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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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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9화
작성일 : 16-07-11 13:18     조회 : 486     추천 : 0     분량 : 4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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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저귀는 새소리가 햇살과 함께 성긴 창살 사이로 새어 들어왔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운초는 밤새도록 눈 한 번 감지 못하고 이제야 깜빡 졸고 있었다. 그는 수행자답지 못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때였다.

 끼이익.

 “흡, 으흠.”

 갑작스레 열린 옥사의 문에 운초는 급히 고개를 치켜들었다. 아직 무거운 두 눈을 힘주어 끔뻑인 그는 열린 옥사의 문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고초가 다가오는 것인가.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달리 열린 옥사의 문에서는 둘둘 만 이불 한 채가 던져졌다.

 끼이익, 쿵!

 매정한 옥사의 문은 그것을 끝으로 다시 닫히고 말았다. 운초는 이불과 닫힌 옥사의 문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불을 주려면 날 저물기 전에나 줄 것이지, 날 밝고 나서 던져 줄 것은 또 뭐란 말인가.

 “…….”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불을 바라보던 운초는 순간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이불이 움찔하더니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푸하!”

 답답한 숨소리와 함께 창백한 얼굴의 한 사내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 역시 어리둥절한 얼굴로 옥사를 둘러보았다. 옆에서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운초는 곧 소리 없이 중얼거렸다.

 “뭐야, 이건…….”

 “뭐야, 이건!”

 역시나 그와 다를 바 없는 반응이었다. 그러고 보니 저 이불에 돌돌 말린 사내의 얼굴이 어딘지 낯이 익었다. 운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불 사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때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던 이불 사내 역시 운초의 얼굴을 보았다.

 잠시 동안 그들은 말없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서, 설마 성질 드럽기로 유명한 마교 세 번째 소교주?’

 ‘저, 저 땡초…… 분명히 소림에서 내놨다던 삼신룡의 운초?’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들은 서로의 정체를 깨달았다. 하지만 그들은 어색하기 그지없는 헛기침을 터뜨리며 애써 서로를 외면했다.

 이런 곳에서, 이런 모습으로 자신을 아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결코 기분 좋은 일이 아니지 않은가. 아니, 어디 기분만의 문제겠는가. 이것은 나아가 사문의 망신이요, 가문의 망신인 것이었다.

 잽싸게 고개를 돌려 버린 그들의 목덜미는 하나같이 식은땀으로 축축했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세존이시여, 제가 무슨 죄를 그리 크게 지었다고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썩을, 썩을……. 어디 만나도 저 땡초를 만난단 말인가!’

 한쪽은 되도 않는 불호를 읊으며 세존을 원망하고, 한쪽은 툴툴거리며 욕지거리를 토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가에 그들은 서로 간의 암묵적인 합의를 이룬 것은 사실이었다.

 ‘서로 알은체하지 말자.’

 하지만 역시 서로 간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마교 삼소교주 암운지화 용유정 하면 후기지수들 중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인물, 빈승과 비교해도 전혀 모자람 없는 인물이건만, 어찌 저런 봉변을 당했단 말인가.’

 운초는 자신이 기억하는 용유정의 무위를 떠올리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니, 어디 무위뿐인가. 마교의 지보라는 마종팔문기병 중 첫째 둘째를 다투는 공포스런 마왕혈의 계승자이지 않은가.

 마왕혈로 펼치는 흑무진천(黑霧塵穿)은 가히 강호의 일절인 동시에 마왕혈 자체가 섭혼의 묘용을 지닌 기보였다. 헌데, 지금 이 꼴이라니. 운초는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편 용유정은 용유정대로 흘깃거리며 운초의 모습을 살폈다. 그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운초라는 이름이 어디 가벼운 이름이던가. 소림삼대신룡 중 하나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성하기 어렵다는 금강나한기공을 이립의 나이에 대성하여 현 강호에서 가장 금강불괴에 가깝다는 위인이 바로 그인 것이었다. 그런데 머리 위의 저 혹은 무엇이며, 또 어설픈 동아줄에 칭칭 감긴 채 끙끙거리고 있는 건 또 무어란 말인가.

 흘깃거리던 그들의 시선이 한순간 마주쳤다. 마주쳤음을 인식하기가 무섭게 그들은 화들짝 놀라 부러져라 고개를 꺾으며 외면했다. 그렇지만 그들의 내심에는 공통된 절규가 존재하고 있었다.

 ‘저런 놈까지 잡은 현령은 도대체 뭐 하던 놈이야!’

 

 

 전날에 비하면 양호했지만, 장철현은 아무래도 잠이 모자랐다. 연신 새어 나오려는 하품을 이를 악물어 참아 낸 그는 눈가에 고인 눈물을 대충 털어 냈다.

 “아, 진짜 별 거지 같은 게 새벽 댓발부터 쳐들어와 가지고는…….”

 장철현은 이불로 감싸 말 그대로 짓밟아 버린 시커먼 강도를 떠올리며 툴툴거렸다. 그는 강도가 바닥에 떨어뜨렸던 묵빛 비수를 집어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묵빛의 비수는 밝은 햇살에 요기로운 예리함을 번뜩이고 있었다. 삼각의 날을 지나 비수의 손잡이에는 흉측한 악마의 얼굴이 입을 쫙 벌리고 있었다. 새기려면 좀 보기 좋은 것으로 하든가.

 장철현은 혀를 찼다.

 “쯧쯧쯧, 참 세상 말세다. 어린놈이 뭐 이딴 걸 들고 다녀?”

 이불로 말아 놓고 신나게 밟을 때 생각은 않고, 장철현은 정말 걱정이라는 듯 중얼거렸다. 마치 젊은이들의 세태를 걱정하는 노인과도 같은 투였다.

 그도 잠시, 이내 신경을 꺼 버린 장철현은 탁자 위에 마왕혈을 아무렇게나 집어 던지고는 서류를 살피기 시작했다.

 마종팔문기병 중 하나로, 천하에서도 손꼽히는 기병이며, 감히 값어치를 환산할 수 없는…… 여하튼 대단한 기보인 마왕혈이었지만, 장철현에게는 이불 한 채, 벼루 하나만도 못한 것이었다.

 마왕혈, 아니 전날의 강도에 대한 생각을 멀리 떠나보낸 장철현은 이내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그의 눈앞에 쌓인 것은 과장을 조금 더해서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이었다. 확인해야 할 서류들, 결제해야 될 서류들 참 종류도 많았고, 두서도 없었다.

 펄럭이며 수장의 서류가 한꺼번에 날았다. 넘기는 손은 빨랐고, 훑어가는 눈동자는 핏발이 서 있었다. 장철현은 하루 밀린 것으로 다시 쌓여 가는 서류 속에서 말 그대로 후다닥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해가 차츰 기울 무렵이 되었을 때, 그는 문득 손에 잡힌 서류를 구겨 버리며 책상 위에 엎어져 버렸다.

 “이거 정말 죽겠네. 돈, 돈, 돈이 나올 구석이 없어.”

 알고는 있었지만, 이 하루 동안 검토한 이전의 서류들을 살핀 결과에 장철현은 원망 어린 한탄을 터뜨렸다. 그 순간, 자리하고 있던 뭇 관인들의 어깨가 크게 흔들렸다. 고개 숙인 그들의 이마에 식은땀이 뚜렷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고개를 치켜든 장철현은 가득했던 서류들을 한쪽으로 밀어 놓은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겨 들었다.

 도대체 이놈의 동네가 현(縣)이 맞는지 싶을 정도였다. 현청의 곳간은 텅텅 비어 있었고, 바깥의 민초들은 어찌 어찌 주린 배를 끌어안고 질긴 목숨 이어 가고 있었다.

 마치 위고현 전체에 빈곤이 내려앉은 것만 같았다.

 그 옛날에는 위국(魏國)의 곳간이라 불렸던 곡창 지대가 지금은 왜 이렇게 볼품없이 변했는지. 장철현은 고개를 내저었다. 자신이 학자도, 농부도 아닌 바에야 어찌 알겠는가. 게다가 무엇을 해 보려고 해도 예산이 없었다. 예산이…….

 장철현은 흘깃 책상 너머의 관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한층 어색한 모습으로 그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그들이 올린 서류들이란 것이 모두 정상적인 서류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여타 현청에 비하면 아주 소소한 부정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소소함일지언정 부정을 순순히 고하는 이는 없지 않은가.

 물론 다 같이 못사는 동네인지라 큰 부정을 저지르려 해도 저지를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했다.

 우스운 일이었지만, 저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는 관인들의 소소한 부정 덕분에 위고현은 그나마 세액을 충당하고, 부역을 감당하며 이어 온 것이었다. 책망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절로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한참 고민하던 장철현은 이내 힘없이 몸을 일으켰다. 그는 쌓인 서류 더미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다 확인했으니 처리하게.”

 “예예, 현령 나으리.”

 관인들은 급히 현령의 책상에서 서류 더미들을 정리했다.

 그들을 뒤로하고 장철현은 현청을 나섰다. 아직 푸른 하늘이 눈부셨다. 퇴락한 현청을 걸으며 그는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한참을 걷던 장철현은 문득 발길을 멈췄다. 달리 방편이 떠오르지 않았다.

 “역시 그것밖에 없다!”

 그는 갑작스레 주먹을 힘주어 움켜잡았다. 그는 결심했다. 대외적으로는 위고현의 안정을 위해, 솔직하게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그 무언가를 필히 차지하고 말 테다!”

 장철현은 두 눈에서 시퍼런 안광을 발하며 결연히 중얼거렸다.

 대저 무림인이란 족속들은 어느 쪽으로든 돈이 되는 물건에 움직이는 법이었다. 그것이 기진이보이든 절세신병이든 그 어느 것이라 하더라도 필히 금전이 되어 줄 것이 틀림없었다.

 “게다가 그 점쟁이 영감탱이 정도가 움직였다는 건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뜻일 터. 크크크.”

 장철현은 이름 모를 사이비 점쟁이 노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씨익 웃었다.

 ‘영감, 그러니까 내가 딱 걸렸다고 했잖아.’

 

 

 “영감, 딱 걸렸어……라고? 쳇! 건방진 어린놈.”

 같은 시각, 관무언은 관제묘의 한복판에 드러누워 있었다. 언제나 깔고 다니던 그 거적때기 위에서 속 편한 모습이었다. 그는 시정에서 마주했던 젊은 현령의 속삭임을 떠올리며 불퉁하게 중얼거렸다. 평범한 애송이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소림 삼신룡을 제압할 정도일 줄이야.

 관무언은 쭉 뻗은 발목을 까딱이며 상념에 잠겨 들었다. 맹과 소림에는 이미 연락을 취해 놓았다. 하지만 그들이 정작 행동에 나서기에는 족히 십수 일의 시간이 흐를 터였다. 그 사이 이 위고현에 모여든 여타의 집단에서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무언은 그것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서로의 눈치만 살피던 이전의 상황은 곧 끝날 것이란 사실이었다.

 관무언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클클. 사형, 그러니까 누가 날 보내랬수?”

 관무언은 말 없는 시선으로 자신을 이 벽지로 내몬 사형의 모습을 떠올리며 낄낄거렸다. 그래서였을까, 그는 자신을 향해 드리워진 암운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만사무불통지는…… 쥐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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