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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
작가 : 청사진
작품등록일 : 2019.9.1

나이 서른하나, 브래지어 끈이 내려갈 일이라고는 브래지어 줄이 기분 나쁘게 쓱 한쪽으로 말려 내려갈때 말고는 없다! 단호하게, 없다! 그냥 제기랄, 없다! 그렇다, 아무것도 없던 적막한 인생에 구원처럼 나타나 한 줄기 빛처럼 살포시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겨 줄 그러한 운명 같은 상대를 만났을 때 벌어지는 사소하고도 기막힌 사랑 이야기이다! 브래지어 끈이 내려가는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4. 말 그대로! 마약 옥수수!
작성일 : 19-09-04 23:32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7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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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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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표 마약 옥수수를 별 생각 없이 봉지에서 꺼내어 한 입 물었을 때! 나는 난데없이 혀의 미뢰를 치고 들어오는 그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옥수수맛에 ‘언빌리버블’과 ‘유레카’를 외칠 수밖에 없었다. 내 세삼 지난 삼십여 년의 인생속에 정녕 옥수수맛이라고는 코딱지만큼도 몰랐구나 싶어지는 맛이었다! 내 옆으로 누워 무심히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옥수수를 한 입 베어 물던 엄마도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거 뭐야?”

  “엄마... 내가 묻고 싶던 말이야.”

  “살다 살다 옥수수에 금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은 경우는 처음 보네... 허니버터칩 이후로 이렇게 쟁여놓고 싶은 물욕은 오랜만이라 낮선데? 딸, 이거 어디서 사 왔어?”

 

  춘자이모의 떡집 신상떡이 무색해지게! 어느새 떡은 뒷전이 되어버리고 단번에 마약 옥수수가 메인 자리를 꿰차게 되었다! 엄마와 나는 앉은 자리에서 사 온 옥수수를 싹 다 뜯고는 마저 남은 한 개를 눈 앞에 두고 경쟁하듯 치열하게 눈길주고 있었다. 리모콘으로 슬쩍슬쩍 채널을 돌리던 엄마가 먼저 스리슬쩍 툭, 운을 뗐다.

 

  “딸, 요즘 부쩍 살찐 것 같더라? 떡은 살 안 찌는 거 알지?”

 

  엄마가 떡을 슬쩍 손을 뻗어 내 앞으로 밀더니 마저 남아있던 옥수수로 손을 자연스레 옮기는게 보였다. 나는 잽싸게 엄마보다 먼저 남아있던 옥수수를 짚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엄마, 이러기야? 나 막 서운할라 그른다? 지금까지 쌓아 온 모녀간의 정이 옥수수 앞에서 무너질라 그르네?”

  “에이, 지지배 눈치 하나는 빨라가지고... 좋아, 내 뱃속으로 낳았는데 양보... 는 차마 못하겠고 반으로 똑! 잘라먹자.”

  “그러니까 내 말이! 내가 지금 바로 하려던 말이야.”

 

  우리는 그렇게 콩 한 쪽도 나누어 먹는 사이좋은 모녀처럼 옥수수를 반으로 잘라 아끼고 아껴가며 마지막 맛을 음미하였다. 이내 다 먹어 치웠을 때는 정말 그 아쉬워져 허탈감이 밀려올 지경이었다. 이거 뭐야? 대체 정체가 뭐길래, 이토록 땡겨오는 맛이더냐? 정말 말 그대로 마약옥수수는 마약을 뿌려놓은 맛이었다!

 

  다음 날, 나는 엄마의 금전적 후원까지 받으며 다시 그 마약 옥수수 매대로 그렇게 낮에 기세등등하게 향하게 되었다... 오늘은 아주 두둑하게 사와서 아빠까지 다 같이 나눠먹어야지하며 손에 쥔 시장바구니를 쫄래쫄래 흔들며 앞으로 나아갔을 때! 두둥! 계셔야 할 할머니는 자리에 없고 그 고슴도치같이 까칠하기 짝이 없던 재수없는 놈이 떡하니 옥수수 매대를 지키고 있는 것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나는 놀란 마음을 슬쩍 쓸어넘기며 녀석을 보고 태연한척 이렇게 물었다.

 

  “할머니는 어디가시구...”

 

  마음과는 달리 녀석의 얼굴을 보자마자 까칠해보이는 그 눈빛과 눈썹에 달린 피어씽들에 쫄아 말끝이 흐려졌다... 얼굴이 주먹만하고 얄쌍하게 생긴게 여자애들이 좋아하게 생기기는 했다지만 내게는 그저 싸가지 없이 왈왈짓는 동네 똥강아지만 같았다!

 

  “울 할매 오늘 동네할매들이랑 꽃놀이 갔어.”

  “꽃놀이도 가시구 역시 병원에서부터 느꼈지만 세련되셨네...”

 

  혼잣말을 가만 늘어놓는데 녀석이 툭 비집고 들어오듯 이렇게 말하였다.

 

  “뭐야, 할매도 없는데 아부는. 옥수수 사러 온 거 아냐?”

 

  이 자식... 어째 할머니가 있거나 없거나 사람이 저렇게 한결같이... 시건방으로 일관될 수 있지?... 그나저나 우리 사이는 초면에 가깝지 않은가?! 아니, 왜 어색함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게 반말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도 반말로 밀어부치겠다!!!

 

  “뭐야, 그나저나 옥수수랑 그렇게 안어울리게 서있는데 사람들이 무서워서... 사가나?”

 

  너도 한방 먹어봐라! 싶어져 어설프게 공격하였더니 이 자식 덥썩 무는게 생긴거랑 또 영 딴판으로 백치미가 줄줄흐르게 말한다.

 

  “그치! 어쩐지 오늘 한 개도 안 나가더라. 역시 무섭게 생겨서 그른가?”

 

  본인도 알기는 아는구만... 무섭게 생긴데다가 왕싸가지까지하니까 그렇지!라는 말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꾹 밀어 삼켰다. 그런데 이자식 처음으로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쪽이 오늘 개시야. 그러니까 많이 사가. 이왕이면 다 사 가주면 더 좋구.”

 

  어이쿠! 이제보니 자본주의 미소였구만!

 

  “어디서 은근슬쩍 강매!”

  “강매는 무슨, 딱 보니까 두 봉지 사가겠구만. 맞지?”

  “아니거든. 분해서 세 봉지 사갈 거야.”

 

  내 말에 녀석이 영 성의가 없이 틱틱 옥수수를 검은 비닐봉투 안으로 담기 시작하였다. 그러더니 다 담고는 잠깐 무언가 고민하듯 멈칫하다가... 옥수수 한 묶음을 더 넣어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개시라서 특별히 서비스로 한 봉지 더야... 우리 할매한텐 비밀이다!”

 

  나는 속으로 생각하였다. 이 집 마약옥수수는 맛도 끝내주기는 하지만 할머니도 손주도 인심이 너무 후한데? 게다가... 그 집은 또 대대로 후한 게 참 많았는데... 그것은 바로!

 

 ******************************

 

  옥수수 한 묶음을 더 챙겨 봉투 안에 담던 녀석에게로 나는 지갑에서 슬쩍 꺼낸 오만원권 지폐를 얼른 녀석 앞으로 내밀었다.

 

  “그런데 잔돈이 어디있더라?”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자신이 입고 있던 바지주머니를 샅샅이 뒤지던 녀석은 이내 매대 뒤에 세워져 있던 악기가방으로 보이는듯한 가방까지 샅샅이 뒤지며 허둥지둥 잔돈 찾기에 바빴다. 이런, 풋내기 장사꾼 같으니라구. 이렇게 어설퍼서야 어디 제대로 장사나 할수있겠는가 싶어져 나는 혀를 끌끌찼다. 이래뵈도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력으로 농축된 그간의 내 다사다난했던 아르바이트 시절의 경력으로 보아 이 녀석은 아주 곱디 곱게 자란 놈이 분명하다... 이렇게 어설퍼서야... 슬금슬금 오지랖이 발동한 나는 녀석에게 이건 이렇게하면 더 편하고, 저건 저렇게하면 더 좋을꺼야라며 설명충처럼 길게 ‘라떼는 말야...’라며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질간질 그리고 슬금슬금 밀려왔지만... 그런 오지랖을 누룰수있도록 아주 타이밍 좋게도 녀석의 휴대폰전화가 먼저 때마침 울려왔다. 잔돈을 찾다가 걸려온 전화에 잔뜩 짜증이 묻어난 목소리로 전화를 받던 녀석은 이내 그 새까만 눈동자가 더 크게 커지며 당황하더니 수화기 너머의 상대를 향해 이렇게 말하였다.

 

  “아씨, 지금 당장 어떻게 튀어 오라는 거야! 형이 그렇지않아도 오후 늦게나 나오라매... 악기는 챙겨오기는 했는데... 것두 그렇고 나 머리 손질도 하나도 안했어...”

 

  그러더니 녀석은 전화를 끊고는 이내 악기가방 앞주머니에서 찾은 잔돈과 함께 아까 담아두었던 옥수수가 담긴 검은 봉지를 척 내게로 내밀었다. 당황한 기색에다가 혼란스러움이 역력한 녀석에게로 나는 슬쩍 물었다.

 

  “왜? 뭐...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봐...?”

  “됐어... 그쪽은 알바아냐...”

 

  짜식, 거 성질머리하고는... 그렇게 까칠해서야 자다가 떡이 나온다는 속담에는 미치치 못할지언정 주려던 떡도 빼앟기겠다 너라면 싶었다... 나는 그런 싸가지 녀석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려 유유자적 그렇게 한 손에 옥수수 봉지든채 흔들며 집을 향해 뒤돌아 걷고 있었다. 그런데, 어랏! 순간! 남자 손 치고는 길고도 예쁘장하게 뻗은 손 하나가 덥썩, 내 팔목을 붙잡는 게 아닌가. 뭐야, 이 난데없는 스킨쉽은! 예상 밖의 전개인데? 오... 그런데 이거 은근 기분 나쁘지 않네? 하며 음흉하게 웃다가 이럴때가 아니지, 싶어져 그 손의 상대를 빤히 올려다보니 내 팔목을 잡은 채 어정쩡하게 선 채 슬금슬금 눈이 휘어지게 반달 눈웃음을 짓고 있는 그 까만머리 고슴도치 놈이 보이는게 아니겠는가. 이거 뭐야? 왜 또 자본주의 미소더냐?

 

  “저기 말이야... 혹시 그쪽 시간 좀 있나...?”

  “뭐야... 혹시... 작업멘트냐?...”

  “에이! 아니거든! 아, 이게 아니지... 부탁하는 입장에서 성질내면 안 되지... 저기 말이야 이런 얼토당토한 말해서 진짜 미안한데...”

  “뭐야,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성질 급한 사람은 벌써 숨차서 꼴깍 넘어갔겠다...”

  “저기... 말이야... 정말 염치없는 건 아는데 혹시 시간 괜찮으면... 잠깐 우리 옥수수 매대 좀 봐주면 안 될까?!”

  “뭐?”

  “나도 알어! 어이 없고 황당할거라는 거...! 그런데 어쩌겠냐... 오후에 밴드 오디션 일정이 있었는데 급하게 땡겨졌다고 리더형은 당장 튀어오라고하지! 이와중에 어디에다 부탁해 맡길 데는 없지! 그렇다고 밴드 멤버들 다 아르바이트고 뭐고 생계 제쳐두고 모이는 데 나만 쏙하고 빠질 수도 없지! 그리고 또!...”

 

  나는 싹둑 녀석의 말을 거기쯤에서 대충 자르며 이렇게 덧붙였다.

 

  “뭐가 이렇게 장황하고 길어.”

  “엉?”

  “알겠어, 다녀와. 내가 지키고 있을게.”

  “뭐야? 뭐가 그렇게 간단하고 날렵한건데?”

  “그게... 내가 시간이 좀 많걸랑.”

  “뭐?”

  “그게... 백수야. 전업 백수.”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는데 순간 녀석의 당황한 얼굴이 보였다. 뭐야, 너도 다른 동창회때 만난 애들처럼 백수라는 말이 당황스럽고 좀 그런거냐...싶어져 마음이 살짜쿵 쪼그라들어지려던 찰나 그 녀석이 눈을 똥그랗게 뜨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개멋있어.”

 

  응? 뭐냐...? 이 생각못한 전개는... 어떻게 된게 이 녀석하고만 있으면 전부 다 예상밖의 전개로 흘러가기 일 쑤네...

 

  “나 지금 쫌 반할랑 말랑 했어!!! 아무튼! 그런데 내가 지금 시간이 없어서! 그러니까 우리 집 가보로 이어져 온 마약 옥수수! 좀 잘 부탁해!”

  “어... 뭐 그래라...”

 

  녀석은 그렇게 곧장 악기가방을 등에 찰싹 들쳐매고는 빠르게 뛰어가기 바빴다. 그런데 다시 성큼 방향을 바꾸어 내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돌아오더니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그런데 부탁하는 김에 뭐 하나만 더 부탁해도 돼?”

  “뭔데?”

  “혹시 이 근처에 저렴하면서 느낌 있게 머리하는데 아는 데 어디 혹시 있어?”

 

  짜식 저렴한 데다가 느낌까지 있어야 한다니... 이것은... 마치 인터넷 쇼핑몰을 여러군데 빤히 둘러보며 호시탐탐 1+1 기회를 노릴 때의 내 눈빛만큼이나 야망 있어 보이는 태도군... 이녀석 몰랐는데 꽤나, 야망남이었네! 라고 생각하다가 순간 내 머릿속에 딱! 한 군데 떠오르는 미용실이 있었으니... 그곳은!!! 두둥!

 

  “내가 뭐... 헤어 쪽에 일가견 있는 사람을 하나 알긴 아는데... 너가 나한테 잘보인다면야 50% 정도 할인된 금액에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뭐...”

 

  나는 볼에 혀까지 넣은 채 한없이 시건방진 표정을 내지으며 말하였다. 그런데 이 녀석, 이제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반달 눈웃음을 내내 지으며 이렇게 말해오는 것 이었다.

 

  “정말? 진짜? 그렇게만된다면야 당장 내 생명의 은인으로 모실게!”

  “뭘, 그렇게까지야... 그런데 절대 실패해도 나한테 책임 묻지 않기다?”

 

  이 녀석 애교많은 강아지처럼 고개를 아래위로 빠르게 흔들며 싸게만 할 수 있다면 영혼까지 팔 기세였다. 나는 속으로 음흉하게 웃음지으며 지갑 속 깊숙이에 넣어두었던! 아니, 이제는 더는 쓸 일이 없다 느껴져 깊게 처박아두었던! 방치해두었다는 편에 더 가까울! 그 한 장 남아있던 ‘싸다! 50% 쿠폰’을 꺼내어 들었다. 어디 너도 당해봐라 요놈아! 나는 그렇게 곤경에 처한 여주인공을 구해주기 위해 드라마속에서 멋드러지게 명함을 척 내미는 멋진 실장님들처럼 ‘싸다! 50% 쿠폰’을 그녀석에게로 척하니 내민 것이다. 그런데 이 자식 정말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그 쿠폰을 고이! 건네받아 들고는! 꾸벅 인사까지하며 고맙다는 말과 함께 달려가는 것이 아닌가! 너가 이러면 곤란한데... 전개상 사람이 한결같은 구석이 있어야 놀릴맛, 약올릴맛, 복수할...맛이 나지... 너가 이렇게 순둥순둥 착하게만 나오면 내가 괜히 둘리를 괴롭히는 길똥이 아저씨가 된 기분이잖아! 어딘가 주인공을 괴롭히는 못된 악당이 된 기분이라고!!! 이자식아!!!

 

  아무튼 그 녀석은 자신에게 곧이어 닥칠 그 어떤 시련도 예상치 못한 채 그렇게 바삐 뛰어나갔다. 그렇게 나는 얼결에 마약 옥수수 맛에 1일차에 마약 옥수수 매대까지 꿰차는 신세가 되어져 버린 것이다...!

 

  매대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나는 잠시 무료해져 얼마전 종명이와 주고 받았던 메시지를 다시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훗, 떨리고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 그 문자메시지는 다시 보아도 사람 마음을 설레게하는것들이었다! 바로! 종명이가 언제 밥이나 한번 먹자고 내게 따끈따끈하며 심장에 불을 지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던 날! 나는 설레고 들뜨는 마음을 꾹! 억누르며 종명이에게 다음주 목요일은 어때? 라고 부담스럽지않게 살포시 문자를 보내었었다. 아이유의 노래 ‘금요일에 만나요’ 가삿말 처럼 고심 끝에 월요일엔 바쁘지 않을까, 화요일은 성급해 보이겠지? 그렇다고 수요일은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 들고, 목요일은 그냥 왠지 싫기에, 이번주 금요일은 어때?라고 묻는 ‘금요일에 만나요’의 가삿말처럼 ‘금요일에 만날까?’라고 물으려다 그래도 이건 너무 따라하는 것 같다 싶어져 노래가삿말중에 그 왠지 싫다던 목요일로 결정해 만나자고 얼떨결에 메시지를 보내게 된 것 이었다. 일주일 중 가장 평화로우며 아무런 근심도 없을 것만 같은 목요일이 마치 내게는 웬지 대길! 운명의 날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매대에 앉아 휴대폰 문자메시지 내용을 다시금 훑으며 홍홍홍! 웃음꽃을 가득 띠우며 피식피식 설레었다가! 분홍빛 목요일을 떠올리며 볼이 발그레해졌다가! 저절로 슬쩍슬쩍 올라가는 입 꼬리를 꾹! 억누르르느라 손으로 한참간 입꼬리를 매만지면서 그렇게 설레는 마음과 함께 매대에 앉아있었다.

 

  그때였다! 마약옥수수가 거의 팔려 동이 났을 늦은 저녁 무렵, 저 멀리서 달려오는! 그 마약 옥수수 집안의 후계자이며, 동시에 고슴도치 같던 싸가지 없는 그 놈이 오디션을 마치고 왔는지 성큼성큼 시장 저 끝 길에서부터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나만 당할 수 없지 너도 당해봐라! 요놈의 심보로 내가 한지민 파마를 했던 그곳에 분명 보냈던걸로 기억 하는데... 어째, 이건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얼굴의 문제였던... 거니...? 라고 묻고 싶어질만큼! 눈 앞으로 성큼 다가온 그 녀석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너무나도 근사해보였다...

 

  그러니까 그게 한마디로 어느 정도였냐면... 길고도 방대했던 나의 아이돌 덕질 역사로 보아 그 녀석은 그러니까... 한 마디로... 지금까지 긁지 않은 묵혀둔 복권이었다! 그것도 완전히 말이다!!!

 
작가의 말
 

 수요일이네요~ 굿밤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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