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하중
난 우선 칼을 허리춤에 꽂아 넣고 종선이의 집으로 무작정 걸어갔다.
아마 집에 있진 않을 거지만 당장 갈만한 데가 거기밖에 없었다.
거리를 걷는데 사람들이 나를 피한다.
종선이 집에 도착했다.
역시 그때와 같이 주변에 경비는 없다.
난 비상구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다.
놈의 집 앞에 도착했는데 안에 사람의 기운이 느껴진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열린다.
“어머 하중이 아니니?”
종선이의 어머니다.
“... 종선이 어딨어?”
“글 쌔다.. 나도 오랜만에 생각이 나서 왔는데 없구나.. 집은 이 꼬락서니로 해놓고 어딜 갔는지..”
종선이 어머니 뒤로 보이는 종선이의 집은 난장판이 돼있다. 아마 그때 전기 충격기를 급하게 찾느라 저렇게 된 것 같다.
나는 뒤로 돌아 나가려 했다.
“근데 하중아.. 어디 아프니?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난 대답하지 않고 나가려 했는데 어머니의 음성이 들렸다.
‘아들..’
‘아들...’
‘그냥 놔둘 거야?..’
‘엄마 너무 억울해..’
‘너무 분해.. 왜 나만 죽어야 해..?’
"아니에요 어머니... 어머니는 혼자가 아니에요"
‘그럼.. 저년도 죽여’
“네.”
나는 다시 뒤로 돌아 종선이의 어머니를 방에 밀어 넣고 문을 닫았다.
“... 하중 아 왜 그러니? 갑자기 왜 그래..”
종선이의 어머니는 당황하며 몸을 떨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외로우시데요.. 억울하시데요..”
나는 어머니의 혼이 담긴 칼을 꺼내들었다.
종선이의 어머니는 찢어지는 비명을 내질렀다.
나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마음속의 어머니에 대한 죄송스러움뿐이었다.
“당신 아들 때문에 죽는 거라 생각해.”
종선이의 어머니는 비명을 지르며 나를 막으려고 했지만 손쉽게 뿌리치고 배에 칼을 쑤셔 넣었다.
종선이 어머니의 배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 왜 그러니... 나한테..”
“그만 말해. 듣기 싫어.”
나는 칼을 빼 수십 번 더 쑤셔 넣어 난도질을 했다.
“살.....”
폐가 찢어져 목에 피가 찼는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난 칼을 빼 목에다 꽂아 아예 숨통을 끊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밖은 조용하다.
다들 2층에서 난 비명소리에 오히려 더 조용해진 듯하다.
화장실에가 몸과 칼에묻은 피를 조심히 닦고, 종선이의 오래된 듯한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집 문을 열자 옆집 창문이 급하게 닫히는 소리가났다.
난 옆집창문을 보니 내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악마가 나를 보고 웃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