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원소전쟁
작가 : 이은율
작품등록일 : 2019.8.11

4대 원소 신전을 통합하여 국력을 회복하려는 데모졸 제국과 이를 막으려는 마빌리나 왕국 간의 전쟁/하이판타지

 
1 - 열흘의 밤 : 원소전쟁을 시작한다 #2
작성일 : 19-08-11 11:33     조회 : 181     추천 : 0     분량 : 356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티아를 포섭한 하일은 분주히 데모졸 곳곳을 다니며 흩어져있던 전쟁 영웅들을 불러 모았다. 처음엔 거절했던 이들도 티아의 이름을 대면 이내 설득되었고, 그렇게 점점 영웅들의 규모가 커지자 병사들을 소집하는 일도 한결 수월해졌다. 본격적인 전쟁 준비가 완료될 즈음, 마빌리나의 루케타와 비견될 정도로 민첩한 데모졸 정찰영웅인 ‘스콧(Scott)’은 하일을 대신해 영웅들에게 말을 전하고 소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불의 신전을 발견할지 7일 되는 날의 늦은 오후. 하일은 성내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 잠시 머무르고 있었다. 복잡한 내용을 담고 있는 수십 가지 서류에 결재를 마쳤다. 하일의 얼굴에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그늘이 드리웠다. 이제 모든 준비는 다 끝났다. 비로소 실행에 옮길 때였다.

 “스콧!”

 ‘스르륵─’

 홀로 있는 것 같았던 하일의 뒤편 그늘에서 투명화를 해제하고 스콧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저주양상은 동물처럼 온몸에 털이 나는 것이었는데 그만큼 행동 또한 더욱 민첩해져 임무수행 면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부르셨습니까, 히어로 소드.”

 “티아님께 때가 되었다고 전해드려라.”

 “드디어.. 시작되는 겁니까?”

 “그래. 우리의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한 가지 시련을 더 얹어가는 그 순간의 시작이지. 명심해라. 우리는 열흘 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처리해야해.”

 “알겠습니다.”

 ‘스르륵─’

 스콧은 다시 모습을 완전히 감추고 티아의 아지트로 향했다. 하일은 스콧의 기척이 사라진 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해가 뉘엿뉘엿 떨어지고 있었다. 창문 밖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에 비쳤던 햇빛이 점차 사라졌다. 하일의 두 눈은 강인한 신념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는 그대로 성 밖으로 걸어 나갔다.

 데모졸 성채의 정문 앞마당에는 며칠 간 모았던 수많은 병사들과 이름을 알만한 영웅들이 집합해있었다. 깃발과 검, 창을 든 그들의 모습을 천천히 훑어보는 감회가 새로웠다. 2년 전, 알레벤느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직후 바로 이 앞마당에서 축제를 즐겼던 모습과는 크게 달라져있었다. 초록잔디와 푸른나무가 생명력을 품은 채 장활히 열려있던 전경도, 갓 주조된 술을 마시고 따끈한 빵을 먹으며 한껏 취해 떠들던 그 병사와 시민들도 이젠 없었다. 뼛가시밖에 남지 않은 회색 나무와 갈색으로 변색된 푸석푸석한 잔디, 기괴할 만큼 키가 크거나 눈알에 벌레가 들끓는 병사 등 모두 저주로 인해 황폐해져 있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하일은 가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결의에 차있고 한마음 한뜻을 가지고 있으며 절박한 심정으로 무장해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 참으로 벅차오르는 감동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대들의 몸은 비록 저주로 인해 더럽혀졌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나는! 바로 이 앞에서 알 수 있다! 그대들의 눈망울에 비친 용기와 간절함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순수하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일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검으로 바닥을 찍으며 연설하자 엄청난 함성이 밀려왔다. 잠시 후 하일이 왼손을 높게 쳐들자 함성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조용해졌다.

 “자아! 생명의 축제를 시작하기 전에 이 히어로 소드가 그대들에게 한 가지만 묻겠다!”

 그 어느 때보다도 카리스마 넘치는 하일의 목소리. 군대는 모두 귀를 기울였다.

 

 “전쟁을 하지 않으면 죽는다. 전쟁에서 져도 죽는다. 하지만 전쟁에서 이기면 살 수 있다! 현명한 자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일이 대검을 번쩍 들고 내려찍자 성채가 무너질 만큼 거대한 함성이 질문의 대한 답을 대신해 앞마당을 가득 채워 울렸다. 그런데 그 때, 함성만큼 엄청난 양의 잿빛먹구름이 그들의 머리 위로 빠르게 다가왔다. 병사와 영웅들은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보며 웅성거렸다. 개중에는 비명을 지르고 엎드리는 인물도 있었다. 세라키누엘라의 저주가 내릴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쿵’

 하일은 다시 한 번 대검을 높이 들고 강하게 내려치고는 흐트러진 집중을 모았다.

 “조─용!”

 병사들은 혼란에 빠져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일단 하일에게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먹구름은 태양을 완전하게 가려버렸다.

 “두려워 말라! 지금 하늘을 가린 저 먹구름은 우리의 편이다. 내 뒤편을 잘 지켜보라!”

 계속 몰려오는 짙은 잿빛먹구름이 희미한 빛줄기마저 가려버려 주변이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대검을 아래로 향하고 두 손을 모은 채 장엄하게 서있는 하일의 뒤편, 웅장하지만 황폐해진 데모졸 성채의 바닥에서부터 황홀한 은색 빛이 올라왔다. 그 빛의 주인공은 성채를 덮고도 남을만한, 아무리 멀리에 있어도 시야에 꽉 차는, 차분하고도 강력한 힘을 가진 거대한 달이었다. 달은 아주 천천히, 그러나 너무나도 거대하기에 빠르게만 느껴지는 속도로 데모졸 성채 뒤편 아래에서부터 올라왔다. 군중은 그 커다란 흰 구체의 상승에 맞춰 휘둥그레진 눈과 고개를 따라 올렸다. 분명 엄청난 빛을 내뿜지만 전혀 눈부시지 않은, 그 신비한 달은 성채를 넉넉하게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이의 하늘에 다다르자 멈췄다. 경이로운 광경에 군중은 모두 입을 떡 벌리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하일은 미소를 지으며 군중들에게 소리쳤다.

 “지금부터 원소전쟁을 시작한다!”

 

 *

 

 “음?”

 알레벤느와 데모졸 국경에 위치한 토뤼두 숲. 두 사람이 살 수는 없을 만큼 작은 오두막 집에서 노인은 책을 읽고 있었다. 배꼽에 닿을만하게 길면서도 풍부한 회색 수염을 어루만지며 흔들의자에 앉은 채 책을 읽던 노인은 이상한 낌새를 느껴 창문을 열고 갑자기 어두워진 밖을 내다봤다. 어마어마한 양의 먹구름이 온 세상을 뒤덮고 데모졸 성채가 위치한 쪽에 비현실적으로 커다란 달이 떠있었다. 그의 보라색 잠옷에 그려진 하얀 별 패턴보다도 더 컸다.

 “저건 또 뭔 지랄이여. 에잉, 쯧쯧쯧쯧쯧”

 노인은 신경질적으로 창문을 쾅 닫은 후 불을 밝히고 다시 책을 읽었다.

 “고양이라는 동물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고양이라는 동물은 머리를... 머리를.. ”

 역시나 집중이 안 되는 것일까. 같은 구절을 의미 없이 계속 읽다가 책을 덮고는 생각에 잠겼다. 책의 이름은 ‘고양이에게 사랑받고 싶은 초심자를 위한 길잡이’였다.

 “...또... 시끄럽게 되겠구만…….”

 노인은 불을 끄고 눈을 감아 잠을 청했다.

 

 *

 

 의문의 인물이 황실에 들어왔다. 피폐한 황실 내부의 모습. ‘그 사람’은 아무런 두려움이나 거리낌도 없이 황제가 누워있는 침실 중앙으로 걸어 올라갔다. 베일로 가려진 침대, 그 곳에 누워있는 것은 데모졸의 황제 ‘몰비스코(Morvisco)’였다. 탁한 녹색으로 변색되고 잔뜩 쪼그라든 황제의 몸에는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화려한 잠옷이 입혀져 있었다. 혹시 황제는 저주를 받아서 이렇게 된 것일까? 그리고 이상할 만큼 차가운 황제의 손목을 ‘그 사람’이 잡았다. 어떤 눈빛일까.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깊이의 눈을 가진 ‘그 사람’은 얇은 피부가 겨우 붙은 채 움푹 파여있는 황제의 볼에다가 입을 맞췄다. 그러고는 황제의 귀에 속삭였다.

 “몰비스코.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원소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제 마빌리나와 데모졸은 4개의 원소신전을 둘러싸고 서로 피를 토하며 빼앗고 싸우겠지요. 아아─ 가능성은 높습니다. 너무 마음아파하지는 마십시오. 이번에야말로 모든 것은 계획대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 사람’은 말을 끝내고는 일어나 계단을 내려가고 바닥에 키스한 뒤 문밖을 나섰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1 - 열흘의 밤 : 원소전쟁을 시작한다 #3 2019 / 8 / 11 200 0 6547   
3 1 - 열흘의 밤 : 원소전쟁을 시작한다 #2 2019 / 8 / 11 182 0 3566   
2 1 - 열흘의 밤 : 원소전쟁을 시작한다 #1 2019 / 8 / 11 199 0 6103   
1 0 - 기원 2019 / 8 / 11 314 0 706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