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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완결)난,설헌
작가 : 아리곶
작품등록일 : 2016.7.22

조선 중기 최고이자 최초였던 여성 문학가 허난설헌.

그 시대와 이 시대의 '허초희'가 만나는 타입슬립 역사소설 <난,설헌>

※ 소설이므로 대부분의 내용은 픽션이며, 사실과 같은 이름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인용되는 시 구절은 모두 사실이며 출저는 네이버 입니다.^^

 
26화. 꽃 이 지 다 (1)
작성일 : 16-09-27 17:43     조회 : 482     추천 : 0     분량 : 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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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웅을 잃은 슬픔은 더욱 강하게 초희를 옥죄었다.

 헤연과 달리 청웅은 성립이 집에 들어 와 있을때 났던 아이였으므로 초희와 성립 둘 다 정성을 다해 돌본 아이였다.

 청웅을 통해 두 사람의 사이가 여느 때와 달리 가까워진 것은 물론이었다.

 여러모로 선물과 같던 아이의 사망은 초희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 슬픔이었다.

 

 "....유...유산이십니다."

 

 몸져 누워있던 초희를 뒤로하고 검진을 마친 의원이 마당으로 나와 성립에게 말했다.

 성립은 마당을 이리저리 다니며, 의원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뭐..뭐라? 유산이라고?"

 "예, 아무래도 기력이 쇠해 지시다 보니 자연히 유산이 된 것 같습니다.

 아기씨를 잃었다는 슬픔이 가장 큰 이유겠지요."

 

 지겹도록 이 집 문턱을 넘은 의원 한 씨였다. 이 집에 올때 마다 번번히 안채로 향하게 되니

 이젠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안채로 향하게 되었다.

 그래도 마음 한 켠엔, 오늘은 안채가 아니겠거니. 아니겠거니 바랐던 그였다.

 

 "휴....알겠네, 그만 가 보시게."

 "예."

 

 의원이 물러간 뒤로 성립은 뒷짐을 지고 무심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참으로 무심한 하늘이었다. 둘째 번 아이까지 잃었는데 심지어 셋째는 세상 빛도 비춰주지 못하고 잃었다.

 자신의 슬픔도 이러한데 초희의 슬픔은 어떨까 싶어 차마 얘기 하기가 두려운 성립이었다.

 그 때, 그의 옆으로 설헌이 조심히 다가와 섰다.

 

 "도련님."

 "...?"

 "저..마님 복중의 아기씨는..."

 "아무 얘기 꺼내지 말거라."

 

 단숨에 설헌의 입을 막아버리는 성립이었다. 혹여나 마당에서 하는 소리가 초희의 귀에도 들릴까 싶어 걱정되었다.

 

 "혹, 유산하신게 확실한 겁니까?"

 "..어찌..?"

 "방금 들었습니다."

 

 의원이 나가고 설헌도 초희의 상태가 궁금해 밖으로 나가니 때마침 의원이 성립에게 초희의 상태를 말해주고 있었다. 설헌도 초희의 유산 소식에 깜짝 놀랐다.

 

 "얼마 전, 하혈도 하셨구요."

 "하혈을 했단 말이냐?"

 "예. 헌데, 마님께서 알리지 말라 하셨습니다."

 

 초희도 자신이 하혈을 했다면 유산이라는 걸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성립의 뇌리를 스쳐갔다.

 

 "...그럼, 부인께서 아실 수도 있겠구나."

 "예. 아마, 짐작은 하실 겁니다."

 "휴...."

 "마님 건강은 제가 살뜰히 곁에서 챙길 것입니다. 허니, 도련님께서는 자주 마님을 보러 와 주세요.

 이럴 때일수록 두 분이 함께 슬픔은 나눠야 하지 않겠습니까."

 

 감히 종년이 나서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하나 싶기도 했지만 일리 있는 말이었다.

 혜연을 잃었을 땐, 한양에 있어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 때까지만 해도, 초희에게 그리 큰 애정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성립도 초희에 대한 마음 가짐이 달랐다.

 

 ***

 

 "셋째 아이는 뭐라니. 유산이라지?"

 

 초점잃은 눈빛으로 담담히 초희가 말문을 열었다.

 맞는 애기였지만 쉬이 반응 할 수 없는 설헌이었다.

 맞다고 얘기하는 순간, 흐트러지듯 쓰러져 죽을 것 같은 초희였다.

 

 "....안다. 나도. 어젯밤 꿈속에 아이들이 나와 인사를 하더구나.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하고..."

 "마님..."

 

 초희의 말에 설헌은 울컥했다. 처연하게 얘기하는 초희의 모습이 더욱 애절하고 슬퍼보였기 때문이다.

 

 "오라버니. 오라버니께 서신을 써야겠다."

 "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일어나면 방 문턱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초희였는데 오늘은 왠일로 서신이라도 쓴다고 하니 한층 기분이 나아진설헌이었다. 그렇게 슬픔을 툴툴 털어버리고 다시 제 것을 하며 원래의 인생을 사는 초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애타는 설헌의 마음만큼이나 빨리 서신이 허 봉에게 당도했다.

 아직 집안의 가세가 다시 일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온갖 소문에 끼여 휘둘리고 있는 상황에 동생의 서신을 본 허 봉은 깜짝 놀랐다. 셋째 아이마저 잃었다는 소식이었다.

 

 [오라버니, 조만간으로 저를 한 번 보러 오십시오. 저는 이번에 뱃 속의 셋째마저 또 잃었습니다.

 오라버니. 보고 싶어요. 저를 꼭 보러 와 주세요.]

 

 허 봉은 서둘러 초희를 보러 갈 채비를 했다. 하루 한시가 바빴다.

 초희의 서신을 받자 마자 서두른 허 봉 덕에 초희는 서신을 보낸지 열흘이 못 되어 봉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에 봉은 동생 균과 함께 초희를 찾았다. 야윈 누이의 모습에 균은 할 말을 잃었다.

 더욱 야윈 초희의 모습을 보며 봉도 할 말을 잃었다.

 

 "초희야. 너 꼴이 이게 뭐냐."

 "오라버니..."

 "아니, 유산을 했다고는 하나. 어찌 꼴이 이럴 수가 있느냐."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시집간지 몇 년 안 되었을 땐, 소박맞고 산다는 들리는 소문에 마음을 졸였다.

 괜히 시집을 보냈나 싶기도 했다. 겨우 청웅이 때문에 둘 사이가 여느 부부 부럽지 않다는 소식엔 흐뭇했다.

 역시 자식을 낳고 봐야 했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죽고, 그 아이로 인해 생긴 아이마저 뱃속에서 잃었다니,

 초희에 대한 봉의 마음은 씁쓸하기 그지 없었다.

 

 "누이!"

 "그래, 균이도 왔구나. 장가를 들었다구?"

 "예, 누이. 건강이 어찌 이리도 나빠지신 겁니까?"

 "아이들 셋을 잃었어. 아이를 지키지 못한 어미가 건강해 무엇하겠느냐."

 

 아무런 의지도 없는 말투로 한 자 한 자 내뱉은 초희의 말에 봉과 균 모두 놀라며 말했다.

 

 "그런 소리 말거라!"

 "그런 소리 마십시오. 아이는 다시 낳으면 되는 일입니다."

 

 애써 위로해 주려는 둘의 말에 풋 하고 웃음이 났다. 초희도 그런 줄 알았다. 시간이 지나면 남편은 자신을 사랑해 줄 것 같았고, 시어머니 송씨에게도 애정 듬뿍 받는 며느리일것 같았다. 지나간 아이를 새로운 아이로, 또 새로운 아이로 잊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했다.

 

 "휴..여하튼, 오라버니를 부른 까닭이 있습니다."

 "무엇이냐?"

 "제가 죽거든.. 제 모든 작품들은, 태워 없애 주십시오."

 

 초희의 말에 봉과 균은 또 한 번 놀랐다.

 

 "누이!"

 "초희야! 그 무슨 말이냐? 네가 죽는다니?"

 "이렇게 누워 있다 보니, 제 끝을 제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라버니. 저는, 그리 오래 살지 못 할 겁니다."

 "어허! 그런 소리 말거라!"

 

 오랜만에 보는 초희가 이렇듯 나약한 말만 하고 있으니 균 또한 답답한 마음이었다.

 

 "누이, 어찌 이리 약해 지셨습니까. 항상 밝은 생각으로 시련을 이겨내시던 누이 아니셨습니까.

 그런 말씀 마십시오."

 

 그러나, 유언하듯 두 사람에게 할 말을 전하는 초희는 눈빛은 확고했다.

 

 "잘들 들어두십시오. 제 말을 귀담아 듣고 기억해 주세요.

 저 쪽 서랍을 열면 제가 시집에 오던 순간 부터 한 자 한 자 그리고 써 놓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졸속하기 그지 없지만, 제 혼을 담은 작품인 것을 내 보장하지요."

 

 초희의 확고함에 봉과 균은 초희의 말 대로 옆 쪽에 있던 서랍을 보며 초희의 이어지는 말을 들었다.

 

 "나는 행복하게 살지 못한 사람입니다. 이런 제 꼴을 훗날까지 웃음거리로 만들 수는 없지요.

 그런 의미에서 제 모든 작품들을 없애고자 합니다."

 "허나 누이의 작품은 졸속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의 누이의 작품을 보며 감탄을 자아내지 않았습니까.

 누이, 이 작품들을 버리지 맙시다."

 

 균이 설득에 나섰다. 봉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런 눈빛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초희는 확고했다. 그런 초희의 의지를 두 사람은 꺾을 수 없었다.

 

 "알겠다."

 "..알겠습니다 누이. 허나, 죽는다는 말을 쉬이 하지 마셔요.

 어서 자리를 털고 일어 나셔야죠."

 "그래, 초희야. 어서 일어 나거라."

 

 마지못해 그러마 약속한 봉과 균은 다시 초희의 건강이 염려되어 말했다.

 초희는 그러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가볍게 끄덕일 뿐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약속을 받은 초희는 다시 아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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