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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워킹홀리데이
작가 : 리에토라비타
작품등록일 : 2016.8.23

최근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의 한 이야기 입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허구로 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날의 사고 (1)
작성일 : 16-09-28 01:21     조회 : 575     추천 : 0     분량 : 5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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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마당(주연)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도 설명도 필요치 않았다.

 

 '혜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해.'

 

 다급하고 초조했다. 목뒤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식은땀이 새벽바람에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없다. 곧 해가 떠오르면 끈질기게 주연을 찾아다닐 그들이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빗길에 미끄러지는 오래된 타이어처럼

 강철은 더 악랄한 악의 구덩이로 빨려 들어가고 있음이 분명했다.

 

 계속 붙어 있는 그들 사이로, 강철을 따돌리고 혜리만 따로 만나는 것은 불가능한 듯 보였다.

 

 '조금 있으면 날이 밝을거야. 날이 밝으면 날 찾으러 돌아다니겠지.

 그들 뒤를 밟으면서 혜리가 혼자 있는 때를 기다려야겠어.'

 

 가녀리고 작은 두 손을 꼭 쥐어었다. 주연에게는 살아야 한다는 생존의 사명감과 더불어 혜리를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더해졌다.

 

 '일단 집 근처에 숨어있자. 동태를 살핀 후 그들 뒤를 밟으면 돼.'

 

 마당 한 구석 그들의 쳇바퀴 도는 이야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담배를 다 피운 후 강철은 숙소 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혜리는, 주연이 그러했던 것처럼 표정없이 온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숙소마당(혜리)

 

 미처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듣고야 말았다. 주연이만 없어지면 모든 것이 수월하게 끝나리라 생각했던 혜리의 눈에 눈물이가득 차올라 넘쳐 흐르고 있었다.

 

 '나...나...도... 나도.... 아...'

 

 주연이가 끝이 아니었다. 강철이 혜리 자신마저도 마지막 타겟으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더 두렵고 무서웠다.

 선택이 없다고 생각했다. 주연이만 사라져주면 무사히 강철과 혜리 자신은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조용히 자리에 앉아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어한 손으로 가리며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빠르게 시간을 확인한다.

 5시 22분. 이제 곧 태양이 떠오를 시간이다.

 

 

 #숙소(강철,혜리)

 

 아직은 어둡지만 서서히 동이 트고 있음을 창밖으로 확인했다.

 

 

 강철 : 나가자.

 

 

 아까와는 달리 유달리 무거운 발걸음이 좀처럼 떼어지지 않는 혜리.

 강철의 말에도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 가만히 앉아만 있다.

 

 

 강철 : 뭐해, 안 일어나고?

 

 

 시선을 떼어 가만히 강철을 쳐다본다.

 그러다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 의미없이 입고 있는 옷 매무새를 다듬는 척 해본다.

 

 

 혜리 : 나가.

 

 강철 : 난 위로 올라가 볼테니까 넌 밑에 쪽으로 내려가봐.

 찢어져서 찾으면 금방 잡을 수 있을거야. 잊어버리지마. 마지막 기회야.

 주연이만 없으면 돼. 정신 차려. 알겠지?

 

 

 말없이 혜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그 다음엔... 나인거지?'

 

 생각해보니 또 다시 눈물이 차오른다.

 

 

 강철 : 주연이 잡으면 어떻게 해서든지 죽여. 바다에 밀어도 좋고, 돌로 내리찍든 뭐 하든.

 아니, 아니면 거기, 그 장소. 민석이 떨어진 그 절벽. 그쪽으로 유인해서 데려와.

 내가 그 근처 돌아다니면서 계속 확인 할 테니까. 알았지?

 울지마. 괜히 마음 약해질 필요없어 혜리야. 이번 고비만 잘 넘기면 돼.

 이번일 마무리 되는대로 여기 떠나. 다른 나라도 좋고, 가족들 있는 한국도 좋고.

 당분간 살 수 있게 경비는 내가 마련해 줄게. 알겠지?

 

 

 눈물을 글썽이는 혜리에게 마음에도 없는 위로의 말을 하며, 어깨를 두드려 준다.

 

 강철이 먼저 위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고, 혜리는 강철이 일러두었던 밑쪽으로 내려가다 이내 다시

 숙소 마당으로 들어와 버린다. 마당 한 구석에 강철이 던져 두었던 담배갑을 발견하고,

 꺼내 물어 피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 아직 어두운 마당 뒤편에서 한 걸음씩 느리게 걸어오는 주연을 발견한다.

 

 

 

 #회상(강철)

 

 고등학교 2학년 겨울. 영 공부에 관심이 없는 강철은 여느날과 다름없이 느지막이 등교를 했다.

 학생신분 임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아버지의 양주를 훔쳐 공사장이며, 놀이터, 상가 지하실 같은 곳에서

 다른 학교 친구들과 자퇴한 친구들 몇몇이서 과음과 흡연을, 학교생활보다 열심히 했던 터라,

 학교내에서는 친구가 거의 없었다. 그런 이유로 학교에 가기가 더욱 싫어졌다. 특별히 싸움을 하는 타입도

 아니었지만, 아버지가 회사 오너라는 소문이 자자해서, 툭하면 날나리 선배들이 와서 한번씩 건드리곤 했었다.

 모든게 싫었고, 사는게 재미 없었다. 잠이 오지 않아도 엎드려 자는 척을 했다.

 수업시간에도 고개를 드는 일이 없었다. 운이 좋은 날에는 한번 엎드려 잠을 자기 시작하면 수업이 다 끝나

 청소하는 시간까지 깨지 않았다. 그런 강철을 어느 선생님도 관심두지 않았다,

 고개들고 창밖을 쳐다보거나, 수업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하는 등에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굳이 보고 참지 않아도 되니, 차라리 선생님과 학생들 그리고 강철에게 최선의 일이었다.

 

 그날의 사건의 발단은 자퇴한 친구로부터 온 문자 한통이었다.

 

 '강원도에 친구가 있어. 가자.'

 

 6시 이전에는 만날일도 없고, 연락도 없는 친구들이었음에도 이렇게 환한 대낮에 연락이 온 걸보니,

 강원도까지 갈 차비가 없는 모양이었다. 그런 친구들 사이에서도 같이 무리지어 노는 댓가로 항상 금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쯤은 누군가로부터 듣지 않아도 강철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항상 소극적이고 말 수가 없었다. 아마도 어릴 적 부모님의 꾸준히 격렬했던 부부싸움 속에서 받은 영향이

 컸던 것이라 스스로 생각하고 넘겨버리기 일쑤였다.

 

 '언제 가는데?'

 

 '오늘 저녁8시쯤. 20만원 챙겨가지고 와. 더 많을 수록 좋아.'

 

 아무리 아버지의 회사가 번듯하다해도 학생 신분인 강철에게 20만원은 꽤 큰돈이었다.

 하지만 와서 잠만 자는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과 답답한 집을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조건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강철.

 

 '마련해볼게. 누구누구 가는 건데?'

 

 '현준이랑 민규.'

 

 '민규? 우리반 범생 홍민규?'

 

 '어.'

 

 '민규는 왜?'

 

 '그건 이따 만나서 얘기하자.'

 

 마음이 조급했다. 한시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청소 당번인지도 모르고 서둘러 집으로 귀가했다.

 어머니는 외출하셨는지 아무도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안방문을 열어, 방안을 슥 둘러보았다.

 화장대 위에 늘 올려져있던 어머니의 차키가 없는 걸 보니, 조금 멀리 가신게 분명했다.

 화장대 서랍을 조심스럽게 열어 이리저리 뒤적거리니 엄마의 것으로 보이는 노트에 현금이 조금 들어있었다.

 얼마인지도 모르고 급하게 현금을 빼어 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다시 서랍문을 닫고

 방을 나왔다. 서둘러 방으로 올라가 현금을 확인해보았다. 8만원. 그리 나쁘지않은 액수.

 한 시간쯤 지났을까 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바로 다시 차 한대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란히 들어오시는 모양이었다.

 

 강철의 심장이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저녁식사

 

 좀처럼 드물에 있는 강철의 이른 귀가로 인하여 모처럼 기분이 좋은 부모님들이었다.

 어머니의 제안으로 고기집으로 외식을 나왔다.

 오랜만에 모인 세 가족에 어머니는 신이 나셨는지 아들 앞으로 이것저것 반찬을 밀어 넣어 주시며 말씀하셨다.

 

 

 어머니 : 여어, 먹어. 하이구 우리 아들이 이렇게 집에 일찍 들어오고 그러니 얼마나 좋으니.

 우리 가족 셋 다 모인게 이게 얼마만이야?

 

 아버지 : 그러게. 니가 어쩐일이냐. 그래도 이렇게 모여서 밥 한끼 먹으니 기분이 좋다.

 이제 너도 정신차리고 공부해서 대학가야지. 너 대학나와서 번듯하게 사회생활하는거 그것말고 바라는거 없다.

 이제 과외 선생님 붙여 줄 테니까 일년 바짝 공부해서 대학가. 사고 좀 그만치고.

 

 어머니 : 아이고, 당신도 참... 오랜만에 같이 모여서 밥먹는데 자꾸 잔소리는...

 애 체해요 여보. 그만하세요.

 

 

 종업원이 고기를 뒤집어주고, 잘라주고 하는 동안에도 어머니의 강철을 향한 애정이 담긴 이야기는 끝날 줄 몰랐다.

 하지만 강철은 말이 없었다. 학생신분으로서 들어야 하는 아버지의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영 거북하고 듣기 싫었다.

 

 아마도 그 시작은 회사가 이렇게 커지기 전, 가난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집 밖에서 받는 모든 스트레스를 어머니에게 퍼붓는 폭력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서부터 새파랗게 어린 여자들과 어울리는 것을 본 이후부터. 세상에 대한 모든 호기심과 의욕마저 사라져 버렸다. 알맹이는 다른 여자들에게 주고, 지금 어머니와 강철의 눈앞에 있는 아버지는 가식적이고 위선떠는 거지같은 껍데기일 뿐이었다.

 

 돈... 아버지의 돈이 아니라면 더 이상 단 한순간도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어머니도 같을거라 생각했었다. 불꺼진 밤이면 버릇처럼 새어나오던 폭력의 신음에서 벗어난 지금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 행복이 오로지 자신을 위한 것일거라고 한번도 의심한적이 없었다.

 늦은밤 그날도 어김없이 친구들과 공사장, 놀이터를 전전하며 술에 취해 비틀비틀 집으로 걸어오던 길에

 기껏해야 강철보다 서너살이나 많아 보이는 어린 남자의 품에서 거칠게 키스를 퍼붓던 빨간 립스틱의 엄마.

 집 앞임을 의식했는지 더 이상의 민망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그렇게 어린 남자는 엄마의 뺨을 두어번 어루만지고 집 앞에 세워진 차를 타고 사라졌다. 그리고 내가 엄마라 부르는 그 여자는 핸드백에서 휴지를 꺼내 그 뭉개진 빨간 립스틱을 지우고 집으로 들어갔다.

 

 참으로 공평한 관계였다. 중년의 사랑이란 그런것이라고. 어차피 가슴설레어 산다는 건, 아이를 낳고 나면 그 가치가 소멸되는 것. 차라리 지금이 각자에게 더 나은 삶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가족이라는 시선으로 차별받지 않을테니까. 그래야 숨을 붙이고 살아갈 수 있으니까.

 

 아무말도 들리지 않았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아버지의 고급 외제차 차키.... 그 차키만 눈에 들어왔다.

 

 '차... 그래, 차를 가져가면 되겠어!'

 

 마음은 더 확고해지고, 눈은 반짝 빛이 났다.

 그리고 고기를 우적루적 씹어 먹어 댔다.

 

 

 #집

 

 집에 들어와 이층방으로 올라가 버리는 강철.

 잠시 후 똑똑 노크하는 소리와 함께 어머니가 과일접시를 들고 들어오신다.

 

 

 어머니 : 요즘 학교생활은 괜찮니? 선생님들도 괜찮고? 친구들은?

 

 

 오랜만에 강철을 본 기쁨이 크신 모양인지, 이것저것 질문이 쏟아져 들어왔다.

 

 

 강철 : 2학기가 시작 된지가 언젠데요. 이제 2학년 끝나고 3학년 되는데요 뭘. 다 괜찮아요. 걱정마세요.

 

 

 무뚝뚝한 말투에 생각지 못했던 대답이 어머니도 무안하셨는지 자리를 뜬다.

 

 

 강철 : 저...기.

 

 어머니 : 응? 왜? 우리 아들, 뭐 필요한거 있어?

 

 강철 : 용돈... 좀 주세요.

 

 어머니 : 아구, 그래. 요즘 통 엄마가 신경을 못썼지? 니 아버지가 너 돈주면 자꾸 사고만 친다고 못 주게 해서.

 그래 잠시만 있어. 엄마가 좀 챙겨줄게.

 

 

 다행이었다. 어느 정도 현금은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다 차까지 가진다면 더 오래 집을 떠나 있을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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