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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작님이 싫습니다
작가 : 귤감이
작품등록일 : 2019.6.8

『”안돼요. 그러지 말고 나랑 놀아요. 역시 인간은 비명을 지를 때가 가장 아름다운 거 같아요. 그 봐주기 힘든 역겨운 얼굴들도 지금은 정말 아름다워요.”』

셋 중 가장 어린 하나가 주저앉아 엉엉 울어댔다. 치열을 보이며 웃는 내 말을 듣곤 시큼한 냄새를 뿜어대는 노오란 물이 치마와 바닥에 흥건히 스며들었다.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장면이지만 아주 통쾌하고 고소했다. 나의 그녀를 건드리면 그 누구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며, 그녀가 고통을 받은 만큼의 10배, 아니 딱 100배만 그대로 돌려줄 것이다.


「신」 의 단순 흥미로 인해 뒤틀린 운명의 삶을 살게 된 불운한 여자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시작
작성일 : 19-06-10 11:29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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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론은 순간,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그녀를 떠올리며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불안한 예감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론의 이런 느낌은 어지간하면 틀리지 않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었다. 이곳에 사과가 있을 리 없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고 당황했다.

  

 혹시라도 그녀가 이곳에 온 것인지, 자신을 본 것인지, 만약 보았다면 어디까지 본 것인지,

 아론은 손에 쥐고 있는 붉은 사과를 꽉 쥐며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가 자신의 어둠을 보고 다시는 그 해맑은 미소를 지어주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설마··· 제발.”

  

 입술을 꽈득 물고,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안돼···.”

  

 아론은 지금 이 상황을 믿기 싫다는 얼굴로 울부짖으며 서글프게 흐느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붉은빛 눈동자에 비친 것은 다름 아닌 그녀가 정말 아끼는 가방이었다.

  

 “제발, 제발”

  

 아론은 재빨리 걸음을 돌려 그녀가 있을 동굴로 향했다.

 

 너무 급했던 나머지 옷도 챙겨 입지 않은 채로 숲속을 가로질러 전속력으로 뛰어가는 그의 모습은 위태로워 보였다.

  

 서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통 땀 범벅이 된 채로 쭉 달렸다.

 

 저 멀리 시야에 동굴이 보였다.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방방 뛰고 좋아할 그녀가 있기를 바라며 더욱더 빨리 달렸다.

 

 “벨···?”

 

 싸늘했다.

  

 평소처럼 웃으며 맞아주는 그녀는 온대 간데 찾을 수 없었고, 아침에 나올 때 그 상태 그대로였다.

  

 “아아···안돼 제발···.”

 

 새빨간 아론의 붉은 눈동자는 더는 초점이 보이지 않았다.

  

 아론은 혹시나 그녀가 숲속에 있지는 않을까 싶어 이곳저곳을 그녀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면서 찾아다녔다.

  

 어느덧 해가 완전히 지고,

 쉬지 않고 숲속을 오랫동안 걸어 다녔던 탓인지 발끝은 피가 맺혀 있었고, 발바닥은 온통 까져 노란 물이 흘러나왔다.

 

 만신창이가 된 그의 붉은빛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며, 눈이 부어 더는 뜰 수 없을 지경까지 계속 울부짖었다.

 

 아론은 흐느껴 울며 하늘을 향해 두 손을 곧추 모아 간절하게 빌었다.

  

 “신이 있다면, 제발··· 신이 있노라면 벨과 다시 만나게 해주세요···.” 

 

 * * *

  

  

 “으으··· 여긴 어디지.”

  

 벨은 또 한 번, 와본 적 없는 낯선 곳에서 눈을 떴다.

 몇 년 전 그와 처음 만난 동굴처럼 차갑고 딱딱한 곳이었다.

 

 띠링

 

 【메인 미션이 도착했습니다.】

 

 난이도: C

 클리어 조건: 죽지 않고 살아남아라!

 실패 시: @#$%&

 성공 시: 만남

 부가 설명: 조력자의 마음을 얻어라.

 

 벨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메시지를 보고 곰곰이 생각했다.

 살아남으라는 의미는 무엇이고, 조력자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당연히 알 턱이 없었다.

 

 메시지는 벨이 전부 읽고 나서야 사라졌다.

 

 “그러고보니 여기는···.”

 

 벨은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천장 구석은 촘촘하게 짜여 있는 거미줄과 오랫동안 방치한 것인지 시커먼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다.

  

 그리고 구석에 작은 몸을 감싸 웅크리고 있는 아이들을 몇 명 볼 수 있었다.

 

 ‘오두막? 창고인가.’

 

 갑작스럽게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이동된 탓에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벨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벨은 겁을 먹고 벌벌 떨고 있는 아이에게 궁금한 것을 묻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어?’

 

 벨의 낯빛이 파랗게 질리고 보랏빛이 되어 파르르 떨렸다.

 

 ‘몸이 가벼워?’

 

 몸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음을 알게 된 벨은 목 끝까지 차오르는 비명을 삼키고, 서둘러 달라진 것이 없는지 확인했다.

  

 ‘안돼···’

  

 벨은 터무니없이 작아진 자신의 몸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벨의 몸은 어림잡아 10년은 더 어려진 듯했다.

 어려진 몸은 당연하게도 배가 쏙 들어가 있었다.

 벨은 자신이 품고 있던 아이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보랏빛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렸고, 눈물이 고여 볼을 타고 주륵 흘러내렸다.

 벨은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떠올리며 절망적으로 울부짖었다. 흘러내린 눈물이 떨어지면서 바닥에 쭉 스며들었다.

 

 고통스럽다는 듯이 배를 부여잡고 떨고 있는 모습은 아주 위태로워 보였다.

 몇 개월간 소중하게 품고 있던 것이 자신의 손을 떠난 탓일까.

 

 벨이 품고 있던 작은 생명은 완전히 없었던 일이 된 것이다. 벨은 그제야 죽지 말라는 의미를 깨닫게 되고, 괴성을 내질렀다.

 

 “아아아아악!”

 

 작고 보잘것없는 상처투성이 손에, 기아를 연상케 하는 갈비뼈가 훤히 보였고,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어 서 있는 것도 몹시 힘겨워 보였다.

  

 얼굴을 제외한 온몸 구석구석이 옷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옷을 살짝 들치자 검고,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뼈만 남은 듯한 가느다란 두 손목은 줄이 감겨 있던 것인지 빠알간 줄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누가 봐도 학대의 증거였다.

  

 벨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면서 주저앉아 계속 흐느꼈다. 낡고 좁은 오두막에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때 구석에 웅크려 있던 녹색 머리의 호리호리한 아이가 벌떡 일어나 벨에게 향했다. 벨의 울음소리가 거슬렸는지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야, 너 시끄러워.”

 

 어림잡아 열 살 정도 될까 말까 해 보이는 아이가 벨을 발로 툭툭 치면서 위협했다. 하지만 벨은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야!”

 

 아이는 벨의 머리를 잡아챘다. 칠흑같이 검은 긴 머리가 팽팽하게 잡혀 끊어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도 벨은 여전히 신음 한번 토하지 않고 같은 말을 중얼대고 있었다.

 

 “죽여버릴 거야. 「신」··· 반드시 죽일 거야···.”

 

 “뭐라는 거야! 기분 나쁘게 중얼대지 말고 크게 말하라고!”

 

 아이는 보통의 열 살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벨을 막 대했다. 머리를 쥐어 잡고 흔들어대거나 뼈밖에 남지 않은 손을 세게 움켜쥐어 손을 쓸 수 없게 만들었다.

 그리고 때가 잔뜩 낀 옷을 찢어 나체가 된 벨을 쉴 새 없이 밟았다.

 

 주변 그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다들 눈을 돌리고 남의 집 불구경하듯 방관했다.

 

 벨의 지금의 몸은 지나치게 연약하고 작았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저항을 하지도 못한 채 묵묵히 맞고만 있었다.

 

 사실 벨은 저항할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벨은 그저 죽기만을 기다리는 다 꺼져 가는 불씨 같아 보였다.

 

 “안 막아? 웃긴 년이네.”

 

 아이는 벨의 한쪽 다리를 잡았다. 아이의 작은 손으로 다 감쌀 수 있을 정도로 마른 벨은 너무나도 쉽게 들렸다.

 

 아이는 저항조차 하지 않는 벨을 구석으로 집어 던졌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낡은 오두막이 흔들렸다. 가늘게 일어난 나무가 등에 박혀 피가 주르륵 흘렀다.

 

 “너 각오해라. 내가 진짜 고통이 뭔지 보여줄게.”

 

 섬뜩한 미소를 짓는 아이의 모습은 벨에게 앞으로 있을 일을 연상시켜주는 듯했다.

 

 아이의 행동은 날이 갈수록 더욱 거세졌다. 문이 굳게 잠긴 탓에 도망치지 못하는 벨은 더욱더 야위어 갔다. 가끔 문이 열려 문틈 사이로 굳어버린 보리빵을 던져주었지만, 아이가 벨의 몫을 가져가 며칠째 먹지 못하고 있었다.

 

 쭉 시달려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벨은 눈을 스르르 감고 생각했다.

 지난 세상에서 그와 함께했던 날을 떠올리는 벨의 눈가는 촉촉하게 물이 맺혀 있었다.

 

 그리고 한 번도 안아 보지 못하고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 자신의 아이를 떠올렸다.

 

 벨은 속으로 한탄하며 그날 생각 없이  【YES】를 누른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여전히 그를 보고 싶지 않아 했지만, 그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싶어 했다. 벨은 떨려오는 목소리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아론은 나를 보고 싶어 할까···.”

  

 그 날 붉게 물든 끔찍한 광경을 떠올리자 벨의 미간은 구겨지고 눈물이 앞을 가려 보이지 않게 됐다.

 

 ‘믿고 싶지 않아.’

 

 벨은 잘못 본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되새겼지만 자꾸 생각나는 그 광경에 소름이 끼쳤다.

 

 처음으로 온전히 마음을 다 내어준 남자가 사실 살인자였다는 것,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토록 친절하고, 다정한 그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도저히 믿고 싶지 않아 했다.

 

 그리고 더욱더 납득할 수 없는 건 입가에 피가 묻혀 있다는 것이었다.

 

 ‘먹은 거겠지? 그리고 나도···.’

 

 벨은 모든 것을 다 내어줄 만큼 그를 사랑해 품었던 의심을 애써 떨쳐 버렸었다.

 지난 몇 년간 그와 함께하면서 작은 의심을 품었던 것이 하나 해결된 셈이었다.

 

 고기, 산 채로 짐승을 가져오지 않고 항상 뼈와 살을 모두 발라 해체한 채로 가져온 것을 이상하게 느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 벨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벨은 이런 식으로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남으라는 「신」 의 말을 당연히 들을 리 없었다.

 

 하루는 구석에 놓여 있는 짚을 이어서 줄을 만들고, 목을 매단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바로 끊어져 버려 벨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마치 누군가가 방해하고 있는 것 같이 벨의 시도는 모두 어이없게 실패되고 말았다.

 

 “너 이상해.”

 

 아이는 나체의 벨을 끈적한 눈빛으로 위아래 훑어보았다. 평생을 몸에 흉을 달고 살아갈 것만 같은 상처였거만, 언제 그랬냐는 듯 하루가 멀다 하고 빠르게 아물어 가고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걸레짝이 되어 평생을 불구로 살아갈 것 같던 상처가 새살이 붙고 있었다.

 

 “너 대체 정체가 뭐냐.”

 

 벨은 대답하지 않았다. 짐작 가는 구석이 있지만 계속 묻는 아이의 질문을 흘려들었다. 당연한 소리이지만 벨은 상당한 감수를 해야 했다.

 

 지금 당장 아이가 벨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었다.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좁은 공간에 많은 아이들이 몰려 있어 자연스레 가장 힘이 센 아이가 주력을 차지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법도 벨을 보호해주지 않았다.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벨과 아이, 그리고 방관하는 수많은 아이들만이 알고 있었다. 여전히 고통 받는 벨의 보랏빛 눈동자는 죽은 생선의 눈을 하고 있었다.

 

 “소름 끼쳐.”

 

 아이는 벨의 얼굴에 침을 뱉고 지그시 밟아주었다. 발에 묻은 시커먼 흙먼지가 달라붙어 예전의 당찬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칠흑 같은 검은 머리는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생기라곤 전혀 보이지 않아 시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실험 하나만 해볼까?”

 

 아이는 벨의 양 볼을 세게 잡았다. 그리고 손끝에 뾰족한 손톱으로 천천히 움켜쥐면서 살을 파고 들어갔다. 붉은 살점이 점점 드러나면서, 피가 흘러내렸다. 이상하게도 붉어야 할 피의 모습은 흡사 검은빛에 가까웠다.

 

 벨은 냉랭한 표정으로 양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이에게 말을 건넸다.

 

 “죽여줘.”

 

 “뭐···?”

 

 아이는 벨의 부탁에 탄성을 터뜨렸다.

 처음으로 자신에게 한 말이 죽여달라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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