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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타임무신
작가 : 시기1
작품등록일 : 2019.9.3

이 천 년 역사의 동방 대국 태봉.
3년 전, 태봉에 도착한 UN.
타임머신? 평행세계?
두 세력은 같은 땅에 공존하기 시작했다.

 
UN (United Nations)
작성일 : 19-09-03 23:23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5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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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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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 2907년, 지구는 무분별한 자원소모로 인해 보금자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물론 과학의 발전이 자연 외의 개발로 이어지며, 큰 힘을 얻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힘의 일부분은 전쟁의 참혹함으로 이어졌고, 한 번 벌어진 전쟁은 모순적이게도 그들이 쌓아놓은 나머지 거탑을 아주 손쉽게 무너뜨렸다.

 

 “우리같은 실패자를 인도한 것이 몽상가나 사이비로 취급받던 당신들이라니.”

 

 라인리히 대령의 독백은 현생 인류의 구세주를 향하고 있었다. 대전쟁 전, 차근히 진행되고 있던 테라포밍 프로젝트의 연이은 실패. 그 때, 막막했던 인류에게 손을 뻗었던 것은 그들이 천대하고 무시했던 평행세계 이론을 가진 과학자들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테라포밍이란 타 행성의 지구화를 이르는 말.

 

 “같은 소재에서 또 다른 선택으로 인해 다른 미래와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세계. 어릴 적에 듣던 타임머신 같은 것으로 구원받을 줄이야... 평행세계라고 했나? 태봉국, 당신들이 지켜낸 이 제국이 실패한 우리에겐 두 번째 기회야.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용서를 구하진 않아.”

 

 UN. 이 세계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과학력을 가진 인류의 결정체. 그들은 탐라를 시작으로 서서히 태봉국의 땅을 잠식하고 있었다. 물론 투쟁마저 억제시키는 그들의 무력은 3년의 시간 동안 이 동방의 대국을 점령하기 충분했지만, 이들도 역시 같은 인간. 동질감인지, 동정심인지, 꽤나 인도적인 방향으로 평행세계에 접근했다.

 

 ***

 

 “폐하! 라인리히 대령이 당도했사옵니다.”

 “들라하게.”

 

 서로의 문화와 체제를 이해하고 대할 수 있도록, 각 측의 보좌관은 대령의 제안으로 인해, 서로 바뀌게 되었다. 물론 견제와 감시의 의미가 노골적으로 담겨 있어도, 지피지기에 의의를 더 크게 두던 왕 또한 그를 윤허.

 

 본궐은 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넓은 크기를 자랑했다. 비록 황제의 어전을 가리기 위해, 금빛의 비단으로 본궐이 반이 가려져 있다 한들 답답함 따위 느낄 수 없었다. 처음 경험한 사람이라면 비단에 새겨진 거대한 용을 보고 기세가 꺾일 수 있겠으나, 대령은 그렇지 아니했다.

 

 “어서드시지요, 대령.”

 “폐하를 뵙사옵니다.”

 “연회는 아직 하루가 더 남았는데 말이오.”

 “연회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기에 무례함을 알고도 봬러 온 것입니다.”

 “무례라...”

 

 무례란 단어를 입에 올린 것만으로 얼마나 무리한 부탁일지, 스스로 한 번 더 곱씹으며 대령의 입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황제였다.

 

 “구파일방도 이제 제 기능을 발휘하긴 힘들거라 사료됩니다.”

 “헌데?”

 “황궁의 외성을 UN에게 맡기시지요.”

 

 실로 대령의 대담함에 감탄을 해버린 황제. 철원에 까지 손을 뻗으려는 그들에게 괘씸함을 느끼기도 전에, 감히 어전에서 눈빛 하나 바뀌지 않고 자신의 단도직입을 읊어내는 그에게, 입장에 대한 시기를 느끼고 말았다.

 

 “철원과 황궁은 그리되지 않는다는 약조를 잊었소? 게다가 재편성된 것은 문파들 뿐. 방은 제 기능을 발휘하기에 부족함이 없소.”

 “단지 제안을 올리는 것이니, 흥분할 것 없습니다.”

 “대령...! 폐하의 어전일세.”

 “잊으셨소? 나는 대령이기도 하지만 태봉에선 대도호부사라는 것을.”

 

 황제를 향하는 대령의 태도가 날카로워지자, 내시가 그를 다그치며 나섰다. 하지만 대령도 물러설 마음이 없었다. 되려 호칭에 대한 트집을 잡으며 여전히 날카로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을 뿐. 그 장면은 여태 본궁에선 구경조차 할 수 없던 것. 황제 조차 차마 갈피를 못 잡는 것일까? 하지만 다행히 황제는 그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그릇이 아니었다. 그가 누군가? 이 천 년 역사, 제국의 하늘이 아니겠는가.

 

 “나를 시험에 들게 하려는 건가?”

 “... 역시 폐하... 그릇이 다르십니다.”

 “그럼 연회에서 보도록 하지요.”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대령은 황제마저 저울질하려 했고, 이 제안이 승낙되지 않는다 한들, 다시 한 번 태봉에 대한 UN의 태도가 여실히 드러났고, 어전은 패배감에 젖은 용안을 보일 수 밖에 없을 터.

 

 “폐하...”

 “너무 흥분할 것 없다. 다 그들의 도발이란 것을 깨닫거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벗이여, 보고싶구나.’

 

 ***

 

 “역시, 내성의 밥은 최고지 않냐?”

 “오기 싫다고 투덜대더니 밥 하나로 그새 기분이 좋아지셨습니까?”

 “어이, 준경아. 넌 너무 진지해서 탈이야.”

 “이제 돌아가시지요.”

 “꼭 그 쪽으로 가야되냐...?”

 

 과하다 싶을 정도로 끼니를 떼운 그는 여유롭던 표정을 거두고 발길을 멈췄다. 그러더니 곧 준경의 뒤에서 실랑이를 벌이기에 이르는데, 그 모습이 꼭 어린 아이의 투정과 같았다.

 

 “그냥 따라오세요!”

 “아, 싫다니까?”

 

 그렇게 한동안 제자리에서 소동을 벌이고, 그들은 차마 누군가가 곁으로 다가온 것을 느끼지 못했다. 외성을 지키던 자가 고성방가를 느꼈다면 분명 방파원 중 하나일 터.

 

 “네 놈이 여기 왜 온 것이지?”

 “응? 뭐야, 자향이네?”

 “닥쳐라.”

 

 평범한 방파원이 아니었다. 운이 외성 남쪽 입구로 가지 아니한 이유가 바로 눈 앞에 펼쳐져 버렸고, 한숨을 내쉬며 변변찮게 입을 여는데. 그러나 그녀는 그를 바라본 것만으로 인내심이 바닥난 모양.

 

 “내성을 다녀오는 길이야. 난 오기 싫었는데, 무림전에 볼 일이 있어서 말이지.”

 “그럼 썩 꺼질 것이지, 왜 여기서 소란인게냐?”

 “아, 갈거라고?”

 “폐하께서 문파의 수장으로 인정하셨다 한들, 적어도 외성에서 네 놈이 발을 들일 곳 따위 없다.”

 “어련하시겠수?”

 

 그렇게 퉁명함과 아주 조금의 살기가 맴돈 대화가 끝났고, 운은 의외로 담담한 태도로 발길을 돌렸다. 아까 전, 준경에게 보인 어리광엔 어울리지 않게 말이다. 한편, 자향은 어두운 낯 빛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채, 그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혀를 차대는데. 그녀의 독백은 운과의 어떠한 사정을 내포하고 있는 듯 했다.

 

 “바보자식.”

 

 ***

 

 “후... 죽을 뻔 했다...”

 “아까는 여유로운 척 하시더니?”

 “야, 저 여자한테 걸리면 뼈도 못추려. 아마 쫄았다는 걸 알았다면, 더 달려들었을 걸?”

 “... 적이 많으시군요. 장문인은.”

 “왜, 한심해?”

 

 어느 덧, 빠르게 외성을 빠져나와, 끝 없는 숲을 거닐고 있는 운과 준경. 외성 밖으로 나온 철원은 문명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자연 그 자체. 주민가는 외성에 대부분 몰려있으며, 아주 몇몇의 백성만이 이 숲에서 변변찮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것은 신검의 장문인과 그의 사제도 마찬가지.

 

 “하루 빨리 파문당해서 이 생활도 청산해야지.”

 “또 그 소리...”

 

 대놓고 문파에 대한 긍지와 명예를 깔볼지라도 억지로 장문인의 자리에 앉아있는 그가 대단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종이 호랑이가 되어버린 무림. 아마 자신의 위치에 대한 명예 따위 느끼지 못하는 것이겠지.

 

 “침 맞을 시간입니다.”

 “아, 정말 싫다. 쓰다니까?”

 “침이 뭐가 씁니까? 따가우면 모를까.”

 

 운이 하루에 한 번 맞는 침이 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침을 맞아왔는지, 투정섞인 성정에 어울리지 않는 무심함으로 준경의 손길을 받았다. 아주 잠시 몸 안을 찌르고 들어오는 침에 마찬가지로 아주 잠시 싸늘한 무표정을 짓고 말았다. 건강상의 이유인가? 하긴, 보신을 생각했다면 진작에 기생집 놀음부터 관뒀을 것이다.

 

 “자, 여행이 내일부턴가?”

 “아니요, 안렴사로서 지방 감찰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게 그거지.”

 

 감찰관의 성격을 지닌 안렴사. 지금은 그저 그런 관직의 인식으로 자리잡았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황제의 직속파견으로, 무엄한 권리를 지닌 관직이었다. 한편 내일부터 안렴사의 이름으로 지방감찰에 나서는 운과 준경. 문파를 봉문에 부쳤을 뿐 아니라, 그 외엔 일반 백성에 지나지 않기에, 무언가의 역할을 맡은 듯 했다.

 

 “녹은 얼마나 나온다냐?”

 “말 안하렵니다. 또 기생집 드나들게 뻔한데, 말하겠습니까? 뭐, 떠나시기 전에 장문인들께 인사나 드리시죠?”

 “그 노친네한텐 안가련다.”

 “좀 져주셔야죠. 그 분께서도 진심은 아니시잖아요.”

 “목청이 너무 커. 다 늙어서 아직도 괴물인데 감당도 안되고.”

 “이 말을 그 분께 올렸다면...”

 “한 대 맞았겠지.”

 

 각 문파의 장문인이 만났다기엔, 미운 정이 가득했던 운과 척문의 대화. 노인께서 운을 애송이라 부르며, 얼굴을 보기만 해도 다그치는 게 하루이틀의 느낌이 아니기도 했다. 아마, 이전부터의 인연이 그들이 현재 위치에서 보여야할 격식을 덮고도 남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날이 어두워졌고, 운의 거처는 어둠 뿐이었다. 그나마 별이 내뿜는 맑은 빛이 비추고 있었지만, 울거진 숲 때문에 그 마저도 아주 희미한 정도. 그런데 그 빛에 의지하며 검은 도포의 남자가 솔잎을 밟으며 자리를 잡는데.

 

 “살기 힘드네. 뭐, 자초한 건가?”

 

 그 남자는 아까 낮에 본 호탕하고 거칠 것 없는 남자와 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었다. 그렇다, 분명 운의 모습이었지만, 칠흑의 도포와 검은 눈동자가 절망적이게 조화롭기 때문일까? 분위기는 다른 자라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그렇게 침묵을 지키며 수 십분. 솔잎이 머리위에 쌓일 듯이 떨어진대도 움직임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어둠은 언제그랬냐는 듯 서서히 모습을 감추겠지. 오늘따라 보이지 않는 담배연기가 더욱 코를 매섭게 찔러오자, 차마 전부 피우지 못하고 다시 잠을 청하러 가는 운이었다.

 

 ***

 

 익일 아침, 태봉국 최고 중앙관서, 광평성.

 

 “신검의 운과 준경에게 명한다! 문파의 무인이 아닌, 안렴사로서 지방 파견을 실시할 것.”

 “그려, 그려.”

 “그대들의 첫 발걸음은 신라. 그 곳에서 부패와 비리를 파악하고 도호부사를 만날 것.”

 “아, 그러니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라?”

 

 그들에게 임무가 주어졌다. 하지만 어지간히 삐뚤어진 운이 말끝마다 받아치지만 않았어도, 금방 끝났을 형식적인 자리는 점점 불편해져만 갔다. 광평성 소속으로, 명을 전한 신하가 운의 출신을 알지 못했더라면, 불언의 엄칙을 트집 삼아 더욱 물고 늘어졌을 만큼. 다행히 신하는 한 때 군부 출신으로서 무인에 대한 예의를 갖출 줄 아는 자.

 

 “자, 전할 말씀은 끝났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장군.”

 “언제적 장군이냐. 아무튼 고생이 많네? 명색이 랑장이 나라 팔아먹고 앉은 자리인데 변변찮아서 당황스럽겠다야.”

 “... 대장군께서 명예를 논하시는 겁니까? 그런 것이라면...”

 “아, 맞다. 방금 생각났어. 너 약했었지? 미안하다. 그렇게라도 목숨 부지해야지. 그럼 간다.”

 “... 무운을 빌겠습니다. 장군.”

 

 운의 의도는 대놓고 신하의 과거를 비꼬는 것. 보통 사람이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발끈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광평성 소속의 벼슬아치가 간판 뿐인 문파의 장문인보다 낮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운에게 예를 갖췄고, 애써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목 아래로 꾹 눌렀다.

 

 “신라라고 했지? 거기 부사어른은 어떤지 한 번 가보자.”

 “무사히 돌아오는게 먼저입니다.”

 “너, 뭔가 불안해보인다?”

 “무술원에서나 쓰는, 날이 없는 검 하나만 달랑 받았다고요.”

 “폐도령인데 그 정도면 감지덕지 아니냐? 정 걱정되면 너만 쓰거라. 이 장문인은 맨 몸으로...”

 “맨 몸으로 뭘 하실 줄 안다고.”

 

 비망국 정책에 의해 태봉의 도호부로 자리잡은 신라. 덕분에 국호를 잃지 않았고, 후예들 또한 뭍이 터무니 좁아졌다해도, 역사를 이어가며 존재할 수 있었다. 서로 침략하기를 수 천 년, 하지만 결국 태봉에 흡수된 이래 평화에 젖은 지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랴. 그렇기에 이 안념사들에게 쥐어쥔 게 낡은 검 한자루 뿐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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