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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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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8화
작성일 : 16-07-11 13:12     조회 : 517     추천 : 0     분량 : 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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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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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노을이 짙다 싶으니 어느 틈에 어둠이 깔려 왔다. 서천(西天)의 한구석은 아직 붉었다. 다가오는 어둠이 두려운지 위고현청의 곳곳에 불꽃이 급히 피어올랐다.

 

 몇 개의 화로 속에서 불길이 크게 일렁였다. 흔들리는 불빛을 따라 관병들의 그림자도 크게 흔들렸다. 관병들은 한 명의 열외 없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왕 포두 역시 한쪽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인 것도, 그렇다고 아예 떨어져 있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었다.

 모여 있는 관병들은 단호한 얼굴들이었다. 이틀이나 귀사(鬼事)가 벌어졌음에 더는 관청에서 밤을 지키고 있을 수 없었다.

 당장은 피한다고 해도 언제 다시 순번이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니, 관병들이 모처럼 일치단결하여 신임 현령에게 압박을 가할 작정이었다.

 말하자면, 파업 최후 통보라 할 수 있었다. 이전처럼 야간의 번을 없애지 않으면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란 하나의 결의 표명이다. 그 와중에 왕 포두는 이쪽에도 저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중간 관리직의 서글픔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였다. 관청에서 관모를 삐딱하게 쓴 장철현이 모습을 드러냈다.

 “으자자자……잣?”

 한껏 두 팔을 뻗어 올리며 기지개를 켜던 그는 눈앞에 모여 있는 관병들의 모습에 흠칫했다. 그는 머쓱한 모습으로 두 팔을 내렸다.

 “에, 에헴. 뭐, 뭣들 하는 건가?”

 장철현은 피곤한 눈을 깜빡이며 관병들을 돌아보았다. 그러자 당장에라도 그에게 달려가 성토할 듯했던 관병들이 일제히 시선을 돌렸다. 결의 표명이라고는 하지만 마지못해 자리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하니, 당장 현령 앞에 나서 불만을 고할 정도의 적극적인 간담을 지닌 이가 있을 리 만무했다.

 한참 동안 그들 사이에 침묵이 감돌았다. 속으론 다른 누가 나서 주었으면 하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나서는 이는 하나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삐딱한 관모를 벗은 장철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뭐, 왜들 모여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귀신에 관한 일이라면 이제 자네들한테는 안 나올 테니까 걱정들 말게.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걸세.”

 장철현은 졸린 목소리로 말하고는 관병들의 앞을 지나쳐 걸었다. 주저하던 관병들은 멍한 얼굴로 뒷머리를 벅벅 긁는 장철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그들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은가.

 귀신이 나오지 않는다니, 그 말을 어찌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겠는가. 관병들은 머뭇거리며 장철현의 걸음을 멈추게 하려 했다.

 그때였다. 그들의 맥을 끊으며 한구석에 가만히 있던 왕 포두가 대뜸 앞으로 나서서 외쳤다.

 “혀, 현령 나으리, 정말 귀신이 나오지 않는 겁니까?”

 “…….”

 목청껏 외치는 소리에 장철현은 얼굴을 크게 일그러뜨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 살벌함에 왕 포두를 비롯해 관병들조차 흠칫 어깨를 떨었다.

 ‘헉! 괘, 괜히 나섰나.’

 험상궂은 외모와는 달리 실은 소심하기 그지없는 왕 포두였다. 그는 살벌한 장철현의 시선에 그만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등 뒤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못 믿겠으면 당신도 같이 번을 서든가.”

 장철현의 낮은 목소리가 천천히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흔들림 없는 목소리에서 왕 포두는 위험을 느꼈다. 그는 당장에 어색한 웃음을 터뜨리며 두 손을 흔들었다.

 “하하핫! 아닙니다. 자자, 현령 나으리 말씀 들었지? 어서어서 준비들 하라고.”

 왕 포두는 바로 수하들을 돌아보며 재촉했다.

 “…….”

 “…….”

 관병들은 침묵 속에서 장철현이 아닌 왕 포두를 분노 어린 눈으로 노려보았다.

 

 

 장철현은 처소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관모를 집어 던졌다. 대충대충 관복까지 벗어 던진 그는 무너져 내리듯이 침상 위에 쓰러졌다. 얼굴에 이불의 감촉이 닿자마자 그의 이성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너무 졸렸던 것이었다.

 그런 그의 발치에 희뿌연 인영이 모습을 갖춰 갔다. 여홍이었다.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곧 얼굴을 찌푸리며 엎드려 누운 장철현을 노려보았다.

 “이봐, 자는 거야? 일어나 봐.”

 “으음…….”

 “아, 좀 일어나 보라니까.”

 여홍은 창백한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장철현은 신음성을 흘리며 고개를 반대로 돌렸다. 그러자 여홍은 한층 거세게 장철현을 흔들어 깨웠다.

 “아, 진짜…….”

 장철현은 마지못해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그는 거칠게 머리를 벅벅 긁으며 흐트러진 모습으로 침상 위에 앉았다. 그는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고개만 비틀어 여홍을 올려다보았다.

 뭔데? 입은 열지 않았지만, 얼굴로 묻고 있었다.

 여홍은 삐딱한 장철현의 모습에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으득 이를 악물었다.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심화가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설마 죽어 귀신이 되어서까지 속이 끓어오를 줄이야. 정말 몰랐다.

 후욱후욱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녀는 겨우겨우 심화를 가라앉혔다. 잠시 후, 악문 잇새로 억눌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밤에 얘기하기로 했었잖아.”

 “…….”

 답이 없었다. 이상한 기운에 그녀는 천천히 감은 눈을 떴다. 그녀의 눈앞에서 장철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마냥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런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좀 일어나, 이 자식아!”

 여홍은 정말 분노를 가득 담아 처절하게 외쳤다. 장철현은 흠칫 어깨를 떨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입가를 쓱 닦아 낸 그는 감긴 것이나 다름없는 눈을 끔뻑였다.

 “스읍. 뭐, 뭐? 뭐야?”

 “야!”

 “아, 너냐. 아유, 우리 그냥 내일 얘기하자, 내일. 오늘은 진짜 안 되겠……어…….”

 여홍은 분노에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그러나 이미 잠에 취한 장철현이었다. 그는 무거운 손을 흔들며 굳은 혀로 간신히 몇 마디를 던졌다. 여홍이 미처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그는 옆으로 쓰러져 누워 버리고 말았다.

 여홍은 타오르던 분노마저 잊고 멍한 눈으로 장철현을 바라보았다. 한참 동안 침묵 속에서 장철현의 숨소리만 들려왔다.

 “하아…….”

 여홍은 제풀에 지쳐 맥 빠진 한숨을 흘렸다. 축 어깨를 늘어뜨린 그녀는 떨떠름한 얼굴로 어두운 방 안을 둘러보았다. 어느 틈에 떠오른 달빛이 창 사이로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여홍은 문득 방 안에 흩어진 옷가지를 하나하나 주워 곱게 개었다. 그리고 탁자 위에 다소곳이 올려놓았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녀는 스스로도 어이없어 중얼거렸다.

 “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시간은 흘러 높았던 달이 차츰 기울 무렵이었다. 장철현은 이불자락을 끌어안은 채 헤죽거리며 웃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건지.

 여홍은 창가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녀는 달이 솟고, 다시 기울어 가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살아 있을 때도 이렇게 달을 바라본 적은 없었다. 비록 지금은 달빛에 그림자도 비치지 않는 몸이었지만.

 그녀는 문득 달빛이 부신 듯 손을 들어 눈앞을 가렸다. 하지만 무정한 달빛은 반투명한 그녀의 손을 지나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쓸쓸한 눈으로 가만히 손을 바라보았다. 손을 지나 푸른 달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렇게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으헤헤헤.”

 순간, 고요했던 분위기를 깨뜨리며 장철현의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여홍은 고운 아미를 찌푸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정말, 어쩌다가 이런 인간이랑 엮인 거야.”

 자신의 처량함을 새삼 절감한 여홍은 한탄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그녀는 문득 흠칫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어디선가 내려앉은 그림자가 달빛을 가렸기 때문이었다.

 “응?”

 그림자를 드리웠던 인영은 여홍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방 안으로 들어섰다. 다시금 비쳐 드는 달빛에 인영의 모습은 기괴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감싼 인영은 오직 붉은 두 눈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흐흠.”

 침입자는 여유로운 코웃음을 흘리며 침상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여홍은 달빛을 피해 그늘 속에 잠겨 모습을 바라보았다.

 엎드려 누운 장철현에게 다가간 검은 사내는 그의 잠든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사내는 얼굴을 가렸던 검은 천을 끌어내렸다. 그러자 새하얀 얼굴이 푸른 달빛에 비춰 드러났다. 준미한 얼굴이었지만, 붉은 눈동자에 파란 입술은 사람의 얼굴이 아닌 듯싶었다.

 그는 푸른 입술을 비틀어 기괴한 미소를 그렸다.

 “일어나라, 현령.”

 사내는 기세를 일으키며 위압적인 목소리로 장철현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그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려버렸다.

 “일어나라고 했다, 현령.”

 사내는 더욱 힘주어 말했다. 반응은 없었다. 그 모습에 사내는 헛웃음을 흘렸다.

 “크크크, 어이가 없군. 감히 이 소교주의 말을 무시한다는 건가, 일개 현령이?”

 천년마교의 세 번째 소교주, 암운지화(暗雲止禍) 용유정(龍唯炡)은 손을 뻗었다. 어느 틈에 뽑아들었는지 그의 손에는 예리한 비수 한 자루가 들려 있었다. 비쳐드는 달빛에 비수의 날은 푸른 예기를 번뜩였다.

 “마종팔문기병(魔宗八門奇兵) 마왕혈(魔王穴), 이 마왕혈의…….”

 “아, 썩을! 뭐 이렇게 시끄러워!”

 용유정은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장철현이 버럭 소리 지르며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장철현은 짜증으로 크게 일그러진 얼굴로 눈앞 용유정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잠시 어이없다는 눈으로 용유정의 위아래를 살폈다.

 “크크크, 일어났는가, 현…….”

 “뭐야, 이건? 이 도둑놈이 미쳤나,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장철현은 온통 검은 천으로 감싼 용유정을 도둑놈 취급하며 안고 있던 이불을 냅다 집어 던졌다. 이불은 마치 그물처럼 활짝 펼쳐지며 용유정의 눈앞을 가렸다.

 용유정은 어이없음에 싸늘히 조소하며 수중의 마왕혈을 내리그었다. 공력을 일으킬 필요도 없었다. 그는 마왕혈의 예리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흥, 쓸데없는 짓을…….’

 지이익.

 “헉!”

 그의 조소는 이내 경악으로 뒤바뀌고 말았다. 마왕혈의 날카로운 칼날은 덮쳐 오는 이불에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못한 것이었다. 당황할 새, 이불은 곧 억센 그물이 되어 사내를 감싸 버렸다.

 “크윽!”

 사내는 이를 악물며 급히 공력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 순간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이 그의 전신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야, 이 자식아! 이게 도둑이 아니라 강도였구만. 어디서 칼을 들이대!”

 퍽! 퍽! 퍽!

 “읍, 크윽, 크헉!”

 신음을 참으려 해도 참을 수가 없었다. 아니, 그저 신음에만 그치면 차라리 좋았을 것을. 정확히 일 각 후, 용유정은 자신의 신분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크아악! 제, 제발 그만 밟아!”

 “이게 어따 대고 반말이야!”

 그러나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말았다. 장철현은 더욱 노하여 과격하게 밟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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