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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트레져 헌터 (Treasure hunter)
작가 : 장금
작품등록일 : 2019.8.15

하나뿐인 삶의 이유를 쫓아 살아가는 선의 ‘다경’, 그리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캡틴 ‘젠’, 해적선 '아사야 블랙 호'에서 펼쳐지는 항해의 시작

 
003. 항해의 시작
작성일 : 19-08-16 13:30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5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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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자마자 기력도 좋다.”

 

 “선의 같은 거 필요 없다고 했을텐데.”

 

 “야! 내가 필요해, 내가! 이거 보이냐? 어? 여자 팔이 어휴.”

 

 

 이틀 전 다친 왼쪽 팔에 보기 좋게 둘러진 붕대를 휘휘 풀어내 젠의 코앞까지 제 팔을 들이민 엠마가 버럭 소리쳤다.

 

 덕분에 못마땅한 표정으로 벽에 기대고 있던 젠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고 다시 상처 위로 붕대를 대충 감아낸 엠마를 보던 다경이 서둘러 달려가 그녀의 붕대를 고쳐 매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젠이 불퉁한 표정으로 혀를 굴렀다.

 

 

 “출항 준비는.”

 

 

 다른 말을 꺼내면서 젠의 눈은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고 있는 선의라는 여자를 쫓았다.

 

 짙은 갈색의 긴 생머리를 아무렇게나 묶은 여자는 아까 제가 들고 있던 총구를 치우고, 강하게 쥐고 있던 팔을 풀어주자 그제야 잔뜩 긴장한 눈동자를 풀었다.

 

 입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해도 표정은 숨길 수 없다고. 겁을 집어먹은 얼굴까지 속일 순 없었다. 딱 봐도 그저 약해빠진 어린 계집애였다.

 

 

 “캡틴 혼자 팔자 좋게 자고 있을 때 다 했네요.”

 

 

 눈으로 다경의 동선을 쫓던 젠이, 또 어딜 바쁘게 가는 건지 이리저리 움직이던 다경이 방문 밖으로 사라지자 테이블에 걸터앉아 손톱을 퉁기고 있는 엠마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출항 준비는 진즉 끝 마친지 오래였다. 누구 씨 때문에 좀 더 시간을 끌었던 거지.

 

 

 “어차피 오래 못가.”

 

 “누구, 다경 씨?”

 

 “….”

 

 “아, 우리 선의 이름. 강다경이래. 그러고 보니까 그렇게 깨어나서 둘이 아직 통성명도 안했지? 아까 네가 무례하게 군 것 부터 사과하고 인사 나눠.”

 

 “항해 중에 집에 보내달라고 울고불고 하면? 저거 그대로 물고기 밥이야. 그러니까.”

 

 “아니? 잠깐이지만 내가 이틀 동안 지켜봤잖아. 다경 씨 깡 있어. 끈기도 있는 것 같고.”

 

 “….”

 

 “너랑 리암이랑 이틀 동안 한 방에 감금을 했는데도, 불만은커녕, 한 숨도 안자고 너만 간호하더라고.”

 

 

 간호라는 단어에 한쪽 눈썹을 찡그린 젠이 제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지긋이 눌렀다.

 

 저 여자 어디가 엠마의 마음에 쏙 든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젠이 한 구석에 잠자코 서있던 리암에게 시선을 돌렸다.

 

 리암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엠마의 말에 동의한다는 무언의 대답이었다.

 

 

 “길어봤자 일주일 본다.”

 

 “뭐야, 내기할래?”

 

 “좋아.”

 

 “그래 일주일! 다경 씨가 일주일 버티면 우리 캡틴 내 소원 들어줄 거지~?”

 

 

 다경을 두고 갑작스럽게 벌어진 내기에 흥미롭다는 듯 미소 지은 엠마가 걸터앉아있던 테이블에서 일어나 젠에게 바짝 다가갔다. 당장 입술이 맞부딪혀도 어색하지 않은 가까운 거리에서 엠마의 반짝이는 눈빛이 젠의 입술을 향했다.

 

 

 “그럴 일 없어.”

 

 

 살짝 미소 지은 엠마의 매혹적인 얼굴은 누가 봐도 혹할만한 여인의 얼굴이었지만 그런 엠마를 무심하게 쳐다보던 젠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무미건조하게 답했고, 그 반응에 ‘쳇’ 하고 입맛을 다신 엠마가 젠에게 바짝 들이댔던 얼굴을 천천히 뒤로 뺐다.

 

 흐응, 하고 재미없다는 듯 고개를 기울인 엠마가 젠의 입술을 집게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그와 동시에 젠의 얼굴이 티나게 구겨졌다.

 

 

 “너 고자지?”

 

 “닥쳐.”

 

 

 툴툴거리는 엠마가 흥미를 잃은 듯 젠의 입술에 향했던 손을 거두고 다시금 제 손톱을 몇 번 퉁겼다. 이를 지켜보던 리암이 조용히 그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캡틴. 그럼 내일 아침 일찍 출항하는 걸로 알고 준비하겠습니다.”

 

 

 그의 말에 젠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사야 블랙 호의 출항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 * *

 

 

 “깡다~ 이건? 이것도 사자! 어때?”

 

 “…그건 어디다 쓰실 건데요?”

 

 

 출항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죽은 듯이 잠들어있던 아사야 블랙 호의 캡틴이 깨어났고, 그 덕에 해적들은 바빠졌다. 출항준비는 진즉 끝내놨다고 하지만, 당장 내일로 다가온 출항 소식에 해적들은 저마다 출항 전 마지막 점검을 하기 시작했다.

 

 부족한 물품들은 없는지, 혹시나 빠진 건 없는지, 이 모든 사항을 다 확인한 해적들은 육지에서의 마지막 자유시간을 즐기기 바빴다. 그건 다경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 즐기는 것 말고 점검, 또 점검!

 

 

 “내려놔요.”

 

 “아~ 왜~ 본새 나는데?”

 

 

 첫 출항이라 뭘 챙겨야 좋을지, 선의로서 빠진 약품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하던 다경은 10세 미만 어린이들이나 좋아할 것 같은 자동차 모형 장난감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는 루카스를 보며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아이고, 두야.

 

 

 “루카스 씨 몇 살이라고 했죠?”

 

 “나? 스물다섯인데 왜?”

 

 

 나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루카스의 해맑은 대답에 다경이 작게 고개를 흔들었다.

 

 

 “…됐어요. 필요하면 사요.”

 

 “그치? 우리 깡다가 봐도 이거 완전 필요할 것 같지?”

 

 

 내 돈이냐, 그 쪽 돈…. 아니 이 해적선 돈이지.

 

 열 번은 말린 것 같은데 마치 ‘답정너’ 마냥 돌아오는 대답에 두 손 두 발 다 든 다경이 고개를 끄덕이자 흐뭇한 표정으로 이거 주세요! 하고 당당하게 외친 루카스는 계산을 끝마치자마자 그렇게도 좋은지 그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구호물품과 개인적으로 필요한 물품 구매를 위해 혼자 나가려고 했을 때, 꽤 많은 돈과 함께 루카스의 등을 떠민 엠마가 ‘혼자 가는 것 보단 달고 다니면 도움 될 거야.’ 라며 붙여준 루카스는….

 

 글쎄 이게 도움이 되는 건지….

 

 이젠 아주 아이같이 깔깔 웃어젖히는 루카스의 옆모습을 힐끗 흘겨본 다경이 들고 있던 막대 사탕을 입에 넣고 굴렸다. (이 사탕만 해도 루카스가 찡찡거려서 어쩔 수 없이 산 간식이었다.)

 

 

 “깡다는? 살 거 다 산거야?”

 

 “네. 저는…, 다 산 것 같아요.”

 

 

 기본적인 생필품과, 필요한 약품들을 내려다보던 다경이 고개를 끄덕이자 좋아~! 하고 유쾌하게 외친 루카스가 다경이 들고 있던 묵직한 짐을 빼앗아 제 어깨에 걸쳐들었다.

 

 

 “무거운 건 이리 주시죠 레이디. 연약한 어깨가 탈골될까 두렵소.”

 

 

 그리고는 찡긋. 한번 윙크. 그 모습에 다경은 어색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정말이지 이 남자는 해적과 거리가 먼 남자인 듯 하다.

 

 

 “그럼 돌아갈까?”

 

 “아, 잠시만요. 먼저 가실래요? 저 잠깐 들릴 데가 있어서.”

 

 “어디?”

 

 “일하던 가게 아주머니한테 인사라고 하고 가려고요.”

 

 “그래~ 너무 늦지 않게 와! 루카스 기다리다가 목이 빠질지도 모르니까~”

 

 

 떠나기 전에 아사야 블랙 호를 소개시켜 준 주인 아주머니에겐 떠난다고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다경에게 정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동네였지만 그래도 꽤나 오랫동안 일했던 가게였고, 다경을 많이 챙겨 줬던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다경은 여관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려 시장 골목으로 향했다.

 

 

 

 

 

 * * *

 

 

 

 “계세요?”

 

 오늘은 분명 일을 하는 날이었다. 웬만하면 쉬지 않는 식당이었는데 이상하게 캄캄하게 불이 꺼진 가게 내부를 확인한 다경이 고개를 갸웃했다.

 

 

 “…저기, 저 다경인데요. 계세요?”

 

 

 가게 쪽으로 가까이 다가간 다경이 문 앞에 서서 가게 문을 똑똑 두드렸지만 작은 침묵만이 감돌 뿐 가게 안은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오늘은 휴업하시는 건가, 인사를 못 드리고 떠나게 되는 건가….

 

 아쉬운 마음에 눈꼬리를 축 늘어트린 다경이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리고자 가게 문을 살짝 밀었을 때였다.

 

 

 “…!”

 

 

 너무나 쉽게 밀리는 문에 깜짝 놀란 다경이 천천히 문을 밀었고, 깜깜한 가게 내부에 더듬더듬 벽을 짚어 불을 켰을 때

 

 

 “아주머니!”

 

 “….”

 

 “괜찮으세요? 아주머니!”

 

 

 엉망으로 어질러진 가게 내부도 내부였지만, 가장자리에 힘없이 쓰러져 있는 주인 아주머니를 발견한 다경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화들짝 놀란 다경이 주인 쪽으로 달려가 주인을 흔들었다.

 

 다행히 크게 다친 건 아닌지 간신히 눈을 뜬 주인이 다경의 부축을 받고는 겨우 몸을 일으켰다.

 

 

 “이게 무슨 일이에요! 누가 이런 거예요? 도둑이라도 든 거예요?”

 

 “다경이 너 해적선…, 타기로 한 거야?”

 

 “…그게 무슨.”

 

 “…갑자기 해적놈들이 쳐들어와서.”

 

 “해적이요?”

 

 

 해적이란 말에 다경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었다. 혹시 아사야 블랙 호의 해적들인 건가.

 

 급속도로 어두워진 다경의 표정에 이제야 겨우 숨을 편하게 내쉬던 주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냐, 가끔 오는 해적무리들 있잖아. 그 놈들이었어.”

 

 “아….”

 

 

 가끔 가게로 찾아와 밥을 먹고 가는 해적들이 있었다.

 

 브릿시티 인근에 정착한 떠돌이 해적단이라고 들었는데, 다경도 장사할 때 몇 번 마주친 적 있었지만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간 적은 없었던지라 생각도 못하고 있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무슨.”

 

 “그래서…. 내가 괜히 너한테 해적선 타라고 했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

 

 “나쁜 놈들인데…. 그 놈들 말이야.”

 

 

 맞는 말이다. 해적은 이 세계에서 골치 아픈 존재였고, 다경의 가족까지 뺏어간 존재들이었다.

 

 통증이 가시지 않았는지 인상을 찌푸린 주인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다경의 머릿속에 아이처럼 해맑게 웃고 있던 루카스의 얼굴이 스쳐 지나고, 그 뒤로 은근히 자기를 챙겨주던 엠마의 얼굴이 스쳤다.

 

 …이틀이지만 그들이 생각보다 나쁜 사람들은 아닌 것 같다고 느꼈던 다경은 제가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을 했던 건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래, 아무리 좋은 사람인 것 같아 보여도 해적은 해적이다.

 

 

 “내일 출항해요.”

 

 “…괜찮겠어?”

 

 “이용하는 거예요.”

 

 “….”

 

 “…웃기게도 해적선이 아니면 이경이를 찾을 방법이 없어요.”

 

 “….”

 

 “웃기죠 진짜. 이경이랑 우리 엄마 아빠 다 뺏어간 건 그 놈들인데, 그런 놈들한테 의지해야 다시 이경이를 찾을 수 있다는 게.”

 

 

 다경의 얼굴에 자조적인 씁쓸한 웃음이 스몄다.

 

 

 “그래도 어떡해요, 방방곡곡 다 뒤지면서 이경이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이제 이거 하나예요.”

 

 “….”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이경이 찾고, 그 뒤에 우리 가족 그렇게 만든 놈들 찾아서 복수할거니까. 오히려 해적선에 타면…. 우리가족 그렇게 만든 그 놈들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다짐하듯 읊조린 다경의 표정이 퍽 진지했다. 그런 다경을 올려다보는 주인의 표정엔 알 수 없는 걱정이 서렸다.

 

 

 

 

 

 * * *

 

 

 

 

 아침이 밝았다. 아사야 블랙 호의 해적들은 출항준비로 매우 분주했고 그건 다경도 마찬가지였다.

 

 어제 주인을 병원까지 안내한 다경은 여관으로 돌아오는 그 길에서 마음가짐을 달리했다.

 

 제가 생각보다 마음을 느슨하게 먹고 있었다고, 해적선임을 인지하고 왔으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들에게 너무 무르게 군 듯 했다.

 

 

 “짐은 다 쌌어요?”

 

 “네.”

 

 “항해하면 한동안 땅 밟고 서있을 일 없어요. 마지막으로 육지 공기 실컷 마셔둬요.”

 

 

 해적선에 오르기 전 하나 둘씩 떠오르는 잡생각을 지워내던 다경의 어깨를 톡 건드린 건 엠마였다. 그녀의 빨간 단발머리가 바람에 따라 예쁘게 찰랑였다.

 

 

 “우리 배 어때요? 짱 크죠?”

 

 

 엠마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다경의 고개가 앞을 향했다.

 

 생각보다 꽤 컸다. 아사야 블랙 호가 꽤나 이름 있는 해적선이란 건 알고 있었는데, 배 규모를 보니 더 실감이 났다.

 

 멍하니 해적선을 올려다보던 다경이 엠마를 따라 발걸음을 옮길때였다.

 

 

 “캡틴~!”

 

 

 제 뒤를 향해 손을 휘휘 흔드는 엠마를 따라 뒤로 시선을 돌리자 이 배의 주인, 캡틴 젠이 햇빛에 살짝 찌푸린 눈으로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다경과 젠의 시선이 공중에서 부딪혔다.

 

 다경의 첫 번째 항해가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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