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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낯선 자들의 밤
작가 : 환상좀비
작품등록일 : 2018.11.16

신화의 존재들이 생존한 세계.
암암리에 출몰하는 그들의 존재는 인간들의 암인가, 새로운 지성체들인가?
구마사제 준영은 끊임없는 시험 앞에 선택을 종용받게 된다.

 
25화. deception
작성일 : 19-01-28 14:42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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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야 일연법사가 현장에 도착했다. 반파된 세 대의 차량과 사방에 널브러진 부상자들의 모습에 기겁한 일연법사는 급하게 어디론가 전화를 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세단들이 나란히 들어와 다친 준영과 일행들을 태웠다. 그들의 정체를 알고 있는 제롬은 인상을 구겼지만, 별 말 하지않고 그들의 지시를 따랐다. 곧이어 들어온 119구조대와 방송차량들에 그 일대가 한동안 시끌벅적했다.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진 준영은 다치고 찔린 부위가 많아 제법 긴 수술을 견디고 나서야 입원실로 옮겨졌다. 신분을 노출해서 좋을 것이 없는 제롬은 준영을 다시 1인실로 옮겼다.

 

 한적한 입원실 안으로 일연법사가 들어왔다. 어깨에 붕대를 감은 제롬에게 자판기 커피를 건넨 그는 잠든 준영을 바라봤다.

 

 "준영이는 어때?"

 

 "괜찮아, 아이의 힘이 약한 덕에 흉기가 깊게 들어가진 않았다는군. 출혈이 심해서 당분간은 안정을 취해야 하지만···"

 

 제롬은 일연법사가 권한 자판기 커피를 들고 준영을 바라봤다. 달콤한 커피향이 좁은 1인실 안을 가득 매웠지만, 제롬의 굳은 표정은 도통 풀리지 않았다.

 

 "채 신부 번호. 잘도 숨겼더군."

 

 "말은 바로 해야지, 채 신부 번호가 아니야. 그 아래 말단 해결사 번호가 하나 있었을 뿐이지. 그리고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왔잖아? 거기서 발 묶였으면 너희 모두 뉴스에 얼굴을 탔을거라고."

 

 퍽이나. 제롬은 일연법사의 너스레에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그가 들어온 입원실 문을 바라봤다.

 

 "올게 왔군."

 

 "응?"

 

 "채 신부다. 곤란하면 도망쳐."

 

 히익-! 일연법사는 기겁하며 입원실을 빠져나갔다. 어차피 저렇게 도망쳐봐야 손바닥 안일텐데. 제롬은 그를 비웃으며 잠든 준영의 옆에 앉았다.

 

 철컥-. 얼마 지나지 않아 입원실의 문이 열렸다. 제롬의 말대로 채 신부였다. 채 신부 뒤로 보이는 낯익은 무리의 모습에 제롬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병원에서 전쟁이라도 하려는겁니까?"

 

 "설마, 바쁜 시간 쪼개서 잠깐 들렸다. 인사 필요하나? 어차피 다들 아는 얼굴이지?"

 

 채 신부는 메마른 목소리로 뒤의 무리들에게 제롬을 소개했다. 애초에 그들이 인사를 나누던 말던 관심이 없는 채 신부의 소개는 건성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무리 중 가장 덩치가 큰 사내가 제롬에게 악수를 건넸다.

 

 "살아있군."

 

 "덕분에, 낭광 로렌스."

 

 얼마전까지 죽기로 싸웠던 둘은 서로를 향해 매서운 눈빛을 보냈다. 채 신부는 방 안을 채우는 투기에 질색하며 둘을 노려봤다.

 

 "서로간의 악감정은 나가서 해결하도록."

 

 채 신부의 경고에 둘은 서로를 향한 시선을 거뒀다. 둘의 행동을 불편하게 바라보던 채 신부는 다시 준영에게 시선을 돌렸다. 마치 몸의 모든 상처를 확인하려는 것처럼 채 신부의 시선은 꼼꼼하게 준영의 몸을 살폈다.

 

 "다들 차로 돌아가 있게나. 금방 따라가겠네."

 

 채 신부의 지시에 낭광 로렌스와 무리들은 가벼운 목례를 하고 입원실을 떠났다. 여전히 준영에게 시선을 둔 채 신부는 속삭이듯 제롬에게 말을 건넸다.

 

 "왜·· 이 아일 지키지 못했는가··"

 

 "···면목이 없군요."

 

 채 신부는 섬세한 손길로 준영을 쓰다듬었다. 복잡한 감정들이 뒤얽힌 채 신부의 시선이 크게 다친 준영의 가슴으로 향했다.

 

 "내가 자네와 준영을 저 먼 후락도로 보낸 이유를 알고 있나?"

 

 "솔직히 아직 감이 오진 않습니다."

 

 "난·· 때묻지 않은, 편견없이 세상을 보는 구마 사제가 필요했네. 그래서 이 아이를 세상과 철저하게 고립시켰지. 준영은 수도원 소속이지만 별다른 선후배도 없었고, 단 한번도 사건 현장에 배치 된 적이 없었네. 준영은 그게 불만이었지만, 난 그가 항상 모든걸 한발치 뒤에서 바라보고 평가하길 바랬네."

 

 "그래서 악성이 나타나자 준영을 최대한 멀리 떨어트려 논 것이군요. 혹시나 준영이 악성의 영향을 받게 될까봐·· 맞나요? 애초에 검노인의 세력같은 건 필요한 것이 아니였고, 나 역시 원래 역할은 준영의 보모였을 뿐이군요."

 

 채 신부는 준영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시선은 마치 아픈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와 비슷했다.

 

 "맞아, 준영은 선천적으로 악을 볼 수 있고, 본능적으로 심연을 주시하지. 이런 능력은 완전한 믿음과 사고가 동반되지 않으면 철저하게 악에 유린당할 수 있어. 그래서 난·· 준영이 성숙한 사고를 가질 때까지 철저하게 세상과 떨어뜨려 놓으려 했다."

 

 제롬은 고개를 저었다. 한 개인의 의식과 자유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같은 건 애시당초 존재한 적이 없는 일이다. 상대의 몸을 구속한다 하여도 어찌 그 내면까지 통제할 수 있단 말인가.

 

 제롬의 부정적인 태도에 채 신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실패했다. 내가 준영을 세상과 떨어뜨리려 놓을수록 녀석은 더욱 악에게 다가갔다. 필사적으로 악성에 집착한 나보다도 가까이에서 그것들과 밀착했지. 마치 운명처럼 말이야."

 

 채 신부는 천천히 몸을 돌려 제롬을 바라봤다. 늙고 야윈 몸과는 별개로 제롬을 향한 채 신부의 눈빛은 전투적이고 매서웠다. 제롬은 마주한 그의 강렬한 기운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준영은 내가 데려가겠네. 자네에게 수고했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군. 준영을 데리고 사고를 아주 많이 치셨어."

 

 "···아직도 준영을 모르시군요."

 

 "뭐?"

 

 "모든건 준영이 결정합니다. 당신은 이제 더 이상 그를 조종할 힘도 명분도 없어요."

 

 "헛소리! 준영에겐 아직 내가 필요해. 거부하면 힘으로라도 데려가겠다."

 

 제롬은 채 신부를 따라 올라온 무리들을 떠올렸다. 만약 맞붙는다면 한바탕 난리가 날거고 솔직히 이길 자신도 없었다. 처음부터 채 신부도 그걸 노리고 함께 온 것이리라.

 제롬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채 신부의 모든 행동이 마치 아이의 치기처럼 느껴졌다.

 

 "··이미 왕은 바꼈을지도 모릅니다."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아직도 모르겠습니까? 준영과 접촉하는 모든 사조직들이 준영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도, 묘덕도, 만다를 따르던 대일여래의 후손들까지도·· 그와 접촉한 모두가 본능적으로 준영에게 이끌리고 있죠. 당신은 이제 권좌에서 내려온 늙은 선왕일 뿐입니다."

 

 제롬의 말에 급소가 찔린 듯 채 신부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새삼 다른 눈빛으로 제롬과 준영을 번갈아 바라봤다.

 

 "네가 무엇을 상상하고 무엇을 예측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아직은 안된다."

 

 "그건 동의합니다. 그러니 제가 옆에 있는 것이죠."

 

 "··뭐?"

 

 "스스로 정의라 말하는 묘덕, 모든 걸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당신 모두 결국엔 권력을 유지하려 소수를 희생시키는 썩은 물에 불과합니다. 이제 저와 준영이 새롭게 뒷 세계를 재편할 겁니다."

 

 제롬의 선언에 채 신부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모두와 등을 지겠다는거냐?"

 

 "마치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말하는군요. 당신들이 이사벨을 감금하던 순간, 우리는 서로가 돌아올 수 없는 갈림길을 건너게 됐다는 걸 모르십니까."

 

 제롬의 말을 곱씹던 채 신부는 천천히 표정을 지웠다.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아온 그는 몸을 돌려 문 앞으로 걸어갔다.

 

 "알겠네. 그럼 건투를 빌지. 그리고 준영은 두고 가겠다."

 

 "직접 데리고 온 병력치곤 의외의 결정이군요."

 

 제롬의 말에 채 신부의 입꼬리가 묘하게 올라갔다. 그는 곁눈질로 제롬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차 말했듯 저 무리들의 목적은 이곳이 아니야. 그리고 준영을 두고 가는건 어차피 이 곳을 침범할 어떠한 사조직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너를 포함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제롬에게 채 신부는 입원실을 나서며 말했다.

 

 "고위 뱀파이어와 악성의 위치가 드러났다. 저 무리들은 그곳으로 향하던 길이지. 자네는 어떤가? 여전히 이곳을 지킬건가? 아니면 이사벨을 되찾으러 함께 갈텐가?"

 

 제롬의 얼굴이 급격하게 굳었다. 채 신부는 그런 제롬을 비웃으며 입원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빠르게 사라지는 채 신부 뒤로 창기의 모습이 보였다. 입원실로 들어온 창기는 냉랭한 분위기에 고개를 갸웃하며 제롬의 눈치를 살폈다.

 

 "무슨 일입니까?"

 

 "창기 씨·· 장 수사님을 부탁해요."

 

 "예?"

 

 "악성과 이사벨의 정확한 위치가 드러났어요. 아마 모든 사조직들이 그곳으로 달려들 겁니다. 제가 저들보다 빠르게 이사벨을 구해야 해요."

 

 "아니 혼자서 뭘 하겠다고!"

 

 창기가 다급하게 말렸지만, 제롬은 이미 문을 박차고 계단 아래로 몸을 던졌다. 엄청난 속도로 사라진 제롬의 모습에 창기는 한숨을 쉬며 준영을 살폈다.

 

 "준영, 육지도 생각보다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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