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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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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7화
작성일 : 16-07-11 13:04     조회 : 460     추천 : 0     분량 : 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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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독대(獨對)를 원한 운초이기에 장철현은 주변의 관인들을 모두 물렸다. 그는 허름한 관청의 한가운데에 선 운초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소림이라……. 그래, 고명하신 소림의 스님께서 무슨 일이오?”

 “빈승은 위고현을 지나던 중에 현령 나으리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차분한 운초의 말에 장철현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는 내심 싸늘한 조소를 품었다.

 ‘위고현을 지나기는, 뻔히 어제 봤던 땡초구만.’

 장철현은 시정에 마주했던 만사무불통지의 점쟁이 노인을 떠올렸다. 눈앞의 땡초는 노인의 주변을 맴돌며 소득 없는 탁발을 하고 있었지 않은가. 두 사람이 무관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현청에 귀신이 출몰하여 고생하신다지요?”

 운초는 장철현의 속내를 알지 못한 채 넌지시 운을 띄웠다. 그러자 장철현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귀신은 무슨, 그런 일 없으니 돌아가시오.”

 “현령 나으리, 이 현청은 음기로 가득하고, 나으리의 미간에는 청살선이 짙습니다.”

 하며, 운초는 한 걸음 다가섰다. 그 한 걸음 사이에 그는 내밀히 공력을 일으켰다. 선장을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순순히 물러설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기어코 무력을 쓰게 만드는군.’

 “나으리, 이를 소홀히 하시면 근 시일 내에 큰 화를 입으실 겁니다.”

 속마음과 달리 운초는 진정 안타깝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에 반해 장철현의 얼굴은 점차 굳어 갔다. 짜증이 밀려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의 상태를 짐작 못한 운초는 인자한 얼굴로 장철현을 향해 다가섰다.

 “아니, 이보오 화상. 그만 하라고 하지 않소.”

 “현령 나으리!”

 손을 내젓는 장철현에게 운초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간곡히 입을 열었다. 동시에 일으킨 공력을 손끝에 집중했다.

 “아, 그만 하래잖아!”

 그때 버럭 큰 소리가 터져 나오며 무언가가 운초를 향해 날아들었다. 흠칫 고개를 든 운초는 자신의 눈앞으로 날아드는 검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허, 참…….’

 운초는 가소로움에 피식 실소했다. 자신의 금강지신(金剛至身)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운초가 기억하는 마지막 상념이었다.

 퍽!

 기괴한 소리와 함께 운초의 눈앞에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장철현은 널브러진 운초를 향해 다가섰다. 운초는 대자로 뻗어서는 두줄기 코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장철현은 바닥에 떨어진 벼루를 집어 들었다.

 “이게 어디서 수작을 부려, 뒈질라고.”

 정신이 나간 운초를 내려다보던 장철현은 문득 고개를 들어 바깥을 향해 외쳤다.

 “이봐, 여기 포승줄 좀 가져오게!”

 

 ***

 

 두꺼운 창살 사이로 햇살이 비쳐 들었다. 밝은 햇살에 뿌연 먼지의 반짝임이 선명했다.

 “크으윽.”

 낮은 신음성과 함께 누군가 비쳐 드는 햇살에 고개를 들었다. 머리가 햇살에 반짝였다. 운초였다. 그는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 그의 눈에 두꺼운 철창이 들어왔다.

 운초는 순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몇 차례 두 눈을 크게 깜빡이던 그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뭔가, 이건!”

 운초의 외침이 공허하게 옥사를 울렸다. 크게 당황한 그는 허둥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사방이 단단한 돌 벽과 철창으로 막혀 있었다. 바깥이 보이는 것은 저 높은 곳에 위치한 작은 창이 고작이었다. 그곳에서 새어 드는 햇살이 그의 반질거리는 머리에 음영을 드리웠다. 혹의 그림자였다.

 “크윽!”

 불현듯 머리의 통증을 깨달은 운초는 침음성을 흘렸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인가. 그는 찌푸린 얼굴로 정신을 잃기 직전의 기억을 되짚었다.

 “그래, 그렇지. 현령에게 다가가던 순간에…….”

 무언가 날아들었다. 실로 절묘한 때를 노렸는데. 그것의 정체는 분명히.

 “벼루였다. 이 내가 한낱 벼루 따위에 정신을 놓다니…….”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운초는 어느 쪽도 택하지 않았다. 자신의 무공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다음 소림을 이끌 영광된 소림삼대신룡의 하나인 자신이었다. 그중에서도 그 익히기 어렵다는 금강나한기공을 십성 연마하여 전신을 금강지체로 이룬 자신이다. 어찌 일개 현령이 집어 던진 벼루 하나를 감당하지 못하겠는가! 싶었지만, 운초는 감당하지 못했다.

 부풀어 오른 혹은 머리 위에 그림자를 드리울 정도였다. 당당한 소림의 제자로서 이런 봉변을 당하다니. 운초는 당장 머리의 고통보다도 밀려드는 부끄러움과 한심함에 괴로웠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깊이 숨을 들이켠 운초는 두 눈을 질끈 감고 불호를 거듭 외웠다. 괴로운 심사를 급히 가라앉히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괴로워하고만 있을 때가 아니지 않은가.

 잠시 후, 눈을 뜬 운초는 냉정을 되찾은 모습으로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우선은 현령이 문제였다. 벼루 하나로 자신의 금강지신을 깨 버린 현령을 일개의 평범한 현령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운초는 끊임없이 되뇌었다. 깊은 생각에 빠져든 그의 눈동자는 크게 흔들렸다.

 “이런 고수가 흔한 관부의 인물일 리는 없지 않은가. 서, 설마 동창? 금의위? 그렇다면 황궁이 관여하고 있단 말인가!”

 관부의 가장 대표적인 두 무력 집단을 떠올린 운초는 이내 기겁하고 말았다. 하지만 대사의 중대함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무서운……. 그자가 관 선배를 찾은 것은 결국 유인책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로구나!”

 생각은 이내 확신으로 돌변했다. 운초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날카로운 눈으로 옥사와 자신을 묶은 포승줄을 살폈다.

 이내 그는 옥사의 허술함과 구속한 포승줄의 모습에 코웃음을 쳤다. 일수에 혼절했다고 얕보였단 말인가. 이 허술한 옥사에 겨우 포승줄 하나로 자신을 가둬 놓을 수 있다 여기다니.

 운초는 차라리 잘되었다 여기며 두 팔에 힘을 주었다.

 “으음. 응? 하압! 아, 아니? 차하압!”

 팔에 힘을 더하면 더할수록 내지르는 기합성 역시 길어졌다. 하지만 포승줄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근력만으로도 충분히 끊어 낼 수 있을 만한 포승줄이었다. 운초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문득 고개를 드는 불안함을 애써 외면하며 공력을 일으켰다.

 금강나한기공의 진기가 힘차게 솟구쳤다. 전신으로 퍼져 가는 힘에 운초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력마저 구속하지 않았단 말인가. 어지간히 얕보였군. 조금 전까지 용을 쓰던 처지는 잊고 운초는 쓴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그의 쓴웃음은 길지 못했다.

 

 “뭐야, 이건!”

 운초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아니 글자 그대로 피를 토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허름한 옥사에 찬란한 금광이 가득했다. 금강나한기공의 절정에 도달해야 이룰 수 있다는 불광만조(佛光萬照)의 경지가 지금 한낱 포승줄을 끊어 내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 것이었다.

 차근차근 공력을 운용할수록 포승줄은 옥죄어 왔고, 그에 따라 운초의 몸에서 발하는 금광 역시 빛을 더했다. 종국에는 그가 익힌 최고의 경지에까지 도달하고 말았건만 금강나한기공을 전력을 운용한 힘으로도 끊어 낼 수 없는 포승줄이라니!

 무슨 만년한철을 섞어 만들었단 말인가. 무리하게 공력을 일으킨 결과 운초는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고 말았다. 가득했던 금광이 허무하게 스러져 갔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이제 저물어 가는 낙조의 붉은빛이었다.

 운초는 헐떡이며 무정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한 가지 기물의 이름이 불현듯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구나, 천년교룡삭(千年蛟龍索)! 무, 무서운……. 그런 기물을 준비해 놓았다는 것은 이 나를 목표로 하고 있었단 말이지 않은가.”

 운초는 현령의 용의주도함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 정도의 무공에 이런 심계라니. 운초는 첫 대면에서 어색한 웃음을 짓던 장철현의 모습을 떠올리며 치를 떨었다. 그조차 심계의 하나였단 말이냐.

 적어도 착각은 자유인 법이었다.

 

 해 저물 무렵까지 소식 없음에 관무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언제나 입 끝에서 떠나지 않았던 여유로운 미소마저 흩어졌다.

 “역시 배후가 있다는 것인가.”

 그는 자리를 털며 몸을 일으켰다. 가득 차 있던 호리병은 이제 텅텅 비어 있었다. 그는 병을 기울여 마지막 한 모금을 꿀꺽 삼키고는 신형을 돌렸다.

 “맹에서는 어찌 나오려는가.”

 관무언은 몸을 날리기 직전, 깊은 눈으로 낙조 아래 현청의 그림자를 돌아보았다. 그가 남긴 한마디의 중얼거림은 이내 흩어졌다. 그가 기댔던 높은 나뭇가지는 그 서슬에 홀로 흔들렸다. 때마침 불어든 저녁 바람 때문인지 나뭇가지의 떨림은 길었다.

 떨림이 멎을 때, 한 검은 인영이 나뭇가지의 위태한 끝에 서 있었다. 그는 관무언이 섰던 자리에서 그가 사라진 방향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인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천으로 감싸고 있었다. 드러난 것은 오직 두 눈뿐이었다.

 저녁노을 때문인지 인영의 두 눈은 붉은빛에 물들어 있었다.

 “흥, 철면괴산 관무언이라……. 저 정도 인물이 이곳에 나타났다는 것은 역시 정파 나부랭이들과 관부 사이에 무언가 관계가 있다는 것이겠지. 하지만 본교를 너무 얕봤어.”

 인영은 짙게 조소하며 붉은 눈으로 현청을 바라보았다. 잠시 오연히 자리를 지키던 그는 곧 자취를 감추었다.

 

 

 장철현은 짜증스레 뒷목을 벅벅 긁었다.

 “별 잡스러운 게 와서 시비를 걸어.”

 그는 정오 무렵, 그것도 한참 졸릴 시기에 찾아왔던 땡초를 떠올리며 툴툴거렸다. 귀신을 쫓기는 쥐뿔, 귀신을 쫓는다는 놈이 손에 힘은 왜 주는 건데?

 장철현은 괘씸하기가 그지없었다. 몇 번이나 좋은 말로 타일렀으면 자기가 알아들었어야지. 고개를 들어 창을 내다보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그는 찾아오지 않은 관무언을 떠올리며 바득 이를 갈았다.

 “그래, 그딴 식으로 나오시겠다 이거지. 좋다, 이거야. 으득!”

 “푸훗!”

 “뭐가 웃겨?”

 장철현은 귓가에 들린 웃음소리에 짜증스레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의 기울어진 그림자뿐이었다. 그 순간…….

 ‘아차.’

 장철현의 얼굴이 무참히 구겨졌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역시나 관청 안의 관인들 모두 경악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장철현이 고개를 돌리기 무섭게 그들의 고개 역시 돌아갔다.

 “역시 귀신이 들린 게야. 역시…….”

 “누, 눈 마주치지 마시게. 무슨 화가 닥칠지 어찌 아나.”

 저들끼리 주고받는 소리 없는 시신 속에서 장철현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어이, 다 들린다네들…….”

 장철현은 중얼거리며 무거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의 귓가에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선명했다.

 그 소리에 장철현은 말없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우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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