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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엑스트라가 된 창조주
작가 : 한청
작품등록일 : 2019.9.2

#성좌물 #책빙의물 #게임시스템 ///
내가 만든 사후세계로, 가다.

 
3. 엑스트라가 된 창조주
작성일 : 19-09-04 23:46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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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임.. 뭐?"

 

 내가 멀뚱멀뚱 녀석을 바라보자 녀석이 팔짱을 끼며 말했다.

 

 "이야 실망인데? 이 우주에서 나를 가장 잘 아는 게 너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녀석이 금색의 눈을 희번떡 뜨며 물었다.

 

 "야... 진짜 아무것도 기억 안나니?"

 

 곰곰히 과거를 되짚어 보았지만..

 

 암만 생각해도 내 인생에서 이런 사이코 같은 인상착의를 한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그러자 녀석이 말했다.

 

 "소설."

 

 "소설..?"

 

 검은 피부에 백발, 그리고 등 뒤에 있는 거대한 헤일로에 고대 그리스식 튜닉 옷.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데..

 

 가만.. 가만...

 

 "어...?"

 

 그러자 녀석이 씨익 웃었다.

 

 그렇다. 이 눈 앞의 꼬맹이의 모습은, 내 소설에 등장하는 유일신의 인상착의와 똑같았다.

 

 "유.. 유일신...??"

 

 "그래 짜샤! 니가 만들어놓고도 어쩜 그렇게 관심이 없누..!!"

 

 아 그야 당연하지. 니는 내 소설에서 딱 두 번 등장하고 끝이었으니까.

 

 "흐윽.. 너무해..!!"

 

 눈 앞의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머릿 속으로 상상만 했던 유일신이 눈 앞에 있다니.

 

 "아니.. 말도 안돼.. 그럴리가 없잖아? 넌 가상 세계 속의 존재라고...?

 

 그러자 유일신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 짜식이 혼자 가면 섭섭해할까봐 마중나와줬더니 영 반응이 시원찮네."

 

 

 유일신이 손가락을 튕기자 허공에 흰색 의자 두 개가 나타났다.

 

 "어.. 어...!!"

 

 동시에 내 몸의 구속도 풀렸다.

 

 마치 우주를 유영하듯 난 의자를 향해 헤엄쳐갔다.

 

 "앉아."

 

 유일신이 내민 의자에 앉자 뿅하고 녀석과 내 사이로 테이블이 등장했다.

 

 녀석이 내게 커피를 건네주며 말했다.

 

 "아니.. 그리고 너 아까부터 자꾸 녀석, 녀석 거리는 데 니 진짜 신한테 너무 버르장머리가 없는 거 아냐?"

 

  뭐 녀석? 내가 언제 그랬다고.

 

 "또, 또, 이 자식, 신한테 버르장머리가 그게 뭔데..!!"

 

 잠깐. 이 자식 설마 내 독백을 읽은거야??

 

 "야, 니 설마 내 생각 읽은거야??"

 

 "아니 들리는 걸 어쩌라는 건데! 애초에 그거 니가 설정한 거였잖아!!"

 

 "미친..."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소설 속에서만 보던 판타지 세계의 상황이 진짜 내게 닥쳐오다니.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난 뭐 알고 보니 어느 샌가 난 내가 쓴 소설로 들어왔다니 뭐 그런 거야? 아니면 매트릭스? 이 세계는 알고보니 조작된 거였다?"

 

 그러자 녀석이 혀를 쯧쯧 차며 말했다.

 

 "짜식 웹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군. 이세계 같은 거 아니고 현실이니까 안심해. 난 진짜 신이니까."

 

 ".....진짜 신이라고?'

 

 그게 더 이상했다.

 

 녀석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무렇게나 쓴 내 소설 속 묘사가 우연히 실제 신의 모습과 일치했다는 말이 아닌가.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넌 내가 만든 창작 캐릭터라고! 그게 현실일리가 없어!!"

 

 "그래. 불과 3년 전까지만해도 현실이 아니었지. 난 그저 네 소설의 등장인물 중 하나였을 뿐이었지."

 

 "그래..! 넌 그냥 내 소설 속 등장인물이라고!!"

 

 "이젠 아니야."

 

 유일신이 품 속에서 무지갯빛으로 빛나고 있는 큐브를 꺼내며 말했다.

 

 녀석이 그걸 꼼지락 꼼지락 거리며 내게 물었다.

 

 "야, 김필중. 넌 이 세상에 사후세계를 무대로 한 이야기들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냐?"

 

 "사후세계를 무대로 한 이야기..?"

 

 녀석이 손가락을 하나씩 피며 말했다.

 

 "단테의 신곡. 온갖 종류의 고대 성전들. 블리치. 신과함께. 뭐 등등 이 세상엔 무수히 많은 사후세계를 그린 '이야기'들이 있지."

 

 "뭐... 그렇지."

 

 "그럼 하나 문제. 이 중에서 어떤 이야기가 사후세계의 모습을 가장 디테일하게 그린 것 같아?"

 

 가장 디테일하게라..

 

 그래.. 디테일만으로 따지면...

 

 이 중에선 아마 단테의 '신곡'이겠지? 이야기는 뒷전이고 작가가 설정충이라 배경묘사나 그런 거 하기 급급했으니까.

 

 나머지 이야기들은 무대가 사후세계이긴 하지만, 서사가 주를 이루지 그 사후세계 자체에 관련된 설정 같은 건 끽해바야 5만자도 안 넘을 것이다.

 

 "그래 맞아. 그래서 실제로 요 몇 년 전까지의 사후세계의 모습은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사후세계였어."

 

 ".....뭐? "

 

 "하느님 믿고 성실하게 살면 천국가고, 무신론자이지만 착하게 살면 림보로 가고, 나쁘게 살면 지옥가고. 걍 딱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지."

 

 그럼 이 녀석의 말대로라면, 단테의 신곡이 이 세상에서 사후세계를 가장 자세하게 묘사한 소설이라, 여태까지 사후세계가 단테의 사후세계였다는 이야기인거 아냐.

 

 "맞아."

 

 녀석이 허공에 무지개 큐브를 띄우며 말했다.

 

 "스토리 큐브. 세계관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 이 큐브는 말이지, 설정이 충분하다는 전제조건 하에 말이야, 출판된 작품 속에 존재하는 세계를 현실로 만드는 능력이 있어. 출처는 나도 몰라. 그냥 눈을 떠 봤는 데 내 품에 이게 안겨져 있더라고."

 

 "스토리 큐브..? 세계관을 현실로 만든다고...??"

 

 "말 그대로 현실의 영역에 직접 간섭해 우주의 형태를 바꿔버리는 거지. 그래서 몇년 전까지 인간이 죽은 후에 가게 되는 사후세계는 단테의 사후세계였다는 거다."

 

 "말도 안돼.. 그런 게 있을리가 없잖아!"

 

 내가 그렇게 항변하자 유일신이 두 팔을 양 옆으로 쫙 벌리며 말했다.

 

 "그럼 난 지금 뭔데."

 

 소설의 설정대로 우주를 재구성한다니.

 

 터무니 없는 소리에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았다.

 

 "잠깐... 그 말이 정말 사실이라 한다면.."

 

 단테의 세계엔 이런 유일신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괴상망측한 모습을 하고 있는 꼬꼬마 신이 있는 건,

 

 오로지 내 소설 뿐이었다.

 

 "지금 사후세계는.. 내가 만든 세계의 형태로 이루어져있다는 거잖아?"

 

 그러자 녀석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래. 어떤 반도에 사는 한 미친 놈이 자기 소설 사후세계의 설정집을 100만자나 넘게 써버리는 바람에 우주가 하나 바뀌게 되버렸다고."

 

 "뭐...?"

 

 내가 벙찐 얼굴로 있자 녀석이 내게 얼굴을 들이내밀며 말했다.

 

 "말 그대로, 니가 지금 사후세계의 창조주가 되버렸다는 소리다.."

 

 내가 설정집만 100만 자를 넘게 쓰는 바람에 정말 세계가 그렇게 바뀌었다고?

 

 하나의 세계가 그렇게 간단하게...??

 

 "그래. 이 큐브 덕에."

 

 유일신이 큭큭큭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거 알아...? 지금 사후세계에 있는 많은 영혼들이 니가 이쪽으로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거."

 

 "...날? 왜??"

 

 그러자 녀석이 살벌하게 웃으며 말했다.

 

 ".....기존에 천국에 있던 놈들이 갑자기 무법지대로 쫓겨나질 않나, 지옥에 있던 놈들이 자유를 얻고 우주 곳곳을 쑤시고 다니질 않나. 네 덕에 지금 사후세계의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는 바람에 난리도 아니라고. "

 

 "나.. 나 때문에?

 

 "뭐, 네 설정 덕에 득을 본 친구들은 네게 감사하고있지만."

 

 그렇다는 건 말 그대로 내가 우주 하나를 박살냈다는 거 아냐.

 

 고작 설정집 100만자를 쓴 것 만으로.

 

 "그렇게 된 거라고 합니다. 아무튼 축하합니다 김필중씨~ 한 세계관의 창조주가 되신 걸 말이죠. 큭큭."

 

 창조주고 나발이고 지금 내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이 자식의 말이 진짜라면, 지금 내가 죽은 후 가게 되는 세계는 그 내가 만든 세계라는 뜻 아닌가.

 

 "그렇습니다. 물론. 평범한 인간으로."

 

 안돼.. 이대로 그 미친 세계로 갈 순 없어!!

 

 거긴 인간의 목숨 따윈 파리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는 곳이라고!!

 

 젠장.. 지금 당장 소설을 지워야...!!!

 

 

 "어허 그렇겐 안 되지."

 

 유일신이 손가락을 튕기자 스마트폰을 꺼내려던 내 몸이 정지했다.

 

 녀석이 내 손에 들려 있는 스마트폰을 뺏어가며 말했다.

 

 "날 창조한 건 고마운데 말이야.. 태어난 지 얼마 안 됐는 데 벌써부터 죽으면 좀 그렇잖아..?

 

 "너.. 그거.. 이리.. 안..."

 

 녀석이 다시 내 몸을 원래 내가 추락하고 있던 위치로 옮기며 말했다

 

 "아쉽지만 어쩌겠어. 나도 먹고 살아야지. 너에겐 정말로 감사하고 있다고. 이런 재밌는 세계의 주인으로 만들어주다니 말이야. 정말 평생 은혜를 갚아도 모자를 정도야."

 

 정확하게 처음 떨어지고 있던 포즈로 돌아간 내 몸.

 

 녀석이 내게 윙크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 뭐 애초에, 니가 어찌되는, 내 알바는 아니잖아?"

 

 "이.. 개.. 자.. 식..."

 

  "그리고 무엇보다 난 유일신이라고! 네가 설정한 대로 난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대해야만 하거든."

 

 녀석이 짧게 두 번 박수를 치자 내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껴지는 중력.

 

 녀석이 씨익 미소지으며 말했다.

 

 "Adios Kid! 고마워~ 날 태어나게 해줘서~~!!"

 

 그 말과 함께 녀석의 몸이 사라졌다.

 

 그대로 자유낙하하는 내 몸.

 

 머리에 다시 강풍이 일기 시작했다.

 

 "안 돼애애애애애애------!!!"

 

 그 말과 함께,

 

 내 몸은 퍽석하고 지면에 내리 꽃혔다.

 
작가의 말
 

 3.

 소울 X사이어티는 정말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필중 덕에 세계관이 망해 수 만명의 사람들이 우주미아가 됬다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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