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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좀비 잡는 망나니
작가 : 스토리Y
작품등록일 : 2019.8.22

아포칼립스

 
2.
작성일 : 19-08-22 21:53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5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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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접근

 

 [경고 사진을 전송할 수 없습니다.]

 

 카메라에 저장 된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려고 시도했더니 처음 보는 경고창이 나왔다.

 

 태환은 호환이 안 되는 것 같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았다.

 

 ‘품명도 없고 회사 로고도 없네, 중소기업 제품인가?’

 

 아무리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한 태환은 핸드폰으로 사진기를 찍어 올렸다.

 태환의 기대와는 다르게 이미지 검색으로도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나갔다올게요.”

 

 태환은 직접 알아보기 위해 아침부터 움직였다. 보통의 다른 사람들이 움직이는 시간이었다.

 

 “아침부터 어디 가니?”

 

 마땅히 갈 곳은 없었다.

 단지 이 카메라로 찍은 할아버지와 고양이가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고 싶었다.

 

 “찍을 게 있어요.”

 “다녀와라.”

 

 어머니는 일말의 기대라도 하셨는지 목소리가 축 늘어지셨다. 아침 일찍 나서는 아들이 아르바이트라도 나가길 바라셨던 모양이다.

 

 출근길 시간은 태환에게 좋지 않았다. 누가 뭐라고 하는 건 아니었지만 아침부터 쭈그리고 앉아 무언 가 찾는 모습이 좋게 보이진 않았다.

 

 ‘너무 쳐다보잖아. 제길, 신경들 좀 끄라고.’

 

 지나가는 사람마다 태환을 쳐다보았다. 출근 길 단정한 복장을 한 사람들과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보기에 태환은 동네에 하나 있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태환이 사람들의 눈총을 피해 온 곳은 노을이 잘 보이는 공원이었다. 이곳은 아침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공원이 작은 산 높이 정도라 공원에 가고 싶은 사람에게도 등산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도 외면 받았다.

 

 주변에 다른 곳이 없었다면 모를까 더욱 큰 공원도 있었고 바로 옆엔 길이 잘 난 산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하늘을 안 찍으시네요?”

 

 그녀였다. 어제와 달리 시원한 향은 나지 않았다.

 

 “아···, 네. 다른 걸 찍으려고요.”

 “그러신 거 같았어요.”

 “······.”

 

 태환은 그게 무례하다는 걸 알면서도 대화를 하면서 개미를 찾는데 집중했다. 그 많던 개미도 찾으니 보이질 않았다.

 

 “뭐 잃어버린 거라도 있으세요?”

 “아, 아뇨 개미가 있는 거 같아서요.”

 

 당황한 태환은 사실대로 말했다. 다 큰 어른이 아침부터 공원에서 개미를 찾는다는 건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정도일 것이다.

 

 “아··· 개미. 혹시, 사진작가님이신가요?”

 “아직은 아니에요. 준비하고 있어요.”

 “저 실은··· 부탁 한 가지만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태환은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했다.

 어떤 여자가 직업도 없이 추리닝차림으로 다니는 남자에게 목적 없이 다가오겠는가.

 

 “어렵지 않은 거 라면요.”

 “그냥 절 찍어주시기만 하면 되는데.”

 

 태환은 ‘이상한 사람이랑 엮인 건가? 뭐라고 말해야 안 엮일까?’ 생각했다.

 여자는 태환의 표정을 보더니 속마음이 다 보이는지 설명을 덧 붙였다.

 

 “실은 제가 연기자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카메라가 익숙하지 않아서 어떻게 찍히는지 공부하고 싶거든요.”

 

 학생 때도 이런 적이 있었다. 그리기 어려운 포즈나 배경으로 쓸 사진을 찍어달라는 성호의 부탁이었다.

 

 태환은 사진을 찍으며 구도와 연출을 공부하고 사진의 결과물로 성호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서로에게 좋을 것 같았던 이 방법은 성호라는 녀석을 지금까지 만나는 친구로 만들어주었지만 별로 공부가 되진 않았다.

 

 “연기자 지망생이요?”

 “작은 역할로 몇 번 일한 적 있지만 아르바이트 같은 거라 아직은 어머니 가게에서 일하면서 공부 중이에요. 아, 이름도 말씀 안 드렸네요. 전 한하나에요.”

 “김태환입니다.”

 

 그녀는 태환의 생각과는 다르게 사교적이었다. 자기에 대해 낯선 사람에게도 털털하게 얘기하는 스타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태환이었다.

 

 ‘매번 모자 눌러쓰고 음침하게 다니던 사람이었는데.’

 

 “핸드폰으로 찍어 드려도 괜찮을까요?”

 

 태환의 말에 하나는 조금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태환이 들고 있는 카메라를 본 것이다.

 

 “혹시 카메라로 부탁드려도 괜찮을 까요?”

 “아, 이건 방금 배터리가 다 나가서 안 되겠네요.”

 “아··· 그럼 핸드폰으로 부탁드릴게요.”

 

 여자는 태환이 들고 있는 카메라로 찍어주길 원했지만 배터리가 없다면 어쩔 수 없었다.

 

 2. 실험

 

 하나는 요청하지도 않은 포즈로 한껏 끼를 부리고 있었다.

 

 ‘배우 지망생이라 부끄러움 같은 건 전혀 없는 건가?’

 

 태환은 싫지 않았다. 비록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것이지만 모델이 있으니 자신이 마치 프로 작가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포즈도 포즈지만 하나의 얼굴도 볼 수 있었다. 항상 저녁에 모자를 눌러 쓴 채로만 봤기에 호기심이 조금 생겼던 상태였다.

 

 ‘확실히 피부 관리 같은 걸 하나보군.’

 

 그녀의 피부는 군더더기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깨끗한 피부 덕분에 앳돼보였다.

 

 ‘배우 지망생이면 몇 살일까? 보통 배우들은 어릴 때 데뷔하니까 어리겠지?’

 

 태환이 구도나 연출은 전혀 신경 쓰지 못한 건 순전히 그녀 탓이었다.

 

 도발적인 포즈, 여유 있는 포즈, 귀여운 표정 등으로 태환을 집중시켰다.

 

 사진은 수십 장이나 찍었다. 태환은 즐거웠기에 아무 말 없이 그저 계속 찍었다.

 찍고 찍고 찍어도 또 찍고 싶을 때 그녀가 태환에게 다가왔다.

 

 “감사합니다. 나중에 또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나는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전하고는 과일이 인쇄된 작은 종이를 건네주었다.

 

 “이건?”

 “저희 가게가 빙수 가게거든요. 사진도 찍어 주셨고 놀러 오시면 맛있는 걸로 대접해드릴게요.”

 “괜찮아요, 이정도로 대접은요.”

 

 일단 거절했지만 태환은 가게 명함을 주머니에 슬쩍 넣었다.

 

 “그런데 저 때문에 원래 일 못 하신 거 아니에요?”

 

 정답이다. 태환은 개미를 찾아 찍어보려고 했다. 낯선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카메라를 테스트하려던 참이었다.

 

 “괜찮아요.”

 

 태환은 개미정도야 언제든 찍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때 찰나의 순간 주변에 있던 비둘기가 놀라 날아올랐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로 카메라를 잡은 태환은 비둘기를 찍었다.

 

 “비둘기가 벌써 날아갔나?”

 

 하나는 한 순간에 사라진 비둘기를 봤지만 빠르게 도망갔다고 여겼다.

 

 ‘하늘에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 리가 없지.’

 

 카메라를 의심하는 태환의 생각은 달랐다. 비둘기는 찍히는 순간 분명 사라졌다.

 

 비둘기가 날아오른 쪽에서 사람 두 명이 공원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이런, 이제 여기도 사람이 오기 시작하는 시간이구나.’

 

 이때까지 태환은 비둘기가 놀란 이유를 몰랐다.

 

 3. 확인

 

 “으아악!”

 

 노인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비둘기가 날아오른 방향이었다.

 

 태환이 상황을 판단하려고 지켜볼 때 하나는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할아버지?”

 

 먼저 달려간 하나의 눈에는 교복을 입고 있는 학생에게 물린 할아버지가 보였다.

 

 “하, 학생에게··· 길 좀 물어보려··· 했······.”

 

 할아버지는 잠시 뒤 숨이 멎은 듯 보였다. 이제 학생은 하나에게 관심을 보이며 다가왔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충혈 된 눈과 새 빨간 피로 흠뻑 젖어있는 교복이 학생의 모습이었다.

 

 용감하게 나선 하나였지만 처음 보는 끔찍한 광경에 놀라 도망치지도 못하고 뒷걸음질 치는 게 고작이었다.

 

 퍽.

 

 태환은 재빨리 다가와 학생의 복부를 찼다.

 

 넘어진 학생을 카메라로 찍었다. 급하다보니 실수가 나왔다. 다급한 나머지 전부를 찍지 못하고 학생의 상반신만 찍은 것이다.

 

 “끼야아!”

 

 태환이 사진을 찍은 직후 하나는 비명을 질렀다.

 

 학생의 상체는 모두 사라지고 잘린 하반신만이 꿈틀거리며 아직 신경이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역시, 이 카메라 보통 카메라가 아니야.’

 

 태환이 좀비가 된 학생을 찍은 직후 하나가 그의 어깨를 잡아끌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사람이, 사람이 죽어 가는데 그 순간에 사진을 찍을 수가··· 어떻게?”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태환을 탓하듯 말했다. 하나는 사진기 때문에 학생이 가로로 토막 났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당신을 구한 거예요, 이걸로.”

 

 태환이 말했지만 그녀는 듣지 않았다. 눈앞에서 할아버지가 피를 흘리며 죽었고 학생은 반 토막이 났다.

 그녀는 큰 충격으로 감정이 폭발한 상태였다.

 

 태환은 그녀가 준 명함의 뒷면을 보고는 하나를 끌고 그녀의 어머니가 운영 중인 빙수가게로 향했다.

 

 태환의 부모님은 맞벌이라 집엔 아무도 없었다. 어머니가 출근 시간이 조금 늦으시지만 이미 그 시간도 한참 지났다. 그러니 걱정되는 건 가게를 운영한다는 그녀의 어머니였다.

 

 “뭐하는 거예요?”

 

 가게에 도착하자 그녀가 물었다. 힘이 풀린 그녀를 끌고 다니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당신 어머니를 찾아요.”

 

 태환의 말에 하나는 어이가 없었다. 사람이 눈앞에서 죽었는데 신고도 없이 자리를 뜨고는 빙수가게로 데리고 왔으니 당연했다.

 

 하나는 태환의 말은 무시한 채 112에 전화를 걸었다.

 

 “어디다 전화하는 거예요?”

 “······.”

 

 태환의 물음은 무시한 채 가게의 수화기만 붙잡고 있는 하나였다.

 

 “사람이 죽은 건 저도 알아요. 하지만 그 학생의 모습 봤어요? 그건 사람이 아니었어요. 좀비라고요.”

 “전 그런 허무맹랑한 얘긴 안 믿어요.”

 “그래요? 그럼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요? 봐요.”

 

 태환은 당당하게 가게에 있는 빙수 그릇을 가져와 카메라로 찍었다.

 

 “장난치시는 건가요?”

 

 하나의 태도는 더욱 싸늘해졌다.

 빙수그릇은 보란 듯이 테이블 위에 있었다.

 

 “이, 이럴 리가 없는데?”

 

 태환은 당황하여 가게에 있는 물건들을 마구 찍어보았다. 그러나 어떤 물건도 사라지는 마법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사이 하나는 경찰에게 자초지종 설명하고는 학생이 있던 곳으로 뛰었다. 그걸 본 태환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당하는 걸 원치 않았기에.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경찰은 이미 와 있었다. 경찰들은 할아버지를 부축하고 있었다.

 

 하나가 놀란 듯 할아버지에게 다가가려 하자 태환이 막았다.

 

 “뭐에요?”

 “위험해요.”

 

 그녀는 위험하다는 태환의 말에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태환이 옳았다.

 

 “으, 윽!”

 “할아버지 저희는 도와드리려는 거예요. 할아버지! 아, 아악!”

 

 경찰들은 할아버지에게 물려 고통스러워했다. 힘으로 노인을 제압할 수 있었겠지만 세상에 힘으로 제압해서 부축하는 경찰은 없었다.

 

 “타, 타들어 가는 거 같아!”

 

 출동한 경찰은 두 명 뿐이었다. 하나가 분명 심각한 상황임을 전했지만 자체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전에 많은 병력이 움직일 순 없었다.

 

 “뭐, 뭐야. 오지 마, 오지 마.”

 

 하나는 두 경찰과 할아버지가 자신을 향해 피를 흘리며 걸어오자 심장이 가쁘게 뛰었다.

 

 “비켜요!”

 

 그 때 태환은 하나를 밀쳐내고는 사진을 찍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세 사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

 

 태환이 밀 때 넘어진 하나는 넘어진 채로 멍하니 경찰들이 흘린 피를 보고 있었다.

 

 ‘알겠어, 이 카메라 확실히 감 잡았다고.’

 

 하나가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태환은 카메라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 카메라 생명에만 반응하는 거야, 그것도 움직이는 생명에게만.’

 

 “···꿈이죠?”

 

 하나는 꿈쩍도 안 한 채로 중얼거렸다.

 

 “꿈이잖아요, 그쵸?”

 

 상태가 심각해 보였다. 큰 충격에 사람이 미칠 수도 있다는 걸 태환은 조금 알 걸 같았다.

 

 하나의 물음에 대꾸 없는 태환은 그녀를 부축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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