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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트레져 헌터 (Treasure hunter)
작가 : 장금
작품등록일 : 2019.8.15

하나뿐인 삶의 이유를 쫓아 살아가는 선의 ‘다경’, 그리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캡틴 ‘젠’, 해적선 '아사야 블랙 호'에서 펼쳐지는 항해의 시작

 
002. 잠자는 여관(?) 속의 캡틴
작성일 : 19-08-15 11:56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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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두 해적은 2층 여관 제일 끝 방의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고 뒤따라오던 다경도 문 앞에 섰다.

 

 

 “우리 통성명도 안한 것 같은데, 이름이 뭐예요? 난 엠마.”

 

 “아, 전 강다경이라고 합니다.”

 

 “동양인?”

 

 

 다경이 대답 대신 고개를 한번 끄덕이자 옆에 서 있던 파란 눈의 선원이 아참참! 하며 큰 소리를 냈다.

 

 

 “그러고 보니까 우리 선의한테 내 이름도 말 안했네! 반가워 난 루카스야.”

 

 

 줄곧 정체를 알 수 없었던 파란 눈의 해적이 제 손을 내밀었다.

 

 악수라면 아까 꽤 오래 했던 것 같은데….

 

 속으로 쩝 입맛을 다신 다경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루카스가 내민 손을 잡았고 루카스는 처음 악수하는 것 마냥 잡은 손을 위 아래로 신나게 흔들었다. (얼마 못가 그 행동은 엠마에게 제지당하고 말았지만)

 

 

 “지금 먼저 말할게요. 우리가 선의가 필요한 이유는 하나예요.”

 

 “….”

 

 “우리 캡틴새끼가 비쩍 꼴아서 오늘내일 하거든요.”

 

 

 캡틴…? 캡틴이라면 해적선의 총 책임자이자 리더를 말하는 걸 텐데….

 

 아사야 블랙 호의 캡틴이 오늘내일 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다경이 고개를 갸웃하자 그런 다경을 내려다본 엠마가 어깨를 한번 으쓱였다.

 

 

 “그래서 출항도 미루고 있는 상황이란 말이죠. 저 녀석이 퍼질러 잠만 자고 있어서.”

 

 “….”

 

 “누구는 이렇게 칼빵 맞고 왔는데 편하게 쳐 자는 꼬라지가 맘에 안 들기도 하고.”

 

 

 아무렇게나 꾹 눌러 엠마의 왼팔을 지혈하고 있던 수건 위로 빨간 피가 번졌다. 엠마는 말을 멈추고 문고리를 잡았다. 그리곤 다시금 다경을 돌아봤다.

 

 

 “아, 무르기 없어요.”

 

 “…뭘요?”

 

 “선의 한다는 거.”

 

 “….”

 

 “근데 선의가 왜 하고 싶어요? 말이 좋아 항해지. 우린 떠돌이인데. 한번 출항하면 집에 못 돌아가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몇 년?”

 

 “찾는 사람이 있어요.”

 

 “오~ 뭐? 바람난 애인?”

 

 

 다경의 말에 재밌는 듯 엠마가 웃었다.

 

 엠마의 말에 루카스도 애인?! 완전 맘에 든다 너! 하고 호들갑을 떨며 다경의 오른쪽 어깨를 퍽 강하게도 때렸다.

 

 …아니 애인이 아니라.

 

 다경이 정정하려고 입을 달싹이자 깔깔 웃던 엠마가 잡고 있던 문고리를 돌렸다. 뭐, 그래 굳이 다 설명할 필요는 없다. 다경이 작게 고개를 도리질 침과 동시에 끼익 하는 나무 소리와 함께 객실 문이 열렸다.

 

 

 “인사해요. 우리 캡틴이야.”

 

 

 천천히 열린 객실 문 사이로 대 낮인데도 컴컴한 방안 한 가운데 놓여있는 침대위에 깊게 잠들어있는 남자의 인영이 다경의 눈에 들어왔다.

 

 

 “아사야 블랙 호의 캡틴 ‘젠’.”

 

 

 

 

 

 * * *

 

 

 

 계속 여기 앉아서 뭘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침대 옆 의자에 앉은 다경은 컴컴한 방안에서 아사야 블랙 호의 캡틴이라는 남자의 잠든 얼굴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해적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하얗고 깨끗한 피부에 칠흑같이 어두운 흑발을 하고 있었다.

 

 감긴 속눈썹은 여자보다 긴 듯 했고 콧날은 높고 오뚝했으며 보기 좋은 선홍빛의 입술을 가지고 있었다.

 

 딱 전형적인 미남형 얼굴.

 

 

 ‘선의에게 주어지는 첫 번째 미션 잠자는 숲속…. 아니 잠자는 여관 속 캡틴을 깨워라~!’

 

 

 굳게 닫힌 문이 열리고, 호들갑스럽게 떠들던 루카스가 뱉었던 말이었다.

 

 그리고 엠마가 한 마디를 덧붙였다.

 

 

 ‘일단 젠이 일어나면, 월급부터 시작해서… 뭐, 이런저런 여러 가지 사항들은 그때 상의해요.’

 

 

 돈도 돈이었지만 돈 때문에 해적선을 타겠다고 결심한 건 아니었다.

 

 다니던 병원도 그만두고 하루 24시간을 거의 쉬지 않고 일을 했던 다경이었지만 돈을 많이 벌기 위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쓸데없는 생각들은 꼬리의 꼬리를 물었고, 그 생각들은 항상 나쁜 생각이었다. 그래서 조금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자기 자신을 몰아붙였었다.

 

 여기 잠들어있는 캡틴이 일어나기만하면, 정식으로 선의가 될 수 있고, 배는 출항할 수 있다.

 

 브릿시티에서 벗어나 다른 대륙으로도 갈 수 있다.

 

 혹여 이경이 타의로 멀리 떠나게 된 거라면 지구를 돌고 돌아 언젠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캡틴은 어디가 아픈 건가요?”

 

 

 가만히 캡틴을 보던 다경이 고개를 들어 방 한 구석에서 긴 장검을 다듬고 있던 남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남자의 이름은 리암이라고 했다. 캡틴의 간호를 맡은 다경이 자의든 타의든 무방비의 제 캡틴과 한 공간 안에 있어야 하는지라 리암이라는 남자를 붙였다고 했다.

 

 이 설명을 하면서 엠마는 ‘아직 그쪽을 신뢰할 순 없으니까 하는 거야.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진 말고.’ 하며 눈썹을 찡그렸다.

 

 

 “아픈 건 아닙니다.”

 

 

 리암이란 남자는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인 듯 했다.

 

 쉴 틈 없이 조잘거리는 루카스와는 달리 다경이 먼저 질문하자 그제 서야 처음으로 입을 연 리암은 별거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칼을 닦기만 했다.

 

 리암의 짧은 대답에 이렇다 할 답안을 찾아내지 못한 다경이 다시 캡틴에게 시선을 내릴 때 리암이 한마디 더 덧붙였다.

 

 

 “잠이 많은 건가.”

 

 “…잠이요?”

 

 “그런데 이번엔 꽤 오래 안 깨어나서 말이죠.”

 

 

 나흘째라고 했다. 캡틴이 긴 잠에 빠져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게.

 

 혹시 그냥 잠이 많은 사람인건가, 아니, 사람이 아무리 길게 잔다고 해도 꼬박 나흘을 한 번도 일어나지 않고 내리 잘 수 있는 건가? 어디가 아프지 않고서야….

 

 리암의 말에 다시 캡틴을 내려다보던 다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원인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경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제가 전문적인 의사인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이 여관에서 제대로 된 의료기구가 있을 리 만무했다.

 

 병원에 데려가 보는 건 어떠냐는 다경의 질문에 엠마는 코웃음을 쳤다.

 

 우리는 병원 같은 곳 못가. 하며.

 

 

 “선의라고 하셨습니까?”

 

 “네 뭐…. 아직 정식은 아니지만요.”

 

 

 처음으로 남자 쪽에서 먼저 던진 질문에 다경이 대답하자 리암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의 첫 번째 선의네요.”

 

 “네?”

 

 “아사야 블랙 호에는 그동안 선의가 없었습니다.”

 

 

 선의가 없었다고? 병원도 못 간다는 사람들이 선의도 없이 그동안 어떻게 버텼던 거지?

 

 이해되지 않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다경이 리암을 쳐다보자 리암은 다경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말을 이었다.

 

 

 “치료받는 걸 누가 끔찍하게 싫어해서요.”

 

 

 누가 라는 단어에 조금 더 힘을 주어 읊조린 리암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다시금 제 칼을 닦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누가’ 라는 사람은 지금 누워있는 이 캡틴이라는 남자인 듯 했다.

 

 

 

 

 

 * * *

 

 

 그날 이후로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더 지났다. 남자는 여전히 쌕쌕거리는 숨소리만 내며 잠들어있었고 남자가 일어나기 전까진 꼼짝없이 함께 방안에 갇혀 있어야 했던 다경도 점점 지쳐갔다.

 

 

 “식사 좀 하시죠.”

 

 “…아, 감사합니다.”

 

 “캡틴은 둘째 치고, 그러다 당신이 먼저 죽겠습니다.”

 

 

 빵과 베이컨, 스크렘블 에그가 담긴 접시를 무심히 건네주던 리암이 다경을 꾸짖었다. 미약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접시를 받아낸 다경이 캡틴의 이마 위에 두었던 수건을 다시 뒤집었다.

 

 어제부터 남자는 고열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감기인가 싶어 감기약도 먹여봤고, 해적들에게 부탁한 수액도 놓아주고 있었는데 남자의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악화되고 있었다.

 

 

 “왜 열이 안 떨어지죠? 깨어나지도 않고.”

 

 “그러게요.”

 

 

 …그러게요 라니. 제 캡틴에게 너무 무심한 것 아닌가. 생각한 다경이 리암을 슬쩍 노려보자 리암은 항상 그렇듯 방구석에 놓인 소파위에 걸터앉았다.

 

 근 이틀 동안 엠마, 루카스는 물론 한 명의 해적들도 이 방에 들어오지 않았다. 방안에 감금된 저와, 리암만이 이 방을 지켰다. 일부러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라도 한 듯 방 주위마저 조용했다.

 

 

 “이 분이…. 계속 깨어나지 않으면 출항을 못하나요?”

 

 “네.”

 

 

 참 단호하기도 하다. 한 손으로 빵을 집어 삼킨 리암이 깔끔하게도 답한다. 다경은 한시가 급했다. 용기내서 해적선을 타기로 결심했는데 출항을 못한다면….

 

 11년 만에 낸 이 용기가 너무 허무했다.

 

 

 “밤이 늦었습니다. 한 숨 붙이세요.”

 

 “…네, 저는 좀 더 지켜보다가 잘게요. 먼저 눈 붙이세요.”

 

 

 하루 종일 커튼을 쳐 둔 탓에 시간 계념이 사라진지 오래였지만 리암의 말에 대충 대답한 다경이 방금 적셔두었던 다른 수건으로 남자의 목에 맺힌 땀을 닦았다.

 

 열이 오른 만큼 계속 흐르는 땀에 다경의 손이 바빴다.

 

 까만 흑발의 앞머리가 땀에 젖어 이마에 달라붙자 이마 위에 올려두었던 수건도 다시 적셔서 남자의 이마 주위를 훔쳤다.

 

 이틀 동안 잠도 밥도, 제대로 쉬지 못했던 다경의 체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래도 간호사였던 사명으로 눈앞의 아픈 환자를 무시할 순 없었다.

 

 그렇게 또 밤새 남자를 간호했을까. 남자의 열이 보통 수준으로 떨어졌고, 간간히 찡그리던 얼굴도 조금은 편안하게 풀리는 걸 확인한 다경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다경의 시야가 핑그르르 돌아가며 흐려지기 시작한 건.

 

 

 다경이 침대 위로 풀썩 쓰러졌다.

 

 

 

 .

 .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질적이고 서늘한 느낌이 제 관자놀이 근처에서 느껴지고 뭔가 웅웅거리는 소리에 다경이 눈을 떴을 때.

 

 

 “너 누구야.”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다경의 반쯤 뜬 눈앞에 들어온 건 이틀 내내 누워있던 남자…

 

 

 “어떤 쥐새끼냐고 너.”

 

 

 총구를 들이밀고 위협적인 표정으로 다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는 캡틴 젠이었다.

 

 

 

 

 

 * * *

 

 

 

 다경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철컥’ 하고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조용한 방 안을 울렸다. 그 소리가 너무나도 서늘해서 다경은 제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대답.”

 

 “…아, 저기.”

 

 

 거침없이 훅 들어오는 총구에 당황한 다경이 웅크렸던 몸을 일으키지도 못하고 눈만 끔뻑거리며 항복한다는 포즈로 두 손을 위로 올렸을 때

 

 

 “헙…! 악!”

 

 

 총을 쥐고 있지 않은 왼 손으로 다경의 한 팔을 잡아 끌어올려 휙 꺾어낸 남자가 순식간에 다경을 일으켜 벽으로 몰아붙였다.

 

 그리곤 다시금 제 이마 위로 총구를 겨눈 남자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다경을 내려다봤다.

 

 순식간에 궁지에 몰린 다경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남자의 얼굴을 쳐다봤다.

 

 제 머리색만큼이나 새까만 흑요석의 눈동자에 다경의 당황스러운 얼굴이 비췄다.

 

 

 “이름. 소속. 여긴 어떻게 들어왔지?”

 

 “이건 좀 놓고 말할 수 없을까요?”

 

 

 손을 꺾은 남자의 팔에 다경은 눈물을 찔끔 흘렀다.

 

 마른 것 같아 보이는데, 힘이 보통이 아니다. 괜히 해적선의 캡틴은 아닌가보다 생각한 다경이 인상을 찌푸리고 남자를 쳐다보자 남자의 표정이 더 일그러졌다.

 

 남자가 뒤로 꺾인 다경의 팔을 더 힘주어 고쳐 잡을 때였다.

 

 

 

 “그만하시죠.”

 

 

 시끄러운 소리에 잠깐 붙였던 눈을 뜬 리암이 언제 다가온 건지, 다경의 팔을 비튼 젠의 팔목위에 제 손을 올렸다. 힐끗. 고개를 돌려 리암을 본 젠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런 캡틴의 얼굴을 보던 리암이 한 손으로 제 머리카락을 한번 쓸어 넘기고는 입을 열었다.

 

 

 “이 분은 선의입니다.”

 

 “….”

 

 “이틀 내내 캡틴을 간호한 분이십니다. 이런 인사는 실례인 듯한데요.”

 

 “…선의?”

 

 

 리암의 말에 리암 쪽으로 고개를 들렸던 남자가 다시금 다경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경의 이마에 바짝 겨눈 총구가 천천히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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