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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좀비 잡는 망나니
작가 : 스토리Y
작품등록일 : 2019.8.22

아포칼립스

 
3
작성일 : 19-08-23 11:24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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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믿음

 

 태환은 하나를 부축해서 다시 빙수가게로 돌아왔다. 그녀의 어머니를 찾기 위함이었다.

 

 “어디 가신지 모르세요?”

 “······.”

 

 그녀는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대답할 힘이 없어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개를 흔들 기운은 있었다.

 

 ‘이런 일이 있었는데도 세상은 아직도 조용한 거야?’

 

 평소 세상살이에 관심이 없던 태환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앞가림도 못하는 상황에서 세상사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는 없던 태환이기에 최근 시사나 소식 같은 건 전혀 몰랐다.

 

  태환은 가게에 있는 TV를 켰다.

 보고 싶은 것은 당연 뉴스였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했다.

 

 한 동안 틀어놓은 뉴스에선 좀비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여당과 야당이 대립한다는 것과 대기업들의 앓는 소리만이 뉴스에 흘러나왔다.

 

 “···독감이 유행이었어요.”

 “독감이라고요?”

 “그런 줄만 알았죠, 그런데 사람들은 이번 독감은 불치병이라는 인터넷 소문을 더 신빙성 있다며 소문을 사실로 받아들였어요.”

 

 하나는 태환의 반응은 신경 쓰지 않고 차분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믿었어요. 인터넷에 떠도는 소문보다 TV에 나오는 방송을 더. 어르신들은 TV말곤 정보를 얻을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믿었어요. 방송국에서 거짓말 할 리 없다고요.”

 

 하나는 자신의 스마트폰에 ‘좀비 사태’ 라는 단어를 검색하여 태환에게 보여주었다.

 

 “아무것도 뜨지 않아요.”

 

 하나가 보여준 스마트폰 화면엔 ‘검색결과 없음’ 만이 보였다.

 

 “그럴 리가··· 조회수가 1백만이 넘는 영상이었는데.”

 “어떤 영상이었는데요?”

 “방금 같은 사람이 나오는 영상이었어요. 그냥 아픈 사람들 영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하나는 인터넷에서 좀비를 봤지만 뉴스에서 독감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에 믿지 않았던 것이었다.

 

 ‘조회수가 1백만이라면 좀비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더 있을 수도 있겠지.’

 

 태환은 전시회에서 만났던 사진작가 할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곧 재앙이 닥칠 거라고 했으니 어쩌면 그 노인이 좀비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을까 싶었다.

 

 “다른 방법이 없는 거겠죠?”

  하나가 물었다.

 

 “아직은 없는 거겠죠.”

 “그렇겠죠, 역시?”

 

 태환의 얘기에 그녀는 드디어 충격의 여파가 조금 가신 것 같았다. 덕분에 하나는 얘기를 더 이어갈 수 있었다.

 

 “아버지가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믿으면 설령 그게 진실이 아니어도 그렇게 된다고요. 신문사에 기자셨거든요. 기자에게 어울리는 말이었어요.”

 “저희 아버지도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으세요. 태환아 사진 찍는 거 연습한다면서 그걸로 컨닝 하면 안 된다.”

 

 태환은 아버지의 성대모사를 하며 동작까지 따라하느냐고 안경을 집어 올리는 시늉까지 했다.

 

 이대로 얘기만 듣고 있기엔 독감이든 좀비든 우울한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것 같아 농담을 한 것이다.

 

 “정말로 컨닝 한 적 없으신 거죠?”

 

 다행히 먹혔다. 하나는 약간 얼굴을 구기더니 마침내 참던 웃음이 나와 ‘피식’ 하고는 농을 받아주었다.

 

 “벌써 20년이나 되었네요.”

 

 태환의 말에 하나는 조금 놀라며 물었다.

 

 “20년이요? 그럼 언제부터 사진작가가 꿈이셨던 거예요?”

 “초등학교에 들어가 얼마 되지 않아서였어요. 선생님이 미술시간 준비물로 가족사진을 들고 오라고 하셨는데 전 가족사진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직접 찍고 싶은 마음에 사진작가가 되겠다고 생각하신 거예요?”

 “네, 억울했거든요. 카메라도 있고 사진작가도 심지어 촬영장도 있는데 사진 한 장 없다는 게 얼마나 억울했는지. 아버지가 사진관을 운영하셨거든요. 지금은 없어졌지만.”

 

 하나는 태환의 말에 흐뭇하게 웃으며 “기특한 아이네요.” 라고 했다.

 

 “옛 이야기죠, 스물여덟이나 먹고도 아직까지 사진으로 돈 한 푼 벌지 못하는데요.”

 “아, 죄송해요. 저보다 오빠셨네요. 그것도 모르고··· 말 편하게 하세요. 전 올해 겨울에 막 졸업했거든요. 스물 넷 이에요.”

 “괜찮아요. 서로 말 편하게 하죠, 나이를 따지면 불편하니까요.”

 

 말을 놓기로 하자 하나는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공원에서 구해줘서 고마웠어, 오빠. 두 번이나.”

 

 2. 문자

 

 서로의 옛 이야기를 하며 둘의 사이가 가까워지고 있을 때 하나의 전화에 알림소리가 울렸다.

 

 [전화를 계속 해도 안 받길래 문자 남긴다. 엄마는 아빠랑 있으니 가게 문 닫고 밥 잘 챙겨먹고 있어.]

 

 이상했다. 하나의 아버진 아직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게를 놔두고 어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있다니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일 있어?”

 

 태환은 빠르게 굳는 하나의 얼굴을 보고는 물었다.

 

 “오빠, 나한테 전화 좀 걸어줄래?”

 “알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떨리진 않았지만 다급함이 느껴졌다.

 

 태환은 스피커모드를 켠 채로 통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계속 들렸지만 하나의 전화는 울리지 않았다.

 

 “이상해 전화가 울리지 않아. 조금 전만해도 경찰들에게 신고도 했었는데.”

 

 하나의 말에 태환은 가족들에게도 통화를 걸어보았다. 이번엔 계속 울리던 신호음이 멈추고 전화가 끊겼다.

 

 [전화를 할 수 없습니다.]

 

 태환은 저절로 끊겨진 전화기의 화면을 보니 경고 문구가 떠 있었다.

 그 문구가 떠 있는 건 하나의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였다.

 

 “전화 기지국에 뭔가 일이 일어난 모양인데.”

 

 태환의 말에 하나는 빠르게 문자를 보냈다. 태환은 그녀의 핸드폰에 온 문자를 확인하고는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다 괜찮을 거야.]

 

 문자가 된다는 걸 확인 한 둘은 각자 빠르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을 남겼다.

 

 태환은 부모님께 직장에서 돌아와 집에 꼼짝 말고 계시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하나는 기다리고 있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빠르게 가게 정리를 다 한 하나는 태환에게 가자고 말했다.

 

 “엄마를 구하는 거 도와줄 수 있어?”

 “구하러 가다니?”

 “기다리고 있겠다고 문자는 보냈지만 분명 말 못할 상황에 처해 계신 거 같아, 어디에 계신지도 언제 돌아오신다는 얘기도 없어.”

 

 하나는 태환에게 문자내용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문자를 본 태환도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두려움에 꿈이길 바랐던 사람이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하나는 싸우려는 의지가 충만해있었다.

 

 그 정도로 부모님의 문자가 평소와 달랐다. 20년 이상 동거한 가족이라면 한 문장만 읽고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알았어, 챙겨야 할 물건들을 찾아볼게.”

 

 태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작은 종소리가 약하게 울렸다.

 

 3. 아이스 아메리카노

 

 잠긴 가게 문 위쪽에 달린 조그마한 종이 소리의 범인이었다. 안과 밖에서 모두 보이는 유리문이라 안심하고 문을 열어주었다.

 

 “아, 안녕하세요. 어떤 일로 오셨나요?”

 “저번에 어머님께서 의뢰하신 샘플이 나왔거든요. 자, 한번 보세요.”

 

 남자가 건네 준 것은 하나네 가게의 메뉴판이었다.

 메뉴판 디자인 외주를 넣었다는 사실을 하나는 알지 못했지만 명함 디자인 일로 남자의 얼굴은 알고 있었다.

 

 남자는 작은 파일 하나를 하나에게 건네주면서도 시선은 태환을 계속 보고 있었다. 그건 태환도 마찬가지였다. 그 남자의 정체는 태환의 죽마고우 성호였다.

 

 “어쩐 일이야 여긴?”

 “나야 일 때문에 왔지. 그러는 너야말로 우리 바이어랑 무슨 일이야?”

 “그건······.”

 

 태환은 잠시 생각하더니 전화가 안 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실은 전화가 안 돼서 전화를 빌려 쓰려고 들어와 있었어.”

 “네, 네네. 맞아요.”

 

 하나가 거들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 가게 전화도 통화가 되지 않아.”

 “뭐, 전화가 안 된다고?”

 “그래, 좀 전 까지 신호음은 갔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안 돼.”

 “아 이거 어쩌지? 중요한 바이어한테 컨펌 받아야 할 게 있어서 아침부터 전화했더니만 여태 연락 안 받는 이유가 전화가 안 돼서 그런 거야?”

 

 성호는 안절부절 하며 핸드폰으로 메일을 확인해 보았다.

 

 “아씨, 메일도 안 되는 건가?”

 “문자는 될 거야.”

 

 불안해하는 성호에게 문자는 된다는 말을 해준 태환은 금세 거짓말쟁이가 되었다.

 

 “안 가, 메시지도 안 가.”

 

 성호는 바로 문자를 보내봤지만 [전송실패] 라는 문구가 보였다.

 

 태환은 다시 뉴스를 틀었다. TV엔 평상시와 다른 아나운서가 앉아 밝지 않은 조명에서 뉴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저 아나운서는 처음 보는데··· 조명도 너무 어둡고··· 방송국에도 일이 생겼나 봐요.”

 

 하나는 평소 아버지 영향으로 뉴스와 신문을 자주 접하는 편이었기에 한 눈에 알아챘다.

 

 “모든 통신사가 먹통이라니 방송국도 그럴 거예요. 이런 상황이라 바이어한테 할 말이라도 생겨서 다행이다, 휴.”

 “그런데 오늘은 혼자 오셨나요?”

 

 하나가 손님용 음료수를 하나 건네며 물었다.

 성호는 사내 막내였기에 작은 바이어라도 항상 사수가 붙어 움직였다.

 

 “하하하. 저, 이 근처에서 잠깐 일이 있으시다고 해서요.”

 

 멋쩍게 웃는 성호를 보고 태환은 귓속말로 자신에게만 말해보라고 신호를 주었다.

 

 “근처 카페에 훈남 알바생 얼굴 보러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키러 가셨다. 지한테 관심 있는 거 같다나 뭐라나 내가 이러고 산다, 인마.”

 

 푸념을 늘어놓은 성호의 말에 태환의 얼굴은 심각해졌다.

 

 “몇 분 지났어?”

 “뭐가?”

 

 이 근처엔 이미 좀비가 몇 나타났다. 학생, 할아버지, 경찰.

 이 근처에서 혼자 있는 건 위험했다. 태환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에 다급했다.

 

 “너 사수랑 떨어져 있는지 몇 분 지났냐고.”

 “어- 그러고 보니 이제 왔어야 할 타임인데.”

 

 태환은 손에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뛰어갔다.

 

 “뭐, 뭐, 뭐야? 왜 그래?”

 “어디야? 그 카페.”

 “그, 그게··· 요 앞 사거리에서 돌면 바로 나오는 집인데. 왜?”

 

 태환과 하나는 달렸다. 성호는 영문도 모른 채 그들을 뒤따라갔다.

 

 카페에 도착하자 셋의 눈에 보이는 건 몇 안 되는 손님들이 보였다. 그 중 한 명은 남자점원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저기, 봐. 내 사수님께서 작업 중이시라고 했잖냐.”

 

 다행히 카페는 평화로웠다.

 좀비의 존재가 전혀 없었을 때처럼 보였기에 태환과 하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가게 안 화장실에서 나온 손님이 카운터로 다가갔다. 성호의 사수 때문에 곤란해 하던 남자점원은 다가오는 손님에게 친절한 멘트를 날렸다.

 

 “도와드릴 거 있을까요?”

 “아아아아악! 뭐야, 뭐야 꺼져, 꺼지라고!”

 

 화장실에서 나온 손님이 주문 테이블 앞에 늘러 붙어 있던 성호의 사수를 물었다.

 

 카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가게 안 쪽에 흐르는 피의 양이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기 충분했다.

 

 좀비가 공격하고 있는 틈을 타 손님들은 소리치며 도망쳤다.

 

 “서 대리님······?”

 

 아직 좀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성호는 가게 밖에서 넋 놓고 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나는 넋 나간 성호를 피신시키려 했지만 뿌리치는 성호를 끌고 갈 힘까진 없었다.

 

 “서 대리님 흘리신 피가 너무 많아, 누가 119에 전화 좀, 전화 좀 해줘.”

 

 아무리 싫어하던 사람이라도 그 사람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건 괴롭다.

 

 성호는 너무나 경황이 없었기에 전화가 안 된다는 사실조차 잊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옆에 있는 하나에게 신고를 부탁했다.

 

 “여기서 나가요. 빨리!”

 

 태환은 주문 테이블 뒤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점원에게 소리쳤다. 점원은 그제야 가게 밖으로 나갔다. 좀비가 서 대리를 아직 공격하고 있을 때라 다행이었다.

 

 ‘좋아, 이제 아무렇게나 찍어도 사람은 찍히지 않겠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뒤로.’

 

 태환은 학생에게 한 실수를 또 하지 않기 위해 완벽하게 좀비 둘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조금씩 뒷걸음질 치며 각을 만들고 있던 태환은 넘어져 있는 의자에 발이 걸려 엉덩방아를 찧었다.

 

 “서 대리님, 서 대리님 괜찮으세요?”

 

 태환이 넘어질 때 가게 안으로 들이닥친 성호가 좀비 앞까지 다가가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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