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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사라진 나. 다가온 너
작가 : 시그널
작품등록일 : 2016.9.2

세상속에서 과연 나는 존재하고 있나요?
여러모습으로 살아가는 나.
진정한 내모습은 무엇일까.
나를 바라봐 주는 단한명의 너가 있을까

 
7화 세상의 눈
작성일 : 16-09-29 21:35     조회 : 339     추천 : 1     분량 : 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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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호는 아침부터 불편한 다리로 이리저리 잘도 뛰어다닌다.

 아프면 안그럴수도 있을텐데 저리도 팔팔하게 뛰어논다.

 그모습을 보면 철호가 아직 아기이긴 아기인가 보다.

 "철호. 이리와서 밥먹어."

 조금은 친해졌다고 생각 했지만 아직 내시선 속에서는

 밥을 먹지 않는다.

 철호의 편한 식사를 위해 밥을 주고는 등을 돌려 누웠다.

 눈을 뜬채 귀를 기울이고 있자니 아그작 아그작 소리가 들려온다.

 `짜식이 상감마마도 아니고 보면 밥을 안먹어.

 화장실 급해 죽겠는데...`

 한참의 아그작 거리는 소리가 끝나고 물을 마시는 소리가 들리자 잽싸게 화장실로 뛰어갔다.

 내집에서 비어있는 화장실을 두고 이렇게 소변을 참기는 처음인것 같다.

 밥을 다먹은 철호는 어리둥절하게 나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뭘봐! 철호 너때문에 이런거 아냐~"

 밖으로 흘러들어오는 햇빛이 방안을 점거해 나가고 있었다.

 방안을 조금씩 침투하는 햇빛에 철호는 신기한 마냥 여기저기 폴짝 폴짝 뛰며 짖고 놀았다.

 그모습은 마치 수빈이의 어릴적 걸음마 처럼 흐뭇한 미소를 들고 있게 했다.

 참 이상하게도 가족들 생각이 많이 떠오르지 않는다.

 간간히 떠오르는 수빈이의 무표정한 표정뿐이었다.

 철호를 보고 있으면서 그동안 기억이 나지 않았던 수빈이의 웃는 모습이 생각이 난다.

 웃을때 보조개가 이뻐 언제나 그 보조개 위에 뽀뽀를 해줬었다.

 그러면 수빈이는 수염이 따갑다며 얼굴을 밀어냈었다.

 그렇다 우리 가족도 웃고 안고 함께였던 순간이 있었다.

 한참을 생각속에 있자 혼자 뛰어 놀던 철호가 지쳤는지 물그릇으로 다가가 물을 홀짝인다.

 "지치지? 그러니까 너무 힘을 다 짜내지 말고 살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못버텨."

 일어나 나도 뒤늦은 밥을 준비했다. 밥이라고 하긴 그런 그냥 라면.

 언제나 랜덤의 맛을 나타내주는 나의 라면.

 "죽기전에는 한번 제대로 맛나는 라면 끓일려나."

 한탄과는 어울리지 않게 빠른 속도로 젓가락을 움직인다.

 밥을 먹는 사이 철호는 가만히 앉아 창밖을 본다.

 "철호야.답답해? 잠깐 나갔다가 올까?"

 철호의 물품들 중에 목줄을 차자 철호에게 채워주었다.

 목줄이 이상한지 버둥거리기도 하고 발로 비비다 이내 잠잠해진다.

 여기저기 아직 적응할것이 많이 있는것 같다.

 일단 계단은 철호를 안고 이동했다.

 철호는 바깥 바람이 신이 난건지 문을 열고 나오자 짖어댔다.

 "철호야. 조용히 해 쉿!!"

 울리는 복도를 얼른 벗어나야겠다 싶어 뛰어 한달음에 내려왔다.

 "철호. 밖이다. 좋지?"

 천천히 이리 저리 둘러보며 방향을 잡고 걸어 나갔다.

 작은 화단의 풀들 냄새를 맡아모다 맺혀 있는 이슬에 놀라기도 하고, 풀들의 살랑걸임에 놀라 이리 저리 뛰기도 하며 길을 걸어 나갔다.

 이렇게 뛰어 놀때보면 다리가 불편하다는 생각을 잊는다.

 여기저기 영역표시도 늘려가며 걸음을 간다.

 "신났네. 신났어. 철호 천천히가 또 다리아프다."

 골목을 천천히 걸어가는 동안 철호는 느끼지 못하겠지만 나는 뜨거운 시선들을 느꼈다.

 호의의 시선이 아닌 따가운 시선들, 회사안 사냥꾼들이 나를 봤을때 느껴졌던 그 따가운 시선.

 이들은 왜 우리에게 이런 시선을 보내는 걸까?

 "철호야. 우리 이제 그만 들어가자. 너 또 끙끙 앓는다."

 그들의 시선이 이겼다. 우린 결국 돌아서야 했다.

 돌아서는 그길로 한마디가 들려온다.

 "엄마. 멍멍이. 멍멍이."

 한아이가 철호를 보고 다가오려고 했다.

 "안돼. 지지야 지지. 더러운거야 만지면 안돼."

 얼른 아이를 안아 지나가며 들릴듯 말듯 흘리는 한마디.

 "무슨 병있는 똥개 아냐? 애들도 있고 한데 저런걸 길에 끌고 나오면 어떻해. 진짜 개념 없네. 주인이나 개나 지저분해가지고."

 순간 헛웃음이 입속을 맴돈다.

 이시선들의 의미가 이거 였나 보다.

 뜯어먹으려 숨죽이고 노려보는 따가운 시선.

 철호와 나는 몹쓸 주인과 개가 되어버렸다.

 세상은 과정, 사연, 그런걸 필요로 하지 않았다.

 보이는것 그것이 언제나 진실이고 사실이었다.

 자신이 생각한것이 그들의 진실이 되어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나는 언제나 만년과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살았다.

 만년과장이란 타이틀은 사람들에게 무능한 인간이란 생각을 갖게 했고, 그리들 나를 바라보았다.

 밤늦게까지 노력하고 바등바등 거리던 나의 과정들은

 중요하지 않았다.

 진실은 언제나 눈이 판단하고, 생각은 합리화 했으니깐.

 "가자. 햇살은 우리가 보라고 떠있었던게 아닌가 보다..."

 철호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내가 목줄로 이끄는

 곳으로 따라 왔다.

 햇살은 우리를 스쳐 지나가며 세상을 밝힌다.

 무엇을 바라며 걸음을 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그저 오해했을 뿐이다.

 햇살이 우리를 반길줄 알았던 그런 오해였을 뿐이다.

 아직도 폴짝이는 철호를 보니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모르는게 때로는 평안을 줄테니깐.

 답답함에 천천히 걷고 있는데 순간 철호의 목줄이 팽팽해졌다.

 돌아본 철호는 무언가를 보고 굳어있었다.

 철호의 시선끝 울타리 위에는 길고양이들 3마리가 철호를 보며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듯 보였다.

 "몰랐음 했는데 결국은 너도 따가운 시선을 느껴 버렸구나."

 철호를 끌어안고 길가의 작은 돌멩이를 주워 울타리 벽면을 맞춰 고양이들이 도망가게 했다.

 "이제 안무섭지? 너도 아직 맞서기는 힘들지?"

 작은 체구 말을 듣지 않는 두발 저 고양이들을 맞서기에는

 아직 철호는 힘이 없고 두려웠다.

 이렇게 우리의 첫 외출은 씁쓸한 걸음으로 끝나 버렸다.

 복도에 진입해 계단이 나오자 철호를 다시 끌어 안고

 집으로 올라 갔다.

 문을 나설때의 철호는 어디가고 축쳐진 철호가 품에 있었다.

 방으로 들어와 철호를 내려 주자 물로 목을 축이고 앉아

 나를 바라봤다.

 철호는 저눈으로 나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괜찮다고 하는 말일까. 외출해서 좋았다고 하는걸까.

 지친 마음으로 앉아 있을때 한통의 메세지가 왔다.

 <안녕하십니까. 김철호 과장님 내일 퇴직금과 잔여 급여가 입금될 예정입니다.>

 잠시 잊고 있었던 퇴직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퇴직금과 급여가 입금되면 집사람은 이제 내가 퇴직한

 사실을 알게 될것이다.

 잊고 있었던 문제들이 상기되자 머리가 지끈거려 온다.

 영영 모를수 있다면 모르게 하고 싶다.

 수빈이에게 부끄럼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

 잊고 있었던 술생각이 다시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뒤로 돌아선다고 사실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철호야. 술한잔 할래? 그래. 한잔하자."

 냉장고속에서 소주 한병과 김치를 가지고와 앉았다.

 철호도 쫄래 쫄래 쫓아와 앞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래. 철호 니가 앉아 있으니깐. 술맛이 쓰진 않겠다."

 흘러 넘어가는 술처럼 나를 잡고 있는 문제들이 흘러 넘어갔음 했다.

 머릿속의 집사람 얼굴이 흐릿해지자 취기가 느껴진다.

 이래서 술을 쉽게 떠나보내지 못하는것 같다.

 하루는 길고 길지만 시간은 그긴 터널을 쉼없이 달린다.

 멈추면 죽기라도 하듯 쉼없이 쉼없이 움직인다.

 잠시 멈춰준다면 함께 뛰어야하는 우리도 쉴수 있을텐데.

 시간의 움직임을 맞추려 뛰다보면 언제나 숨은 턱끝까지 차오른다.

 "철호야. 세상은 우리를 쓰레기, 병신으로 본단다.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의 모습을 한 그것들일 뿐이야. 숨차게 뛰어도 아등바등 계단을 올라와도 우린 그냥 그렇게 보일 뿐이야."

 철호에게 이야기 하지만 누구에게 하는 말이었을까. 철호는 그저 가만히 엎드려 나를 올려 볼뿐이다.

 "철호야. 오늘 우리 첫외출 좋았지? 다음에도 가자.

 힘들어도 가보자."

 쓴소주의 맛이 느껴지지 않아 김치에도 손이 가지 않을때쯤

 깊은 한숨만을 쉬며 땅을 보게 되었다.

 버텨오던 끈을 놓치고 처음으로 떨어지며 보게된 아래의 풍경들.

 무섭고, 두렵고, 힘들었다.

 새로운 끈을 잡을 엄두도 살아날까하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지금은 그저 보이는 것들을 바라보며 아래로 아래로 떨어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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