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기억 장애 입니다"
"부분.. 기억 장애요?"
"네, 말 그대로 사고 때의 충격으로 기억에 장애가 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우리 효경인.."
엄마와 의사 선생님의 말은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기억 장애. 난 기억을 잃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았다.
엄마, 아빠, 우리 집은 부산에 있고 난 유화초등학교 3학년 이었다. 구구단과 더하기 빼기도 모든 걸 기억한다. 어제 대전으로 이사오다가 사고 난것과 번호판이 67가로 시작하던 것 까지도 말이다. 근데.. 내가 기억장애라니!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부분 장애면, 내가 뭘 잊은걸까..? 난 지금 이것만으로도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런데 하필, 또 다른 이상한 일이 생겼다. 내 꿈이 이상해 지기 시작했다.
모든 색과, 물건.. 꿈 속의 모든게 사라지고 오로지 검정색만이 남아, 내 꿈을 집어삼켰다. 그날 이후 내 꿈은 한없이 펼쳐진 검정색과 나. 이 둘 만이 존재하였고, 그 이유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7년 후
"효경아!!"
"유리야.."
" 너 부산으로 이사간다며?"
"어.. 부모님이 고향으로 가자고 하네 하하.."
"음,, 의심스러운데.. 암튼 가서도 연락 하구!!"
"당연하지!!"
"나중에 꼭 만나!!"
"엉~"
"안녕~~"
사고가 있고서 7년이 지났다. 7년동안 대전에서 새 친구를 사귀고 잘 적응 했다. 처음 1년은 내가 잊은게 뭔지 생각해 보았지만 결국 쓸데없는 고민이란걸 깨닳은 다음 난, 그것에 대해 신경을 껐다. 1주일 전 까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
1주일 전.
난 부모님을 도와서 대청소를 하던 중, 이사오기 전의 물건을 발견했다. 그 물건들의 박스에는 책 모양이 참이 달린 초커와 갈색 문모양 미니어처가 있었다.
"이쁘다.."
난 초커를 바로 착용하였고 거울을 보며 만족했다. 난 더 있는게 없나 하며 박스를 뒤져 보았다.
박스를 흔들었을 때, 추억이라고 적힌 책이 떨어졌다.
"추억..?"
난 책을 펼쳤다. 첫장에는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우리 우정 영원히 라고 글귀가 있었다.
다음장은 나와 알 수 없는 이름이 하트를 만들고 있었다. 효경, 유진, 보라, 진우, 하영, 호영.
난 이름들을 보고서는 왠지 모르게 심장이 쿵쾅쿵쾅,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난 심장이 빨리 뛰면 뛸수록, 눈을 빠르게 굴리며, 페이지를 빠르게 넘기며 모든 글과 그림을 확인했다.
'2010.08.04 오느른 재미이께 노랏다 그지!!
마저
웅
나그ㄹ시 모스거ㅣㅆㅇㅓ
호영이 바보
보라눈 잘슨다!'
'2011.04.07 오늘 받아쓰기에서 만점 받았지렁~
효경이 부럽다..
호영이 빵점이래애
아니거든
보라는 1개 틀렸어!!'
.
.
.
'2012.07.02 얘들아.. 나 전학간데.
안돼
효경아.......
내가 대전 놀러갈께!!
마지막으로 바다에서 놀까?
이 책 효경이가 가지자
맞아 이거 보고 다시 와
우리 기지 주소도 적자
주소: 빨간대문 통닭집 골목에서 10걸음 간다음 별님돌이 있는곳'
이 책은 뭘까? 혹시 내가 잊은 기억이 이건 아닐까? 난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 이게 그 기억이 맞다면.. 그게 맞다면.. 난 당황스러운 마음을 붇잡고 내손안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사진.
사진에는 어린아이 6명이 있었는데 내 어릴 적과 이 책에서의 나머지 5개의 이름의 주인공들로 보였다.난 그 사진을 보다가 갑자기 내 가슴이 불에 타는 듯한 고통과 엄청난 두통이 느껴졌다.난 그대로 쓰러졌다. 난 쓰러지고 나서는 깊은 잠에 빠졌다. 또다시.. 그 어둡고, 춥고, 빛이라곤 없는 외로운 꿈속으로 향하겠지..
.
.
.
추워.. 여긴 또 꿈속이구나.. 꿈속은 항상 추웠다. 난 목에 있는 초커를 매만지며 꿈속을 걸었다.
걸은지 10분 정도 되었을까? 그 정도쯤 걸었을 때 나는 처음, 아니 오랜만에 꿈에서 또다른 색을 발견했다. 나는 내가 신기루를 보았나 하고 눈을 비벼보았지만 진짜였다. 희미하게 보이는갈색. 난 그 색을 향해 뛰었다. 그리고 나는.. 갈색의 문 하나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