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동물의 연예
작가 : 모험
작품등록일 : 2019.9.4

1817년 늦가을 대한민국 지리산에 살던 동물들이 200년이 지나 인간으로 환생해 만났다? 동물의 특색을 지닌 사람들이 IT중소기업에서 만나 벌어지는 독특한 연예기.


1817년 늦가을 대한민국 지리산에 살던 동물들이 200년이 지나 인간으로 환생해 만났다?

지리산 칠선계곡의 터줏대감인 반달곰과 이 세상에 자기만 있는듯 살아가는 하얀토끼가 IT중소기업에서 만났다.

연예 한번 못해본 모쏠 반달곰이 그녀를 차지하기 까지. 즐거운 상상력의 로맨틱코메디 소설.

 
4회 - 실신
작성일 : 19-09-06 13:38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538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렇게 엄청난 미인을 가까이 본 적이 있었던가. 문 과장은 머리에서 솟아오르듯 땀이 나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런 문 과장과는 달리 그녀는 정반대의 의미로 놀랐다. 멀리서 봤을 땐 웅크리고 있어 몰랐던 덩치는 자신의 두 배는 되어 보였고, 커다란 얼굴과 곱슬머리는 사람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영화에서 나오는 조폭이 그대로 앞에 온 듯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IT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 네.. 넵. 처음 뵙겠습니다.. 문우수 라고 합니다. "

 

 수줍게 악수를 청하며 내민 오른손은 자신의 얼굴만 했으며, 손가락 하나하나에 까만 털이 나 있었다. 생전 이런 손은 처음 보았다.

 그녀는 무서웠지만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악수를 받았고 두 손이 마주치자 그 커다람에 더욱 큰 위협을 받아 자신도 모르게 황급히 손을 뺐다.

 그러자 문 과장은 무언가 실수했다는 것을 인지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사과했다.

 

 "아. 죄.. 죄송합니다. 초면에 악수를.. 제가 이런 걸 잘 몰라서.."

 

 문 과장은 겁먹은 듯 보이는 도가은 대리를 보며 초면에 스킨십을 요구한 파렴치한 상사가 된 듯하여 서둘러 사과했다.

 

 "아. 아녜요. 저도 처음이라 뭐가 뭔지 몰라서요. 죄송해요.."

 

 도 대리는 두근두근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과한 후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는 척했다. 사채를 쓰면 저런 사람들이 찾아온다던데.. 괜스레 돈 관리를 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문 과장은 계속 마음에 걸렸다. 겁먹은 모습과 정리할 게 없는데 뒤적거리며 무언가를 자꾸 들었다 놓았다 하는 도가은 대리의 모습은 자신을 피하는 게 분명했다.

 

 "문 과장! 준비 다 했어? 미리 가서 준비해야지!"

 "아.. 넵! 넵. 지..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그럼 가는 길에 처음 온 도가은 대리도 데리고 가. 오늘 내가 외근이라 못 가니까 준비하는 거 좀 도와 달라 하고. 먼저 가서 준비해놓으면 발표 시간 맞춰서 본부장님도 도착하실 거야."

 "오.. 오늘 본부장님도 오시나요?"

 "그래. 금액은 적어도 우리 본부 사업이니까. 시간도 마침 비어서 들르신다니까 열심히 해. 미련곰탱이 마냥 더듬거리지 말고."

 "아..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문 과장은 도가은 대리를 바라보며 얘기했다.

 

 "그.. 그럼. 대리님도 나갈 준비하시죠."

 "아 네. 알겠습니다."

 

 입사 첫날부터 외근이라니. 짜증 날 뻔했지만 도가은 대리는 싫은 티 하나 없이 따라나섰다. 문 과장은 동료들에게 들어왔던 일반적인 젊은 여사원들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놀랍기도, 황송하기도 한 감정을 가지며 짐을 챙겨 회사 차에 올랐다.

 

 문 과장은 여자와 단둘이 차를 타는 게 익숙지 않았다. 가뜩이나 첫 발표로 긴장이 되는데 미인과 차 안에서 어색하게 가다니.. 연신 땀이 흐른다. 땀 냄새는 나지 않을까.. 걱정되니 오히려 더 땀이 흐른다.

 

 "저.. 오늘 중요한 발표인가 봐요?"

 "아.. 네 네. 처.. 처음 하는 제안 발표예요.. 이거 만약에 잘되면 대리님도 같이 투입되실 거예요."

 "아 저도요?"

 "네. DB 사업이라 인력이 부족해서 신규로 사람 뽑는다고 했거든요. 그게 대리님이신 거 같아요. 뭐. 제가 발표해서 잘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요. 허허."

 "잘 됐네요. 많이 배울게요!"

 

 도가은 대리는 연신 싱긋 웃으며 답한다. 다시금 얘기가 끊기고.. 어색한 시간을 힘들게 넘기고 발표회장에 도착하니 11시 정도다. 차에서 내린 문 과장은 크게 숨을 들이켠 후 내쉰다.

 

 '후아. 드디어 시작이다. 제발 무사히 넘어가자..'

 

 문 과장에게는 잘해보겠다는 의지가 없다. 어쩌면 평생을 이런 식으로 살았는지 모른다. 그저 편안한 침대에 배불리 먹고 누울 수만 있다면 그 이상의 욕심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공부를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그냥 이것만 넘겨보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 새로운 경험을 꺼리는 것.

 

 어쩌면 대부분의 직장인이 가진 성향일 것이다..

 

 

 '우걱. 우걱. 쩝쩝. 후루룩. 우걱'

 

 발표회장 앞 뼈 해장국집. 짐을 내리고 기본 세팅을 마친 문 과장과 도 대리는 점심을 먹으러 왔다. 문 과장은 하고많은 식당 중에 뼈 해장국집을 골라 데리고 왔다.

 

 "대…. 대리님. 입맛에 안 맞으시죠…?"

 "아. 전 가리는 거 따로 없어요."

 

 하고 씽긋 웃으며 국물에 적신 밥을 한 숟가락 떠 넣는다.

 

 "허허. 다행이네요. 많이 드세요. 허허"

 

 문 과장은 이빨에 잔뜩 낀 고춧가루와 고기 살점을 모른 채 훤히 드러내며 웃어 보인다.

 

 발표 준비를 하고 보니 배가 고팠던 문 과장은 도 대리를 데리고 근처 먹거리 골목에 왔지만 무엇을 먹을지 정하지 못하였다. 여자랑 단둘이 밥을 먹는 게 또 얼마 만에 일인가. 물론 소개팅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내심 들었던 듯하다. 먹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지만 아무거나 상관없다는 말에 동료들에게 들었던 [남자의 리더십]을 발휘해 뼈 해장국집에 들어왔다. 다행히 도 대리도 잘 먹는듯해서 안심이다.

 

 "저기. 국밥에는 깍두기를 하나 올려서 드시는 게 맛있어요."

 

 하더니 이번엔 동료들에게 들었던 [남자의 매너쉽]을 발휘해 도 대리의 숟가락 위에 깍두기를 올리기 위해 집어 들었다.

 

 "아. 아니에요. 제가 알아서 먹을게요."

 

 도대리가 곤란한 듯 말하자 문 과장은 싱글싱글 웃으며

 

 "아이참. 맛있다니깐요~"

 

 기어코 깍두기를 숟가락 위에 올려놓았는데.. 하필 살짝 기울어진 상태라 도 대리의 뼈 해장국 안으로 퐁당 빠져버렸다.

 

 "꺅!"

 

 깍두기가 떨어지면서 국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도 대리의 블라우스에도 빨간 국물이 방울지었다.

 

 "아이 씨팔.."

 

 둘은 화들짝 놀랐다. 따지자면 도 대리가 더 놀랐다. 잘못도 잘못이지만 방금 도 대리의 입에서 나온 작지만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듯한 욕설을 들었기 때문이다. 욕을 들은 문 과장은 안절부절 자리에서 일어나 연신 사과를 해댔다.

 

 "아이고. 미안해요. 미안해요.. 아 제가 미쳤나 봐요. 괘.. 괜찮아요?"

 "아. 네.. 괜찮아요. 이 정도 가지고요. 저..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

 

 도 대리 역시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온 욕설에 당황하여 허겁지겁 화장실로 뛰어갔다.

 

 '바.. 방금 욕 한 건가.. 저런 욕을 할 정도로 많이 화나셨나 보네. 하.. 또 내가 큰 실수를 했네..'

 

 문 과장은 크게 고개를 떨구고 반성했다. 어떻게 해야 사죄가 될까 고민 중에 도 대리가 밝은 웃음과 함께 다시 돌아왔다. 블라우스에 튄 국물은 조금 옅어지긴 했지만 지워지진 않았다. 하지만 도 대리는 상관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아유. 이 정도는 괜찮아요.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다 드셨으면 나갈까요?"

 "아. 시.. 식사 못 하신 거 아니에요? 보니까 몇 숟갈 드시지도 않으신 거 같은데.."

 "아니에요. 원래 입이 좀 짧아요."

 "아. 네.. 넵. 나가시죠.. 제가 커피라도 한잔 사겠습니다. 죄송해요.."

 

 밖으로 나와 돌아가는 길 발걸음이 무겁다. 그래도 동료들에게 들었던 [남자의 매너쉽] 매뉴얼에 따라 커다란 커피숍에서 달달하고 비싼 커피 한 잔을 사주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도 대리의 상냥한 웃음 속에 알 수 없는 무서움이 느껴졌다.

 

 다시 발표회장으로 가는 길에 약국이 보이자 문 과장은 잠시 멈춰 얘기했다.

 

 "저기 대리님. 저 잠깐 약국에 볼일이 있어서요. 금방 다녀올게요."

 "네. 다녀오세요."

 

 특별히 아파 보이는 곳 하나 없는 그가 왜 약국에 들렀을까. 약사는 덩치 큰 그가 들어오자 대번에 알겠다는 듯이 먼저 말했다.

 

 "우루사요?"

 "네?"

 "아닙니다. 왠지 우루사 사러 오신 거 같았어요."

 

 문 과장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아니에요. 우황청심환 센 거 세 개 주세요."

 

 첫 제안 발표라 어지간히 긴장했었나 보다. 떨지 않고 발표하기 위해 한 번도 먹어 본 적 없는 우황청심환을 먹어보려 주문했다.

 

 "요즘엔 액체로도 나오는데 이걸로 드세요. 근데 세 개나 먹으면 안 돼요"

 "허허.. 제가 몸도 크고 밥도 세 배로 먹고 하니까 약도 세 배로 먹어야 해요. 허허"

 "아.. 아니 약은 그런 거랑 상관없어요. 이 사람 큰일 날려고.. 그렇게 먹으면 안 되는 거야."

 "허허. 괜찮아요. 일단 그냥 주세요."

 

 약사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드링크형 우황청심환을 세 개 건네주었다. 문 과장은 그대로 거침없이 뚜껑을 따 그 자리에서 연거푸 원샷 해버렸다. 약사는 걱정은 됐지만 커다란 손에 쥔 우황청심환이 유독 작아 보이는 걸 보니 은근 안심이 됐다.

 

 약국에서 나온 문 과장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도 대리와 함께 다시 발표회장으로 향했다.

 

 "어디 아프신 데 있으세요?"

 "아…. 아뇨. 허허허. 그냥 비타민 같은 거 하나 먹었어요."

 "아~ 다행이네요. 호호"

 

 도 대리는 아까의 잘못에도 불구하고 세상 따뜻한 웃음을 생긋 지어준다.

 

 '아. 어찌 저리 착하실까. 약도 먹었고 저렇게 응원해주는 미인도 있고. 오늘은 잘할 수 있을 거 같아.'

 

 불안하게도 문 과장은 지금 매우 행복하다.

 

 

 ***

 

 

 발표회장으로 들어서 다시 한번 피티를 읽으며 준비 중에 예전부터 알고 지낸 고객사의 김 대리가 반갑게 뛰어왔다.

 

 "문 대리님!! 아. 아니 문 과장님!!"

 "아~ 김 대리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잘 지내셨어요?"

 "네~. 이번 사업 피엠으로 오신 다기에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제가 좋은 소식 하나 알려드릴까요?"

 "오~ 뭐죠?"

 "오늘 우리 심사관으로 저랑 김성식 과장님만 들어올 거예요. 게다가 경쟁업체였던 업체도 제안 포기했다나 봐요."

 "그.. 그럼 재입찰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네. 원래는 그래야 하는데 금액도 워낙 적어서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돌리려나 봐요. 아마 칠선엔지니어링 에서 수행하시기로 어느 정도 정해졌나 봐요."

 "그럼 오늘 발표도 필요 없겠네요?"

 "아니 그래도 일단 들어보래요. 어차피 준비해온 거니 들어보고 업체 선정에 참고하시겠데요. 그래서 팀장님은 안 오시고 김성식 과장님하고 저만 듣기로 했어요."

 "오늘 일이 잘 풀리려 나보네요. 안 그래도 첫 발표라 긴장되던 참이었는데요. 허허"

 "오늘 긴장 마시고 여유 있게 잘해주세요. 우리 이번 사업 재밌게 해봐야죠."

 "네. 알겠습니다!"

 

 문 과장의 입장에선 오늘 하루가 너무 순탄했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막 차올랐다.

 

 준비가 다 끝나자 김 대리는 같이 심사할 김성식 과장을 데려왔다. 때마침 사업2본부 본부장인 왕 이사도 도착했다.

 

 "앗.. 보.. 본부장님. 오셨습니까."

 "어. 그래. 오늘 문 과장 발표라기에 잠시 들렀네."

 

 왕 이사는 심사관들과 가벼이 인사한 후

 

 "준비한 데로 떨지 말고 잘해보게나."

 "네! 알겠습니다!"

 

 어김없이 마무리는 씩씩하게 외친 문 과장은 드디어 단상에 올랐다.

 

 심사관은 말했다.

 

 "자. 이제 시작하시죠."

 "네. 그. 그럼 금년 데이터 정비 사업에 대해 칠선엔지니어링 의 제안 발표를.. 시. 시작하겠습니다."

 

 문 과장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발표회장은 왠지 모를 긴장감에 조용해졌다.

 

 바로 이어져야 할 발표가 갑자기 멈췄다.

 

 발표회장에 있던 심사관과 왕 이사, 도 대리는 문 과장을 더욱 주시했다. 약 10초의 침묵이 흐른 후 ...

 

 갑작스레 비틀거리던 문 과장은 쿵! 소리와 함께 쓰러졌다.

 

 ...

 

 발주업체와 칠선엔지니어링 역사상 최초 발표자 실신 사건이 벌어졌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0 10회 - 화해를 해보자 2019 / 9 / 19 184 0 4720   
9 9회 - 늑대도 등장 2019 / 9 / 17 208 0 5558   
8 8회 - 그녀의 본모습 (3) 2019 / 9 / 16 210 0 3743   
7 7회 - 그녀의 본모습 (2) 2019 / 9 / 11 185 0 4628   
6 6회 - 그녀의 본모습 (1) 2019 / 9 / 10 190 0 4523   
5 5회 - 이 구제불능 인간 2019 / 9 / 9 207 0 4614   
4 4회 - 실신 2019 / 9 / 6 204 0 5388   
3 3회 - 그리고 그녀의 등장 2019 / 9 / 5 186 0 5089   
2 2회 - 직장상사도 등장 2019 / 9 / 4 191 0 4219   
1 1회 - 그의 등장 2019 / 9 / 4 340 0 414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내 손가락의 남
모험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