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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극악 교회
작가 : 멍덕꿀
작품등록일 : 2019.9.1

악이 상식이 된 사회에서 끝까지 선을 수호하며 살아가는 자들의 이야기

 
2장 4화
작성일 : 19-09-01 23:10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6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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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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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4화

 

 

 

 

  그녀의 목소리에는 살벌한 기운이 묻어났다.

 

 

 

 

 

 

 

 “데몬교에 들어오라는 소릴 하면서 선심 쓰는 냥 구는 게 역겨워서 그런 건데, 뭐 잘못 됐어?”

 

 

 

 

 

 

 

 “뭐, 역겨워?”

 

 

 

 

 

 

 

 인교영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짓더니 빠른 속도로 속말을 우수수 쏟아내었다.

 

 

 

 

 

 

 

 “진짜 역겨운 게 뭔지 알아? 바로 네가 고상한 척 하는 거야. 너도 결국 성공하려고 공부하는 거 아니야? 도대체 이런 걸 왜 시험문제로 내는지 모르겠다고 평소에 그렇게 불평하더니 결국 전 과목에서 1등급 받았잖아. 이것보다 더 큰 모순이 어디 있어?”

 

 

 

 

 

 

 

 이세은은 눈에 핏발이 설 정도로 힘주어 노려보며 낮게 읊조렸다.

 

 

 

 

 

 

 

 “살기 위해 공부하는 걸 데몬교에 입교하는 것과 동급으로 취급하지 마.”

 

 

 

 

 

 

 

 “어머, 그런 억지가 어디 있니?”

 

 

 

 

 

 

 

 인교영은 가식을 떨며 날카로운 웃음소리를 냈다. 이세은은 그 사이로 툭 가시 돋친 말을 던졌다.

 

 

 

 

 

 

 

 “데몬교에 입교하겠다는 건 그들의 교리에 동조한다는 뜻인데, 넌 무슨 생각으로 그런 곳에 발을 들인 거야?”

 

 

 

 

 

 

 

 “그런 곳? 그런 곳이 어떤 곳인데?”

 

 

 

 

 

 

 

 인교영이 도발하듯 뻔뻔한 얼굴로 되묻자 이세은은 숨도 안 쉬고 곧바로 말을 붙였다.

 

 

 

 

 

 

 

 “사욕를 채우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도 무시해버리는 괴물들이 도사리는 곳, 그동안 인류가 지켜온 모든 숭고한 가치를 짓밟고, 세상이 지옥으로 변하는 지름길로 사람들을 유인하는 곳. 너도 잘 알잖아. 그러니까 거기 들어갔겠지. 기껏 네 잇속 하나 차려보겠다고 말이야.”

 

 

 

 

 

 

 

 인교영은 한껏 깔보는 눈빛을 유지하며 여유롭게 말을 받아쳤다.

 

 

 

 

 

 

 

 “그게 딱 패배자들이 하는 변명이야. 자신의 열패감을 감추려고 타인의 우월한 특성을 매도하는 거지.”

 

 

 

 

 

 

 

 이세은은 눈을 부릅뜨며 치밀어 오르는 화를 터트렸다.

 

 

 

 

 

 

 

 “데몬교가 하는 짓이 뭔지나 알긴 해? 기득권자들의 부정한 만남을 주선하고, 그들의 음모에 적극적으로 찬조하고, 그들의 횡포를 정당화하는 데 권세를 빌려주고, 눈에 거슬리는 자들은 가차 없이 도태된 인간으로 낙인찍고. 그런 짓들이 네가 말한 그 우월한 특성이야?”

 

 

 

 

 

 

 

 “억울한 척 하지 마. 너도 결국 남보다 잘 살고 싶은 거잖아. 너한테 그럴 만한 힘이 없으니까 질투하는 거잖아. 내가 가장 꼴 보기 싫은 게 뭔지 알아? 약자들이 착한 척 구는 거. 자신의 무능력을 선으로 포장하는 거. 딱 질색이야. 그거야말로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악습 중에 악습이야!”

 

 

 

 

 

 

 

 경멸에 찬 인교영의 눈빛을 받은 이세은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그 분노 때문에 오히려 말문이 막혀 속 시원히 반박하지 못했다. 붉으락푸르락 변하는 이세은의 얼굴이 보기 즐겁다는 듯 인교영은 흥흥거리며 놀림조로 이렇게 덧붙였다.

 

 

 

 

 

 

 

 “그렇게 데몬교가 싫으면 어떡하니? 이미 세상은 데몬교의 마수가 뻗히지 않은 곳이 없는데. 잘난 척 그만 하고 세상을 직시해. 네 까짓 게 데몬교를 배척해봤자 너만 뒤떨어질 뿐이야. 살아가는 데 얼마나 데몬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 지금처럼 평생 혼자 살아가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겠다.”

 

 

 

 

 

 

 

 인교영은 목젖이 보일 정도로 입을 활짝 벌리고 깔깔대었다. 이세은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쓴 수모를 닦아내지도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기만 했다. 한순간 두 팔이 다 사라져버린 것 같은 비참한 기분이었다. 그러다 그녀는 실제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다는 듯이 힘껏 침을 내뱉었다. 침이 혀끝에서 튕겨지는 소리는 감정의 강도와 비례했고 때문에 실상 인교영의 뺨에 달라붙은 침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인교영에게 모욕을 가하기에는 충분했다. 인교영이 대처할 정신을 차리기 전에 이세은은 꼭꼭 씹어가며 말을 뱉었다.

 

 

 

 

 

 

 

 “죄책감이 없는 인간은 인간도 아니야. 앞으로 내 눈 앞에 두 번 다시 얼쩡거리지 마. 난 널 인간으로 대할 생각, 눈곱만큼도 없으니까.”

 

 

 

 

 

 

 

 뜨겁도록 차가운 그 말이 인교영에게 적지 않은 모욕감을 준 것은 명백했다. 겨우 그런 말로 상처 입은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 입가에 비웃음을 그렸으나, 비대칭으로 한 쪽만 높이 솟은 입술 선이 금방이라도 뚝 떨어질 듯 아슬아슬해 보였으니까.

 

 

 

 *

 

 

 

 

  이세은은 바로 어제 있었던 일처럼 그 날의 분위기를 생생히 떠올렸다. 착각이겠지만 공기의 감촉까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한 풍경화가 오감으로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움츠러든 것은 단지 갑작스레 소환된 과거가 당혹스러워서가 아니었다. 한 번에 동창을 알아보지 못한 미안함, 더구나 아무렇지 않게 친구에게 폭언을 퍼부은 과거의 미숙한 행동에 대한 후회 때문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 단어를 속으로 떠올리는 것조차 꺼려질 정도로 대처하기 어려운 그 감정은 바로 부끄러움이었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을 상대가 눈치 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을 때 그 감정은 농익은 냄새를 풍길 정도로 진해졌다.

 

 

 

 

 

 

 

 혼란스러운 이세은의 표정은 지금의 조우를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고 인교영은 예민한 촉수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이를 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제가 누군지 정말 모르시겠어요?”

 

 

 

 

 

 

 

 인교영은 공연히 시치미를 떼며 물었다. 은근히 서운한 기색까지 곁들여 작정하고 상대에게 무안을 주었다. 그것이 연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세은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아, 예…….”

 

 

 

 

 

 

 

 이세은은 식은땀을 닦아내며 인교영의 시선을 피했다. 인교영의 시선은 강렬한 열기를 품고 이세은의 뺨을 지지고 있었다. 이세은은 인교영의 입에서 그 날의 일이 상세히 재연될까봐 초조해하면서도 이제라도 아는 체를 해야 할지, 끝까지 시치미를 떼야 할지 저울질을 했다.

 

 

 

 

 

 

 

 처음엔 교회에서 발급하는 단기 과정 수료증만 받으려 했다. 정말 그랬다. 대학에서 유급되지 않기 위해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 하필 재학 중이던 대학의 재단이 데몬교와의 교류를 확대하면서 신설된 조항 탓이었다. 학장은 시대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고 본교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공표했다. 대학은 지원금을 얻고 데몬교는 잠재적 신자를 현재의 신자로 탈바꿈하기 위한 거래임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이세은은 반항보다 진급을 택했다. 반항으로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그녀는 명석한 두뇌로 너무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동림 교회에 발을 들였다.

 

 

 

 

 

 

 

 이곳에서 한 시도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거부감은 시간이 지나도 조금도 줄지 않았다. 그러나 중요한 건 어떻게 느끼느냐가 아니었다. 그녀는 쭉 그렇게 생각하면서 계속 데몬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니, 그건 보기에 따라 벗어나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다. 진급을 위한 ‘입문자용’ 단기 과정을 수료한 후에는 졸업을 위해 예비 신자로 등록을 해야 했고 취직을 위해서는 정식으로 신도가 되어야 했다. 그리고 현재 그녀의 신분은 4년 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극악 교회의 친선 사절이었다.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추려 자꾸만 고개를 숙이는 이세은의 뒤통수에 대고 인교영은 낮게 욕을 읊조린 후 자리를 떴다. 인교영이 자리를 떠난 후에도 이세은은 오랫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

 

 

 

 

  연옥 교회에서 열린 환영식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사절을 대하는 예우는 모두 갖추면서 구원 교회에서 느꼈던 열에 들뜬 기운은 전혀 없었다. 연옥 교회의 목회자들은 하나같이 침착하고 차분하게 이세은을 안내했다. 환영식 또한 간소하고 조촐했다. 이세은은 이런 대접이 한결 편안했다. 그녀는 목회자들의 담백하고 투명한 시선이 무엇보다 고마웠다. 그 누구도 이세은을 욕망의 기폭제로 바라보지 않았다.

 

 

 

 

 

 

 

 연옥 교회의 위임 목사인 예승아는 이세은과의 면화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주희민의 얘기를 꺼냈다.

 

 

 

 

 

 

 

 “아까 환영식에서 말씀하신 사례니 보답이니 하는 건 다 번드르르한 허울뿐이란 거 압니다. 제가 궁금한 건 오로지 주희민 신자의 안위입니다. 주희민 신자는 안전합니까?”

 

 

 

 

 

 

 

 냉철하게 물었지만, 예승아의 눈빛에는 간절한 마음이 진하게 묻어났고 이세은은 더욱 입을 열기 어려웠다. 결국 그녀는 시선을 떨어뜨린 채 고개를 무겁게 가로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예승아는 눈을 질끈 감으며 절망의 기색을 어떻게든 감추려 했고 이세은은 그런 그녀가 안타깝기만 했다. 어찌나 그녀의 표정이 절박하던지 순간 예승아의 마음이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예승아는 힘겹게 눈꺼풀을 밀어 올리며 뜨거운 한숨을 뱉어냈다. 마음 저 밑에서 뿜어져 나온 숨결이었고 그것에는 수많은 감정이 함축되어 있다는 걸 이세은은 여실히 느꼈다. 예승아는 우물 깊은 곳에서 목소리를 끌어올리듯 어절마다 쉬어가며 말을 꺼냈다. 어찌나 목소리가 무겁던지 이세은은 만약 그녀의 말을 볼 수 있다면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바닥으로 툭툭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

 

 

 

 

 

 

 

 “주희민 신자를 극악 교회로 보내고 나서 한시도 마음 편한 적이 없습니다. 그를 보낸 것이 과연 제대로 된 판단이었을까, 수없이 고뇌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회라 한들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주희민 신자는 자신이 위험에 처할 걸 알면서도 참석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습니다. 극악 교회의 실체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오겠다고요.”

 

 

 

 

 

 

 

 예승아의 눈이 슬픔에 잠기는 걸 보며 이세은은 덩달아 자신의 눈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을 꼭 지켜주겠다고 약속하던 주희민의 얼굴을 떠올렸을 땐 이미 눈물 한 방울이 똑 떨어지고 있었다. 예승아는 울컥 치솟는 감정을 꾹꾹 누르듯 몇 번이고 심호흡을 하며 더운 숨을 토해냈다.

 

 

 

 

 

 

 

 “이세은 신자에 대해서 얘기는 들었습니다. 노주원 신자가 그렇게 되고 나서 만나셨다고요.”

 

 

 

 

 

 

 

 “네.”

 

 

 

 

 

 

 

 “신자님께서 무사하시니 다행입니다. 주희민 신자가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이세은 신자께서 행여나 속이 검은 사람의 술수에 넘어가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더라고요.”

 

 

 

 

 

 

 

 “제 걱정을…….”

 

 

 

 

 

 

 

 이세은은 미안한 마음에 뒷말을 힘없이 흩뜨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연락이 닿지 않았고 그 때부터 저는 불길한 마음을 열심히 떨쳐내면서 한편으론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해왔습니다.”

 

 

 

 

 

 

 

 “저기……. 주희민 신자는 어떤 분이셨나요?”

 

 

 

 

  질문을 한 사람은 이세은이었지만 표정만 보자면 예승아가 오히려 궁금해 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이세은은 예승아의 눈빛에서 무슨 의미로 묻느냐는 질문을 읽었다. 이세은은 이 말을 꺼내는 것이 좋을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 뒤 신중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목사님도 아시겠지만 이번 살인 사건에는 많은 의문점이 숨어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이번 사건에는 심상치 않은 목적이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어떤 거죠?”

 

 

 

 

 

 

 

 “처음엔 단지 살인을 즐기는 자의 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희생자들의 면모를 살펴보니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살인범이 응징의 차원에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세은은 깜짝 놀라서 예승아를 바라보았다. 예승아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세은 신자님의 생각도 그렇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성경 학교는 선발 과정부터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대대적으로 눈엣가시인 신자들을 없애기 위해 일부러 기준에서 한참 벗어난 사람들만 불러들인 거라고요.”

 

 

 

 

 

 

 

 이세은은 씩씩대며 이를 앙다물었다. 예승아는 의아하다는 듯 의문을 던졌다.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과정이 너무 번거롭지 않나요? 극악 교회에서 지시만 하더라도 각 교회에서 알아서 처리했을 텐데요.”

 

 

 

 

 

 

 

 “그도 그렇죠. 하지만 살인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극악 교회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아닐까요?”

 

 

 

 

 

 

 

 “흠. 그렇다면 왜 성경 학교에 초대된 우수한 신자라는 허울을 씌운 걸까요? 노골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공개 처형도 가능하잖아요.”

 

 

 

 

 

 

 

 “제 생각엔 그들의 죽음을 좀 더 극적으로 꾸미려 한 것 같아요. 바로 7계명을 이용해서요.”

 

 

 

 

 

 

 

 “7계명이요?”

 

 

 

 

 

 

 

 “아시잖아요. 초기 데몬교가 확산될 때 7계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용했는지. 7계명은 단순히 신자들이 따라야 할 규율을 넘어서 비신자들 사이에서는 삶을 승리로 이끄는 7가지 방법으로 통용되었어요. 그 승리라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이세은은 입가를 씰룩대며 아니꼬운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어느 순간 7계명은 성공하기 위한 상식 아닌 상식으로 통했고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심각한 결함이 있는 사람으로 낙인찍혔죠. 더불어 7계명을 부정하는 사람은 순진한 먹잇감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딱 좋았고요. 데몬교에서는 7계명의 타당성을 끈질기게 주장해왔어요. 이는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데몬님이 직접 설계해주신 비법이라고 선전하고 홍보했죠.”

 

 

 

 

 

 

 

 예승아는 이세은이 말하는 내내 대견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경청했다.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다는 듯 말을 아끼면서.

 

 

 

 

 

 

 

 “데몬교로서는 7계명을 준수하지 않고서도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는 자들을 처단해야 했던 거예요. 그들의 존재 자체가 7계명의 절대성을 약화시키는 이유가 되니까요. 예외가 있는 진실은 점차 힘을 잃기 마련이거든요. 물론 이번에 희생된 두 신자께서는 데몬교의 그늘 아래 있었지만 데몬교 입장에서 보자면 그 둘은 데몬교의 권위와 명성을 추락시키는 보잘 것 없는 신자들이었어요. 그렇다고 그들의 결함을 낱낱이 공개하자니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셈이었죠. 그래서 아무 연유도 밝히지 않고 해치우는 쪽을 택했을 거예요.”

 

 

 

 

 

 

 

 “굉장히 인상 깊은 가정이네요. 그렇다면 이세은 신자께서는 최종적으로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싶으신지 물어도 될까요?”

 

 

 

 

 

 

 

 이세은은 분명하고 단호한 말투로 대답했다.

 

 

 

 

 

 

 

 “지금으로선 구의민 목사가 가장 유력합니다. 하루빨리 그의 만행을 모두에게 알려야 해요. 살인 금지라는 데몬교의 규율을 벌써 두 번이나 위반한 그의 만행이 알려지면 구의민은 다른 목회자들로부터 강한 압박을 받을 테고, 그러면 그가 계획해 둔 다섯 번의 살인은 막을 수 있을 테니까요.”

 

 

 

 

 

 

 

 “흠. 제 생각에도 그가 독자적으로 벌인 짓이 맞는 것 같네요. 그게 아니라면 최태준 장로가 이세은 신자님을 애초에 이곳으로 보내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예승아는 흐뭇하게 웃으며 말을 쉬더니 기분 좋은 진지함으로 말을 이었다.

 

 

 

 

 

 

 

 “놀리려던 건 아니지만, 사실 신자님의 생각을 전 이미 알고 있었어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세은은 혼란스러운 듯 당혹스런 웃음을 흘리며 예승아의 설명을 기다렸다.

 

 

 

 

 

 

 

 “아, 제가 잘못 말했네요. 신자님의 머릿속을 들여다봤다는 뜻이 아니었어요. 이세은 신자님과 똑같은 추리를 하신 분이 저희 교회에 계시거든요. 한 번 만나보시겠어요?”

 

 

 

 

 

 

 

 예승아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고 이세은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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