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일반/역사
여배우 월화의 생애
작가 : 한계령
작품등록일 : 2016.9.18

조선 최초 스크린의 여배우인 이월화의 일생 입니다.
척박한 조선 연극계와 영화계을 거치며 질곡의 삶을 산 그녀의 비극적인 생을 조감 합니다.

 
제3장/여배우의 길(21) 상하이
작성일 : 16-09-29 04:50     조회 : 465     추천 : 0     분량 : 724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3장 여배우의 길(21) 상하이

 

 그동안 월화는 장안의 극단들을 전전했다. 이 극단 저 극단 에서 수시로 바쁜 월화를 여름 한철 잘 팔리는 수박처럼 불러 모셔갔다. 그녀가 무대에 서기만 하면 관객은 여지없이 만원을 이룬다. 하다못해 그녀를 가만히 무대 위에 앉혀 놓기만 해도 손님이 들 거라는 농담이 생겨날 정도 였다. 카츄사를 비롯해 카르멘, 살로메, 춘향전의 타이틀 롤을 맡았고 장한몽의 심순애 역까지 모두 그녀를 위해 마련된 역할이었다. 그만큼 연극을 하는 순간이 제일로 행복했다. 무대 위에서 갈채를 받는 그 순간들이 가장 황홀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무대를 내려오면 외롭고 허전감을 속일수가 없다. 더욱이 한 연극이 끝나고 극장 문을 나설 때에는 어디로 가야할까? 이제 어디로 가서 무슨 일을 해야 하지 하는 상실감에 방향 감을 잃어버릴 정도였다.

 

 오늘도 한 극단의 공연이 끝났다. 월화는 쫑 파티에 대충 얼굴을 내밀고는 몰래 회식 자리에서 빠져 나왔다. 가스등이 휘황하게 밝혀진 종로의 밤거리를 걷는데 누군가가 월화의 어깨를 툭툭 친다. 월화가 돌아보니 차림새와 복장은 좀 달라졌으나 낯익은 얼굴이다.

 

 전에 있던 극단에서 함께 연극을 하던 청년이었다. 배우가 되겠다고 나왔으나 별로 재능도 열정도 없어 보였다. 그저 잘 생긴 얼굴과 용모로 주위에 시선을 끌다가 곧 시들해져 연습에도 성의를 보이지 않고 가끔 삼사일씩 사라지다 나타나곤 했지만 그는 늘 명랑 했으며 분위기도 잘 맞추어 늘 그가 있는 자리는 즐거웠다. 특히 어린 여배우들이 그를 좋아해 그가 없는 날은 다들 우울한 모습들이었고 개중에는 서로 머리채를 휘어잡고 싸운 여배우도 있었다고 한다.

 

 월화보다는 서너 살이 어린 까닭에 그는 늘 월화에게 누님! 누님! 하며 정중하게 대 했다. 월화 역시, 극단의 후배로 그를 대 했을 뿐이다.

 

 그는 첫 무대에서 시시한 단역을 맡아 시시하게 공연을 끝내고 그야말로 시시하게 간다 온다 말도 없이 연극계를 떠났다.

 

 그런 그가 오늘밤 종로의 밤거리에서 월화의 어깨를 툭툭 치며 싱끗 웃고 서 있지 않는가?

 

 “누님! 월화누님 맞지요?”

 

 “넌..?”

 

 “맞소! 나 파평 윤씨 삼십 사대 손 윤기성이요.”

 

 그는 꼭 자신의 이름을 소개 할 때 파평 윤씨 임을 주장한다. 그러나 그는 고아출신으로 어려서 자신을 키워준 마부 할아버지가 윤 씨라는 이유로 파평 윤 씨가 된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

 

 “늦은 시간에 어딜 가는 길이냐?”

 

 “늦긴.. 아직 초저녁인데..”

 

 “허긴 너희들처럼 젊은 애들은 지금이 초저녁이지.”

 

 “여기서 계집애를 기다리고 있었수... 근데 안 올 모양인데?”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한 손에 든 여행용 가방을 보여준다.

 

 “그 계집애를 데리고 상하이로 가기로 했거든요.”

 

 “중국? 상하이?”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부산이나 제주도라면 모를까? 중국의 상하이라니? 그러더니 쌩뚱 맞게 중국영화계이야기를 쏟아 놓는다.

 

 “상하이는 바로 중국 영화의 중심지예요! 하루에 수십 편의 새 영화가 쏟아져 나온답니다.”

 

 “설마 하루에 수십 편이 만들어 질까?”

 

 “하여간 조선의 영화판과는 그 규모부터가 다르다고요. 배우도 수 백 명이만 하룻밤을 자고나면 스타가 우수수 탄생 한답니다.”

 

 “허긴 땅 땅덩어리가 크니 그럴 수 있겠네.”

 

 “누님! 이렇게 만난 것도 특별한 연연 있것 같은데 나랑 함께 상하이에 가지 않으시려우.”

 

 아무리 성격이 급한 젊은이라지만 이건 마치 번갯불에 콩 구어 먹는 격이다. 그런데도 .월화는 그런 기성의 말이 당연하다는 듯 들린다.

 다시 한 번 기성이 확실한 못을 박는다.

 

 “더 이상 누님을 알아주지 않는 조선영화계에서 뭘 더 바란단 말이요?”

 

 월화가 연극을 하며 간혹 내쉬는 한숨이 무언지 기성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백남을 원망하고 또 다른 영화의 감독과 제작자를 막연히 너무도 간절하게 기다리는 그녀를 말이다. 월화는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말이 세어져 나왔다.

 

 “상하이로 가면 활동사진에 출연 할 수 있을까?”

 

 “있을까 마다라니? 곧 누님은 상하이 영화계를 주름 잡는 대 스타가 될 거요.”

 

 “그럼 넌 상하이에 가서 뭘 하니?”

 

 “난 그저 누님의 가방모찌나 하면서..그럭 저럭.”

 

 “그곳에 가서도 게으름이나 피우겠다는 거냐? 야! 너도 꿈을 갖아라. 그만한 인물에 배우가 된다던가?”

 

 “난 배우는 싫소! 굳이 영화계에 들어간다면 난 감독이나 카메라맨이 한번 되고 싶어요.”

 

 “그것도 멋있겠다! 그래 너 감독해라 네가 감독한 작품에 내가 주연여배우라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니?”

 

 감독 윤기성에 주연 여배우 이월화!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결국, 그날 이후 기성을 서너 번 더 만나면서 상하이로 가기로 했다.

 

 월화는 조 씨가 외출을 한 틈을 타서 안방의 장롱 안을 뒤졌다. 많은 패물과 보석, 그리고 똘똘 말아 뭉쳐 숨겨 놓은 현금 들이 꽤 되었다. 그런 걸 챙겨 황급히 방문을 나서자 복동이가 똥그래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복동아! 급하게 일본에 갈일이 생겨서 떠나게 됐다. 내가 가져가는 패물이랑 현금은 돌아올 때 다 봉창해 놓을 거니까 엄마한테 잘 말씀 드려라.”

 혹시나 악다구니 조 씨가 상해까지 쫓아오면 어쩌나 하고 장소를 일본으로 돌려 말하고 월화는 급히 기성을 만나 인천항으로 향했다.

 

 인천항을 출발해 불과 일 박 이일 사이에 도착한 상하이는 이처럼 가까운 곳에 있을 줄 몰랐다. 하늘은 밝고 태양도 빛나는 초여름이다. 그 눈부신 햇살 속에 월화의 마음은 자유롭고 기분 또한 상쾌하였다. 마음 또 다른 곳에는 두렵고 걱정스러움이 몰려 왔지만 애써 편한 마음을 갖기로 했다.

 

 부두에 내려서자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건 처음 보았다. 대부분 차림새는 초라했고 얼굴마저 어두웠다. 무슨 볼일은 보러 온 것은 아니고 그냥 단지 부두에 나와 서성거릴 뿐이다. 모두 별 걱정 없는 표정으로 그저 배에서 내리는 여행객들과 그들이 가져온 물류들을 구경 하듯 바라볼 뿐이다.

 

 사람 다음에 많은 것은 자동차와 마차와 인력거 이었다. 모두 여행자들을 도심으로 태워 갈 교통수단들이다. 기성은 마차를 불러 세웠다. 육중하고 멋진 서양식 마차(핸슨)이었다. 앞좌석에 말을 모는 마부는 헌 실크 헤드를 쓰고 있었으나 너무 커 눈이 가릴 정도 이었다. 복장은 중국 쿠리들이 입는 정통복장이다. 그야말로 갓 쓰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었지만 마부는 복장과는 상관없이 능숙하게 마차를 몰았다.

 

 도심이 가까울수록 넓은 도로위에 끝없이 펼쳐진 서구식 높은 건물들은 마치 신세계를 방불케 했다. 사진이나 활동사진에서 보았던 구미나 유럽의 어느 도시 못치 않는 과연 동양의 파리라고 불릴 만큼 아름답고 대단한 도시의 모습에 월화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경성에도 이제는 높은 건물들이 많이 신축 되었지만 이곳 상하이는 경성과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신흥도시하나가 마술사의 묘기로 금방 만들어진 듯 보였고 또 그렇게 마술사의 손길에 휙-하고 바람처럼 도시의 건물들이 사라져 비들기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공연한 생각을 월화는 해본다.

 

 마차가 도착한 곳은 상하이의 중심가라 일컫는 남경로에 있는 상해대빈관이라는 특급 호텔이었다. 이곳 최상급 호텔 안에 중국 정통 음식점과 일본식당, 서양 레스토랑, 카페, 재즈 바까지 호화로운 시설을 가추고 있다. 호텔의 로알 층 객실에 여장을 푼 두 사람은 우선 목욕을 하고 중국식 식당으로 내려가 상하이 도착기념의 만찬을 즐겼다.

 

 “자! 상하이에서의 첫날밤을 위하여..”

 

 “우리들의 앞길에 끝없는 영광과 축복이...”

 

 찰랑 종소리가 울리듯 투명의 삼페인 잔이 마주 쳤다.

 

 중앙에 마련된 무대 위에선 중국 정통 음악이 연주되고 경극 여가수가 간드러지게 노래를 목청 컷 높여 부른다.

 

 “그대 고향을 떠났다 서러워 마라

  고향의 이름은 다만 이전의 이름이다.

  활시위 당겨 소리를 내니 그 이름이 천하를지 우리.

  새의 울음소리는 고향생각을 잊게 하고

  한가락의 뜻은 푸른 하늘과 구름에 흘러간다.”

 

 중국 고전시를 가사로 만든 이 노래는 조선의 유명한 여배우와 그녀의 사프롱인 부잣집 도련님을 자처한 두 사람의 호화로운 성찬의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했다.

 

 다음 날, 두 사람은 여행의 여독과 황홀한 피로감도 잊은 채 일찍 외출 하였다. 영국 조계의 한 유명 양복점을 찾아가 우선 기성이 입을 양복을 맞추었다. 돈 많은 부잣집 도련님으로 여배우의 후견인을 자처하려면 허름한 가죽옷 나부랭이는 어울리지 않는다.

 

 월화도 양장점으로 가서 프랑스에서 유행 한다는 사넬 풍의 롱스커트의 양장을 색색으로 맞추었고 모자 점에도 들려 기성에게는 볼사리노 중절모를 월화는 챙이 넓은 숙녀모를 여러 개 구입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중국전통 의상실에도 들렸다. 의상실 안에 걸린 형용색색의 치파오는 정말로 아름답다. 월화는 그 치파오의 매력에 흠뻑 반해 버렸다. 당장 치파오를 입고 싶어 기성품을 구입하기로 했다. 다행이 사이즈 별로 다양한 옷이 구비되어 있어 치수에 맞는 치파오를 골라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나오자 기성은 떡 하니 입이 벌어진다. 마치 옛 중국 그림에나 나올 것 같은 중국미녀가 그 앞에 서 있다. 양귀비가 따로 없고 서시가 따로 없는 바로 월화 그녀 이다.

 

 다음 날은 장신구와 구두를 구입하고 호텔 내의 각기 이발소와 미장원을 다녀오고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바로 영화사 관계자들과의 만남만이 남았다. 그러나 상하이에 영화사가 어디 있고 촬영장이 어딘지 이들은 알 수가 없다. 정보에 의하면 상하이에만도 140개의 영화사가 난무 할 정도로 영화는 그 호황을 누리고 있단다.

 

 곧 기성이 얻어 온 정보로는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이곳 호텔 카페가 중국에 유명한 영화인들과 배우들이 출입하는 곳이고 벌써 기성은 이곳에서 명성전편공사의 제장부장을 만나 월화의 인터뷰을 잡아 놓은 상태이다.

 

 명성전편공사는 1922년 설립된 영화사로 이 영화사의 사장이며 감독인 장스촨 (張石川)이 만든 고아구조기(孤兒救組記)라는 휴머니즘 영화는 공전의 대히트를 시켰고 이후 주로 무협물과 고전 애정물을 제작하는 상하이 최대의 영화사이다.

 

 이곳 영화사에 제작 전반의 관리를 맡은 제작부장을 만나게 되어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은 정말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인터뷰가 있는 날, 월화는 붉은 비단의 치파오를 입었고 기성은 영국 양복점에서 배달된 흰색의 더블단추가 달린 양복을 입었다. 거기다 볼사리노 맥고모자에 둥근 금태안경 까지 끼었으니 그야말로 영국 신사라도 된 모습이다.

 

 월화는 얼핏 순간이지만 기성의 용모에서 한 남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바로 흰색 옷 만 입고 다니시는 백남 선생의 모습이다.

 

 그날 <월하의 맹서>의 첫 크랭크 인이 하던 날도 선생은 이렇듯 흰 양복을 입으시고 가득 조명의 역광을 받은 채로 카메라 옆에 서 게셨다. 월화는 그 빛나는 선생의 모습에 그만 혼절까지 하지 않았던가?

 

 지금 이 순간 기성의 모습에서 백남 선생의 기억을 찾아내고 역시 휘청이는 현기증을 느꼈다. 이제 윤기성 이 남자가 백남 보다 더 유명하고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다. 또 한, 월화 역시 이곳 상하이는 물론 전 중국대륙 뿐이 아니라 조선 아니, 일본까지도 영명을 떨칠 유명한 여배우가 되어야 한다.

 

 인터뷰는 호텔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대륜로 사거리에 위치한 4층 건물의 영화사 사옥 제작부장실에서 이루어 졌다. 과연 영화사는 건물의 위용답게 각층마다 기업화 된 영화부서가 체계적으로 운영 되고 직원들도 수도 없이 많은 인원들이 분주히 각기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과연 대국이라 그런지 아니면 중국영화의 메카라 그런지는 몰라도 조선의 영화계와는 비할 비가 아니었다.

 

 제작부장실이 있는 2층 전체는 각방으로 나뉘어져 제 1제작부, 제 2제작부, 이런 식으로 4개의 제작부 팀이 있고 오늘 만날 제작팀은 제3팀 이었다. 그러나 기성이 만난 제작부장은 막상 알고 보니 그 3팀의 진행을 돕는 말단 제작 부원이었고 그의 상사인 실제 제작부장은 따로 있었다. 모로 가든 돌아가든 서울만 가면 된다고 하여튼 제작 부장과 인터뷰가 성사가 되었으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3 제작국을 총괄하는 제작부장은 자신을 왕부장이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 전형적으로 비대한 중국인의 모습이었고 목소리가 컬컬한 게 호남형으로 일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했다.

 

 “조선에서 오셨다구요?”

 

 왕부장은 치파오가 잘 어울리는 월화의 모습에 고개를 가우뚱 하며 묻는다. 기성이 더듬더듬 거리며 중국어로 대답한다.

 

 “네..! 이분은 조선의 유명한 여배우인 이월화 여사 십니다.”

 

 상하이에 도착해 사흘이라는 기간에 배운 중국어 실력으로는 대단 하지만 거의 소리 나는 데로 발음을 적어 외운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조선어를 하는 통역은 없고 겨우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아내 비교적 상세한 인터뷰가 진행되었지만 주로 대화를 이끌어 가는 건 왕부장이었다.

 

 “아무리 마스크가 좋고 연기를 잘 한다고 해도 중국어를 하지 못하면 출연을 할 수 없습니다. 스태프와 의사소통도 그렇고 이제 우리도 유성영화를 만들려고 하니까요.”

 

 아니? 벌써 중국에서 유성영화를 만든다고? 이미 1926년 미국은 최초의 유성영화인 <재즈싱거>가 만들어진 후 불과 4개월 후에 상하이는 뒤 따라 유성영화가 만들어 질 정도로 영화기술이 발달 했다.

 

 이제 상하이와 중국의 영화사들은 유성영화를 제작할 준비에 들떠 있을 정도로 무성영화는 그 제작열기가 식어 가고 있지만 단지 유성영화는 실험단계이고 역시 무성영화가 그 대세를 이루고 있다.

 

 결국, 결론은 월화가 중국어를 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 영화출연을 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굳이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면 대사가 없는 엑스트라라도 하겠냐는 제의에 월화는 인터뷰를 중단하고 불쾌한 표정으로 영화사를 박차고 밖으로 나왔다.

 

 월화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보며 짜증 섞인 큰소리로 외친다.

 

 “야! 넌 그동안 중국어도 안 배우고 도대체 뭐 했니?”

 

 기성이 자신을 향해 질책하는 소리 인줄 알았는데 실은 월화 자신이 자신에게 꾸짖는 소리이다. 기성은 마차를 불러 세워 그녀를 태워 호텔로 돌아간다. 월화는 갑자기 바다를 보고 싶다고 했다.

 

 “ 마부! 와이탄으로 갑시다.”

 

 역시 서투른 중국어로 기성이 마부에게 소리친다. 그래도 기성은 며칠 사이에 꽤 많은 일상의 중국어를 외어 두었다. 월화 보다 훨씬 나은 경우이었다. 그런 기성이 든든해 보인다. 와이탄(外灘)의 바닷가에 서서 밀려오는 파도를 바라보며 월화는 결심하듯 입을 연다.

 

 “자! 이제부터 빠른 시간 안에 중국어를 배우는 거야.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면 너도 감독이 될 수 없고 나도 배우가 될 수 없는 건 당연한 이치지.. 아니, 중국어를 못 하고는 이 중국 땅에서 살수가 없는 거야”

 

 “당연한 말씀!”

 

 “야! 농담이 아니라니까.”

 

 “핫하...누가 농담이라오?”

 

 “홋호...”

 

 월화는 바다를 보며 유쾌하게 웃는다. 비록 첫 번 인터뷰는 실패를 하였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기분이 좋다. 멀리 수많은 정크선이 떠가는 바다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5 후기/ 이월화의 저승편지 (1) 2017 / 1 / 27 475 0 2689   
34 제5장 여배우의 한 (34)월화의 맹서(최종회) 2017 / 1 / 27 422 0 6279   
33 제5장 여배우의 한 (33) 시집살이 2017 / 1 / 26 389 0 8288   
32 제5장 여배우의 한 (32) 결혼 2017 / 1 / 25 464 0 3158   
31 제5장 여배우의 한 (31) 홍소희 2017 / 1 / 25 456 0 6965   
30 제5장 여배우의 한 (30)유랑극단 2017 / 1 / 24 483 0 6971   
29 제4장 여배우의 삶 (29)스켄들 2017 / 1 / 23 425 0 5545   
28 제4장 여배우의 삶 (28)동거 2017 / 1 / 20 394 0 6263   
27 제4장 여배우의 삶 (27)채전 2017 / 1 / 19 422 0 9161   
26 제4장 여배우의 삶 (26)이화권번 2016 / 11 / 3 444 0 4986   
25 제4장 여배우의 삶 (25)인력거 2016 / 10 / 18 653 0 4938   
24 제4장 여배우의 삶 (24)구원 2016 / 10 / 16 641 0 8633   
23 제3장 여배우의 길(23)야래향 2016 / 9 / 30 566 0 7833   
22 제3장/여배우의 길(22) 치파오 2016 / 9 / 29 536 0 5251   
21 제3장/여배우의 길(21) 상하이 2016 / 9 / 29 466 0 7247   
20 제3장 여배우의 길 (20)카츄사 2016 / 9 / 28 416 0 7449   
19 제3장 여배우의 길 (19)재회 2016 / 9 / 28 564 0 9669   
18 제3장 여배우의 길 (18)해의 비곡 2016 / 9 / 27 501 0 12362   
17 제3장 여배우의 길 (17)은막 2016 / 9 / 27 417 0 3843   
16 제2장 여배우의 적 (16) 유리 2016 / 9 / 26 425 0 4716   
15 제2장 여배우의 적 (15)막는 오르고 2016 / 9 / 26 442 0 5538   
14 제2장 여배우의 적 (14)부활 2016 / 9 / 25 464 0 4786   
13 제2장 여배우의 적 (13)토월회 2016 / 9 / 25 685 0 6103   
12 제2장 여배우의 적 (12) 절벽 2016 / 9 / 24 532 0 5033   
11 제2장 여배우의 적 (11) 시사회 2016 / 9 / 24 491 0 5566   
10 제2장 여배우의 적 (10) 활동사진 2016 / 9 / 23 395 0 7157   
9 제2장 여배우의 적 (9) 스타탄생 2016 / 9 / 23 481 0 5373   
8 제2장 여배우의 적 (8) 친구 2016 / 9 / 22 598 0 3534   
7 제1장 여배우의 꿈/ (7) 문성별 2016 / 9 / 22 475 0 4977   
6 제1장 여배우의 꿈 (6) 배우수업 (2) 2016 / 9 / 21 457 2 582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