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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작님이 싫습니다
작가 : 귤감이
작품등록일 : 2019.6.8

『”안돼요. 그러지 말고 나랑 놀아요. 역시 인간은 비명을 지를 때가 가장 아름다운 거 같아요. 그 봐주기 힘든 역겨운 얼굴들도 지금은 정말 아름다워요.”』

셋 중 가장 어린 하나가 주저앉아 엉엉 울어댔다. 치열을 보이며 웃는 내 말을 듣곤 시큼한 냄새를 뿜어대는 노오란 물이 치마와 바닥에 흥건히 스며들었다.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장면이지만 아주 통쾌하고 고소했다. 나의 그녀를 건드리면 그 누구도 그냥 넘어가진 않을 것이며, 그녀가 고통을 받은 만큼의 10배, 아니 딱 100배만 그대로 돌려줄 것이다.


「신」 의 단순 흥미로 인해 뒤틀린 운명의 삶을 살게 된 불운한 여자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첫만남
작성일 : 19-06-09 00:06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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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론과의 첫 만남 때 약속했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내일쯤이면 정든 이곳을 떠나야 했다.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다고 한다. 나와 아론, 오직 두 명 뿐이다. 처음은 믿지 않았다. 하지만 여태까지 단 한 번도 사람과 마주친 적이 없던 터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긴 이렇게까지 찾아봤는데 사람은커녕 살던 흔적도 보이지 않았으니 없는 거겠지.

 

 게다가 이곳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게임은 꿈도 꿀 수 없다. 집은 무슨! 이런 퀴퀴한 동굴에서 살고 있는데 휴대폰이나 텔레비전은 구경도 못 하는 게 당연했다.

 

 며칠 전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론은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나 사냥을 나간다고 한다. 어딜 그렇게 나가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 떠나기 며칠 전에 알게 돼서 별 의미는 없지만 말이다···.

 

 아론을 만나고 이틀째 되던 날, 아론이 없어서 날 버리고 떠난 줄만 알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염없이 아론을 기다렸다. 다행히도 새벽에 돌아왔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익숙해져 버렸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은 사실인 것 같다.

 

 다만 너무 심심한 나머지 자그마한 사고를 치곤 했다. 예를 들면 강가에서 놀다 미끄러져 이틀간 못 깨어 난다거나 독이 든 열매를 먹고 정신을 못 차린다거나. 그럴 때마다 아론은 거짓말같이 나타나 날 구해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잔소리 폭탄. 당연했다.

 21세기에 사는 현대 문명인이 이런 재미없는 곳에 사는 건 지옥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차라리 고3 수험생활이 훨씬 재미있을 지경이다.

 

 “거의 다 됐다.”

 

 마지막 작별 선물로 아론에게 손수 옷을 만들어주고 있다. 물론 깜짝 선물로 줄 예정이다.

 

 아론이 입고 있는 옷 꼴을 보고 있자니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옷을 입은 건지 걸친 것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상반신은 거의 다 내놓고는 아래는 동물의 가죽을 둘러 살짝 가렸다. 그게 옷인지, 수건인지···.

 

 아슬아슬하게 가려진 부분이 자꾸 눈이 가고 신경 쓰였다. 물론 잘 두드러진 근육이 눈 호강을 시켜주긴 한다지만 가끔 부끄럽단 말이야.

 

 이래 봬도 난 멀쩡한 성인 여성이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자존심 상한다. 너무한 거 아냐? 적어도 옆에서 보고 있다는 것 정도는 인지해달란 말이야!

 

 아론이 사냥을 나간 사이 혼자 설렜다가 화내다가 무한 반복의 굴레에 빠져버렸다. 아론이 다정하게 불러줄 때마다 심장이 미치도록 뛰는 바람에 소리가 들릴까 봐 마음 졸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

 

 내가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사실 난 심각한 얼빠다. 이른바 잘생기면 장땡,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내가 사귄 남자 중 가장 약과를 서술해보자면···

 

 집착이 심해 무릎 3cm 위의 치마를 입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엄마랑 있을 때 길 한복판에서 무릎을 꿇는다든지 대뜸 혼인 신고서를 내밀고, 사생활 하나하나 터치한다 던 지···

 

 이것 말고도 무수히 많은 똥차가 있다. 생각만 해도 머리가 저린다. 난 정말 똥차 집합소인가 보다.

 

 어떻게 보면 전부 자랑처럼 들리겠지만 내가 이쁘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냥저냥 마르고, 젓가락처럼 쭉 뻗은 일자 몸매에 어쩌다가 쌍꺼풀 수술로 대박 나서 성공한 경우다. 물론 내가 이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절대로.

 

 그저 얼굴 잘난 남자만 골라서 만났을 뿐. 겉껍데기만 보다가 막상 알맹이를 들여다보았을 때 실망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론은 모든 면에서 내 이상형과 일치했다. 시크 하면서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고 얼굴이 잘난 남자. 그리고 무엇보다··· 그날 아론과 첫 만남 때 보고 말았던 두 번째 분신, 입이 쩍 벌어지는 크기였다.

 

 “어쩜 모든 면에서 다 완벽하니···.”

 

 혼자 흐뭇한 상상을 하자 얼굴이 붉어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아··· 전부 부질없다.”

 

 혼자서 이 쓸쓸한 동굴을 지킬 때마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 아론에게 괜한 기대를 품곤 한다. 그럼 뭐하니. 나한테 일 말의 마음도 없어 보이는데.

 

 그러고 보니 이맘때쯤이면 올 시간일 텐데. 오늘은 좀 늦네.

 

 “벨, 나 왔어.”

 

 역시나. 이미 아론의 생활패턴은 전부 꿰차고 있었다. 이걸로 논문을 쓰라고 하면 아주 쉽게 술술 써질 것 같다.

 

 “어서 와요! 아론.”

 

 내내 심심했던 터라 아론을 더욱 반갑게 맞아주었다. 아론은 오늘도 무심하게 내 인사를 받아주었다.

 

 “벨, 저녁은?”

 

 “아론이랑 먹으려고 기다렸어요.”

 

 아론은 고기 굽는 실력이 아주 뛰어났다.

 

 내가 숲속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열매 한두 개 정도 따오거나 허탕을 치는 게 대부분인데 아론은 달랐다.

 

 매번 어깨에 고깃덩이를 한가득 이고 돌아오곤 했다.

 

 그리고 항상 배가 고파 찡찡거릴 때마다 말없이 고기를 구워 내가 더는 쫑알댈 수 없게 만들었다.

  

 큰 돌판에 새빨간 고기를 토막 내어 올려두었다. 치이익 하면서 익어가는 소리가 아주 좋았다.

  

 “아론, 이 많은 고기를 대체 어디서 잡아 오는 거에요? 내가 숲속에 들어가면 뭐 하나 제대로 건지기도 힘든데.”

  

 “네가 바보라서 그래.”

  

 무뚝뚝한 어조로 나를 놀리는 아론이 그렇게 얄미울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먹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고 넘겨 들었다.

 

 붉은 고기가 점점 익으면서 좋은 냄새를 풍기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돌판 위에 알맞게 구워져 고기 향과 함께 육즙이 배어 나와 미각을 살살 돋았다. 아론은 나무를 깎아 만든 투박한 접시에 고기를 살포시 올려주었다.

 

 나는 고기를 집어 들어 입속으로 향하게 했다. 적당하게 익은 고기가 입속에 사르르 녹아내렸다.

 

 고기를 한 점 먹을 때마다 엄마표 김치가 먹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다. 젓갈을 듬뿍 넣은 김치와 고기가 함께 어우러지는 맛이란, 감히 상상만 해도 침이 고였다. 하지만 양념은커녕 소금 하나 없는 이곳에서 김치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제가 먹었던 고기 중에서 가장 맛있어요.”

  

 “누가 구운 고기 인데. 당연히 맛있지.”

  

 아론은 쑥스러웠는지 괜히 더 으쓱 대면서 딴청을 피웠다. 아론은 아주 가끔 어린애 같은 면을 보이는데 그럴 때마다 곰 인형을 껴안듯이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고기를 입에 잔뜩 머금고 문득 할 말이 생각나 아론에게 다급하게 말을 건넸다.

 

 “아론, 저 할 말 있어요.”

 

 “뭔데.”

 

 아론은 분홍빛 머리를 이마 위로 쓰윽 쓸어넘기며 나를 바라보았다.

 

 “저···.”

 

 말끝을 흐리며 머뭇거리고 있을 때 아론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말을 건넸다.

 

 “간다고?”

 

 “아, 알고 계셨네요?”

 

 아론은 머리를 꾹꾹 누르며 인상을 찌푸리고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분홍빛 머리가 바람에 흩날리고, 눈동자가 불을 품은 듯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너는 대체··· 날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생각?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내일 떠날 거라고 알린 것뿐인데, 아론의 차가움이 뚝뚝 묻어나오는 투를 이해할 수 없었다.

 

 “무슨···.”

 

 “됐어.”

 

 아···. 나 뭔가 실수한 거구나. 내일 더는 보지 못하게 될 텐데. 난 항상 끝이 좋지 않네. 아론은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돌처럼 차갑고 냉랭한 분위기를 풍겨댔다.

 

 아론은 말없이 먹던 것을 정리했다.

 

 몇 시간째 냉랭한 동굴 안에서 아론의 눈치를 보느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아론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있다가 몸을 일으켜 밖으로 향했다.

 

 아마 평소에 자주 가던 언덕으로 향하는 듯했다. 나도 그런 아론의 눈치를 보며 슬쩍 뒤따라갔다.

 

 내가 어떤 실수를 한 것인지 도통 생각해봐도 알 수 없었다. 아론의 저런 모습은 본 적이 없어 괜히 초조해지고 무서웠다.

 

 내일 비록 떠나게 되겠지만 작별 인사는 웃으면서 하고 싶었다.

 

 아론은 느티나무가 있는 언덕 끝까지 올라가 나무에 비스듬히 기댔다.

 

 “벨.”

 

 아론의 태도와 표정은 냉담한 듯하면서도 다정한 투로 나를 불러주었다.

 

 저 언덕 너머 종달새가 찌르르 울어대는 감미로운 소리와 수풀이 바람에 부딪혀 사라락 나는 작은 소리가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분홍빛과 불그스름한 색이 약간 섞인, 마치 아론을 연상케 하는 노을을 보니 이상하게 가슴이 떨렸다.

 

 “여긴 왜 온 거에요?”

 

 아론은 내게 손을 내밀며 방긋 웃어주었다.

 

 “벨, 손.”

 

 아론의 알 수 없는 행동에 당황스러웠지만 날 향해 뻗고 있는 그의 손을 마지못해 살포시 잡았다. 아론은 내 손을 잡자마자 힘을 주어 꽉 잡더니 끌어당겼다.

  

 “아얏!”

  

 아론은 어설프게 교차되어 있는 몸을 조금 더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겨 품 안에 완전히 들어오게 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미치겠어. 어떡해요. 엄마···.

 

 나와 아론의 입술의 거리는 조금만 더 움직인다면 맞닿을 아슬아슬한 그런 위치에 있었다. 아론은 나의 양 뺨을 잡고 말했다.

  

 “피하지 마.”

  

 눈을 스르르 감고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살포시 문대었다.

 

 부드러운 입술 감촉에 녹아버릴 것만 같다고 생각했다.

 아론은 내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 반응을 천천히 즐기는 듯했다.

  

 “···아론!”

  

 아론의 입술과 완전히 맞닿아 있어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나는 아론의 등을 세게 두들기며 숨을 쉬기 힘들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런데도 더 꽉 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아론의 행위는 더욱 격렬해졌다.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입안에 있는 물컹한 살덩이를 나의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입안을 탐험하듯이 어느 한 곳도 놓치지 않고 샅샅이 훑고 지나갔다.

  

 달달했다.

  

 지금까지 먹었던 어떠한 과일보다 아론의 입술이 훨씬 달콤했다.

 

 입안 여기저기를 휘저은 뒤 마침내 아론은 자신의 입술과 나의 입술이 잇닿아 있던 것을 떨어지게 했다.

 

 아론이 나에게 이러한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만이 아론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XX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는 모든 여자는 이 남자를 보고 첫눈에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생김새만 보고 좋아한 것은 아니다. 비록 적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아론과 함께하면서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됐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혼란스럽고 뒤죽박죽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 아론과 함께하면서 비로소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사랑, 이겠지.

  

 언제나 뾰로통하고 무덤덤한 표정에, 가끔 웃어주는 그가 야속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아론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더 귀엽게만 느껴졌다.

 

 “가지 마. 나랑 있어.”

 

 아론의 붉은빛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렸다.

 

 아론은 멍하게 있는 나를 보고 다시 한번 더 입술을 부딪쳤다. 윗입술을 깨물어보기도 하고, 아랫입술을 꽉 물고 놔주지 않았다.

  

 그리고 물컹한 살덩이를 입안에 밀어 넣고 두 번째 탐험을 시작했다.

  

 길었다.

  

 아론은 도망치려는 나의 두 뺨을 붙잡고 조금 더 자신 쪽으로 향하게 했다.

 

 허벅지 안쪽에 바싹 붙게 되어 아론과 가슴이 닿았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뛰는 서로의 심장 소리가 들려 왔다.

 

 분홍빛 노을 아래 아론의 행위는 여전히 끝이 나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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