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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하늘에서 떨어진 소원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8.29

"소원성취부 '별이 쏟아지는 밤'에서 나왔습니다. 39312번 고객님, 당첨되셔서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소원 없는데요."

"네? 분명, 접수 되셨는데..."

태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눈 앞의 여자를 쳐다보았다. 소원이 없다고? 서류를 내려다뵈 분명 무언가 소원이 접수가 되어있었다.

"별똥별에 소원을 빌지 않으셨나요?"

"안 빌었는데..."

태루는 눈을 깜빡였다. 의뢰인의 소원을 들어줘야만 돌아갈 수 있는데...
과연, 태루는 소원을 이뤄주고 돌아갈 수 있을까?

<<소원을 이루어주는 천구(별똥별)와 소원없는 여자의 이야기>>

 
1. 별똥별 소원 주식회사 (2)
작성일 : 19-09-04 23:24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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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맑다.

  인수는 남자를 보고 생각했다. 그래, 아이고 참 해맑다.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웃고 있는 사내를 보며 인수는 잔뜩 움츠리고 있던 몸의 긴장을 풀었다. 새까만 정장차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딘가 어리숙해 보였다.

  인수의 손에 들려있던 빗자루가 천천히 제자리를 찾아갔다.

 

  “그래서... 누구라고요?”

 

  “별똥별 소원 주식회사에서 나왔습니다!”

 

  남자는 자신의 품 안을 뒤적이더니 곧 명함 하나를 꺼내들어 인수에게 내밀었다.

 

  [별똥별 소원 주식회사

  인계하늘 한국지점

 

  소원성취부 ‘별이 쏟아지는 밤’ 사원 – 태루]

 

  별을 물고 있는 귀여운 여우처럼 생긴 강아지가 로고로 그려져 있는 그림이 인상적인 명함을 받아든 인수는 눈을 깜빡였다. 명함에 씌여진 글자가 반짝였다.

 

  “소원성취부 ‘별이 쏟아지는 밤’에서 나왔습니다. 39312번 고객님, 당첨되셔서 소원을 이루실 수 있게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남자, 태루가 손을 하늘 위로 번쩍 들어 올리며 말하자 돌연 하늘에서 ‘퍼버벙!’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별가루처럼 반짝이는 꽃잎이 쏟아져 내려왔다.

 

  인수는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우선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소원 없는데요.”

 

  “네?”

 

  “혹시, 별똥별에 소원을 빌지 않으셨나요?”

 

  태루의 물음에 인수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그런 ‘귀찮은 짓’은 하지 않았다. 더구나 별똥별에 소원을 빈다고 그게 진짜로 이루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건 단지 사람들이 스스로를 위안하기 위해하는 일종의 미신행위에 불과했다. 그저 소원을 빌 때, 그 순간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하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인수의 물음에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던 태루가 품을 뒤지더니, 이윽고 서류뭉치 하나를 꺼내들어 착착 소리를 내며 넘겼다. 서너 장 즈음 넘겼을 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말순님 아시죠?”

 

  “할머니신데...”

 

  갑자기 튀어나온 할머니의 이름에 인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1년 전, 돌아가신 뒤로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그저 혼자 삭히던 이름이었다. 그녀를 배려한 섬마을 사람들도 입에 잘 담지 않는 이름이었다. 그 이름을 이 남자가 어떻게 알고?

 

  “1년 전, 이말순 고객님께서 소원을 접수하셔서 찾아왔습니다.”

 

  “무슨 소원이요?”

 

  “강인수 고객님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셨습니다.”

 

 

 *

  인수는 눈을 떴다.

  좁은 커튼 사이를 기어이 비집고 들어와 인수의 굳게 닫힌 눈꺼풀 위에 내려앉은 탓이었다. 간밤에 이상한 꿈을 꾼 그녀는 왠지 몸이 피곤했다.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한 번 정신이 들고나니 밖에서 요란하게 울어대는 매미들의 합창소리마저 들리자 더 이상 잘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진짜 이상한 꿈이네.”

 

  별안간 하늘에서 내려온 빛이 남자가 되지를 않나, 갑자기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지를 않나.

 

  “다음 소설 소재로 쓰면 딱 맞겠네.”

 

  작가들의 소설은 본인의 경험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이렇게 어이없는 꿈에서 창조되기도 한다. 인수는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항상 베개 옆에 구비해두는 필기도구를 들고 열심히 끄적였다.

 

  잠시 그렇게 필기시간을 가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커튼을 열어 젖혔다. 마당이 고스란히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뭐야!”

 

  그리고는 경악에 가득한 눈으로 마당에 자리한 사람을 바라보며 눈을 껌뻑이다 바로 현관으로 달려갔다.

 

  “안녕하세요!”

 

  벌컥 문을 연 그곳엔 어젯밤, 인수가 꿈에서 본 남자가 해맑게 서있었다. 밤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던 것인지 꿈에서 본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탁!

  인수는 돌연 문을 다시금 닫았다.

 

  “뭐야? 저 사람이 왜 여기 있어? 꿈이 아니었다고? 그게? 그게 가능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에 혼잣말을 속사포로 내뱉고 있는 데,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저... 고객님?”

 

  인수는 조심스러운 목소리에 살짝 문을 열었다. 여전히 해맑은 표정의 태루는 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간밤에 할머니의 이름을 듣고 장난치지 말라며 혼자 방으로 들어가 누워서 울다가 잠들었던 것이 생각난 그녀는 현관에 걸려있는 거울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눈이 부어있었다.

  여전히 문을 조금만 연 채로 인수는 가만히 물었다.

 

  “할머니가 무슨 소원을 빌었다고요?”

 

  “강인수씨의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셨습니다.”

 

  인수의 물음에 태루가 기대에 가득 찬 얼굴로 답했다.

 

  “그 소원이라는 거... 아무거나 말하면 돼요?”

 

  “강인수씨가 지금 가장 원하는 걸 말씀하시면 됩니다.”

 

  가장 원하는 것?

  그녀는 곰곰이 생각했다. 지금 당장 원하는 거라...

 

  “없는데요? 그거 그냥 안 빌면 안 돼요?”

 

  그녀는 딱히 소원을 빌 만한 것이 없었다. 작품 활동도 지금이 만족스러웠다. 유명한 사람들처럼 드라마화가 된다거나 영화화가 된다거나 그런 욕심은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적지만 지금의 벌이에 만족하고 있었다. 일이 더 바빠지면 소일거리로 하고 있는 농사를 짓지 못하기에 지금이 딱 적당했다.

  농사가 풍년이 되게 빌어봐?

  고개를 저었다. 흉년이 되면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풍년이 되어도 곤란했다. 그녀 혼자 먹을 정도로 작게 소일거리로 하는 거라 양이 많아지면 그걸 또 소비하기 힘들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고 판로가 있어서 어딘가에 팔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저희 별똥별 소원 주식회사의 소원성취부, ‘별이 쏟아지는 밤’의 천구는 요청하신 소원을 들어드려야만 돌아갈 수 있어서, 고객님께서 소원을 말씀하시지 않으시면 갈 수가 없습니다.”

 

  “들어줬다고 하고 그냥 돌아가면 안 되나요?”

 

  인수의 말에 태루가 답답하게 꼭꼭 잠그고 있던 셔츠의 맨 윗 단추를 풀더니 안에서 목걸이 하나를 꺼냈다.

  얇고 기다란 유리관이 달려있는 목걸이를 내보인 그는 다시금 셔츠 안으로 목걸이를 집어넣었다.

 

  “저희가 돌아가는 데 필요한 연료는 고객님의 소원이 이루어져야만 채워지기 때문에 꼭!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고객님의 소원을 들어드려야 합니다.”

 

  “외계인?”

 

  “외계인은 아닙니다.”

 

  연료를 채워야 한다는 말에 인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내자 태루가 단호하게 말했다.

 

  “하늘에서 오기는 했지만 외계인은 아닙니다. 저희는 ‘천구’입니다.”

 

  “천구?”

 

  “지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별똥별에 소원을 빌면 그것을 들어주는 정령 같은 거죠.”

 

  정령?

  인수는 작가로써의 상상력을 동원해야만 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제의 그 빛이 이 사람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지금도 반신반의하게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자자, 인수야. 정리해보자.

  그녀는 자기자신을 다독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글을 쓰고 있는 데, 빛이 내려왔고, 빛에서 갑자기 이 사람이 튀어나왔고, 외계인이 아니라 천구로 소원을 들어주는 정령인데, 1년 전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빈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나한테 온 거다.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이게 정말 말이 되는 일이야?

 

  “소원을 빌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데요?”

 

  이 상황이 현실이라면 소원을 빌지 않는 이상 이 남자는 계속 마당에 서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빌 소원이 없었다.

 

  “소원의 유효기간은 1년입니다.”

 

  “그럼 1년 동안 내가 소원을 빌 때까지 기다린다고요?”

 

  “그렇게 되겠죠. 하지만 보통의 고객님들은 저를 만난 지 3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접수하신 소원들을 이루어 달라고 말씀하세요. 지금까지 계속 그랬죠. 예외적으로 지금 강인수 고객님이 최장시간을 기록 중이십니다.”

 

  그렇다.

  사람들은 모두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것이 이루어질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그 기회를 잡는다. 욕심은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 중에 하나이니까.

  인수는 계속해서 생각나는 단 한사람을 위해 입을 열었다. 불가능하다는 걸 알기에 말하지 않으려 했던 거지만 지금 당장 생각나는 소원은 이것밖에 없었다.

 

  “혹시...”

 

  “죽은 사람을 살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물론, 단 한 번의 만남 역시 불가합니다.”

 

  인수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안다는 듯 태루가 말을 잘랐다. 그 말에 인수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에게 소원이 있다면 그건 할머니를 다시 한 번 보는 거였다. 지금 가장 강하게 빌고 있는 건 단지 그것 하나였다. 지난 밤, 태루가 할머니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보고 싶지 않을 터였지만 어쨌든 지금은 그것이 가장 강한 바람이었다.

 

  “꿈에서도 안 되는 건가요?”

 

  “꿈은 저희 관할이 아닙니다.”

 

  “뭐야, 그 공무원식 답변은...”

 

  정령이란 녀석에게 공무원식 답변을 들을 줄이야. 기운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들었다. 인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다시 보고 싶다는 소원이 불가하다면...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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