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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극악 교회
작가 : 멍덕꿀
작품등록일 : 2019.9.1

악이 상식이 된 사회에서 끝까지 선을 수호하며 살아가는 자들의 이야기

 
2장 1화
작성일 : 19-09-01 23:06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6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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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1화

 

 

 

 

  구원 교회의 목회자들은 정문에서부터 이세은을 맞았다. 그들은 그녀의 방문을 더없이 반가워했지만 이세은은 환영받는 사람답지 않게 얼굴에서 쓴물을 우려냈다.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극진한 대우가 자신의 뒤에 숨겨진 최태준을 향한 것임을 기민하게 알아채고 있었다. 극악 교회에서의 살인 사건은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고, 최태준은 최대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는 심산에서 그녀에게 ‘친선 사절’의 신분을 씌워 놓았다. 그러니 구원 교회의 목회자들로서는 교단 내 권력의 정점에 위치한 극악 교회에서 온 신자를 기쁘게 맞는 것이 당연했다.

 

 

 

 

 

 

 

 구원 교회의 위임 목사인 류청은 이세은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 뒤, 먼 곳까지 오느라 피곤하지는 않는지 물었고 이세은은 담담하게 괜찮다고 답했다. 그러자 류청은 어울리지 않게 언뜻 수줍어하는 낯빛을 짓고는 환영회를 준비해놓았다며 앞장서서 그녀를 안내했다. 이세은은 애초 자신에겐 아무런 선택권도 없는 것을 알고 있는지라 가볍게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한 뒤 묵묵히 그의 뒤를 따랐다.

 

 

 

 

 

 

 

 구원 교회는 위치한 지역도 그렇고 교회 자체의 지위도 그렇고 데몬교 소속 교회 중 낙후된 편이었다. 아담한 식당 안에 차려진 화려한 음식들을 본 뒤 이세은은 이들이 얼마나 자신의 방문을 기쁘게 생각했는지 다시금 확인했다. 동시에 일개 신자조차 극진한 대접을 받도록 만드는 극악 교회의 후광을 뼛속깊이 실감했다.

 

 

 

 

 

 

 

 이세은은 식사 내내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목회자들을 볼 때마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 눈빛에는 오늘 이세은이 들고 온 낭보를 발판으로 구원 교회의 입지가 넓어질 것에 대한 기대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극악 교회가 직속 교회로 인정한 교회들이 얼마나 큰 부와 명예를 누리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같은 데몬교 소속이라도 계급에 따라 교회 형편에 큰 격차가 존재했고, 계급이라 함은 교회와 연계된 기업과 정치세력에 따라 결정되는 법이었다. 하위 계층에 위치한 교회들은 몸집을 불리기 위해 기회만 생기면 열성적으로 달려들었고 구원 교회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세은이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아끼자 류청이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

 

 

 

 

 

 

 

 “어디 불편하신가요? 그렇다면 기탄없이 말씀해주십시오. 만약 저희의 정성이 부족했다면…….”

 

 

 

 

 

 

 

 “아닙니다, 전혀요.”

 

 

 

 

 

 

 

 이세은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강력히 부정했다. 그럼에도 류청 목사는 걱정을 떨쳐내지 못하고 여전히 근심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어떤 이유로 극악 교회에서 신자님을 파견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단순히 친선 차원이라기엔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의 질문에 일동 긴장한 눈빛으로 이세은을 주목했다. 극악 교회의 관심을 받았다는 데에만 들떠서 사절이 들고 온 소식이 낭보인지 비보인지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은 것을 탓하듯 류청 목사를 향해 원망의 눈빛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이세은은 그들의 불안을 말끔히 털어주기 위해 서둘러 어색한 적막을 끝내기로 했다.

 

 

 

 

 

 

 

 “제가 온 이유는 바로 노주원 신자 때문입니다.”

 

 

 

 

 

 

 

 류청은 노주원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절제된 탄성을 내뱉었다. 그의 얼굴은 오랜 갈증을 견디고 시원한 물을 들이켠 사람처럼 무척 개운해보였다. 이후 그는 한결 밝은 표정으로 이세은의 말을 경청했다.

 

 

 

 

 

 

 

 “구원 교회에서 차출되어 현재 성실히 성경 학교 과정을 이수 중인 노주원 신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놀라운 습득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언컨대 데몬교 교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신자라고 모두 입을 모아 칭송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극악 교회에서는 그런 신자를 배출한 구원 교회를 특별히 치하하고자 저를 이곳으로 보냈습니다.”

 

 

 

 

 

 

 

 대놓고 얼굴이 환해진 류청과 달리 다른 목회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로의 바라보며 믿을 수 없는 것이 자신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세은은 최태준이 알려준 대로 뒷말을 이어갔다.

 

 

 

 

 

 

 

 “그리하여 극악 교회에서는 앞으로 구원 교회를 신자 교육의 메카로 지정하고 이곳의 교육 체계를 기반으로 특별훈련센터를 설립할 계획을 구상 중입니다.”

 

 

 

 

 

 

 

 “데몬!”

 

 

 

 

 

 

 

 이세은의 말을 들은 후 류청이 감격한 듯 두 손을 꼭 모으고 외친 말이었다. 그녀의 발언은 구원 교회가 극악 교회의 가까운 조직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보장이나 다름없었다. 부귀영화가 바싹 눈앞에 다가온 듯 허공을 꽉 붙잡는 류청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반면 이세은은 자신이 내뱉은 허망하고도 징그러운 거짓말이 끔찍하여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이라도 진실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울컥울컥 올라왔다. 그러나 귓가에서 도통 떨어지지 않는 최태준의 협박이 충동이 일 때마다 입을 꾹 짓눌렀다.

 

 

 

 

 

 

 

 환영 연회가 끝난 뒤 이세은은 류청에게 은밀히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사무실로 그녀를 이끌었다.

 

 

 

 

 

 

 

 “제가 목사님을 뵙자 한 건 노주원 신자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노 신자가 구원 교회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이왕이면 상벌에 관한 기록을 좀 보고 싶은데요.”

 

 

 

 

 

 

 

 류청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대답했다.

 

 

 

 

 

 

 

 “그거라면 이미 충분할 정도로 구의민 목사님께 전달해드렸는데요?”

 

 

 

 

 

 

 

 이세은은 속으로 뜨끔했지만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침착하게 반응했다.

 

 

 

 

 

 

 

 “아, 이번에 요청을 드린 건 최태준 장로님입니다. 장로님께서 어찌나 노주원 신자를 아끼시는지 워낙 자세히 알고 싶어 하셔서…….”

 

 

 

 

 

 

 

 류청은 희한한 소리를 들은 사람처럼 “최태준 장로님께서요?”하고 되물었다. 그의 눈길이 살짝 수상한 쪽으로 바뀌자 이세은은 그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달콤한 말을 잔뜩 늘어놓았다.

 

 

 

 

 

 

 

 “최태준 장로님은 노주원 신자를 후계자로 점찍어두신 것 같아요. 노주원 신자만이 뼛속까지 데몬교의 사상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런 신자라면 극악 교회의 핵심 간부로 두어도 손색이 없다고 하신 적도 있어요. 또한 이런 훌륭한 신자를 배출해낸 구원 교회에게는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야 마땅하다면서 구의민 목사님께 여러 번 강변하시더라고요.”

 

 

 

 

 

 

 

 “그럼 특별훈련센터 설립 건도 최 장로님께서…….”

 

 

 

 

 

 

 

 “물론입니다. 주도적으로 건의하셨죠.”

 

 

 

 

 

 

 

 “흠.”

 

 

 

 

 

 

 

 류청 목사는 혼란스러운 듯 턱을 살짝 움켜쥐고 생각에 잠겼다. 그가 입을 다물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세은은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닙니다. 최태준 장로님이 이렇게까지 저희 교회를 생각해주셔서 무척 감사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노주원 신자를 채택하신 건 구의민 목사님인데 왜 그 보답을 최태준 장로님이 하시는 건지 저로선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누가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두 분은 극악 교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두 기둥이 아닙니까?”

 

 

 

 

 

 

 

 이세은은 적극적으로 그의 의혹을 해명하려 했지만 마음이 급해질수록 말문은 더 막혔고 그녀의 당황한 표정을 본 류청 목사는 더욱 말을 아끼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럼 왜 최태준 장로님은 구의민 목사님께 자료를 넘겨받지 않은 거죠?”

 

 

 

 

 

 

 

 “그건, 성경 학교 신도를 선발하는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그 때 사용된 자료는 명단이 확정 된 후 모두 폐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가요……. 그럼 최 장로님께서는 굳이 왜 이런 부탁을 하신 걸까요?”

 

 

 

 

 

 

 

 “그거야 아까 말씀드린 대로 노주원 신자를 더 잘 이해하고 구원 교회의 업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이세은은 어느 새 심문받는 입장이 된 것을 깨닫고 간담이 서늘해졌고 순간적으로 입이 얼어붙었다. 그녀는 자신의 입만 주시하고 있는 류청 목사를 똑바로 바라본 뒤 정신을 다잡고 최대한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주기 싫으시면 그러셔도 됩니다. 저야 장로님께 거절당했다고 보고하면 그만이니까요.”

 

 

 

 

 

 

 

 “오해하지 마십시오. 저야 단지 일을 진행하는 데 신중하고 싶었을 뿐, 드리기 싫은 마음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신중하다니요? 이게 위험한 일도 아닌데 왜 이토록 몸을 사리시는 거죠? 저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세은은 류청을 더욱 강하게 몰아붙이기 위해 불쾌하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제야 류청은 초조한 기색을 보이며 덩달아 일어났다. 그는 슬슬 사람 좋은 웃음을 보내며 혀를 굴렸다.

 

 

 

 

 

 

 

 “아이 참, 진정하세요. 제가 감히 장로님의 분부를 거절하겠어요. 일단 앉아보세요. 제가 이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세은이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자 류청은 목소리를 낮추고 그녀를 떠보는 듯 슬쩍 수상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니까, 제가 궁금한 건……, 장로님도 그걸 아시는지…….”

 

 

 

 

 

 

 

 이세은은 망설이지 않고 “아아.” 하고 말뜻을 다 알아들은 척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류청은 대놓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편안하게 웃어보였다. 그는 무안함을 털어내기 위해 호탕한 웃음소리를 서너 번 낸 뒤 야들야들한 말투를 스스럼없이 써가며 말했다.

 

 

 

 

 

 

 

 “진작 말씀하시죠. 저는 괜히 긴장해서…….”

 

 

 

 

 

 

 

 “아, 그러셨군요. 공연히 제가 목사님을 불안하게 해버렸네요.”

 

 

 

 

 

 

 

 “그럼 편안히 물어볼게요. 이세은 신자님은 혹시 알고 계신가요? 구의민 목사님이 계획하신 실험이 뭔지?”

 

 

 

 

 

 

 

 “아, 그 실험 말이지요. 안타깝게도 그건 극비리에 부쳐져서 저도 자세히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목사님이 계획하신 일이니 다 데몬교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이세은은 뻔뻔하게 그럴 듯한 말로 둘러대면서 속으로는 실험이라는 말에 촉각을 세우고 류청의 말을 들었다.

 

 

 

 

 

 

 

 “그럼요, 그럼요. 믿습니다. 다만 저처럼 모자란 종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물어본 것일 뿐입니다.”

 

 

 

 

 

 

 

 “저도 마음 같아선 열성을 다해 힘을 보태고 싶지만 지금은 가만히 때를 기다리는 것이 신자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렇지만 신자님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혹시 뭐 짐작 가는 거라도?”

 

 

 

 

 

 

 

 “글쎄요. 언젠가 알게 될 일인데 지금 안달내서 궁금해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세은은 등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태연하게 대꾸했다. 류청 목사는 고개를 살짝 젖히더니 진심어린 소회를 털어놓았다.

 

 

 

 

 

 

 

 “새삼 구의민 목사님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골칫거리라고 생각한 그런 신자를 활용할 생각을 하시다니. 안 그렇습니까?”

 

 

 

 

 

 

 

 그는 진심으로 감명 받은 듯 이세은의 동의를 구했고 이세은은 애매하게 말을 흐리며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류청이 뭔가를 더 흘려주기를 기다렸다. 류청은 자신의 선택이 흐뭇한지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았다.

 

 

 

 

 

 

 

 “진작 축출해버릴 것을 데리고 있어서 참 다행이지 뭡니까. 기본도 모르는 놈이라 당장 쳐내려 했는데 참……”

 

 

 

 

 

 

 

 “기본도 모르다니, 그게 무슨 뜻이죠?”

 

 

 

 

 

 

 

 “기본 말입니다. 데몬교의 기본이라면 당연히 칠계명이지요.”

 

 

 

 

 

 

 

 이세은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녀의 머릿속에 칠이라는 숫자가 콱 박히는 순간이었다. 류청은 노주원을 떠올리는지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다 속이 시원하다는 듯 짧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쨌든 눈엣가시도 처리하고 구원 교회가 발판도 마련하고 참 다행이지요. 최태준 장로님이 요청하신 자료는 신자님이 떠나기 전까지 제가 꼼꼼하게 준비해두겠습니다. 또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라도 말씀해주십시오. 극악 교회가 추진하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주시면 감사하죠.”

 

 

 

 

 

 

 

 이세은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채 억지로 굳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류청 목사는 그런 이세은을 보지 못한 채 혼자만의 꿈에 부풀어 고개를 약간 쳐든 채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

 

 

 

 

 류청 목사는 약속한 대로 노주원 신자에 대한 자료를 빠짐없이 이세은에게 전달했다. 이세은은 방에 틀어박혀 코를 박고 자료를 하나하나 들여다봤다. 노주원 신자의 인생이 통째로 머릿속에 그려질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구의민 목사가 노주원 신자를 선택한 이유가 도대체 뭘까.’

 

 

 

 

 

 

 

 그녀는 이 질문을 머릿속 가장 위쪽에 현판처럼 세워두고 자료를 탐독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들여다봐야 할 것은 노주원 신자의 삶뿐이 아니었다.

 

 

 

 

 

 

 

 ‘구의민 목사는 살인 사건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 걸까. 최태준 장로는 죽은 신자들을 통해 무엇에 접근하려는 걸까.’

 

 

 

 

 

 

 

 이런저런 사람들의 알 수 없는 욕망들의 정체를 하나씩 밝혀내고 싶은 마음 탓에 그녀는 일분일초가 시급해졌고 그럴수록 생각은 뿌연 연기 속에 갇혀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긴 고민을 거친 후에야 이세은은 머릿속을 텅 비우고 다시 처음부터 생각을 쌓아가기로 결심했다. 정신을 산만하게 할 만한 의문들은 과감히 다 쳐내고 객관적인 사실만 골라내어 세밀하게 추리의 탑을 세워나갔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보니 자료가 눈에 잘 들어왔다. 그녀는 노주원이 제출한 수많은 경위서가 같은 이유로 쓰였음을 깨닫고 그 중 한 장을 집어 들었다.

 

 

 

 

  경위서

 

 

 

 

  소속: 구원 교회 청년부 직위: 평신도 성명: 노주원 입교 날짜: 2145년 2월 5일 지적건명: 사욕/사념의 결핍

 

 

 

 

 본인 노주원은 2148년 9월 11일, 구원 교회를 후원하는 기업의 간부를 접대하는 자리에 참석하였습니다. 구원 교회의 명성을 드높여주는 은혜로우신 분들에게 성의를 표하는 중요한 연중 행사였음에도 본인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소극적이고 방어적으로 행동하였습니다. 그 뿐 아니라 한창 화합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언행을 내비쳐 기업과 교회 간의 원만한 교우 관계를 위험에 빠뜨렸습니다. 이에 본인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이를 참회하고 다시는 이런 망측한 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당시 경위를 세세히 기술함으로써 스스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합니다.

 

 

 

 

 이세은은 눈으로 경위서를 따라 읽으며 어느 새 노주원 신자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담담한 듯 체념한 듯 차분한 그의 목소리에는 분명 비애가 숨겨져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감상에 젖지 않았다. 그러기엔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기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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