마당으로 나와 아직 나가지 않고 듣고 있었다.

  그리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거칠게 대문을 열어 젖혔다. 쾅!

  “깜짝이야!”

  희천이 호들갑을 떤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구먼.”

  상철이 킥킥거린다.

  “저 새끼 성질머리 하고는.”

  석환은 혀를 찼다.

  일중은 전교 일등을 놓친 적 없는 모범생이었다. 그런데 공부와는 거리가 먼 이런 아이들과 일중이 어울린다는 건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그에게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아버지로 인해 쌓인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폭력만큼 좋은 게 없던 것이다.

  “으,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야, 야.”

  상철이 지문이 떨어져나갈 것처럼 비는 지건을 발로 툭툭 쳤다.

  “히익!”

  “겁먹지 마, 겁먹지 마. 누가 죽이냐? 이거 입어.”

  상철이 원피스를 지건에게 던졌다.

  “어?”

  두려움에 떨면서 지건이 고개를 살짝 들어 원피스를 확인했다.

  “이, 이걸로 뭐하라고?”

  “입으라고! 짜증나게 하지 말고.”

  상철이 때리는 시늉을 하자, 지건이 눈을 질끈 감는다.

  “상철아, 상철아. 너무 그렇게 압박하면 한도 끝도 없어.”

  석환이 상철에게 다가와 어깨동무를 한다.

  “그럼?”

  “당근을 좀 줘야지. 채찍질만 하면 말을 안 들어 먹어요.”

  “그러네. 어떤 당근이 좋을까?”

  “이거 입으면 집에 보내준다는 건 어때?”

  희천의 말에 둘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거 좋네. 야, 너 그거 입으면 집에 보내준다.”

  “상철아, 진짜야?”

  “이게 속고만 살았나!”

  상철이 버릇처럼 한 손을 들어올렸다.

  “으!”

  조건반사로 지건이 주눅이 든다.

  “상철아, 상철아.”

  석환이 그런 상철을 뒤로 데리고 가 진정시켰다. 이야기를 마친 상철이 어울리지 않게 얼굴 한 가득 웃으며 돌아온다.

  “하하하… 우리 지건이 많이 놀랐나 보네. 미안해, 미안. 이 원피스 한 번만 입으면 조용히 집에 보내줄게.”

  상철의 억지 미소가 지건은 미심쩍었으나, 집으로 돌아갈 방법은 이것 밖에 없는 듯 했다.

  “정말이지?”

  한 번만 더 돈을 가져오면 안 괴롭히겠다는 거짓말에 수태 속아왔다. 그럴 때 마다, 학급의 왕인 상철을 거스를 수 없기에 지건이 할 수 있는 건 고작 확인뿐이다.

  “나 이상철이야. 거짓말하지 않아.”

  쉽게 뱉어 내는 패스트푸드 같은 말은 듣고만 있으면 배가 부르다. 하지만 삼키면 후회가 된다.

  “알았어.”

  지건이 원피스를 그대로 머리 위로 들어 올린다.

  “어, 어, 어… 그건 아니지!”

  희천이 두 팔을 양 옆구리에 붙이고, 팔꿈치 위로만 강하게 좌우로 흔들면서 머리체도 함께 흔들어 댔다. 그 바람에 지건이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그럼?”

  “옷을 벗고, 원피스를 입어야지! 어떻게 네 더러운 옷 위에 그 성스러운 옷을 입을 생각을 해!”

  “풋…!”

  석환이 폭소를 터뜨릴 뻔 했다. 방금 주은 걸 성스럽다고 하다니? 하지만 상철이 사나운 눈빛을 보내자 헛기침을 내뱉는다.

  “에햄!”

  “당연히 옷을 벗고 다른 옷을 입어야지.”

  상철이 단호하게 말했다.

  “꼭 그래야만 해?”

  지건은 속았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집에 가기 싫어?”

  “알았어.”

  지건은 자포자기했다. 상의부터 천천히 옷을 벗는다. 그러자 희천은 기다렸다는 듯이 스마트폰으로 그것을 녹화했다.

  속옷 바람이 된 지건이 원피스를 또 천천히 입었다.

  “됐지?”

  하얀 꽃무늬 원피스는 지건의 것처럼 딱 맞았다.

  “오, 의외로 귀여운데. 동영상 다 찍었냐?”

  석환이 희천에게 달라붙으며 물었다.

  “내가 누구냐? 여기 다 남겼지. 이제 학교에 뿌려버릴 거야.”

  “안 돼!”

  지건이 원피스를 입은 상태에서 희천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은 아주 좋은 먹잇감이었다.

  “구도 좋고. 연기 좋고.”

  희천이 다다다 달려오는 지건을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해 동영상을 찍어댔다. 또래의 아이들 중에 작은 편에 속하는 지건이, 학급에서 가장 큰 희천이 들어 올린 스마트폰을 뺏는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지마!”

  “이러지마.”

  희천이 지건의 말투를 우스꽝스럽게 따라한다.

  “학교 게시판에 올리고, 반톡에 올려야지.”

  “안 돼. 그러면 정말 안 돼!”

  지건이 눈물을 흘리며 사정한다.

  “왜 안 돼? 너 친구도 없잖아. 그러면 창피한 것도 없는 거야. 마음을 크게 가지라고… 베푼다는 생각으로. 흐흐흐….”

  희천의 말이 지건의 가슴에 비수가 돼 꽂힌다. 친구가 없다. 그러므로 창피함도 모른다. 어떻게 인간이 창피함을 모르는가?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려 여자 원피스를 입고 수치심에 몸부림치고 있는데!

  “아니야! 아니야!”

  지건이 멈춰서며,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희천은 가장 못생기게 얼굴을 구기며 더 조롱했다.

  “짜증난다, 울보야. 우리 반에서 너만 비정상이야. 너 같은 놈은 학교 옥상에서 뛰어내려도 아무도 불쌍해하지 않는다고!”

  “그만해!”

  “싫은데. 싫은데.”

  혀를 날름거리며 희천이 조금씩 탁자 앞으로 이동했다. 모든 게 준비됐다. 저 겁쟁이가 과연 자신을 향해 달려들 것인가?

  “자살해도 네 부모님이 슬퍼할 것 같아? 잘 죽었다고, 웃을 거다.”

  “시끄러워! 가만 안 둬!!”

  답은 금세 나왔다. 지건이 버럭 소리치며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어쭈!”

  희천이 살짝 놀랐으나, 투우사처럼 지건을 피해버렸다. 쿠당당탕! 지건이 탁자와 함께 나뒹군다.

  “끼야호! 스트라이크.”

  희천은 완전히 속여 넘겼다고 방방 뛰었다.

  “적당히 해, 새끼야.”

  그런 희천의 머리를 석환이 후려갈긴다.

  “왜 때려?”

  “임마, 카메라로 찍기만 하면 되지. 이럴 필요까진 없잖아.”

  “그건 나도 동감이다. 다치면 우리 장난감이 며칠 학교를 쉰다는 건데, 난 싫어.”

  상철이 조소를 머금으며 석환의 말에 동조했다.

  “그렇긴 하네.”

  “야 최지건, 약속대로 집에 보내준다. 오늘 좋은 감상했다. 크크크….”

  상철이 웃자, 아이들도 웃었다. 하지만 웃음소리가 멈출 때까지 지건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너 창피하구나? 걱정 하지 마. 동영상 삭제 할 테니까.”

  “미쳤어?”

  상철의 달콤한 말에 희천이 비명을 지른다.

  “이렇게 해야, 일어날 것 아니야. 그것도 찍으라고.”

  상철이 소곤거리다.

  “아하!”

  “역시 우리 상철이.”

  석환이 박수를 쳤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너희들의 상철이가 약속한다니까. 동영상 삭제할게. 어서 집에 가라, 부모님 기다리시겠다.”

  이 정도 했으면 울면서 지건이 일어날 것이다. 여태 그래왔고, 이 맛에 괴롭히는 것이니까.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미동도 없다.

  “야, 장난 하지 마. 슬슬 화가 나려고 하니까!”

  희천이 동영상을 계속 촬영하며 지건에게 다가갔다. 지건은 팬티를 훤히 내놓고, 원피스를 거꾸로 머리에 뒤집어쓰고 있었다.

  “아이고, 추하네. 추해. 하하하….”

  희천은 입만 웃고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스스로도 파악한 것이다. 하얀 꽃무늬 원피스에 꽃무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피스가 온통 붉게 윤색돼 있었다.

 
작가의 말
 

 태풍이 코 앞까지 왔네요.

 제발 아무런 피해 없이 지나가길!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6 2.길가에 피고 지다.-14 2019 / 11 / 10 318 0 4972   
25 2.길가에 피고 지다.-13 2019 / 11 / 8 302 0 3372   
24 2.길가에 피고 지다.-12 2019 / 11 / 7 317 0 3642   
23 2.길가에 피고 지다.-11 2019 / 11 / 6 313 0 3817   
22 2.길가에 피고 지다.-10 2019 / 11 / 6 286 0 3368   
21 2.길가에 피고 지다.-9 2019 / 11 / 5 293 0 3432   
20 2.길가에 피고 지다.-8 2019 / 11 / 5 319 0 4347   
19 2.길가에 피고 지다.-7 2019 / 11 / 3 307 0 4251   
18 2.길가에 피고 지다.-6 2019 / 10 / 30 299 0 4066   
17 2.길가에 피고 지다.-5 2019 / 10 / 27 308 0 4165   
16 2.길가에 피고 지다.-4 2019 / 10 / 21 305 0 3912   
15 2.길가에 피고 지다.-3 2019 / 10 / 16 293 0 4645   
14 2.길가에 피고 지다.-2 2019 / 10 / 7 333 0 4054   
13 2.길가에 피고 지다.-1 2019 / 10 / 5 311 0 4044   
12 꽃무늬 원피스-12 2019 / 9 / 30 278 0 8010   
11 꽃무늬 원피스-11 2019 / 9 / 24 286 0 4132   
10 꽃무늬 원피스-10 2019 / 9 / 22 321 0 3204   
9 꽃무늬 원피스-9 2019 / 9 / 20 300 0 3861   
8 꽃무늬 원피스-8 2019 / 9 / 18 306 0 3415   
7 꽃무늬 원피스-7 2019 / 9 / 16 310 0 4772   
6 꽃무늬 원피스-6 2019 / 9 / 15 305 0 3762   
5 꽃무늬 원피스-5 2019 / 9 / 13 287 0 4553   
4 꽃무늬 원피스-4 2019 / 9 / 13 300 1 3828   
3 꽃무늬 원피스-3 2019 / 9 / 7 301 0 3408   
2 꽃무늬 원피스-2 2019 / 9 / 4 305 0 4095   
1 꽃무늬 원피스-1 2019 / 9 / 2 493 1 480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