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구름따라 날개따라
작가 : 늘리혜
작품등록일 : 2019.9.2

#과거 기억도 잃고 정인마저 잃고서 슬픔 속에 살아가던 운 앞에 옛 정인의 모습과 자꾸만 겹치는 정체불명의 소녀가 나타났다! 그 소녀의 고집으로 그의 호위무사가 된 운은 그가 데려가 달라고 하는 약속의 장소로 향하게 되는데...... "좋아. 데려다 줄게, 그 약속의 장소로. 그런데 말이야, 아가씨. 난 선불만 받는데 어떡하지?" "좋다. 너의 잃어버린 기억을 주겠다." 그렇게 가게 된 곳은 옛 정인이 죽기 직전 망가져버린 바로 그 장소인데......

# 외모가 비상한 남주 / 이따금 짓궂은 여주 / 닿을 듯 닿지 않는 두 사람

# 왜곡과 진실. 잊는 것과 잊히는 것. 그리고 기억에 대한 이야기

# 반드시 지켜야 하는, 잊어서는 안 되었던 소중하고 소중한 약속 이야기

 
2장. 공주의 남자
작성일 : 19-09-04 09:20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659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간밤에 비가 내렸다.

 제법 굵은 빗방울이었으나 매마른 땅에 가볍게 스며 들었다. 혹한 겨울을 이겨낸 강인한 땅에서 귀엽게 고개를 내민 푸른 새싹들이 상쾌한 듯 고개를 살포시 살랑였다.

 비는 류국 전체를 휘감아 흐르는 강에도 떨어졌다. 그 덕에 운무가 자욱했다. 운은 자신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에 안심했다.

 손을 들어 비인지 안개인지 혹은 누군가의 눈물인지 모를 그것을 받아 보았다. 무게를 느끼지 못할 만큼 가벼웠지만 금방 손이 젖어 들었다.

 매년 물오름달 열닷새날이 되면 어김없이 시아식이 열렸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이제 자신은 그곳에 있을 수 없음에도 시아식은 결코 끊이지 않았다.

 대경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평소 느끼지 못하는 다채로운 소리와 음식 냄새들이 운무에 뒤섞여 흘러왔다. 운의 짙은 눈썹이 한순간 일그러졌다.

 시아식은 시아님께서 류국인에게 베푸시는 은총이었다. 일 년에 한 번 한 사람의 소망자가 시아님의 은총을 입어 이승에서의 괴로운 기억을 잊고 천국인 하람국으로 올라갔다. 따라서 류국인이라면 누구든 소망자가 되기를 소망했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보랏빛 눈동자 위 한 번 일그러진 눈썹은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올해의 소망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장군님?”

 사공이 노를 저으며 운에게 물었다. 류국인이라면 마땅히 궁금해 할 물음이었다. 허나 운은 조금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사공을 가만히 바라보던 운이 입을 열었다.

 “저는 더 이상 장군이 아닙니다, 사공.”

 “한 번 장군이면 영원한 장군입니다. 더구나 그냥 장군인가요. 무려 풍화…….”

 “사공! 사공은 시아식 때 얼마나 법니까? 저도 사공이나 한 번 해 볼까요? 잘 할 것 같지 않습니까?”

 운이 허공에 노를 젓는 시늉을 했다. 제법 그럴듯 해 보였지만 사공은 무엇이 불만인 듯 눈을 가늘게 늘어뜨렸다.

 그 때 물속에서 작게 무언가 첨벙이는 소리가 들렸다.

 “장군! 장군은…….”

 사공의 부름에 운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여기 어디에 장군이 있습니까? 오늘 같은 날 장군이라면 한요궁에 있어야지요.”

 “장군…….”

 운을 바라보는 사공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그런 사공을 보며 운이 조금 전 능글맞은 표정을 지우고 미세하게 미소를 지었다.

 “올해도 고맙습니다, 사공. 사공 덕분에 이리 편하게 대경에 왔습니다.”

 “어, 자, 장군!”

 운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는 작은 배에서 뛰어 내렸다.

 아직 뭍에 닿기 전이었다. 뭍까지 상당한 거리가 있었으나 큰 키에도 매우 날렵하고 호쾌하기까지 한 몸놀림으로 뭍까지 한 번에 뛰어내렸다.

 뭍에 내린 운이 곧바로 품에서 가면을 꺼내어 얼굴에 썼다. 가면의 끝이 조금 닳아 있었다.

 그 가면은 태조 류하랑의 모습이라 전해지는 상상도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가면 속 그는 검고 긴 머리칼과 커다란 눈망울, 새하얀 피부를 지니고 있었다.

 그건 그가 절세가인이었을 것이라 믿고 있는 류국인의 기대가 담긴 것이나, 그에 대한 초상화 한 점 남아 있지 않아 그가 어떤 얼굴이었는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

 “조심하십시오, 장…… 나으리!”

 사공이 포기한 듯 미소를 지으며 운을 향해 외쳤다. 그 말에 가면이 덧입혀지지 못한 그의 하관이 부드럽고 호쾌하게 휘어졌다.

 “고맙습니다. 사공도 조심히 가십시오!”

 운이 가면을 쓰고 있는 덕분에 마치 태조께서 그리 밝게 인사해 주시는 것 같았다. 허나 고운 얼굴과 달리 몸이 몹시도 다부졌다. 그 부조화에 사공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운이 곧 대경의 운무 속으로 사라졌다.

 “저리 보여도 속은 아마…… 에고, 나도 모르겄다.”

 사공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 뒤 사공도 곧 반대편 운무 속으로 사라졌다. 그 뒤로 운무 속에서다시 한 번 첨벙이는 소리가 이어졌다.

 대경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아식을 멀리에서나마 구경하고 즐기기 위해 각 지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모여들었기 때문이었다. 구석구석 조금이라도 자리가 나면 상인들이 좌판을 펴 거리는 더욱 복잡했다.

 “이거 하나 잡사 봐, 엄청 맛있어!”

 “이런 아름다운 장신구 하나 있어줘야, 시아님의 백성인 류국인이지요! 한 번 보고 가셔요~”

 “새롭게 나온 태조 류하랑님의 가면입니다! 무려 신상이에요, 신상!”

 상인들의 말과 달리 그곳에 모여 있는 류국인들의 행색은 허름했다. 옷은 몇 겹을 기웠는지 알 지 못할 정도로 너덜너덜 했으며, 제대로 된 끼니는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아득했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인파에 휩쓸려 다닐 뿐이었다.

 그 모습이 바람결에 자유롭게 흔들리는 풍등과 대비되었다.

 이 곳 대경을 제외한 다른 지방에서는 몇 년 째 가뭄이 지속되었다. 허기에 지쳐 수많은 생명들이 꺾였다. 팍팍한 삶은 허기때문만은 아니었다. 류국 곳곳에 있는 마물들 때문에 류국인들은 갖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한 해에 하루. 시아식이 있는 날이면 축제를 즐겼다. 시아식과 소망자가 되고자 하는바람은 류국인들에게 있어 어둠 속 유일한 한 줄기 빛이었고 희망이었다.

 운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뚝 머리 하나 튀어나와 있었다. 그가 주변을 잠깐 둘러 보더니 곧 민첩한 몸놀림으로 그 많은 인파들을 재치고 한 곳에 다다랐다. 몇몇 여인들과 부딪힐 뻔 하였으나 운은 능숙하게 피했다.

 운이 걸음을 멈춘 곳은 높은 절벽이 있는 낭떠러지 아래였다. 절벽 위를 올려다보자 근엄하게 우뚝 솟아있는 승평문이 보였다.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들어 대남문이라고도 불리는 승평문을 바라보았다.

 키가 작은 아이나 여인들은 발꿈치를 들면 보일까 목이 빠져라 발꿈치를 들고 종종거리기도 하였다. 아비들은 제 어린 아이들을 목마 태워 저곳이 시아님이 계시는 한요궁을 지키는 문인 승평문이라 설명해 주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절벽 아래에 모여 있는 이유는 그곳이 한요궁에서 열리는 시아식을 일반 백성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 수 없어도 궁중악사들의 풍악 소리와 천관 문 사도의 선언 내용은 들을 수 있었다.

 실제로 한요궁에서 들려오는 신명나는 가락에 몸을 흔들고 있는 이들도 많았다.

 “나도 언젠가 소망자가 될 수 있을까?”

 “꿈 깨. 소망자가 될 수 있는 건 덕이 많은 사람들뿐이라고. 그러니 시아님의 은총을 받아 하람국으로 갈 수 있는 거지. 너 같은 게 가면 그게 하람국이냐?”

 “야, 그래도 꿈은 꿀 수 있는 거잖아?”

 생각해 보면 무척 이른 시각이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벌써 이곳에 모여 저마다의 소망과 동경을 담아 손이 닿지 않는 저곳을 향해 목이 빠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몇몇 여인들이 운을 발견하고 흘깃 거리더니 이내 두 볼을 붉혔다. 운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온 시선은 절벽 위 승평문으로 향해 있었다.

 허나 그 눈빛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달랐다. 그건 단순히 그들과 눈동자색이 달라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올해도 열리는 건가.’

 그의 보랏빛 눈동자가 불어오는 바람에 일렁였다.

 “다한 황께선 태자님시절 나린 공주님보다 시아력이 현저히 약하다고 들었는데, 순 거짓이었어.”

 운은 그만 옆에서 들린 두 사내의 말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을 뻔 했다. 운은 아닌 척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아니야. 궁궐 안에 또 다른 시아님께서 계시다는 소문을 들은 적 있어.”

 “야, 인마! 무슨 그런 불경한 소리를 하는 거야! 시아님이라면 유류왕조의 귀한 분이시라는 건데. 그런 고귀한 존재를 숨기겠냐?”

 “그렇…겠지? 그저 워낙 나린 공주님께서 시아력이 세셔서 그 분의 그늘에 가리워져 계셨던 거야. 그리 생각하니 또 화딱지가 나는 구만. 왜 여태 그 놈은 잡히지 않고 있대?”

 “낸들 아나? 아주 사지를 비틀어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놈! 왜 여태 잡히지 않는 거여?”

 운이 움찔 거리며 가면을 고쳐 썼다.

 그러면서 사내의 의심이 아주 터무니없는 의심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뿌리칠 수 없었다. 그건 진행될 리 없는 시아식이 세 해나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시아식을 진행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유류왕조의 사람들은 날개를 달고 태어난다. 그들은 시아라 불리며 날개의 권능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그리고 현재 유류왕조에는 날개의 권능을 지닌 인물이 없었다.

 세 해 전 시아였던 나린 공주님께서 타계하셨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당시 황제였던 별하 황마저 하람국으로 돌아가셨다. 현 황제인 다한 황에게는 날개가 없었다.

 16대 황제인 다한 황은 날개가 없는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났다. 그것을 알고 있는 자들은 류국, 아니 한요궁 안에서도 극히 드물었다. 운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이유는 그가 공주의 직속친위대인 풍화대의 대장이었기 때문이었다.

 운은 승평문을 바라보며 나린 공주와의 추억을 되새겼다.

 -난 ‘현재‘에만 관심이 있었어요. 운을 만나고 운의 과거가 궁금해 졌어요. 당신과 함께 살고 싶어요. 내게 ‘과거’를 준 건 바로 당신이에요, 운. 내게 ‘미래‘를 준 것도 운, 당신이에요.

 나린 공주, 그는 무척이나 밝고 강하고 아름다웠다. 여섯 해 전 훤 지방과 담야국과의 경계 지역에서 있었던 전투에서도 전장을 지휘한 것은 당시 다한 태자도 선왕도 아닌, 나린 공주였다.

 기억을 잃고 방황하는 자신을 붙잡아 준 것도 그였다.

 -괜찮으세요? 어디 불편하신가요? 걱정 마세요. 저는 당신의 편입니다.

 검을 능숙하게 놀리는 운을 보고 군인 혹은 무사였다고 판단하여 입대를 권유해준 것도 그였다.

 여섯 해 전 훤 지방과 담야국과의 경계지역에서 있었던 전투에서 생사의 고비를 함께 넘기기도 했다. 아무리 화살이 빗발쳐도 서슬 퍼런 검이 달려 들어와 피가 튀어도, 그가 자신을 향해 웃어준다면 그걸로 족했다.

 이 전장에서 그를 구할 수만 있다면. 운은 나린 공주의 옆에서 오직 그만을 생각하며 버텼다.

 전투가 끝난 뒤 운의 방황은 다시 시작되었다. 목표를 잃으니 잊고 있던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나는 누구인가. 왜 기억을 잃은 것일까. 그런 자신을 다시 붙잡아 준 것도 나린 공주, 그였다.

  자신이 누군지도 집이 어딘지도 모르는 운을 위해 나린 공주는 운을 자신의 전속 호위무사로 맞아 그의 곁에 두었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였다. 운은 그걸로 족했다.

 -운, 오늘 바람이 참 기분 좋죠? 운도 이리 와서 바람 좀 맞아요. 기분이 상쾌해 질 거예요.

 -운! 이리로 와서 이 꽃 좀 봐요! 어쩜 이리도 고울까요?

 나린 공주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운은 나린 공주와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었다. 욕심을 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 욕심을 끊어낼 수 없었다.

 기억을 잃은 자신에게 너무도 친절하게 대해주던, 사랑스럽던 나린 공주.

 하늘처럼 밝고 푸른 머리칼도 사랑스러웠다. 살포시 올라간 눈꼬리도, 웃을 때마다 보이는 뺨의 작은 보조개도 좋았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그 낭랑한 목소리도 사랑스러웠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그 잿빛 눈동자가 무엇보다 가슴에 사무칠 정도로 좋았다.

 -운은 보랏빛 눈동자를 지녔군요. 칠흑같은 머릿결에 살포시 보이는 보랏빛. 아름다워요, 운.

 운은 나린 공주의 잿빛 눈동자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대로 다가오는 그의 잿빛 눈동자와 함께 작고 붉은 입술을 도저히 거부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날을 맞이했다. 그 날을 떠올리면 운은 나린 공주의 부탁을 들어준 것을 후회했다. 허나 다시 그 날이 온다하더라도 운은 그 날처럼 나린 공주의 부탁을 들어줄 것이 분명했다.

 나린 공주는 운의 전부였다.

 -운! 나 잠깐 한요궁을 나가 가 보고 싶은 곳이 있어요. 도와 줄 거죠?

 그 뒤 은밀하게 편지 한 통이 전달되었다. 그믐날 만월전 북쪽담. 수신자는 적혀있지 않았으나 누가 보낸 것이며 무슨 의미인지 단번에 알았다.

 달빛이 숨은 날 밤, 편지에 적힌 대로 한요궁 뒤편에 자리 잡은 갈대숲으로 향했다. 운이 작은 문을 발견했을 때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건 나린 공주였다.

 그의 이름처럼 하늘에서 나리던 그. 그 모습이 한순간 천녀 혹은 자신에게 떨어지는 하늘의 선물처럼 보였다.

 -공주님?

 -쉿, 몰래 나온거니까 조용해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나린 공주를 운이 받았다. 그리고 운의 품에 안긴 나린 공주가 운의 입을 막았다.

 돌이켜보면 무척 짧은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나린 공주를 품에 안았던 그 때의 온기가 지금도 두 팔에서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운은 두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주먹을 움켜쥐어 보고 다시 펴 보아도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어느 누구의 체온도 없었다.

 그 날의 그 기억은 꿈이었을까. 혹은 정신이 이상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운의 입술에 서글픈 미소가 점점이 걸렸다.

 둥- 두둥-

 그 때 절벽 아래에서 장엄한 풍악이 떨어져 내렸다. 그 순간 주변의 분위기가 한순간 바뀌었다. 사람들이 급격히 흥분하기 시작했다.

 “시작되었다! 시아식이 시작되었다!”

 “시아님이시여, 우리에게 은총을 내려 주소서!”

 “시아님의 은총으로 류국을 강건케 하소서!”

 “강건케 하소서!”

 두 손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도 있고, 바닥에 엎드려 주문같은 기도를 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 사이에 홀로 우뚝 운이 서 있었다.

 운은 홀로 조용히 절벽 위 아득한 승평문을 바라보았다.

 언제나 함께였다.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그가 있었다. 그의 체온으로 가득한 운의 주변은 항상 따뜻했고 눈이 부셨다. 그와의 추억이 저 아득한 승평문 안쪽에 가득했다.

 허나 지금은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저곳에 있는, 굳게 닫힌 승평문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다.

 “!”

 그 순간 운은 이질적으로 묘한 위화감에 사로잡혔다.

 자꾸만 묘하게 심장이 뛰었다. 올해는 달랐다. 분명 무언가가 있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형언조차 할 수 없는 예감이 들었다.

 운은 그대로 뒤돌아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3장. 만나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늘리혜입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21장. 결심 2019 / 11 / 8 226 0 5390   
21 20장. 모순 2019 / 11 / 1 201 0 6193   
20 19장. 진실과 전설 2019 / 10 / 25 216 0 5881   
19 18장. 인정할 수 없는 2019 / 10 / 22 235 0 6167   
18 17장. 진실 2019 / 10 / 18 220 0 5979   
17 16장. 우리는 전에 2019 / 10 / 15 201 0 6128   
16 15장. 꿈 2019 / 10 / 11 222 0 6593   
15 14장. 기록쟁이들의 마을 2019 / 10 / 8 200 0 6660   
14 13장. 날개 2019 / 10 / 1 214 0 6142   
13 12장. 성희 2019 / 9 / 27 221 0 6803   
12 11장. 믿는 이유 (하) 2019 / 9 / 24 224 0 6435   
11 10장. 믿는 이유 (상) 2019 / 9 / 20 207 0 5896   
10 9장. 의심 2019 / 9 / 17 254 0 6687   
9 8장. 위화감 2019 / 9 / 13 205 0 5831   
8 7장. 운과 나래 2019 / 9 / 12 197 0 6325   
7 6장. 보름달 아래 첫날밤 2019 / 9 / 11 225 0 6622   
6 5장. 잊지 못할 2019 / 9 / 10 216 0 7390   
5 4장. 추억과 악몽이 깃든 2019 / 9 / 6 230 0 6574   
4 3장. 만나다 2019 / 9 / 5 237 0 7032   
3 2장. 공주의 남자 2019 / 9 / 4 233 0 6597   
2 1장. 황제의 여인 2019 / 9 / 3 223 0 6277   
1 0장. 서시 2019 / 9 / 2 401 0 89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