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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테일 오브 카르데쉬(A tale of kardes)
작가 : 톤토니
작품등록일 : 2016.9.1

세상을 움직이는 5명의 여제. 그리고 그녀들의 하나 뿐인 남동생 샤미안. 누나들의 과도한 사랑(?)을 참지 못한 샤미안은 결국 집을 나가버리고 마는데... "나 좀 내버려둬 !" 샤미안과 그의 누나들이 펼치는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34화. 탈출
작성일 : 16-09-29 23:32     조회 : 547     추천 : 0     분량 : 7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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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티노는 사내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암흑 마왕 드리오라의 첫 번째 종? 설마...... 사대 천왕?"

 

 "뭐, 유치하긴 하지만 그렇게 불리기도 했지요."

 

 바르티노의 말에 단탈리온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 했다.

 

 바르티노는 그런 단탈리온을 향해 빠르게 달려들어, 검혼을 휘둘렀다.

 

 

 스르르륵-

 

 하지만 검혼은 단탈리온을 베지 못했다. 바르티노의 검혼이 단탈리온을 그대로 통과하며 스쳐 지나갔다.

 

 

 "이런 이런. 성미가 급하시군요. 소용없습니다. 지금 보이는 모습은 제 실체가 아니거든요."

 

 바르티노가 검혼을 이리저리 몇 번더 검혼을 이리 저리 휘둘러보았지만 소용 없었다.

 

 자세히 보니 그의 뒤에 검은 구체가 있었고,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다크소울이 단탈리온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때 마침, 키메라와 전투병들을 모두 제거한 일행이 다가 왔다.

 

 

 "뭐꼬? 영감님. 이 애꾸눈은 누굽니꺼?"

 

 "지입으로 단탈리온이라는구나."

 

 "단탈리온? 설마..... 그 단탈리온 말인가요?"

 

 바르티노의 말에 리리안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왜? 눈데? 와그리 놀라노? 아는 사람이가?"

 

 리리안의 놀라는 모습에 아리나는 단탈리온과 리리안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암흑 마왕 드리오라와 그를 따르던 4명의 악마. 인간의 탈을 쓴 그들은 과거 드리오라와 함께 대륙을 참혹하게 짓밟았어. 그 중, 작전을 구상하고 권모술수에 능하며 많은 사람들을 함정에 빠뜨려 죽음으로 몰고 갔던 책략가. 비밀을 파헤치는 자 단탈리온......"

 

 "그럼 저 노마가 그 사대천왕인가 뭐 시긴가 하는 놈이가?"

 

 "맞아."

 

 묵묵히 리리안의 말을 듣고 있던 미첼이 배틀 엑스를 고쳐 쥐고는 단탈리온에게 달려들어 휘둘렀다.

 

 

 후웅---

 

 하지만 역시나 미첼의 배틀 엑스도 단탈리온의 몸을 그대로 통과하며 아무 피해도 끼치지 못했다.

 

 

 "소용없다. 내가 이미 해봤다."

 

 그런 미첼을 보는 바르티노가 말했다.

 

 

 "하하. 이거이거, 격한 인사에 몸 둘 바를 모르겠군요."

 

 단탈리온은 자신에게 거대한 배틀 엑스를 휘두르는 미첼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은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니, 저의 말을 들어주시길."

 

 고개를 살짝 숙이며 짐짓 예의 바른 척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심각한 괴리감이 느껴졌다.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어른들 앞에서 서툴게 예를 올리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랄까.

 

 

 "저의 왕께서 당신들께 원하는 것은 단 한가지 입니다."

 

 숙였던 고개를 들고, 다시 45도 아래로 살짝 기울이며 말하는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실에 묶인 마리오네트 처럼 부자연스러웠다.

 

 

 "그게 뭐냐?"

 

 바르티노가 일행을 대표하여 물었다. 바르티노의 물음에 일행의 시선이 단탈리온의 입으로 모아졌다.

 

 

 "쿡쿡쿡. 거기 몸을 숨기고 계신 분의 뒤편에 있는 남자. 프라시오가(家)의 마지막 후예. 우리들의 왕께서는 그를 원하십니다."

 

 단탈리온은 서늘한 웃음을 흘리며 데펙티오로 몸을 숨긴 칼라일의 위치를 정확하게 가리키며 말했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칼라일은 단탈리온이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데펙티오로 몸을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잡아낸 이상 몸을 숨기는 것은 무의미 했다.

 

 칼라일이 모습을 드러내며 단탈리온을 노려보았다.

 

 

 "어떻게 내 위치를 찾아냈지?"

 

 "쿡쿡. 저도 정확하게 보지는 못합니다. 다만, 일그러짐이랄까요. 그 일그러짐이 제게 말해주더군요. '저곳에는 비밀이 있다' 라구요. 뭐, 그게 아니더라도 사실 전 꽤 오랜 시간 이곳에서 당신들의 싸움을 지켜봤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 당신이 프리시오가의 사내를 안아드는 모습까지 말이지요."

 

 

 단탈리온의 웃음에는 소름끼치는 기괴함이 묻어났다. 분명 미소를 띠우며 말하고 있지만,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 저 밑바닥의 어두운 곳에서 올라오는 듯한, 차가운 음성.

 

 그 말을 듣고 있던 미첼이 다크 소울의 기운을 뿜어내며 단탈리온의 형상을 유지시켜주는 구체에 다가갔다.

 

 

 "이런 이런! 설마 파괴하시려는 건가요? 그러지 않는게 좋을 텐데요."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지?"

 

 "쿡. 쿡쿡쿡."

 

 

 미첼의 무뚝뚝한 음성에 단탈리온은 다시 한 번 재미있다는 듯 키득거렸다.

 

 미첼은 그런 단탈리온을 무표정하게 보고는 배틀 엑스를 들어올렸다. 미첼이 배틀 엑스로 구체를 내려치려던 순간, 단탈리온의 입이 열렸다.

 

 "그걸 파괴한다면, 이 암흑 기지는 충분히 파괴하고도 남을 폭발이 일어날 겁니다."

 

 

 우뚝-

 

 미첼의 배틀 엑스가 구체의 바로 위에서 멈췄다.

 

 "물론, 여기 있는 모두가 그 폭발에 휘말리겠지요. 쿡쿡쿡."

 

 

 미첼은 얼굴을 굳히며 내리치려던 배틀 엑스를 고쳐 쥐고는 단탈리온을 노려보았다.

 

 

 "하하하하. 재미있군요. 이 조합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흥미가 생겨요. 거기다 강합니다. 무엇이 당신들을 하나로 만드는지 모르겠지만, 모조리 부셔버리고 싶군요!"

 

 한 쪽밖에 없는 그의 눈에서는 검붉은 기운이 흘러 나왔다. 아니,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실체가 아닌 허상일 뿐이다. 그저, 모두의 눈에 그렇게 보이는것 뿐.

 

 하지만 어째서인지, 모두가 그의 광기어린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못하겠다면?"

 

 모두가 그의 광기어린 눈빛에 말을 잃었을 때, 칼라일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단탈리온은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머금은 채 칼라일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서서히 입가에 머물던 미소가 사라지며, 그의 입에서 온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차가운 말들이 흘러나왔다.

 

 

 "모두 죽는 거지요. 처참하게. 끔찍하게. 사지를 절단해서 팔, 다리는 까마귀에게, 몸은 몬스터의 밥으로, 그리고......그래! 머리는 가장 잘 보이는 곳에다 걸어두고 두고두고 감상하는 겁니다! 아니지! 아니야! 아예 박제를 해서 방안에다 둘까요? 아아, 생각만 해도 황홀하군요!"

 

 단탈리온은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어린 아이처럼, 혹은 자신이 쳐놓은 거미줄에 걸린 먹잇감에게 다가가는 거미처럼 기쁨에 가득 찬 눈빛으로 일행을 쳐다보았다.

 

 

 "미친놈."

 

 그 광기 어린 단탈리온의 모습에 바르티노가 툭하고 내뱉었다.

 

 모두의 표정은 이 정신 나간 사디스트의 행동에 일그러져 있었다.

 

 

 "지, 진짜 미친놈아이가 이거? 이제 고마 꺼지라! 저거 어떻게 못 없애나?"

 

 단탈리온의 행동에 위축되어 있던 아리나가 리리안을 보며 물었다.

 

 

 "......글쎄, 난감하네. 저 구체를 깨뜨리면 폭발이 일어난다고 하니......"

 

 "그거 그냥 구라아이가? 그냥 깨뿌자."

 

 "그건 안 돼. 그러다 만약 진짜라면?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순 없어."

 

 "아따. 신경질 나네!"

 

 물리력이 먹히지 않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의 행동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일행은 답답함을 느꼈다.

 

 

 "성력으로 한 번 공격해볼까?"

 

 "그것도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역시 안 돼. 그러다, 구체가 폭발해버리면 정말 큰일 나."

 

 "하따메. 저 노마 저거 진짜 성가신 놈이네."

 

 

 아리나의 푸념에 리리안의 눈빛이 깊어졌다. 앞으로 그를 상대함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따르리라.

 

 한 동안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하던 단탈리온이 다시 일행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아. 이거 실례했습니다. 추태를 보였군요. 오늘은 첫 만남이니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폭발은 염려하지 마세요. 당신들이 빠져나갈 시간은 있을 겁니다. 그럼, 다음에 만날 날을 기대하며 저는 이만."

 

 그는 처음에 나타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인 채, 절제 있는 동작으로 팔을 휘저으며 자신의 배에 가져다 댔다.

 

 

 스르르르-

 

 마침내 그의 모습이 검은 연기가 되어 공중으로 흩어졌다.

 

 

 "뭔가 기분이 아주 더럽구먼."

 

 바르티노가 검혼을 다시 곰방대로 변형시켜 입에 물고는 툴툴거렸다.

 

 

 "어서 빠져 나가도록 해요."

 

 리리안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꼬맹이는 나에게 맡기 거라."

 

 바르티노는 담배의 연기를 뿜어내며 칼라일에게 말했다.

 

 

 "아뇨. 제가 업고 갈게요."

 

 칼라일은 바르티노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샤미안을 등에 업었다.

 

 

 "클. 그래 알아서 해라."

 

 그 말을 끝으로 바르티노가 먼저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뒤를 칼라일이 따라 달렸다.

 

 미첼은 들고 있던 배틀 엑스를 던져버리고, 리리안에게 다가가 한 쪽 무릎을 꿇으며 등을 내밀었다.

 

 

 "언니. 업혀."

 

 "응. 부탁할게."

 

 미첼도 가볍게 리리안을 등에 업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읏차!"

 

 "어, 어어?"

 

 에드윈은 일행들을 따라 달리려는 아리나를 안아 들었다.

 

 

 "뭐, 뭐하는 기고! 내리 놔라!"

 

 "가만히 계세요. 저렇게 빨리 달려가는데 무슨수로 쫓아가시려고요? 걱정마세요! 제가 안전하게 모시고 갈게요."

 

 "야, 야! 내리노라고오!"

 

 에드윈은 자신의 품에서 발버둥치는 아리나를 무시한 채 일행들을 따라 달리기 시작 했다.

 

 한 참을 발버둥 치던 아리나가 이내 얌전해졌다. 에드윈은 달리는 와중에 힐끗 아리나를 내려다보았다.

 

 얼굴을 자신의 가슴에 파묻어 보이지 않았지만, 빨갛게 달아오른 귀는 그녀의 부끄러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후후훗. 보면 볼수록 귀엽단 말이지.'

 

 부끄러워하는 아리나를 보며 미소 지은 에드윈이 살짝 속도를 늦췄다.

 

 

 '흐흐. 조금만 더 안고 있어야지.'

 

 속으로 음흉한 생각을 하는 에드윈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자신의 품안에서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아리나의 체온을 느끼고 있으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에드윈의 품에 안긴 아리나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따메...... 이 노마...... 가슴이 야무지네.'

 

 에드윈이 한 걸음씩 내딛을 때 마다 파묻은 머리에 부딪혀오는 그의 가슴은 운동으로 다져져 단단했다. 아리나는 시큼한 땀 냄새와, 까탈스러운 솔잎 냄새가 뒤섞인 남자의 향기에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둘이 일행에게서 조금 뒤쳐져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 때.

 

 

 콰아아아아앙-

 

 거대한 폭음이 울리며 암흑기지 전체가 흔들렸다.

 

 

 "뭐, 뭐꼬?"

 

 "이런......!"

 

 천장이 부서지며 잔해물들이 떨어져 내렸고, 땅은 지진이라도 난 듯 심하게 흔들렸다.

 

 

 "빨리 갈게요! 꽉 잡으세요!"

 

 "그, 그래!"

 

 "마르디온류 매의 사냥!"

 

 에드윈의 몸이 순식간에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으, 으아앗!"

 

 아리나가 에드윈의 옷을 꽉 잡으며 더욱 파고들었다.

 

 

 '흐......좋다......가 아니라! 빨리나가야지.'

 

 아리나가 자신의 품으로 더욱 파고드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진 에드윈은 고개를 살짝 털며 정신을 집중했다.

 

 

 쾅- 쿠쿠쿠쿵- 드드드드-

 

 천장이 미친 듯이 흔들리며 붕괴되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날카로운 돌들이 떨어져 내렸다.

 

 에드윈의 신형은 빠르게 떨어지는 천장의 잔해들을 이리저리 피하며 앞으로 나갔다.

 

 하지만 아무리 빠르고, 신묘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에드윈이라도 모든 잔해들을 피할 수 없었다.

 

 

 찌이익-

 

 팟- 팟-

 

 옷이 찢어지며 에드윈의 몸에 생채기가 늘어가기 시작했다.

 

 

 "큭."

 

 에드윈은 잔해물이 아리나 에게 떨어지지 않도록 자신의 몸을 앞으로 숙인 채 계속 달렸다.

 

 

 콰아아아아-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폭발로 발생한 거대한 화마까지 에드윈과 아리나를 덮쳐오고 있었다.

 

 

 "젠장!"

 

 

 피융- 화르르-

 

 "끄, 크으윽!"

 

 불에서 튕겨나온 잔해물이 에드윈의 등을 태우기 시작했다. 에드윈은 등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이를 꽉 깨물었다.

 

 거기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잔해물은 더욱 피하기 어려워 졌다.

 

 

 "개, 개안나?"

 

 아리나가 에드윈으 품에서 걱정스러운 듯 에드윈을 올려다보았다.

 

 에드윈은 등에서 느껴지는 끔찍하게 뜨겁고, 찌릿한 느낌에도 미소 지으며 아리나의 말에 대답했다.

 

 

 "그럼요! 이제 다왔어요. 조금만 참으세요."

 

 

 피슛-

 

 에드윈이 아리나에게 말한 뒤 고개를 드는 순간, 날카로운 형태의 잔해물이 에드윈의 왼쪽 눈썹 부분을 깊게 베며 떨어졌다.

 

 

 "크으윽."

 

 고통과 흘러내리는 피로 인해 시야가 가려진 에드윈이 살짝 비틀 거렸다.

 

 

 '젠장! 왜 이렇게 끝이 안보여?'

 

 에드윈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죽을힘을 다해 달렸다.

 

 

 "어이! 마르디온 꼬맹아!"

 

 "아리나 언니!"

 

 그 때, 앞쪽에서 자신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참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에드윈과 아리나가 걱정 된 바르티노와 미첼이 달려오고 있었다.

 

 

 "왜 이렇게 꾸물대? .......너 등이......"

 

 바르티노는 짓물이 흘러나오는 에드윈의 등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허억, 허억......하하...... 괜찮습니다. 윽!"

 

 에드윈이 등에서 느껴지는 화끈거림에 신음을 흘렸다.

 

 

 "에잉. 미련한 놈. 어물쩡댈 시간 없다! 어서 아리나를 미첼에게 맡겨라."

 

 바르티노는 에드윈의 머리를 한대 툭치고는 고개를 돌려 자신들의 뒤를 바짝 쫓아오는 불길을 보며 채근했다.

 

 

 "아리나 언니."

 

 에드윈은 미첼의 등에 아리나를 내려주었다. 미첼은 아리나를 등에 업자마자 빠르게 달려갔다.

 

 

 "뛰어라!"

 

 "하악......네!"

 

 에드윈과 바르티노가 미첼을 따라 달려갔다.

 

 곧이어, 천장은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불길은 손 내밀면 닿을 거리까지 다가왔다.

 

 

 "저기다!"

 

 마침내 출구로 보이는 환한 빛이 눈에 들어왔고 미첼과 에드윈, 바르티노는 젖 먹던 힘 까지 짜내며 달려갔다.

 

 

 "흐랴아아!"

 

 "으아아아!"

 

 "하앗!"

 

 

 쿠쿠쿠쿠쾅-

 

 저마다 외마디 함성을 지른 세 사람은 마침내 건물이 무너지기 직전,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무너진 건물에서는 자욱한 연기가 하늘을 향해 퍼져나갔고, 폭발로 인한 불길은 그곳에 남은 모든 것을 집어 삼켰다.

 

 "하아. 하아."

 

 "헉, 헉...... 허억......"

 

 "하이고. 이 나이에 이게 웬 고생이냐."

 

 미첼은 아리나를 내려놓고 자신의 팔로 무릎을 짚은 채 거칠게 숨을 내쉬었고, 에드윈은 아예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바르티노는 허리를 톡톡 두드리며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웬투스 브리즈(Ventus breeze)."

 

 리리안이 다가오자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 세 사람의 땀을 식혀 주었다.

 

 

 "수고했어. 고생했어요 영감님."

 

 리리안이 세 사람에게 웃으며 말했다.

 

 

 "야, 야! 니 개안나?"

 

 아리나가 급하게 에드윈의 옆에 주저앉았다.

 

 

 "하, 하하...... 괜찮습니다."

 

 "뭐가 개안노! 피봐라!"

 

 에드윈의 왼쪽 눈썹부분에서는 피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고 있었고, 자잘한 상처들에서도 피가 세어 나오고 있었다.

 

 

 "가만히 있어봐라. 전지전능하신 쥬엘이시여! 여기 육체의 고통에 괴로워하는 불쌍한 자가 있습니다. 부디, 육체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소서! 홀리 리커버리(Holy Recovery)!"

 

 

 샤아아아아-

 

 아리나의 몸에서 찬란한 은빛이 뿜어져 나와 에드윈에게 스며들었다.

 

 에드윈의 몸에 난 상처들이 서서히 아물기 시작 했다. 눈썹에서 흐르던 피도 멈췄고, 짓물이 흐르며 곳곳에 물집이 잡히고 있던 등의 화상도 깨끗하게 치료되었다.

 

 

 "우와......! 역시, 아리나 누님 최고네요!"

 

 기운을 차린 에드윈이 몸을 일으켜 자신의 옆에 앉은 아리나를 덥석 안았다.

 

 

 "야, 야! 떨어져라꼬!"

 

 에드윈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에드윈에게서 멀어졌다.

 

 

 "헤헤헤. 고마워요 누님."

 

 에드윈은 그런 아리나를 보며 싱그럽게 웃었다.

 

 

 "......아, 아이다. 내가 고맙다. 니 아니였으면 내는 저서 못 빠져 나왔을끼다."

 

 아리나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아 눈을 못마주치겠노.'

 

 

 아리나는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에드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에드윈을 힐긋 본 아리나는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아, 심장은 와이리 띠고 난리고.'

 

 

 "빠, 빨리 일나라! 이제 다 나았다 아이가!"

 

 아리나는 괜히 아직 앉아서 자신을 올려다보는 에드윈을 발로 툭툭 차며 소리쳤다.

 

 

 "하하핫. 넵!"

 

 에드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크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보는 모두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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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3) 2016 / 9 / 2 434 0 6640   
8 8화. 마르디온 왕립 아카데미(2) 2016 / 9 / 2 413 0 8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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